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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십여년 전에 이알 칼럼에 썼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그때의 칼럼코너가 사라져서 다시 볼 수 없지만 빽업 해놓은 것이 있어서 마침....
최근 기운좋은 43기, 44기, 45기를 중심으로 읽어 보시고 ..... 호응이 있으면은...^^
후속 편도 올리겠습니다.
옛날 것 울궈 먹는 재미도 쏠쏠 할 듯 합니다.^^
스카페이스 넘투 1
빡!!!!
장비 터지는 소리가 대략 무척이나 다이나믹하다
눈앞으로 무언가 시꺼먼 것이 휙날라가며 왼쪽 빰을 한방날린다
으아~~~~ 제대로 비명한번 질러보지도 못하고.....
추락이다..........
씨팔이다........
다 올라갔는데......
그래도 다행인것은 허공에 매달려 있다는것
밑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악어들이 입을 쩍 벌리고
못다 떨어진 추락의 미련을 달래고 있다
괜찮냐 하고 밑에서 두원이 형이 물어본다
괜찮아 보이냐 하고 되묻고 싶다
왼쪽 빰에서 턱밑까지 화끈한 기운이 올라온다
기어코 그놈의 덧장 바위가 .....깨지면서....
나를 한방치고 설치했던 캠도 빠지면서 나를 다시 오버행 밑으로 던져버린 것이다
어떻게 올라간 길인데......억울하다
그래도 깨진바위와 나의 추락이 같은 방향으로 이루어져 커다란 충돌은 피할수 있었다
한없이 날라 바닥 까지 칠수있는 추락을 ......잡아준것은.....
캠이었다........미연씨가 빌려준 언발란스 에이리언 캠
오버행 넘는 모서리에 역시 불안한 덧장이었는데.....다행히 이곳은 윗덧장이 조금더 두터워
캠 이탈을 막아주었던 것이다
만약 저것이 빠졌다면......어찌 됐을까 ....?
바로 밑에 빅 페커를 때려 박았는데.....체중은 실어주었지만....
충격까지 잡아 주지는 못할것 같다
그밑에 가로 크랙에 캠 2개 설치하고 이퀄라이징 한곳.....아마 이곳에서 잡아주었겠지
그랬다면은......어쩜 1m밑에 있는 날카로운 테라스 모서리를 치고 그밑으로 ....
악어들이 기다리는.....그 열창의 강으로 발을 담그었을까.....?
어제 .......강화도에 있는 채석장에서 팀 익스트림 라이더스 합동 산행 예비 산행이 있었다
강화 채석장은 채석이 끝난후 등반을 할수있을 만큼 .....낙석 제거 작업이 마무리 된 곳이 아니다
마치 구석기 시대의 타제석기들을 켜켜히 쌓아 놓은 형상으로서
살벌하기 그지 없고......밑에서 곰이나 순록 ....이런 것들 잡아다가 박혀있는 돌들 빼내서
가죽 벗기고 ......배 가르고.....각을 뜨고.....왼손에 간을 들고.....오른손에 술잔을 잡고
우가 자가 ....우가 자가.....하면서 놀면은 딱 맞는 곳이다
그 살벌함을 이기고 등반을 시도 할수있었던 것은......다수의 힘이었다
팀 익스트림 라이더스의 시끌벅적한 여러명의 힘은......
우리가 포르투갈을 이기고......이태리를 깨트리고....무적함대 스페인 마저 잠 재울수 있는
그 붉은 악마의 그 힘과 일종의 같은 힘임을 느낄수 있다
그 힘은 간을 붓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창과 칼로 둘러쳐진 채석장에서 우리는 틈새를 찾아가며
적들의 이빨을 뽑아가며.....부셔가며....등반 라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부작용의 현상이 극에 달한 ......넘투는.....감히.....겁도 없이.....어차피 부작용이니까....
전면 벽에 보이는.....오버행을 향해서....과감하게 망치를 뽑아 들었다
그런 심리 아시나?.......어차피 무서운 것....젤 쎈 놈에게 덤벼 보자는 심리
에이~~~ 형 왜그래^^.....한 두개 정도 박고 내려올꺼지.....이런 비아냥거리는 동생넘들 소리도 들으면서
그래도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좌우에서 힘차게 망치질 하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
여긴 길이 아닌갑다.....하는 소리부터....왜 채석장 돌 다 깨....그냥 내려와....등등...별별 소리 다 들으며
그럭 저럭 어떻게 어떻게해서.....자유등반 5.8정도 되는 곳을 인공 등반을해서.....겨우 1피치를 종료하고
내려왔다......이날 저녁 밥값은 했다고....자부하며....
