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구시 남구 보건소에서 벌써 일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저는 19년 6월 시험을 치고 20년 1월에 임용되었습니다.
1년 동안 간호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느낀점, 알게된 점 공유해볼게요
1. 코로나-19와의 전쟁
임용되고 바로 설날이였는데 뉴스에서는 한창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내용이 보도되었고
아니나다를까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고 2월 18일 아침 11시...
갑자기 팀장님들과 과장님이 노란 민방위복을 입으시며 노트를 들고서는 여기저기 분주해졌습니다.
어디선가 '코로나 확진자가 남구에~' 라는 소리를 얼핏 듣고서는
네이버 뉴스에 검색해보니 "대구시 남구 소재 교회서 코로나19 의심자 발생"
설마 아니겠지 했지만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남구 소재 신천지 교회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신천지 교인뿐만 아니라 그 근처에 사는 모든 주민과
대구 시민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였고, 사무실 전화 벨소리는 끊임없이 울려대면서
전화기 너머에서는 불안감과 분노가 뒤섞인 민원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대구시는 매일매일 확진자를 경신하며 끝나지 않을 전쟁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거의 두 달 내내 매일매일 1,500명 이상의 검체 채취와 분류작업을 해야했고,
모든 직원들이 코로나 업무에 매진하며 밤 10시, 11시 퇴근은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주말이 없는 공무원의 삶은 일상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지금은 백신 접종에, 동대구역 워킹스루에 여기저기 파견을 다녀야 하니
온전히 쉬는 날은 한 달에 3~4일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2. 공무원의 삶, 일상
공무원의 워라밸이 가능한 곳은 병원처럼 부서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시청 또는 도청이면 동이나 보건소보다 더 바쁠 확률이 많아요~
전 처음 1~2달은 눈치도 보였고, 코로나 업무도 많아서 칼퇴는 꿈도 못꾸었습니다.
그러고나서 차츰 코로나 업무도 교대로 하며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고,
제 업무에도 적응하고나니 6시즈음에는 퇴근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서의 경우엔 자기 업무만 잘 해놓는다면 정시퇴근으로 뭐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전 낮에 제 일을 집중해서 하고, 급한거 아니면 내일하자는 생각으로 바로 퇴근합니다.
(사실 그런거 때문에 공무원 하는 것도 있잖아요..!!)
퇴근 후에는 헬스 갔다오거나 산책하고 저녁먹고나면 8-9시..
집에 와서 유튜브보고 영화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3. 공무원의 월급과 수당
간호직은 8급, 보건직은 9급,, 병원 경력 있으면 호봉 인정 다 되고, 1달 단위로 됩니다.
(예를 들어, 병원 경력 4달 있으면 8달만 일하면 1호봉 승급 됩니다.)
<기본급> (2021년 기준)
- 9급 1호봉 : 1,657,585원
- 8급 1호봉 : 1,690,882원
약 33,000원 차이나네요..
1호봉 승진할 때마다 초반엔 대략 8~9만원 정도씩 올라갑니다.
호봉이 올라갈수록 다음 호봉으로 올라가는 상승 폭은 점점 커집니다.
(8.6만원 상승 -> 8.8만원 상승 -> 9만원 상승 ...)
그리고 급수가 올라가면 호봉계산은 어떻게 하냐면
9급 1호봉->2호봉->3호봉->4호봉-> 8급 승진!!! 하면 8급 3호봉(4호봉-1) ->4호봉->5호봉->...
이렇게 1급수가 올라가면 호봉이 하나 줄어듭니다.(그래도 기본급은 상승합니다~^^)
4. 공무원의 직급과 체계
9급 : 서기보(순경/하사급)
8급 : 서기(경장/중사,상사급)
7급 : 주사보(경사,경위/소위, 준위급)
6급 : 주사(경감/중위)
5급 : 사무관(경정_경찰서과장, 대위)
4급 : 서기관(총경_경찰서장/소령)
......
9급->8급 승진은 최소 2~3년 후 가능하고,
8급->7급 승진은 8급 승진 후 3~4년 후 가능합니다.
