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호 매일감사(창원1)
중 3이 된 친손주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며느리가 출산 후 바로 복직을 하면서부터 내가 키우게 된 손주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쁜 아이입니다. 하루는 아이가 걷는 데 내 눈에 영 이상합니다. 아이의 무릎이 안쪽으로 몰리며 걷는 안짱걸음이었습니다. 이때가 아이나이 4,5살무렵이었을겁니다.
정작 아이 엄마인 며느리는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내 눈에는 너무 거슬려 자주 다니는 병원 의사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이의 걸음이 이상하다고요. 아이를 데리고 오라고 해서 갔더니 병원을 소개해주면서 검사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소개해 준 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미심쩍으면 대학병원을 가보는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아이 엄마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아무 조치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초등학교를 들어갔습니다. 아이의 걸음은 여전히 안짱걸음입니다. 내 속마음은 애가 탔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쯤 절을 다니며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서 인도요가를 소개받았습니다. 지금은 창원지원 부지원장이신 대은화님입니다. 체형교정을 잘 한다고 하더군요. 손자를 데리고 간 인도요가센터에서는 아이가 몇 개월만 교정을 하면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녀온 손자를 북면에서 창원 신월동까지 버스를 타고, 어느날은 택시를 타며 5개월을 넘게 다녔습니다. 일주일에 2번씩. 한달에 40만원을 내며 다녔더니 걸음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그 해 겨울방학이 되었습니다. 아들가족이 서울을 가서 한 달을 지내고 왔습니다. 손주의 걸음은 다시 안짱걸음으로 돌아왔습니다. 부산에 있는 대학병원에서도 검사를 했습니다. 아무 이상이 없답니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왜 걸음이 저런 지 나는 여전히 속이 상하고 애가 터집니다.
그 당시 진해에 있는 절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절에서 천도제가 있어 일을 도와주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대구에서 온 큰 스님이 다른 사람에게 저 분 손자가 안좋은가하고 물었봤답니다. 그 말을 듣고 진해 스님이 손자가 어떤가하고 제게 물어보셨습니다. 아이걸음이 옳지 않다고 했더니 대구 큰 스님이 물어보시더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학교갔다 오는 아이를 데리고 대구로 향했습니다.
큰 스님이 아이의 걸음을 보고 사주를 봐주시는데 뿌리가 약하다며 체형을 잡으려면 체형교실을 권해주셨습니다. 마산 육호광장에 있는 곳을 소개받았지만 너무 멀어서 아이 엄마가 손자를 데리고 팔용동에 있는 체형교정센타를 알아보고 5개월을 다녔습니다. 5개월 후 센터에서는 더 할 게 없다고 집에서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계속 해야된다고 했습니다.
돈을 내고 다니는 센터에서는 열심히 하는데 집에서는 잘 안하는건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손자는 집에서는 열심히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느리도 요즘 그렇게 걷는 아이들이 많은데 내가 별나게 그런다고 짜증을 냅니다. 나도 내가 별난가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아이의 걸음은 여전히 안짱걸음입니다.
아이가 중1때였습니다. 대은화님에게 하늘동그라미를 소개받았습니다.
처음 들었을때는 ‘에이, 뭐 그런데가 있어.’하고 외면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걸음은 여전히 이상한 걸음이고 애가 타는 마음에 하늘동그라미에도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얘기 들은 지 한달만이었습니다.
그 때가 2022년 2월 셋째주 토요일이었습니다. 큰 선생님이 왜 왔냐고 하시길래 손자얘기를 했습니다.
‘할머니가 기통해서 손자를 고쳐주세요.’ 하시면서 전생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전생에 아이가 발가벗겨지고 손도 묶여서 사람앞을 지나가는데 제가 손가락질하며 흉을 봤답니다.
왜 감싸주지 않았을까요. 아이가 수치스러워 죽을 지경인데 거기다가 흉까지 보니 너무 가슴아팠나봅니다. 당신 가족이라면 그런 마음이겠냐며 가르쳐주려고 제 손자로 왔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전생의 그 아이가 부끄러워서 벌거벗은 몸을 가리느라 걸음이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나와의 인연으로 손자가 왔다고 하니 손자의 걸음이 내 눈에 그렇게 불편해보였나 봅니다.
큰선생님과 첫 면담시
‘손을 봐놨습니다. 괜찮아질겁니다. 할머니는 손자에게 미고사하세요.’하셨습니다.
마음은 아직 긴가민가하고 불안했습니다.
하필, 큰 선생님 만나기 며칠 전 산인의 스님이 다리를 잘 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는 사람을 통해 제발 손자를 봐주십사하고 부탁을 해놨드랬습니다. 사정사정을해서 월요일에 봐주겠다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큰선생님이 손을 봐놨다고 하셨지만 이제 막 하늘동그라미에 들어온 저는 꼭 스님께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었습니다. 손자가 낫기만 한다면 세상 어디든 다 데려가보고 싶었으니까요.
큰선생님께는 말씀을 드려야될거 같아 여쭸더니 ‘갈 필요없어요.’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꼭 만나뵙고 싶다고 지인에게 어렵게 부탁해서 약속을 잡은거라 다녀와야될거 같습니다.’했더니
‘그럼, 다녀오세요.’하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수업도 끝나지 않은 아이를 낚아채듯 차에 태우고 스님앞에 데리고갔습니다.
손자를 걸어보게 했습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여태까지 안짱걸음이던 아이가 그 앞에서 반듯하게 걷습니다.
깜짝 놀라 다시 걸어보게 했더니 또 반듯하게 걷습니다.
너무 좋으면서도 당황스러웠습니다.
스님께 멀쩡한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꾸지람을 들으면서도 속으로는 얼마나 좋던지요. 손자를 안고 미고사를 하며 감사의 눈물을 많이도 흘렸습니다.
그 때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습니다.
하늘동그라미얘기를 하며 그 덕분인거 같다고 했더니 며느리는 안 믿는 눈치입니다.
저는 하늘동그라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가기 전에 걷는 걸 확인해보고 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급한 마음에 걷는 것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데리고 가는 바람에 괜히 혼만 난 거 같습니다.
체형교실에서는 자세 틀어진다고 야구도 못하게 했는데, 어린이 야구단을 1년 넘게 다녔고 지금까지 반듯하게 잘 걷고 있습니다. 키도 커서 아주 멋지게 자라고 있습니다.
모두 큰선생님, 빙그레 선생님 덕분입니다.
하늘동그라미는 사랑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