다음날.....운명의 아침은 어김없이 밝아오고.....차에서 자고있는 나에게 웅이 아빠가 와서 물었다
형 ! 배즙 먹을래? 칡즙 먹을래?
잠결에 그냥 칡즙..... 그랬다....칡즙이면 어떻고 배즙이면 어떻겠냐 만은 ....그렇게 갖다주는 웅이 아빠가 고마웠다
아침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뼈다귀 해장국을 끓여서 먹고 있었다
소뼈다구가 어떻고.....이건 돼지 뼈라서 괜찮으니 뮈 이런 약간 시사성이 있는 이야기로 반찬을 삼아
한 그릇을 때우고.....3일 만에 이빨 한번 닦고.....매일 그러했듯이 삽들고....똥누러 한번 갔다오고....
하루만에 거지가 됐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지만.....
거지처럼 보이는데는 적어도 한 3일은 필요한것 같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번민과 해탈의 과정을.....삽으로 잘 덮어주고.....오른손에 삽 들고 처연하게 밥자리로 돌아오며 전면에 있는
벽을 바라보았다
어제 술 먹으면서.....밤에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전면 오버행을 해보겠다고 한것......
오버행을 가기위해서 5.8을 인공 등반하여 볼트까지 박고 왔다고.....
웬지~~~~어제의 그 벽으로 보이지가 않는다
아침에 웅이 아버지가 준 칡즙 한팩에......간의 붓기가 싹 가라앉았다
또 중요한 것은 오늘 아무도 등반을 하지 않겠다 한다......석가 탄신일 인데......
벽은 앞으로 더욱더 기울어져 있고.....전면 크랙은 선만 그어놨지.......흙인지 돌인지 알수가 없고
주변에 돌 과 창 과 칼들은 한층더 날을 세워 삼라만상의 모든 미물들을 윽박지르고 있었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인데......
밤에 모든 기운을 퍼부어 놓고.....이제 아침에 ....파장 분위기 이다
주변에 에네르기파가 소멸하자 자연스럽게 겸손 모드로 접어들며.....나도 오늘 등반 안할란다
왠지 하기 싫다....라고 이야기 했다
솔직히 쫄았다는 이야기지.....오늘 따라 벽이 무서워 보였다
어제 1피치 종료지점에서 2피치 출발선과 벽상태를 살펴본 결과
쪼금 엄두가 안난다는 것이다
능력도 안되는데 벽에 붙어서.....울고싶진 않았다....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인데.....
남의 불행으로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는 주변의 잡것들이 충동질을 시작한다
자신에게 비장의 장비가 있는데......빌려주겠다고....선배들이 장비가 너무 허접하다하며....
슬슬 ...염장질을 한다
나는 마음 속으로 다짐을 한다.....오늘은 등반 안해!!!!
내가 등반 하기 싫은 날 괜히 주변 등쌀에 못이겨.....등반하다 ....다치면.....누구 원망 할수도 없는거고
분위기도 썰렁하고.....벽은 확 커지고.....마음은 팍 쪼그라들고.....나...하기 싫어...무서버...흑흑....
아침 햇살에 장비 널어놓고.......등반 준비 하는건지.....장비 광합성 시키는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또다시 번민 과 고뇌의 만다라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결국은......
내가 하기 싫다고 뻐팅기고 있는 상태에서 두원형이 먼저 장비 착용하고 나선다
내가 오늘은 영 등반 의욕이 안 생긴다고 하고 있는데도.....빌레이 봐 주겠다며....나선다....이 양반이...
동생을 꼭 악의 구렁텅이에 집어넣어야 속이 후련한지.....앞장서서 벽으로 간다....웬수다...젠장
개 끌려 가듯이 간다......더이상의 적절한 표현은 없다
뒤에서 끌려가는 개를 보며.....몽둥이로 한대 깐다
오빠 ~~~멋있어!!
앰병할.....벽앞에 섰다.....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인데.....
주마질을 하며 두원형이 먼저 오른다
주마질 하며 뒤따라 내가 오른다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다
..........................
