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신슬랩C 약 60m를 올라온 지점.
출발 전에 신발끈을 묶는데 아까 들머리 초입에서 어떤 산객이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바윗길로 접어드는 나를 보더니
따라오는 기색이더니 올라와서 '여기 암벽 타실건가요?'라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 (더구나 영하 10도의 겨울인데) 안 미끄러우냐고
묻는다..딱히 뭐라 할 말이 없어 '괜찮다'고 말하고 직벽을 오르기 시작하니 밑에서 계속 보는 것 같아 좀 그렇다..
건너편 영신슬랩B. C로 붙기위해 내려와야 하는 클라임다운 슬랩이 몇일 전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영신슬랩C는 평균 각도는 45도 정도로 어느정도 구력이 있는 등반자라면 '고도감에 대한 두려움'만 극복하면 크게 어렵지 않게 돌파할 수 있지만 중간 두어 군데 크럭스는 55~60도를 넘을 정도로 가팔라서 조심해야 하고 초보자는 우회해서 좀 더 쉬운 코스로 오르는게 좋다. 지금 찍은 지점이 첫 크럭스 시작점으로 각이 10도 이상 가팔파 지는 지점이다.
저 아래 노원? 운전면허학원이 보인다.
첫 크럭스인 급경사 지점 바로 밑. 실제 경사도 그대로 찍혔다.
날씨가 좋아 오랜만에 카메라도 가져온 김에 셀피를 찍어본다..
여기가 바로 첫 크럭스 구간인데 바로 밑에서 찍으면 이렇게 밋밋하게 보이지만
바위가 늘 그렇듯이 멀리서 보거나 사진으로 찍힌 것과는 달리 막상 그 앞에 다가서면 사뭇 다르다.
물론 대부분의 바위꾼들은 이리로 직상하지 않고 우측 10여 미터 완만한 경사의 크랙길로 우회한다.
물론 직상할 때도 왼쪽 거뭇한 물길 바로 옆 홀드가 거의 없는 슬랩으로 오르는 것이 난도가 좀 높고
1~2미터 우측 움푹듬푹한 홀더가 보이는 곳으로 오르면 한결 쉽기는 하지만. 그것도 막상 붙으면 보는 거와는 다르므로
자신이 없으면 10미터 우측 크랙길로 올라야 안전하다.
영신슬랩B로 올라서 클라임다운 하는 슬랩인데 12월 중순 이후엔 거의 눈이 오고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 북사면이라 얼어서
클라임다운하기가 어려워진다..다음 해 봄이 올때 까지..
영신C 다 올라서 전망대 바위에 앉아 셀피 한 장 찍어본다. 정말 오랜만에.
줌을 당겨보니 잠실 신축 롯데월드타워? 100층이 넘는다는 그 마천루가 잡힌다.
저 맞은편 능선에 한 산객이 내가 이 영신C로 올라온 걸 본 듯 '이 겨울에 바위를 타는 신기한 사람'이라는 표정으로 계속 쳐다보다 사라진다..
정상 바로 밑 통통바위를 올라 저 아래 별내신도시+태릉을 찍어본다.
갤러리가 없을 때 오르려고 한참을 기다리지만 일요인인지라 강추위에도 등산객들이 끊이지 않아 할 수 없이
구경난 듯한 산객들의 시선과 '환호?'를 들으며 올라 멋쩍어 셀피를 괜히 찍어본다.
확실히 스마트폰 보다는 한결 편하다.
오랜만에 하산을 불암정 능선으로 잡고 내려와 불암정 아래에서 정상을 찍어본다.
불암산에서 여기서 정상을 바라보느게 제일 속이 확 터지는 듯 좋다.
예전 10년, 11년 무렵 불암야등 공지 올릴 때 매주 오르내리던 추억의 루트다..
줌을 당겨보니 작년 여름에 교환 받았던 더 업그레이드된 카메라라 화질이 더 좋다..
사명대사의 시는 볼 때마다 참 마음을 움직인다..
500년 전 고승의 나라사랑과 애수가 그대로 다가온다.
급경사를 클라임다운 하기전 한 번 더 정상을 당겨본다..
우측 저 멀리 수락산..여름엔 가끔 멀리 다녀오긴 하지만 겨울엔 좀처럼 가지질 않는다..
11~13년 경엔 정말 혼자서 많이 저 바위들을 다 뜯고 오르내리며 많이도 다녔다..
어떻게 찍은게 마치 연출한 듯이 찍혔다..
인수봉과 백운대와 만경대가 아련히 보인다..
작년 6월? 박쥐길 전피치 등반후..선인봉이 아련하다.
첫댓글 요즘 솔로 릿지등반이 즐겁다..
책임지고 일일이 챙겨야 할 인솔대원들도 없이
아무 장비 없이 홀로 오롯이 나만 책임지면 되니까..
다만, 무확보 솔로릿지다 보니 어쩔수 없이 일반 등산객들의 시선과 환호?가 부담스럽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