가능만 한거지 바로 그때 되는 건 아니겠죠.
대부분은 최소연수+a만 채우고 승진이 되지만
능력이 좀 부족하거나,,, 그러면 풀로 채우고 나서 자동승진 되기도 합니다...
보통 6급(팀장)으로 퇴직하게 되고, 5급(과장) 승진은 많이 힘든 편입니다. 특히 간호직에서는 자리가 없어 더..
승진이 힘든만큼 혜택은 좋죠!! 5급 과장부터는 월급제가 아니라 연봉제입니다.
초과근무 안해도 기본적으로 초과근무 돈까지 다 포함되서 나오기 때문에 초과할 필요없죠...
(초과해도 초과수당 안 줍니다)
<기본급> 매월 20일
저희 과장님(5급)은 세전 6,700, 세후 5,500(월 458만원) 정도...
팀장님(6급)은 세전 5,400, 세후 4,000(월 333만원) 정도...
저(8급 4호봉) 세전 2,200, 세후 1,800(월 150만원) 정도...
이것만 주면 살기 힘들죠...
<수당> 매월 1일, 5일
수당은 기본적으로 나오는 수당 33만원 + 출장비 대략 1회당 1~2만원 + 초과근무 시간당 9,730(8급 기준)
그러면 대충 총 수당 45~50만원 나옵니다.
기본수당은 1일, 초과근무수당 및 출장비는 5일에 들어옵니다.
전부 합치면 월급은 대략 200만원.
아직은 정말 죽지 않을 만큼만 들어오는거 같네요.
<상여금> 설날, 추석
설날, 추석 상여금 : 기본급의 120%(설날 60%, 추석 60%) : 대략 220(110+110)만원
<성과금> 매년 4월
S, A, B, C 등급에 따라 다른데 S는 부서의 20%만 줄 수 있고 보통 B이내로 줍니다. (C는 0원이거든요..)
S는 대략 300~320정도, A는 280~300정도, B는 230~280 정도?
그래서 8급 공무원으로 들어오면 연 2,800~3,000만원 실수령 한다 보시면 돼요~
5. 공무원 복지
- 복지포인트 1년에 80~200만원치 쓸 수 있습니다. 지자체 재정 정도에 따라서 편차가 좀 있는데
이건 구마다도 다릅니다. 저희 구는 120정도!! 서울은 200정도라 들었어요~ 왠만한거 다 구매할 수 있어요 (건강검진, 스포츠 용품, 휴대폰, 식료품, 가전제품, 가족외식 등등) 전 이걸로 애플워치 샀고, 노트북 샀어요!!
백화점은 안된다네요 ㅠ
- 대한공제회라고 강제로 하는 공무원 연금 말고 추가로 연금공제회 가입하는 곳인데 최소 금액 1만원~ 100만원까지 넣을 수 있어요. 초기 몇 년은 최소 금액만 넣고 나중에 많이 넣는게 더 이득이라해서 전 만원 넣고 혜택 보고 있어요.. 혜택은 상조 서비스, KTX나 비행기값 할인, 콘도 및 숙박할인, 자동차보험 등에서 혜택 볼 수 있어요
전 KTX 탈 때 이걸로 사면 10~35%는 거의 받을 수 있어서 꼭 사용합니다.
- 연 1회 휴양시설(숙박, 콘도, 호텔 등) 예약 시 10~12만원 지원해줍니다.(이건 지자체마다 금액이 다르고, 안주기도 합니다.)
저흰 1월~11월까지 아무때나 사용가능합니다.
- 요즘 공무원 연금 메리트는 떨어지고 있는 거 같아요..
요즘 퇴임하는 분들은 월 300정도라는데 저희가 퇴직할 땐 100~120? 정도될 거라고 예상하더라구요.
주변에서 "공무원 연금은 우리 국민연금보다 2~3배 많이 받잖아. 역시 좋네" 라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네요.
"매달 기본월급의 4.5%를 내고 있으시겠지만 저희는 매달 13%를 냅니다. 많이 받는 건 당연한 겁니다." 라고요.