1피치 확보지점에 둘이 섰다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다 가는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며....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작전을 짠다
벽이 너무 날카로우니까......2줄로 등반하기로.....더블로프 등반 방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벽 밑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었다
밑에서 개들이 짖는다.....모라고 모라고....시끄럽다.....
투견장에 들어가는 개 같다.....내가....
앞에 벽은 미동도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데.....내가 소리를 지른다....짖는다....무서워서....
가자!!!..... 씨팔 인생 모 있어.....가는 거지!!!!
앞에 있는 불안한 돌을 밀어서 떨어트린다.....홀통 반만 한 돌이다
떨어지면서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 같다
꽈과광..쾅쾅.......쾅!!!!!
오페라 하우스 처럼 둥그런 채석장에 굉음이 우퍼효과를 내며.....몸에 전율을 전해온다
등반의 서곡으로서 이만한 청각적 효과도 없다고 생각이든다
경사각에서 발 디딤을 만들기 위하여.....작은 돌들...흙....새의 주검....뭐 이런 것들을 다 치워내니
뿌우연 먼지 포연이 ..... 시각적 효과를 한층 더 돋구워준다
이미 등반은 시작이 됐다.....이제 가는 거다
벽 밑에 기어 붙어 하켄 하나를 뽑아 들었다
한달전에 설악산 성두바위 앞에서 물에 쓸려 내려온 말 그대로 썩은 하켄 하나를 주웠다
요즘은 보기 드문 하켄으로 기념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여기에서 이상하게 그 하켄으로 손이 간다
만약에 누군가 다음에 이곳에 와서 이 하켄을 발견 한다면....아마 혼돈에 빠질것이다
하켄은 생긴것이 최소한 10년은 넘은 것이고.....채석장은....채석이 종료된것은 채 5년이 안됬을텐데
산 중턱에서 발견된 패총을 보고 사람들은 옛날에는 여기가 바닷가 였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좀더 나아가 대륙과 대륙의 판이 충돌하여 융기가 되어 바다가 산이 되었다고....아는척을 할것이다
천만에 ..... 극성 맞은 놈들이 조개 싸들고 소풍와서 디리 먹다 놀다 간 자리인데....
하켄을 깊숙히 때려 박았다 벽과 바닥 사이에.....
퀵드로우를 걸고 통과 시키고.....피피걸고.....벽앞에 처음으로 당당한척 하며 섰다
앞에 벽의 크랙선을 따라 망치로 긁어내고....버드빅을 칠만한 자리가 있나 찾아본다
위로 최소한 장비를 4개 정도 치고 올라가야......가로 크랙이 있어서....캠을 설치 할수 있을텐데....
사람이 불안 하면 큰 장비를 꺼낸다
빅페커를 이용하여 크랙에 박아 본다....안들어 간다....슬프다
중간치 버드빅을 꺼내서 박아 본다.....들어간다.....아.....좋은 건가... 나쁜 건가.....?
이제 박았으니 매달려 봐야 한다
에이 모르것다....레다 걸고....피피 걸고....매달린다....달린다....달렸다
비록 경사가 기울어져 있었지만 그래도 바닥이었는데.....이제는 떠났다
한단 더 올라서고.....위에 버드빅 칠만한곳을 또 찾아본다
또 버드빅 큰것을 꺼내서 크랙에 대고 쳐 본다
두원형이 뭐라 이야기 한다.....야 거기는 크랙이 막힌 모양이다....작은 것 쳐봐라.....그런다...
말 안듣는다....죽어도 큰것을 박아야 할것 같다.....아니 그래야 살것 같다
눈앞으로 떨어지는 흙과 돌조각을 그대로 맞으면서 한참을 헤맨후.....버드빅을 하나더 박았다
자 또 올라 봍어야 한다.....경사각 대략 130도 정도 되는 오버행을 두번째 버드빅 박고 일어선다
살 떨린다......으........
겨우 일어선다.....허공에 떠있다.....움직임을 최소화 한다
밑에 버드빅에 걸린 피피가 잘 안빠진다......씨팔이다
피피자동확보줄이 오래 사용하여......줄이 빡빡해져 빠지고 땡겨짐이 원활치 않다
할수없이 피피를 잡고 땡겨 뽑아본다....허걱!!!!!
