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맹칼럼 (289회)
中 ‘훙바오’ 전쟁… 바이두 가세 'BAT 3파전' 본격화
바이두, 설 연휴 1조원 복주머니 뿌린다… 알리페이 '사상 최대 금액'
‘훙바오 원조' 위챗도 수억위안 세뱃돈…새해 첫날 0시 23억명 훙바오 주고받아
수암(守岩) <저널리스트>
중국의 ‘포털 공룡’ 바이두(百度)도 2016 병신년(丙申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공격적으로 모바일 새뱃돈 서비스를 내놓았다.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이른바 BAT의 ‘훙바오(紅包 세뱃돈) 전쟁’이 본격화 하고 있다.
최근 바이두는 자사 모바일결제 서비스 '바이두지갑'을 내세워 ‘설 복주머니’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월22일 보도했다. 바이두는 1월28일부터 2월22일 정월대보름까지 19일간 모두 60억 위안어치(약 1조원) 복주머니를 이용자에게 뿌린다고 선포했다.
중국 인터넷기업 3인방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복주머니를 주는 방식도 독특하다. 이용자들이 행사기간 바이두 앱을 활용해 거리 곳곳의 걸려진 ‘복(福)’자를 촬영하거나 ‘궈녠하오(過年好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같은 인사말을 외치면 바이두의 이미지 음성기술이 자동 식별해 복주머니를 보내준다.
그밖에 바이두는 산하 소셜커머스 '눠미(糯米)',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아이치이(愛奇藝)', 바이두지도 등을 동원해 각종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2015년 텐센트에 무릎 꿇었던 알리바바도 설욕을 벼르고 있다. 알리페이는 80여개 각종 의·식·주 브랜드업체와 손잡고 1월23일부터 2월10일까지 각종 현금쿠폰을 쏠 계획이다.
올해 중국 국영 중앙(CC)TV 설 특집 프로그램 ‘춘완(春晩)’ 생방송을 통해 ‘사상 최대 금액’의 세뱃돈을 현금으로 쏠 것이라는 예고도 했다. 이외에도 중국 4대 보험사와 손잡고 2000만명 이상에게 춘제(설) 연휴 전용 보험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춘제 기간에 식중독, 폭죽 사고, 절도, 교통사고 등 방면에서 보장해주는 이 보험은 알리페이 이용자라면 누구든지 클릭 한번으로 가입할 수 있다.
훙바오 서비스의 ‘원조’인 텐센트도 최근 자사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춘제 연휴 전후 10일간의 모든 광고수입을 세뱃돈으로 쏜다고 선포했다. 이에 따라 텐센트가 주는 훙바오 규모는 최소 수 억 위안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새해 1월1일 0시에 중국 전역에서 위챗을 통해 세뱃돈을 주고받은 사람 수는 무려 23억1000만명에 달하는 등 텐센트는 훙바오 서비스의 최강자다.
중국 'IT공룡'들이 일제히 '훙바오 전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커져가는 중국 모바일 결제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중국 빅데이타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중국 모바일 결제액은 모두 9조 위안(약 1635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춘제 연휴를 앞두고 바이두가 '훙바오 서비스'를 내놓으며 중국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간 '훙바오 전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사진=중국신문사]
훙바오는 중국에서 어른들이 춘제에 붉은색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 아이들이나 지인들에게 선물하던 데서 비롯됐다. 중국의 '훙바오 서비스'는 텐센트가 지난 2014년 스마트폰으로 한번에 0.01~5000위안(약 89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훙바오 서비스를 처음 내놓아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뒤질세라 알리바바가 이듬해인 2015년 알리페이를 통해 모바일 세뱃돈 서비스를 개시하며 텐센트와 알리바바간 '훙바오 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시장에 뿌린 세뱃돈 금액만 100억 위안(약 1조800억원)이 넘었다.
