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의 동그라미 [ 양장 ]
홍순이 글/손정민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09월 26일
책소개
동심으로 교감하며 생명을 불어넣는 홍순이 첫 동시집
바른 생각과 마음가짐, 정신 성장을 북돋는 건강 동시
늘 푸른 동심의 밭을 일구는 마음으로 동시를 쓰는 홍순이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입니다. 55편의 작품을 4부로 나누어 싣고 손정민 작가가 정감넘치는 삽화로 협업했습니다. 여기에 박두순 시인의 해설이 더해져 책의 동시를 더 재미있고 깊이 있게 만나게 합니다. ‘고래책빵 동시집’ 제40권입니다. 시인은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관찰하고 교감하며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한 편 한 편의 동시가 이렇게 빚어졌습니다. 시인이 동심의 밭을 일구기를 소홀히 하지 않아 가능한 일입니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동시는 해맑은 어린이의 마음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고 꿈과 희망의 꽃을 피워 냅니다. 박두순 시인이 해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맛있고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시 간식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에게 동시를 통해 바른 생각과 마음가짐을 다지게 하고 정신 성장을 북돋워 줍니다.
글 작가 홍순이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며 서울교육대학, 방송통신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였습니다. 1991년 문예사조 시, 2021년 계간문예 동시에 당선되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계간문예, 한국동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 작가
계명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과를 졸업했습니다. 동심에 섬세한 감정을 더해 다양하고 귀여운 그림들을 그립니다. 그린 책으로는 『담과 담쟁이와 고양이』, 『마녀를 공부하는 시간』, 『행복은 라면입니다』, 『행복한 벽화』, 『엄마는 마법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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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손 / 홍순이
마당가
호박 덩굴
여린 손 들고
길을 물어요.
?
?
?
처음 나선 길
잘 몰라
연둣빛 손으로
길을 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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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 홍순이
'관계있는 것끼리 ㅡ로 이으라'
하느님이 낸
문제를 푸느라
주욱
주욱
비가 줄을 긋고 있다.
새 부리에도 잇고
풀잎에도 잇고
나무에도 잇고
이을 데가 너무 많아
하늘과 땅 사이
주룩
주룩
온통
빗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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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았다 / 홍순이
딱정벌레가 넘어져
발을 바동바동
일어나려다 넘어지고
일어나려다 넘어졌다.
혼자선 못 일어날 것 같아
잔가지를 살짝 대 줬더니
붙잡고 일어났다.
다섯 살 때 나도
큰 도랑 앞에서
한 발도 뗄 수 없어 울고만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번쩍 안아 건네주었다.
그때 진 빚을
오늘 딱정벌레에게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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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한 풍경 / 홍순이
활짝 핀 벚꽃 터널은
한 장의 그림
눈으로
'복사'해서
가슴에
'붙이기'를 했어요.
내 몸에서
꽃냄새가 나요.
꽃잎이
흩날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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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한 마리 / 홍순이
아랫집 지우가
우리 집 병아리 한 마리
갖고 싶다 했다.
고 어린 걸 혼자 어째 보내
가여워서 안 되지
고민하던 할머니,
어미 닭과 병아리들
몽땅 보냈다.
삐악삐악 노래도 같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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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동그라미 / 홍순이
콩이
또르르르
잘도 구르는 이유를
난, 알았어.
콩에 감겨 있는
동그라미 때문이야.
반질반질
동글동글
깨어지지 않는
동그라미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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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 홍순이
엄마랑 자고 싶고
할아버지와도 자고 싶은
지호,
오늘은 신난 듯
이불을 줄줄 끌고 나와
거실에다 폈다
-우리 다 같이 자자!
펴 놓은 이불 위에
달빛이 들어와
먼저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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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하나 / 홍순이
길거리에서 사 온
나팔꽃 화분
빛 한 줄기 붙잡고
살몃살몃 올라가
어둑한 지하방에
발그레
웃음꽃
피웠어요.
꽃길
하나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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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활짝 핀 벚꽃 터널은
한 장의 그림
눈으로
'복사'해서
가슴에
'붙이기'를 했어요.
내 몸에서
꽃냄새가 나요.
꽃잎이
흩날려요.
-발상이 재미있는 동시네요
즐겁게 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