밑에 버드빅이 그냥 확 빠진다......으악.....이런 일이...
아이고~~~ 죽것다....다행히 지금 걸려있는 버드빅이 체중을 잡아주고 있다
오버행 2m 높이에서 버드빅 하나에 매달려 있다.....2m 아래 턱을 지나면
죽창과 칼들이 꽃혀있는 20여 미터의 절벽이고....아 ...정말 죽을 맛이다
빠진 버드빅을 다시 박는다는 것도 어렵고.....박아 봐야 별 도움도 안되는것 같다....미치겠다
어떻게 무언가를 해결해야 만 하는데.....갑자기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
스카페이스 넘투 2
위기상황을 벗어 나야 한다
라인을 훑어 본다.....
빨리 버드빅을 하나 더 쳐야한다
아.....무언가 잘안된다
버드빅 하나 친다 하더라도 매달릴 자신이 없다
만약 터진다면.....밑에 것도 당연히 터질것 같고.....
그러면 그냥 바닥이다
밑에서 두원이형이 뭐라칸다
야 !! 리벳구멍 하나 뚫어!!!
아 ~~~ 그래 그것이 낫겠다
뒤에찬 볼트팩에서 드릴을 끄집어내서.....ㅈ으로 시작되는 남성의 성기가 나게 뚫기 시작한다
최소한의 움직임 속에 최대한의 속력과 파워로써 구멍을 뚫고 있다
내가 이렇게 빨리 구멍을 뚫어 본적이 있었던가?......없다
탈론 구멍 한번 뚫어 본적 없었고....볼트 작업을 할때는...모두 안정된 자세에서 했었었다
야!! 1센치 정도만 뚫으면 돼!!!
나는 충실한 로봇이 되어있었다
자기판단 시스템은 이미 파괴 되어버렸고.....오로지 외부에서 전해지는 명령에 의해서만 움직일수 있는...
질문은 할수있다
삐리릭~~~~~ 주인님~~~ 1센치 다 뚫었는 데요~~~~삐리릭
볼트박아!!! 두원이형이 소리친다
삐리릭~~~~네 ~~~알겠습니다 주인님~~~~삐리릭
볼트를 꺼내서 구멍에 집어넣는다
쑥 들어간다.....허걱!!!! 이런일이....우째 이런 일이....
볼트 구멍이 전혀 볼트를 잡아주지를 못한다....세상에 구멍 중에 제일 나쁜 구멍이다
형 !! 볼트가 그냥 빠져.....어떻게 ....확장 볼트 쳐야 되나??
야!! 그거 말고....그거 있잖아....홍순이꺼....그거 박어!!!
그거라니??....홍순이꺼 그거 뭐야????...................
아 그거!!! 위기의 상황이 닥쳐오면 던지라던 파란 주머니....
그래 그거였다....그것은 홍순이 형이 우리에게 남겨주고 간....
볼트 구멍에 박는 장비였다....볼 너트 같은....두개의 한쪽면들이 둥근 너트가 움직여 하나의
둥근 너트를 만들어 구멍속에 들어가면 절대로 안빠진다는....
박았다....그리고 피피걸고 땡기고 체중을 두군데로 분산 시켰다
휴~~~~~~ 일단 살았다....핵 핵 핵.....홍순언니 고맙다
거기서 장비 하나 더 박고 이퀄라이징 해~~~~ 두원형이 밑에서 이야기 한다
알았어 형!!! 내가 알아서 할께!!!
이제 살았다고.....자기판단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일단 개긴다
호흡을 몰아 쉬고 분산된 피피줄을 감싸 안고 잠시 쉬면서 생각한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오버행에 오래 매달려 있으니 안아플리가 없다
위를 쳐다 보니 아직도 깜깜하다....아 ....가기 싫다...시러...ㅜㅜ
두원이형 내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에는 형이 좀 하지~~~
여기 이컬라이징 했으니까 바꾸자고
애원한다.....어제부터 2피치는 두원이형 스타일이라고 두원이 형이 하라고 한참 꼬셨었는데
이 양반이 한다 그랬다 안한다 그랬다 사람 헷갈리게 한다
다시 한번 불쌍한 목소리로 애원을 한다
이런 오버행은 형 체질이지 나같이 무거운 놈은 힘들어.....바꿔도.....
