선운산(전북 고창군 아산면) 꽃무릇 산행 - 꽃무릇과 상사화의 차이점 - 정기 산행 제011차

[구름에 달 가듯이]

   꽃무릇과 상사화의 차이점

☞ 둘 다 백합목 수선화과 Lycoris속에 속하고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꽃무릇은 석산(石蒜)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꽃줄기 길이가 30-50cm정도이며 상사화는 꽃줄기가 높이 50～70cm 정도입니다. 얼핏 보기에 비슷하게 생긴 꽃이지만 제일 큰 특징은 꽃줄기의 길이 인 듯 합니다.

☞ 영광 불갑사와 함평 용천사 일대가 붉은 물감을 뿌려놓은 듯 빠알갛게 산기슭을 불태우고 있다. 수선화과의 꽃무릇의 본래 이름은 석산화(石蒜花). 꽃무릇은 '꽃이 무리 지어 핀다'해서 붙여진 애칭이다. 상사화와 꽃무릇은 다른 꽃이다. 꽃과 잎이 함께 하지 못하기로서는 마찬가지지만 상사화는 봄에 잎이 난 뒤 여름(8월경)에 꽃(분홍 또는 노랑색)이 피고, 꽃무릇은 초가을(9월) 꽃(붉은 색)이 핀 뒤 잎이 난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은 같다. 참고로, 꽃무릇을 촬영할 경우 그늘에서 찍어야 색상이 잘 표현됩니다. 때문에 아침해가 뜨기 전이나 흐린 날에 촬영하면 아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상사화는 음력 칠월 칠석을 전후로 해서 꽃이 피고, 꽃무릇은 백로와 추분(음력 9월7일~23일)사이에 꽃이 핀다.

☞ 꽃무릇은 유독 절 집에 많다. 불가에선 꽃무릇을 󰡐석산(石蒜)󰡑이라 부른다. 뿌리에 방부 효과가 있어 탱화를 그릴 때 찧어 바르면 좀이 슬지 않는다고 해서 많이 길렀다. 그러나 속가에선 스님이 세속의 여인을 그리워하다 상사병으로 죽어 꽃이 되었다는, 혹은 세속의 여인이 스님을 연모하다 승방 앞에서 죽어 꽃이 되었다는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에 먼저 고개를 끄덕인다

※ 견우직녀보다 더 가련한 꽃. 견우직녀야 1년에 한번은 만나지만 이 꽃은 평생을 가도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한다.

◈ 꽃무릇은 불갑산, 내장산, 선운산 일대에 무리 지어 자생하며, 서해안 중부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 울창한 숲이나 계곡 등 습한 음지가 서식지다. 한 두 송이 피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이룰 만큼 무리 지어 핀다. 국내 최대 자생지인 불갑사 일대에는 군락지가 3만평도 넘는다.

◈ 상사화, 흰상사화, 진노랑상사화, 개상사화, 백양꽃 등이 있는데 각각 잎이 지고 난 뒤인 한여름에 꽃이 핀다.

▣ 꽃무릇 대표적 군락지

◈ 영광 불갑사 꽃무릇 :

            2004년9월18일(토)～19일(일) 꽃무릇 축제

불갑사 꽃무릇 자생지로는 부도밭과 대웅전 뒤편, 불갑저수지, 동백골 일대가 손꼽힌다. 불갑사에서 고개를 넘어가는 함평군 용천사도 꽃무릇 터널로 이름이 높다. 산책로 주변의 30여만의 숲에는 요즘 하나 둘씩 홍등을 켜 놓은 듯 꽃봉오리가 피어나고 있다.

☞ 영광의 불갑사(061-352-8097)도 꽃무릇 단지로 유명한데, 불갑저수지와 동백골을 비롯해 부도밭과 대웅전 등을 중심으로 3만여 평의 꽃무릇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 불갑사는 불갑산 기슭에 있는데 불갑산 고개를 넘어가면 함평의 용천사가 있어 산행코스로 잡아도 됩니다.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23번 국도~영광읍~함평방면~불갑삼거리에서 좌회전. 용천사는 23번국도를 따라 함평방면으로 가다 백운리에서 좌회전해 용천사 방면 838번 지방도를 이용한다.

◈ 함평 용천사 꽃무릇 :

             2004년9월10일(금)～12일(일) 꽃무릇 축제

꽃무릇공원의 여기저기에서는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해보면사무소의 아기자기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꽃무릇축제가 열리기 전 7월에는 뽀송뽀송하게 매달린 조롱박과, 수세미, 꽃호박으로 꾸며진 터널을 볼 수 있는데,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낭만을 심어주며, 어른들은 옛 시절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용천사를 중심으로 야트막한 산책로가 있는데, 쉬엄쉬엄 산책로를 따라서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으며 중간에는 흔들흔들 구름다리, 나무의자가 놓여져 있는 쉼터들이 있다.

