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아들하고 둘이서 소주 한잔 하고 나면 술값은 누가 내는가?" "내가 내지!"
"아니? 아들이 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냐, 그래도 내가 내야지!"
이게 요즘 애비들의, 나이든 남자들의 모습이고, 실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동호회 걷기에도 남자회원이 절대적 열세였는데 오늘 요즘 부쩍 남회
원들의 숫자가 늘어나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남회원들의 활동이 너무 활발하여
오히려 걱정스러울 정도이다.
오늘 설전길 걷기 참석인원 36명 중 남회원이 11명, 거의 1/3 수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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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조금 넘은 시각, 62번 버스에 우리 회원들이 오르고 나니 빈 좌석이 거의 없었다.
중간에서 탈 우리 회원들은 고사하고 시골 노인네들이 타면 우리 자리도 위협을 받을 지경이
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시장과 경남대 앞에서 우리 회원들이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 되었다. 수정을 지나 안녕과 옥계를 둘러오는 꼬불꼬불 시골길을 달려오다 보니
여회원들이 멀미직전까지 오는 상항까지 벌어졌다.
구산면 난포리 장어촌(궁개마을)에 도착하니 시간상, 거리상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타고온
회원들이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처음 합류한 창녕길곡 오호의 여석권-이숙경
부부, 호계의 조영진-신미영 부부, 정양숙, 김외순, 정수기 님 등 12명이
도원의 구령아래 국민체조를 마치고 11시 40분에 오늘의 걷기가 시작되었다. 응달진 비탈길
포장도로를 따라 상용호 고갯길로 접어들었다. 쌀쌀한 겨울 찬바람이 볼을 때렸지만 지난해
7월의 뙤약볕 보다는 훨씬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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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호 마을 앞 바다를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하용호를 향해 내리막길을 걷다가 오른 쪽 작은
동산의 임도에 들어섰다. 임도라고 하나 거의 사람의 왕래가 없었던 길이라 길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제대로 걷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산모롱이를 돌고 나면 길가운데까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피해가야 할 정도였지만 하얀 억새풀이 초겨울의 정취를 더해주는 것 같아 걷는데
재미를 더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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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분간 산을 한바퀴 돌고는 다시 찻길로 나와 하용호로 가는 오르막길로 접어들었다. 오른
편은 바다가 보이고 왼편에는 쉼터?인 모텔이 골짜기에 멋지게 자리잡고 있는 찻길을 조금
오르면 하용호 입구의 당산나무(포구나무)가 있는 쉼터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심호흡을 하고선 간단한 간식을 먹은 후 기념 촬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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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시각이 11시 30분경, 다시 길바닥이 어지러운 솔숲사이 심리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정학하게 15분 후, 심리로 가는 포장도로와 해암사로 가는 산길의 갈림길에 도착하였다. 어디로
가느냐는 물음도 없이 작년 7월 한더위에 이길을 걸었던 도원이 앞장서 산길을 오르기 시작
하였다.
작년 이길을 걸을 때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나서 오늘도 얼마나
숨이 가쁠까 하고 올랐다. 그러나 이미 단련된 몸이라 그런지, 날씨 탓인지 별로 어렵지 않게
고갯마루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고개를 넘어 커다란 나무가 서 있는 평평한 곳으로 가서 간식도 좀 먹고 조금 쉬고 가자고
하였으나 남녀 따로 신입회원 환영 사진만 촬영하고는 다시 내리막길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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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암사가 내려다보이는 길을 걸을 때는 칡넝쿨이 발에 감겨 걷기가 약간 불편하였으나 나름
대로 괜찮은 길이었다. 길을 가면서 혹시나 여기서 바로 해암사로 가는 길이 있을까 몇번이나
내려다 보았으나 절벽만 눈에 들어왔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길공사를 하다만 누런 황토 속살을
드러낸 고개를 지나 경사진 별장마을 향해 내려갔다. 말 그대로 별장마을이라 그런지 아주 잘
꾸며진 집들이 눈에 들어왔으나 어느 한집도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회원들은
괜찮은 정원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가 하면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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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션과 모텔이 있는 언덕위에 잘 가꾸어진 잔디가 깔려있는 널찍한 곳이 있어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12시 30분. 예정보다 약 30분 정도 일찍 점심-잔디밭 뷔페가 시작되었다.