안한단다!!!.....제기럴.....니가 그냥 계속 가란다....처음에 내가 밑에서 하기 싫어 할때
야! 하다 안되면 내가 할께 하더니.....이제 와서 완전 배신 때린다
배신자.....아까 까지만 해도 내 의식의 주인이더니 지금은 배신자다
그래도 여기선 믿을 사람이 배신자 밖에 없다
에라 내 팔자다 그냥 가자
조심스럽게 한단 더 올라서서....크랙을 긁어본다
여기서 버드빅이 하나만 더 박혀주면은 위에 가로 크랙까지 접근할 수가 있다
중간치 버드빅을 꺼내서 박아 본다
오~~예 생각보다 단단하게 잘 들어 간다
됐다 싶어 밑에 버드빅과 홍순표 볼너트에 이퀄라이징하고
위에 버드빅에 체중을 싣는다....음....잡아준다
자 ~~한단 더 일어서 본다....왼손을 쭉 뻗어 본다
가로 크랙에 손이 닿는다...크랙 속에 깨진 바위가 들어 있다
망치로 톡톡 치고 손으로 빼낸다....빠진다....오 ...드디어 캠을 설치 할수 있는 크랙이 나온것이다
비장의 무기 에어리언을 꺼낸다....그리고 단단히 박아 넣는다
옆에다 하나더 박는다....다시 이퀄라이징 한다
휴~~~ 이제 됐다....이젠 바닥은 없다
단단한 크랙에 캠을 2개나 설치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과감하게 레다에서 체중을 옮기며 올라간다...
다시 버드빅 하나 치고....또 올라가....오버행 꼭대기에 덧장 크랙에
캠을 하나 친다
덧장이 밑으로는 바위가 얇아지며 들떠서 깨질 것 같으나
윗쪽은 그나마 위에 바위가 두터운 편이라서 괜찮을 것 같다
이 크랙에 설치한 캠이 나중에 추락을 잡아준 캠인 것이다
캠 설치 후 다시 버드빅 하나를 설치하고 몸은 오버행을 넘어서 루프 상단에 올라섰지만
발은 아직도 오버행 밑에서 바둥 거리고 있었다
앞을 보니 다시 덧장바위.....각이 무척이나 날카로워 보인다
덧장 밑에 캠을 박을 수 있을 것 같다
캠을 박는다....체중을 실어본다....괜찮다
요거 일어서면은 발도 오버행을 빠져나올 수 있고....그 위에 버드빅을 칠만한 크랙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자 가장 어려운 순간을 통과하는 것이다
레다에 발을 한단 더 올리고 일어섰...........
빡!!!!! 여기서 터지고 만것이다
얄팍해 보였던 덧장바위는 밑에서 캠이 체중을 버티며 조금 더 확장되는 순간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가로로 빡 끊어지며 내 얼굴을 향해서 날라왔고 나도 돌이 날아가는 방향과 같이
몸을 허공에 띄우며 날아가 버렸다
바로 밑의 버드빅도 뽑아가지고 같이....
추락은....등반의 화려한 꽃과도 같다.....보는 이들의 루즈 함을 한방에 날려 보낼 수 있고
등반자를 가장 짜릿한 환상의 순간 속으로 빠뜨릴 수가 있다
만약에 ......추락이 없는 등반이라면.....절대로 추락을 하지 않는 등반이라면
당신이 등반에 이렇게 짜릿한 매력을 느꼈겠는가?
물론 살아있고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실존적 상황이 뒷받침이 되어야 이런 소리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등반을 하면서 몇번의 추락이 있었지만
한번도 거꾸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참 품위있는 추락을 한다....비교적 머리도 큰편이지만...궁둥이가 더 커서
다행히 뒤집어 지지는 않는가 보다
전에 유양리 채석장에서 어떤 김모양은 추락하는데 거꾸로 매달려 우리를 즐겁게 해줬었는데
그 모양이 깨구락지 거꾸로 매달아 논것 같아서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온다
떡 본김에 제사 지내라고 했나???
떨어 진 김에 물도 마시고 담배도 하나 얻어서 피웠다
이런 애절한 순간에 담배만큼 나를 위로해줄 것이 또 무엇이 있었겠는가?
