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 중순쯤 되는 그 어느날 큰 형님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왔다. 큰 형님! 막내야 지리산 송원 리조트에 방 예약 해놓았는데 11월 말일쯤 미리 땡겨서 송년회 겸 형제 자매(6남매)다 모여서 2박3일이나 1박2일 어때냐? 지리산 송원 리조트에서 다 모이라고 어명이 떨어진 전화였다.
그래서 막내인 나는 나서기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는 내가 그냥 지나칠수는 없고 대꾸도 없이 바로 큰 형님 네 알겠습니다. 대답하고 다른 이유나 핑계 댈 이유가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준비성 이 타이트하고 꼼꼼한 성격이라 6남매 식자재 먹을거리 준비하러 안산 재래시장에서 제일 유명한 서울 경동시장엘 장 바구니 끌때 몰고 다녀왔다.
결혼 45년동안 한번도 거역한적 없는 큰 형님 의 말씀이기에 그 분 좋아하시는 오리탕 끓일려고 검정오리 6마리 샀고 각종 밑반찬을 사서 준비했다.
우리는 만나자는 약속 날짜가 잡혀 둘째 형님 부부 셋째 형님 부부와 저 아내하고 집결지로 떠났다. 도착하니 큰형님 부부와 큰누님 부부 막내 누님 부부 이미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담소를 나누는 것이었다.
나는 식사도 대충 걸려서 왔다고 큰 형님 이 말씀하실길래 시장 하실것 같아서 준비해간 오리로 요리솜씨가 나보다 쪼끔 나은 아내에게 앞치마를 채워줬다.
오리고기 잘 씻어서 재료 준비 해놓을 터이니 아내에게 오리탕 맛잇게 끓여보세요 사랑의 표현으로 전했다. 오늘은 특별히 막내인 내가 주방요리 보조자가 된 나는 부인이 여러 재료 주문하면 바로 대령했다. 된장, 마늘,고추 다데기,등등 다 끓여진 오리탕 맛보던 아내 왈,이런맛의 오리탕은 지구상에 없을꺼여 자기칭찬 일색 자화자찬 하는것이였다.
"그래 응, 내가 인정해줄께요"당신이 최고 일류 요리사요 입에 바른 칭찬을 해주었다. 내 아내가 끓인 오리탕에 형님이 좋아하는 복분자술 세병 을 준비해온 마시며 제법 인생에 대해서 토론방식으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꽃 피우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형제우애 잼난 시간을 가졌다.
나도 애주가라 그런지 복분자술을 세잔이나 했다 술한잔씩 하다보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는 계속되고 술에 취해 가길래 내가 더 이상 오버되면 안되겠기에 중재 하고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웃고 즐기고 여섯 부부 형제자매 다모여서 약주도 한잔 하면서 저녁 오리탕으로 거나하게 식사를 마쳤다.
밤도 되어가고 심심하다 하여 5명이 모여 고스톱판이 벌어졌다 돈따는 형제가 내일 점심은 리조트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사라고 약속을 하고 고스톱 판이 벌어졌다. 그런데 형님과 누님은 다 잃고 내가 그날따라 고스톱이 잘 돼서 30만원을 땃다.
다음 날 점심 송원리조트 가까운곳에서 재첩국에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내가 형제 자매중 막내 쫄병이라 형님 누님 부부 모시고 일정 코스 리더를 하였다.
우리는 분위기 업그레드 시키자 하면서 노래방 가자 제안을 했는데 싫다하시는 형님 모시고 근처 네온불이 번쩍번쩍 하는 노래방에 갔다. 못하는 노래지만 제일 먼저 내가 "베사메무쵸" 로 선창을 했다. 그 다음에 둘째 형님이 성악을 전공한 분 마이크를 잡았다. 노래방이 떠나갈듯이 큰소리로 "애모의노래 "를 불르셨다. 89세인 큰형님이 우리들 노는 모습 흐믓하게 바라보고 계셨다.
마지막 시날레로 큰 형님하고 마이크 하나씩 붙잡고 어깨동무하고 "바위고개"가곡을 부르시는 형님 모습 누님 모습 박수치고 환호하는데 나는 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나도 모르게 뜨거움이 가슴에서 솟아오르고 감추려는 눈물은 더욱 더 흘러내렸다. 오늘이 있기까지 아버님 어머님 지난 시절의 그림자가 떠올려졌다.
