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헤드 ‘콜드 솔더링’ 논란
국내에서 사용되는 스프링클러 헤드가 서서히 열을 받는 상황에선 정상 작동하지 못한다는 논란이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 혼란이 이어지자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관련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롭게 도입하는 기준을 두고 업계는 씁슬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방송 뉴스 등에서 제기했던 스프링클러 헤드의 비정상 작동 논란에 대한 검토를 마친 것으로 <FPN/소방방재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특정 업체가 지난 몇 년간 제기해 온 이른 바 ‘콜드 솔더링(Cold Soldering)’ 현상이 발단이 됐다.
콜드 솔더링은 화재 시 열이 서서히 올라갈 경우 스프링클러 헤드 내 금속재질의 감열부가 배관에 채워진 물로 인해 냉각되면서 제대로 이탈하지 않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열이 천천히 성장하는 화재에서 헤드 감열부의 연결부 틈새로 물이 누설되면 감열부를 적시면서 헤드 개방을 지연시키거나 개방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이는 지난 2013년 경 스프링클러 헤드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특정 업체가 최초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사실 이 콜드 솔더링이라는 용어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말은 아니다. 업계에선 이 명칭 역시 문제를 최초 제기한 해당 업체 등이 명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많은 양의 스프링클러가 설치되는 대한민국에서 어쩌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일까. 오랜 기간 논란 끝에 내려진 결론은 뭘까. 이 ‘콜드 솔더링’ 문제를 집중 취재했다.
일본서 건너온 ‘콜드 솔더링’ 논란
우리나라의 소방시설 대부분은 일본 제품과 유사성이 많다. 애초부터 법규 자체가 일본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스프링클러 헤드의 기술기준 역시 최초 일본 규정을 따와서 정착된 것으로 알려진다.
오랜 기간 스프링클러 헤드를 생산해 온 A사 관계자는 “사실 지난 2007년 일본에서도 지금 우리나라와 같은 콜드 솔더링 논란이 빚어진바 있다”며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일본 업체로부터 기술제휴를 받은 특정 업체가 국내에서 동일한 논란을 확산시킨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 차례 논란을 겪은 콜드 솔더링 문제는 지금 잠잠해진 상태다. ISO나 미국의 UL 기준 등을 통해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이 논란이 뒤늦게 불거진 이유는 일본 업체에 로열티를 주고 기술을 이전 받은 특정 업체가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2013년 최초 이 문제를 거론한 해당 업체는 지금 도산한 상태다. 하지만 또 다른 업체가 해당 업체를 인수해 동일한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내에서는 이 콜드 솔더링 논란이 스프링클러 헤드의 구조 문제와 직결된다고 입을 모은다. 스프링클러 헤드 내 구조의 실링을 오링(O-ring)으로 사용했을 때 소위 말하는 콜드 솔더링 문제 대응에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 업체는 이러한 오링 구조가 아닌 테프론시트(판 구조)가 적용돼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문제를 최초 제기한 업체만이 오링 타입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국내 스프링클러 대표 기업들은 오히려 이런 오링 구조의 스프링클러 헤드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형태라며 문제를 제기한다. A사 관계자는 “콜드 솔더링 현상은 오링을 적용해 스프링클러 작동에 대한 딜레이 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그러나 오링은 재료 고유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성질에 기인한 고착현상 등으로 인해 미작동 사고 사례가 있어 UL과 ISO, FM 기준 등에서 스프링클러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링 사용을 허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뿐”이라면서 “국내에서는 콜드 솔더링 문제를 제기한 해당 업체가 일본 기업과 기술제휴를 맺으면서 2008년 도입됐지만 오히려 이러한 제품이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드 솔더링’ 정말 문제 없을까
콜드 솔더링 현상을 문제 삼는 영상이나 뉴스 등을 보면 우리나라 스프링클러 헤드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천천히 성장하는 ‘저성장 화재’를 재연할 때 실제 스프링클러 헤드가 개방되지 않고 스프링클러 헤드 내 감지부(감열체)가 녹다 만 상태로 응고되면서 물을 제대로 뿌려주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지난해 12월 한 방송사에서 보도한 콜드 솔더링 현상 문제 © MBN뉴스 캡쳐
그러나 이를 두고 관련 업계는 시험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한 조건과 시점에서만 발생 가능한 일을 마치 일반적인 모든 제품의 문제처럼 비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B사 관계자는 “콜드 솔더링이라는 현상은 저성장 화재 중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화원이 커지는 경우에는 정상 작동한다”며 “저성장 화재는 화재의 양상 또는 과정 중의 일부로 가연물이 한정적인 공간에서만 발생 가능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소방방재신문
스프링클러설비 실화재 시험 도입하라
https://www.youtube.com/watch?v=_utvN0Xaw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