추락은 등반의욕을 팍 저하시키지만.....아직은 가겠다한 마음을 다 꺾지는 못한다
추락은 그냥 다시 시작하는 것 뿐이다.....주마를 사용해서
오른 주마 걸고....왼 주마 대신 션트를 걸었다.....왜 그랬느냐고?....왼주마가 없어서
주마질 하는데는 주마 보다 좋은 건 없다
추락하고 다시 올라갈 때 대게 같은 걱정을 한다
맨 위에서 잡아준 확보물이 주마질의 출렁거림 때문에 빠지지 않을까하고....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에라 추락도 잡아 줬는데 그게 그냥 그렇게 빠지겠어...하고
주마질해서 올라가다가 오른 주마를 끝까지 다 올리면 무척 피곤한 일이 발생한다
추락도 노하우다....일주일전 소승의 허큘리스를 등반하다
한 7미터정도 추락한 적이 있었다....겨우 장비 2개 터졌었는데...
단독 등반 시스템이었기에 줄이 텐션을 받으며 그만큼 떨어졌던 것 같다
그때 주마질 해서 올라가다 끝까지 오른 주마 올렸다가.....
주마 빼느라고 쌩 지랄을 다 했었다
경험은 학습효과를 만들어 주고 등반의 질을 향상 시킨다
나를 잡아준.....추락으로 부터 나를 구해준 캠과 눈을 맞춘다
바위 틈 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앉아있다
고맙다......고마워......나는 너를 사랑 하게 될 것 같애....
모든 시스템을 정리하고.....다시 등반을 시작한다
아까와는 현장의 상황이 조금은 바뀌었다
버드빅을 친 자리에.....돌이 깨져나가 흠집만 있고....
그 위에 캠을 설치했던 덧장은 어쩜 그렇게도 깔끔히 절단되어
날아가 버렸을까.....여기 바위의 특징인 것 같다.....단단하면서 결이 있어...결대로 끊어지며
끊어지는 면의 날카로운 칼날을 간직하게 된다
이런 칼날 면에 자일이 한번이라도 쓸리거나 충격을 먹거나.....아니 낙석을 맞더라도
마치 칼로 자른 것처럼.....깨끗하게 끊어질 것이다
이곳 강화도 채석장에서 등반을 할시에는......
더블로프 등반방식(double-rope technique)이나 쌍줄기술 (twin-rope technique)을 사용함을
적극 권장한다
버드빅을 다시 쳤다
버드빅에 레다를 걸고 일어서......깨어져 나간 덧장의 틈을 다시 한번 뚫어져라 쳐다봤다
잘하면 c3 캠이 먹을 것 같다
c3를 골라 쑤셔 넣는다.....먹었다....바위는 깨져나가고 남은 것이라 사실은 아까보다 훨씬 튼튼한데
마음은 그렇치가 않다.....아까보다 훨씬 후달린다.....
c3에 매달려 오버를 올라섰으나.....발이 완전히 올라서지는 못하였다
궁뎅이는 뒤로 빠져있고 당연히 발을 다 펴지 못하고 엉거주춤.....
위에 다시 버드빅을 칠만한 좋은 크랙이 보인다
헌데 선뜻 그곳에 버드빅을 박지 못한다
왜????............ 좀전에 깨져나간 덧장바위 의 틈이고 그 덧장 밑에 캠을 걸고 달려있으니...
자칫 버드빅을 박다가 충격에 덧장이 또 깨진다던지....깨질 위험성이 충분히 있다
도저히 자신이 없다.....이곳 바위는 버드빅을 박으면....옆에 돌이 떨어져 버리고 ....무섭다
아 ~~~아마도 장비가 버드빅 밖에 없고....시간이 촉박하다면....어쩔 수 없이 그냥 버드빅을 쳤을테지만
왼쪽의 오버행 위는 바위가 단단하다....실 크랙 하나 없다
장고끝에 왼쪽 오버행 바위 위에다....탈론 구멍을 하나 뚫기로 한다
열심히 뚫었다....죽기 살기로....불안한 크랙에 버드빅을 치는 것 보다...힘이 들어도 구멍을 뚫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한번 떨어진 곳이므로.....
10mm 드릴이므로 큼직한 탈론 구멍을 뚫었다....어쩜 마음속에 볼트를 하나 박고 싶었나 보다
정말.....구멍을 다 뚫었는데....탈론이 없다....안 가져 온것이다....ㅜㅜ
할수없이 구멍을 더 뚫고.....부적절한 볼트작업을 했다
완전히 다 박히지 않고 약간 어중띤.....어쩔 수 없이....더 이상 지체 할 수도....구멍을 더 뚫기도 ...다 힘든 상황이다
볼트에 행거를 달고 카라비나걸고 일어섰다
이제는 오버행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절대로....눈물난다....기뻐서.....