상사화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연보라색 상사화, 주황색 꽃의 백양꽃, 노란 개상사화에 비해 용천사 꽃무릇 꽃은 꽃빛깔이 핏빛이다. 꽃무릇은 용천사 들머리 2㎞ 주변에서부터 서성거리며 길손을 맞는다. 절 들머릿길 양쪽 산마루에 약 2천평씩의 군락지를 이루었고 절 뒤쪽 야생차밭과 왕대밭 속에 선홍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널려 있다.

☞ 봄 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도 가을이면 꽃무릇을 구경하러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함평군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꽃무릇 공원까지 조성해 놓고 꽃무릇 축제를 여는데, 올해(2004년)는 9월12~14일에 축제를 펼칩니다. 이곳 꽃무릇은 해보면에 있는 용천사 주변에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어 꽃무릇이 필 때면 마치 붉은 치마를 펼쳐 놓은 듯 합니다. 용천사를 중심으로 야트막한 산책로가 나 있습니다. 이곳 산책로의 왕대나무밭 주변 꽃무릇 군락지는 색상이 아름답기로 소문나 사진 찍기에 아주 좋습니다.

☞ 함평 꽃무릇공원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나들목 - 22번 국도(광주방면) - 해보면사무소 -

- 838번 지방도 - 용천사 꽃무릇공원

* 서해안고속도로 함평 나들목 - 22번 국도(영광 방면) - 해보면사무소 -

- 838번 지방도 - 용천사 꽃무릇공원

◈ 고창 선운사 상사화 :

옛날에 한 스님이 세속의 여인을 사랑했다.

스님은 날마다 여인을 그리워했지만 신분이 신분인지라 여인을 만날 수는 없었다. 스님은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꽃을 절 앞마당에 심었다.

잎이 다 진 다음에 꽃이 피고, 꽃이 진 다음에 잎이 나는 상사화.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운명이 스님의 심정을 대변하기에 충분했으리라.

봄에 선명한 녹색 잎이 구근의 중앙을 중심으로 양쪽에 마주 붙어 나지만 꽃을 보지 못하고 6월경에 말라 버린다. 꽃은 잎이 말라 없어진 다음 7~8월에 꽃대를 내어 피운다. 이처럼 상사화는 마치 사랑의 숨바꼭질을 하는 연인마냥, 잎이 나오면 꽃이 지고 꽃대가 나오면 잎이 말라 버리는,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슬픈 인연을 보는 듯하다.

☞ 봄에 붉은 동백꽃으로 유명한 고창 선운사(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IC)는 가을이면 붉은 꽃무릇으로 장관을 이룹니다. 입구 매표소 앞에서 드문드문 피어있는 꽃무릇은 매표소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계곡변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붉게 피어있습니다. 사찰 앞 꽃무릇 단지는 계곡 건너편에 무리지어 피어있고 보호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러나 극락교를 건너 도솔암 쪽으로 가다보면 길가에 꽃무릇이 지천으로 피어있어 가까이서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선운산(355m)은 숲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이 많은데, 특히 진흥굴, 도솔암, 용문굴, 낙조대 등 절경들을 품고 있습니다. 산세가 험하지도 않아 남녀노소 쉽게 다녀올 수 있는데, 3시간 정도 할애해 도솔암~용문굴~낙조대~도솔암 코스의 산행을 다녀오기를 권합니다. 선운사가 품고 있는 아름다운 절경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 함양 상림 : 국내 최대의 평지 숲으로 유명한 경남 함양의 상림도 꽃무릇 관광지로 가세했습니다. 함양군에서 상림 숲에 꽃무릇을 심어놓았기 때문이죠. 길이 1.6㎞, 폭 80~200m의 숲에 조성된 산책로는 삼림욕 코스로 안성맞춤인데, 산책로를 따라 붉은 꽃무릇이 피면 더욱 운치 있습니다. 대전~통영고속도로 함양IC~함양읍

◈ 계룡산 신원사 정원의 꽃무릇

     백양꽃(수선화과 상사화)

◈ 경남 거제도 가라산 백양꽃 :

꽃무릇과 비슷한 백양꽃은 백암산 백양사 주변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온 우리나라 특산식물인데 거제도 노자산에서 더 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백양꽃을 구경하려면 오지막마을에서 들맞이재로해서 노자산으로 오르던가 들맞이재에서 가라산으로 내 달려도 되지만 노자산에서 대등을 타고 가라산쪽으로 가면 백양꽃을 보기가 힘들다. 오지막 마을에서 들맞이재로 올라가는 길에 2천여 평쯤 군락을 지어 2주 정도 꽃을 피운다.