넓은 잔디밭이라 끼리끼리 모여앉아 도원이 가지고 온 윈저 17년 산으로 건배를 하고, 뜬구름
님의 과매기와 청송님의 콩고기, 두발로님의 호레기 무침이 세번이나 양주를 마시게 하였다.
맨소주는 물론 총무님의 매실주로 입맛을 돋구는 바람에 약간 술도 취하고 배도 부르도록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추우니 앉아 쉴 여유도 없이 언덕아래로 내려가 또 길을 나서려는 회원
들을 언덕아래에 붙잡아 두곤 다음 걷기와 1월 5일 있을 악양길 걷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선
바닷가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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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을 실어 나르는 작은 뎃마들이 바다를 메우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뒤 생리현상을 해결
하면서 바다와 별장들의 모습을 감상하고는 다시 별장촌 뒤로 나 있는 임도에 들어섰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별로 드나들지 않아 마른 풀들이 가득하였다. 곧이어 찻길. 찻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 고개에 도착, 고개 위에도 잘 가꾸어진 별장이 있는가 하면 심리로 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니 여기 또한 바다를 향해 방갈로 식 많은 집들이 줄지어 있었다. 과연 이 집들이
제대로 운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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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심리에서 원전방향으로 가는 찻길로 내려와 설전으로 향하였다. 약 1Km정도 걷고 난 뒤
설전쪽이 아닌 원전쪽 고갯길로 접어들었다. 가는 중간에 나들이란 팬션 찻집앞 공터에서 잠시
바다 구경을 하면서 숨을 돌렸다. 내려다 보이는 진해쪽 바다나 심리 마을 앞 바다나 모두 양식
장이 하얀 돌을 깔아놓은 듯 물에 잠겨있고, 날씨는 차가왔으나 잔잔한 바다가 너무나 평화스
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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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을 돌린 후 고개로 오르는 길에 있는 장수산 장수암으로 걸음을 옮겼다. 몇년전 절을 짓는다고 사방 파헤처져 있었는데 제대로 절의 모습은 갖추어져 있었다. 비탈진 길이라 많은 계단(108계딘)이 있어 일부 회원은 오르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향하였다. 일부 회원들이 대웅전에 들어갈 때 대웅전 옆에 하얗게 서 있는 약사여래상에 절을 한 후 회원들을 재촉하여 원전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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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뒤 고개에서 내려다 본 마을은 평온하면서 한가한 어촌의 오후라 조용하기가 그지없었다.
마을 뒤에서 동네앞으로 왔을 때 계획을 변경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본래 원전에서
바닷가를 돌아 설전을 지나 다시 심리마을에서 3시 40분 버스를 탈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정
보다 약간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앞서 온 회원들이 도착해있는 버스에 올라 있는 것이 아닌가.
어쩔 것인가.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회원들에게 무리가 간다든가 당시의사정이 달라지면
어쩔 수 없는 일. 회원들 대부분이 그대로 차를 타고 귀가하자는 말에 나도 차에 올랐다.
오늘의 행선지인 설전길은 걸어보지도 못하는 안타까움을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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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행복한 걷기였다. 요즘 변두리 길을 걸어도 거의 포장도로인데 오늘은 산길도,
포장도로라도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는 길을 쉬엄쉬엄 걸었으니.
참가한 36명의 회원님께 참여해주셔서 감사다는 말씀과 함께 항상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처음 참여한 회원은 물론 오랜만에 참여한 안수빈, 조재환, 안향희님
께도 감사를 드리며 자주 참여해주십사하는 부탁도 드립니다.
그리고 다음 걷기에도 많이 참여해주시길 전 회원님께 부탁을 드립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신규회원들도 늘어가는 걸 보면 회장님의 역량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걷기 였숩니다. 회장님 수고 하셨숩니다.
설명을 잘 해놓으셨어 기억이 새롭내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