덧장바위 옆에 크랙에 왕버드빅 팍!!! 때려 박았다....잘 박힌다....덧장도 안 움직인다...진즉 박을 껄...
오버행을 완전히 올라서....가로크랙에 러프를 하나 때려 박고....버드빅 하나 더치고...캠도 하나 더 설치했다
이제 종료한다.....거리는 짧아도 오버행이 너무 힘들었고...바위는 부실하고...살벌하고...위협적이다
마지막 힘을 모아....
볼트를 하나 깊숙히 때려 박고.....종료를 알렸다.
.........................
하강하며....생각해 보았다
이곳은 유양리 채석장의 어느 A3+ 코스 보다 더 어렵고
소승 우벽의 허큘리스 보다 더 무섭다
실제적으로 낙석과 날카로운 암벽은 .......아직 어디에도 비교 할 데가 없다......
이것이 .....아마도.....
A4의 세계가 아닌가 싶다
.................
루트명....스카페이스 넘투
개척자...고경한,박동진, 김두원
등반길이 ....30m (1~2피치)
강화도 채석장 개척 등반에 참석하신분들
똥누다 어색하게 만난 사람....문광수 교장샘
개 끌고간 사람....김두원
끌려가는 개....넘투
몽둥이 들고 따라온 여자....김미연
염장지르고 간 사람....윤성식
웅이 아빠.....윤왕
웅이 엄마.....명미경
1피치 빌레이 보면서 존넘....박동진
1피치 궁뎅이 받쳐준 사람....김용근
밤에 우크레라 연주한 사람....강인철
정신없이 망치질하다 간 남자....박진열
같이간 여자....강명자
잔뜩 싸들고 다니는 넘....이근재
체육대회때 고어자켓5벌 내겠다는 여자....김세옥
21기 대표 등반자.....윤정호
대표 빌레이.....안동준
밴댕이 사온 잘생긴 남자....이대직
인천 빅월팀.....김성두 외 2명
결정적인 순간에 넘투 도와준 분....홍순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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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다시봐도 실감나는~
살떨리는 그마음을 그대로 전달받는~
넘투의 글솜씨는 망치질하고있기엔
아까워요^^
가지고있는 글 다~올려주세요^♡^
골라서 ....
살살 올리겠습니다.^^
추락의 섬뜩했던 순간이 다시떠오르는데 짜릿~~ㅠㅠ
햐~~~!
나두 그때 그 채석장에서 살 떨리며 등반하던 생각이 나는구먼...
아무런 등반 흔적이 없는 그 바위...
바위자체가 캠,너트는 설치 할 곳이 없고 오직 버드빅과 훜만 이용해 올라야 하는 그곳...
죽을뚱 살뚱 올라 볼트하나 박고 하강을 했는데...
회수 등반하러 올라간 동준이가
헠~~!! 내가 등반하며 박아놓은 버드빅을 모두 손으로 흔들어 회수를 하네...이런...제길...만약 추락했더라면 바닥을...😖😣🥺
그때....우리 다 디질뻔 했어요. ^^
옛날같네유 참 좋았던 시절~^^
우왕... 글만 봐도 생생히 보이는듯한... 살떨려욥...
모골이 송연한 추락의 공포!!!
몸 무거운 넘의 몫!~~
잘 읽었습니다.
잼나네요.
강화도 어딘지 궁금해요.
혹시 사진 있으면 올려주세요. ㅎㅎㅎ
아래 주소 클릭하면 그 당시 등반기와 사진이 있습니다😄 http://m.cafe.daum.net/maroo-21/6oJ5/34?svc=cafeapp
@윤정호(21기) 형님 잘 봤어요. 😍😍😍
오래돼서 사진도 없고.,
강화대교 건너서
강화 거 머시기 김치 공장 옆으로 지나서 한 십분정도에 있었던것 같은데....
거기 채석장은 돌이 날카로워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
와! 존나 자미있네 ㅋㅋㅋ.
개화기 ER의 살아있는 정신 넘투형!!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