中 IT기업 '훙바오 전쟁' 격화…마윈, 100만명에 보너스
마윈(馬雲·잭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온라인에서 누리꾼 약 100만명에게 '훙바오'(紅包)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를 앞두고 중국 IT 기업 간 '훙바오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마 회장은 1월16일 저녁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섣달 그믐날 밤에 인터넷에서 누리꾼 99만9999명에게 자사 모바일 결제 플랫폼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의 훙바오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이 1월17일 보도했다.
이는 마 회장이 1월13일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2015년 성적은 훙바오를 뿌릴 만큼 만족스럽지 않다"며 올해 춘제에 전체 직원에게 훙바오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인 것으로, 고객 확보를 위한 온라인 훙바오 전쟁에 직접 뛰어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강연하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잭마) 회장이 1월2일 오후 홍콩섬 완차이(灣仔)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청년층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마 회장은 이 강연에서 "홍콩이 20년 후에도 부동산업에 의존한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청년층의 변화와 창업을 당부했다.
마 회장은 처음으로 숫자 암호 대신 중문 암호를 이용해 인터넷에서 훙바오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누리꾼에게 독창적인 암호를 제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누리꾼은 마 회장의 웨이보에 15만 건 이상의 암호를 제안하며 마 회장의 제안에 호응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 1월2일 웨이보와 제휴해 연예인이 추첨을 통해 웨이보 이용자에게 10억 위안(약 1천756억 원)의 훙바오를 제공하는 행사를 개시했다. 이후 경쟁사인 텅쉰(騰迅·텐센트)은 자사의 온라인 메신저인 큐큐(QQ)에서 30억 위안(5천271억 원)을 지급하는 행사로 맞불을 놓은 뒤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에서 즈푸바오의 훙바오를 내려 받을 수 없도록 차단했다.
시나(新浪) 웨이보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도 훙바오로 고객 확보에 나서는 등 중국 IT(정보기술) 기업 간 훙바오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인 모모(陌陌)도 400만 위안(7억 원)의 훙바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작가 더그 영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텅쉰이 지난해 훙바오 서비스로 5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후 많은 중국 IT 기업들이 훙바오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며 "양위앤칭(楊元慶) 레노보 회장도 훙바오 지급 계획을 밝혀 중국 IT 기업의 훙바오 전쟁을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0시 23억명 '훙바오' 주고받아... ‘위챗의 힘’
23억1000만명. 새해 첫날 0시에 중국 전역에서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훙바오’를 주고받은 사람 수(연인원 기준)다. 베이징(北京)에서만 1982만9000명이 이용, 훙바오를 가장 많이 주고받은 도시 1위에 올랐다.
이어 상하이(上海) 1311만5000명, 청두(成都) 1089만8000명, 시안(西安) 1013만1000명 순이었다. 중국인 7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이 지난 2014년 1월말 출시한 모바일 훙바오 서비스가 대륙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새해 첫날 0시 중국에서 모두 23억1000만명이 위챗으로 훙바오를 주고받는다. [사진=웨이보]
훙바오는 중국에서 어른들이 춘제에 붉은색 봉투에 돈을 담아 아이들에게 선물하던 데서 비롯됐다.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여기서 착안해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0.01~5000위안(약 89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훙바오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 2014년 춘제의 첫 이틀간 훙바오를 주고받은 사람의 수는 2000만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5년 춘제 연휴 때는 10억 명으로 늘어나더니 중국의 밸런타인데이인 8월20일 칭런제(情人節)에는 14억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지난해 중추제(中秋節·추석) 때 무려 22억 명이 훙바오를 주고받았다.
위챗으로 친지에게 훙바오를 보내는 게 폭죽을 터뜨리고, 월병을 먹고, 만두를 먹는 것 등과 마찬가지로 중국인이 명절을 쇠는 또하나의 새로운 풍습으로 자리 잡았다고 중국 언론들은 평하고 있다. 텐센트가 위챗 훙바오 서비스로 대박을 터뜨리자 지난해에는 알리바바도 뒤질세라 산하 알리페이를 통해 훙바오 서비스를 개시하며 텐센트와 알리바바 간 ‘훙바오 대전(大戰)’이 벌어지기도 했다.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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