6. 기타
- 관료제 조직이기는 하지만 일반 사기업에 비하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인 거 같고
본인이 찾아야 할 권리는 당연히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많은 거 같습니다.
초과근무할 때는 당연히 신청해서 받아야 하고(안받으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 출장비는 당연히 챙겨야합니다.
- 병원처럼 사람의 생사가 달린 급한 일이 아니다 보니 사람들이 대체로 여유롭습니다.
그리고 해결이 잘 안되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옆사람이나 팀장님께 자문을 구하고 도와달라하세요~
저도 몇번의 고비가 있었으나 다 해결방법은 있더라구요... 보통 잘 도와주시는 거 같습니다.
- 나의 책상이 있으니까 안정감(?)도 좀 있고, 시간 나면 눈치껏 인터넷 쇼핑 같은거 해도 뭐라 하는 사람 없고,,
내 pace대로 일하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급한 일 생기면 외출 달고 다녀오면 되고, 지각도 조퇴도 해도 됩니다.
(여기서 지각, 조퇴는 자기 연차를 깎아서 쓰는 경우를 말합니다.)
- 시간단위로 연가도 언제든지 쓸 수 있고, 출산휴가, 육아휴직(남녀 모두), 유연시간근무에 대해서 자유롭고 남 눈치 볼꺼 전혀 없습니다. 아프면 연 7일인가..?(가물가물) 그 정도는 진단서 없이 병가를 쓸 수 있습니다.
- 파워포인트는 거의 쓸일 없고, 80%가 한글, 20% 엑셀 사용합니다. 간단한 단축키나 사용법 잘 알면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어요. 타자도 빠르면 좋구요!!
- 저희 보건소는 건강증진과, 보건행정과 2개 과가 있고, 저는 건강증진과, 총 4개의 팀, 한 팀당 3~4명 있어요~
- 보건소엔 공무원만 있는 게 아니라 공무직(공무원에 준하는 보조자? 근데 우리보다 혜택 더 많은건 함정..), 시간선택제, 기간제 선생님이 많습니다. 저희 보건소는 총 직원이 120명 정도 되지만 정규직 공무원은 40명도 안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보건소 실습할 때 만났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공무원이 아니였던 거 같습니다...
공무원은 대부분 총괄, 관리자, 공문쓰고, 예산 집행, 사업 계획서 쓰고, 실적 보고하는 역할입니다.
공무직, 시간선택제, 기간제 쌤들은 보통 현장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하면 저희는 보고받고, 보고합니다.
일의 책임은 담당 공무원이 주로 책임져야 합니다..
또 생각나면 덧붙일게요~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진짜 어디서도 이렇게 자세한 공무원 후기 본 적이 없는데 역시 한욱형이네!!! 물론 지역마다 차이가 있고 부서마다 차이가있겠지만 공무원에 대해서 정말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것 같아 도움이 되네요!!!
진짜 실질적인 정보다 ㅎㅎㅎ 고마워 형!!!
크 공무원생활 대리체험한 것 같은 상세한 설명 정말 감사해요!!
와...정말 자세하게 잘 정리해준거 같아서 공무원 준비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클거 같아요!! 첫 1년을 코로나와 함께 보내다니ㅠㅠ 한욱이 정말 고생 많았다ㅠㅠ
자세히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당 도움이 많이됐어요!! 1년 동안 정신없으셨을텐데 정말 고생하셨습니다ㅠㅠ
리얼 후기 인정합니다^^
항상 수고가 많아 한욱이
진짜 이렇게 자세한 후기 처음봐요...!!! 앞으로 보건,간호직 공무원을 많이 채용할 예정이라고 해서 주위 친구들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공무원 준비하시는 블프 회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첫 해부터 엄청난 고난으로 시작하셨을 텐데, 지난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ㅠㅠㅠ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공무원업무랑 근무환경, 복지에 대해 자세히 듣기 힘들었는데 자세히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무원에 대한 정보는 접하기 어렵고 찾아도 잘 나오지 않았는데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전부 잘 읽어주고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든지 궁금한 게 있으면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