◈ 백양꽃의 규모가 작은 군락지로 백암산 백양사 부도밭 주변, 내장산 입구 부근이 있다.

▣ 백양꽃(수선화과 상사화)

☞ 분포지 :

백암산 백양사 부도밭 부근, 내장산 입구, 조계산, 거제도 노자산(남부지방)

☞ 내장산 백양사 부근에서 처음 발견하였으며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다. 계곡의 습윤하고 부식질이 많으며 반 그늘 상태인 곳에 많이 생육한다. 종자를 이용한 실생번식은 잘 되지 않는다. 가을철(10월경)에 분구에 의해 번식이 가능하다. 구근을 너무 깊이 심으면 개화 및 분구가 좋지 않다. 따라서 적당히 얕게 심고 지표면을 짚이나 낙엽 등으로 멀칭을 해준다.

☞ 백양꽃도 상사화와 같은 종류라서 잎이 지고 난 뒤인 한여름에 꽃이 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특히 백양사가 있는 전남 장성군의 백암산에 많이 자라고 백양사 부근에서 처음 발견하였다하여 백양꽃이라고 하였는데 거제도 가라산 자락에 백양사보다 많은 백양꽃이 무리 지어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이름을 백양사꽃이라 부르기 보다 거제도에서 큰 무리를 이루고 있기에 거제지방 이름을 따서 ??꽃으로 바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무리를 지어 서식하고 있다. 더구나 거제도에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자연서식하고 있기에 그 가치가 높다. 다만 누구하나 거들떠보지 않고 자연의 숲 속에서 굳굳히 자란 꽃이기에 그냥 백양꽃이라 넘기가 아쉬움이 많다. 분을 바른 듯, 흰빛이 도는 주황색 꽃이 8-9월에 30센티미터 정도의 매끈한 꽃대 위에 피는데, 잎이 다 진 다음에 피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온통 피어나 꽃 바다를 만든다. 누구든 이곳 상사화 꽃을 관찰하여 거제의 특산물로 이름지어주어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

☞ 잎이 다 지고 맨땅에서 꽃대만 피는 종류로는 대표적으로 상사화가 있고 꽃무릇(석산)과 개상사화, 노랑개상사화, 노랑상사화 등이 있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씨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쪽파처럼 생긴 뿌리덩이(인경)에서 (쪽파뿌리덩이를 쪼개어 번식하듯) 새끼를 치면서 번식해 나가는데, 모두 유독성분을 지니고 있다.

☞ 상사화는 마늘잎이나 아마릴리스 잎처럼 미끈하게 생긴 녹색의 잎이 봄 한철 무성하게 나는데, 석산이나 백양꽃은 잎의 중간이 밝은 녹색이나 흰색을 띠는 점이 특히 다르고,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다. 상사화는 칠석을 전후한 여름에 피고, 꽃무릇이나 백양꽃은 백로와 추분사이 초가을에 꽃이 핀다.

▣ 남도의 가을은 꽃무릇으로 시작된다.

                                        2004/09/07

남도의 가을은 붉게 피어오르는 꽃무릇으로 시작되고 있다. 마치 산불이 번지듯 진초록 숲을 빨갛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서도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 일대는 이름난 군락지. 면적이 자그마치 46만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풍광 또한 한국 100경 가운데 48경에 뽑힐 만큼 빼어나다.

꽃무릇은 잎과 꽃과 줄기가 따로 솟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여름까지 껑충한 초록 대롱으로 있다가 9월초부터 꽃이 툭툭 피기 시작한다. 9월 중순경에는 불꽃같은 꽃을 피운다.

붉은 꽃무릇이 만발한 이곳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 일대 꽃무릇공원에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그리운 사랑󰡑을 주제로 한 꽃무릇 큰잔치가 열린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고향의 향수를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붉은 꽃망울을 활짝 터뜨려 노을처럼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 꽃무릇 무리를 배경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흥미로운 체험행사, 특색 있는 상품판매 행사, 전시행사 등으로 마련된다.

꽃무릇공원 주무대에서는 시․노래모음 콘서트, 풍물패 사물놀이, 즉석무대, 가야금병창, 스포츠댄스, 국악한마당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풍성한 무대행사가 이어진다. 꽃무릇 사진작품 전시, 친환경농산물 판매장, 야시장, 먹거리장터, 나르다상품 판매장 등도 운영된다.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행사도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풍성하다. 원두막에서 손톱에 예쁜 봉숭아물을 들여 주는 󰡐봉숭아 물들이기󰡑는 어른들에겐 어릴 적 향수를, 어린이들에게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투호놀이, 널뛰기 등의 재미있는 전통 민속놀이와 신문지로 공예품을 만드는 행사, 대나무 물총 만들기, 누에고치를 이용한 명주실 뽑기, 새끼 꼬기 체험 등도 어린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또 10일에는 전국 각지의 꽃꽂이 전문가 50명이 참가해 올해 처음 선보이는 꽃무릇 꽃꽂이 경진대회가 열려 수준 높은 꽃꽂이 작품 감상의 기회도 제공한다. 진입로와 산책로 주변에 설치된 크고 작은 돌탑 1,500여기와 어머니 장독대, 구름다리, 지혜의 문, 천사사(1000번을 생각하는 집)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함평 꽃무릇공원 찾아가는 길

o 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 - 22번 국도(광주방면) - 해보면사무소 -

- 838번 지방도 - 용천사 꽃무릇 공원

o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나들목 - 22번국도(영광 방면) - 해보면사무소 -

- 838번 지방도 - 용천사 꽃무릇 공원

▣ 빠알갛게…가을이 왔다 2003-09-18

함평 나비고을 꽃무릇 활짝

가을, 벼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풍성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어쩐지 세월의 흐름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아서 소슬한 바람결의 다가옴이 더욱 쓸쓸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물론, 가을에도 꽃은 핀다. 무더기로 피어나는 들국화와 억새꽃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천지를 뒤덮을 듯 피어나는 모습은 뭔가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어서 역시 가을답기만 하다. 이때 새로운 세상을 활짝 열어서 봄 못지 않게 생기를 주는 것은 없을까

역시 속절없이 무리 짓기는 마찬가지지만 여느 가을꽃들과는 색깔과 자태가 사뭇 다른 꽃무릇이 이때 일제히 피어난다. 꽃무릇, 다른 이름으로 석산이라고도 한다. 이 꽃을 상사화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으나 엄밀히 말해서 상사화는 꽃무릇보다 먼저인 8월 말께까지 피었다가 이미 다 졌다. 상사화는 여러 종류와 색깔이 있는데 꽃송이 모양은 한결같이 나리처럼 생겼다.

나리와 다른 점이라면 봄부터 잎이 먼저 나왔다가 무더위를 지나며 잎이 다 진 뒤에 꽃대가 쑥 올라와 청초한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곧, 여느 꽃과는 달리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하기만 한다고 하여 상사화란다.

꽃무릇 역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기에 상사화 부류에 넣는다. 그런데 꽃무릇은 다른 상사화들과는 꽃송이 모양이 다르다. 상사화들이 나리꽃처럼 생긴 데 비해 꽃무릇은 꽃송이가 갈기갈기 갈라져 빨간 물을 들인 젊은 여성들의 머리다발처럼 생겼다.

꽃무릇은 고창 선운사 주변과 상사화가 많이 피기로 유명한 영광 불갑사 주변에 많이 핀다. 그런데 5~6년 전부터는 함평 용천사 주변이 꽃무릇 단지의 대명사처럼 돼 버렸다. 이곳은 꽃무릇 때문에 한국 100경에 뽑힐 만큼 꽃무릇의 자연군락이 넓다. 용천사 일대 30여만평이 지금 꽃무릇의 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다.

꽃무릇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맨땅에서, 풀섶을 뚫고, 차밭이나 대밭의 칙칙한 잎사귀들 사이로 시원스럽게 쑥쑥 모가지를 뽑아올린 꽃대들의 과감하고 날렵한 몸매가 너무나 곱기 때문이다. 어떤 꽃대들은 화려한 꿈을 피워보기도 전에 몸을 가누지 못해 누워버리기도 한다. 그 사이로 또 새로이 어린 꽃대들이 가녀린 몸매를 비틀거리며 솟아난다.

함평 용천사 꽃무릇 세상은 함평 사람들이 공들여 가꾼 것이다. 함평은 일찍이 나비축제로 성공을 거둔 곳이다. 이석형 군수가 한국방송 프로듀서 시절 자연생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경험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 나비축제인데, 나비축제는 이제 전국에서 가장 품질 좋은 쌀의 하나인 함평 나비쌀로 이미지 활용에 성공하고 있다.

여기에서 힘을 얻은 것이 용천사 꽃무릇 가꾸기다. 꽃무릇은 용천사 들머리 2㎞ 주변에서부터 서성거리며 길손을 맞는다. 절 들머릿길 양쪽 산마루에 약 2천평씩의 군락지를 이루었고 절 뒤쪽 야생차밭과 왕대밭 속에 선홍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널려 있다. 그 꽃무릇 붉디붉은 머리칼들 위로 나비고을의 상징 산제비나비가 고색창연한 흑진주 드레스를 걸친 듯 날아다니는 모습은 나비와 꽃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색깔 대비의 극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