연이어서 큰 형님이 또 한곡 부르시니 "옛동산에 올라" 노래 끝나자마자 자식들의 우뢰같은 박수 소리와 환호성에 입가에 환한 미소가 모두가 번졌다. 더구나 큰 아주버니 노시는 모습 처음보는 내 아내가 가수인양 분위기에 취해서 못한 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핸드폰의 동영상으로 찍어서 바탕화면으로 깔으니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샐쭉하게 예쁜 눈꼬리 올라가는 모습 가족들의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모임이나 형제들 노는 장소에는 무조건 형제가 불참하면 안된다. 큰 형님이 노래방의 분위기에 매료되시었는지 다음 기회에는 노래방비 듬뿍 준비하시어 빠지지 않고 참석하신다는 그 자리에서 약속인양 선전 포고 하셨다.
항상 보아도 또 와보고 싶은곳 지리산 성삼재 전망대에서 형님 누님 모시고 바람에 날리는 모자 움켜지고 추억의 사진 여러장 남겼다. 마지막 일정으로 하늘아래 첫 동네 심원계곡에서 매기 매운탕에 또 복분자 술에 점심을 먹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 여럿이 거닐었다.
그 계곡을 포효하는 지리산 계곡의 물에 욕심으로 가득찬 상념의 잔재들 함께 떠내려가기를 돌아오는길 큰 형님한테 보여줄 수 있는곳은 다 보여드렸다. 돌아오는 어느날 날 잡아서 다시 가보자는 형님 그 곳이 섬진강 빠가살이 매운탕 사주신다 한다.
우리들이 시간나는데로 다니엘의 어제와 오늘의 일기 -끝- 님들 행복 하세요.^^* |
첫댓글 다니엘님의
글을 읽으며
형제자매의 따뜻한 우애를 느낄수 있고
다니엘님의
모범적인 행동이
돋보입니다
물흐르듯 현실감 있게
써 내려간 글도
좋습니다
건강하세요
동기간에 서로 우애가 있는 작은 행복이 가득한 귀한 가족 피붙이 이겠지요
귀한 걸음 감사드립니다.
형재자매 우애가 부럽습니다ㅉㅉㅉ
언제갈지 아무도 모르는세상 살아 계실때
찬물한잔도 좋지요 잘 하고 계십니다
주말즐겁게 보네세요
어느 형제자매 분 인들 그렇지 않으련만 우리 육 남매는 지금도 위계질서가 분명하고
우애 또한 극진하답니다.
떡 한 조각도 나눠먹고 찬물 한잔도 나눠 마시고 형제,자매 사랑은 서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이고 관심인 거 같습니다.
우애 앞에는 혈연의 슬픔과 아픔이 공존하지 않을 수가 없나 봅니다.
이젠 형님 구순이 가까우닌가 몸이 쇠잔하시고 누님도 년세도 많으시고
몸도 아프시고 언제 위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사항 입니다.
제게는 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은 언젠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떠나야 한다는
조물주의 약속에 세월에 무상함을 느낍니다.
선생님 의 고운 댓글에 힘찬 에너지를 받고 감사하고 많은 위안을 받습니다.
고맙습니다.
주말을 맞이해 다니엘님의 흐뭇한 글을 읽으며
남다른 형제의 우애를 느낌니다. 저도6남매의
장남으로 가끔 가족 모임을 갖습니다. 바위고개
노래를 부르며 울컥했다는 대목에 저역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흐뭇한 글 잘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가한님 반갑습니다.
집을 나설 때 머리를 빗고 옷 매무새를 살피듯이 편안한 마음으로 한가한님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서로 느낌이 오가는 동병상련 한가한님 일심으로 배려와 동기간 우애와 고운 심성을 지니신 분 이십니다.
한가한님 저의 큰 형님이 부르시던 "바위 고개" 노래 가사를 다시 상기하니 가슴이 울컥 합니다.
한가한님 고운 댓글에 가슴까지 퍼져오는 따스함을 느낍니다.
육군 대령 출신 큰 형님 노쇠한 몸 육신이 많이 아프셔서 언제 벼랑끝에 떨어질 지 모릅니다.
한가한님 지금 시대 거칠고 정이 메마른 시대 오직 나 가족만 생각하고 삭막하고 메마른 마음 밭에
새 하얀 안개 꽃을 피우시고 정겨운 말씀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안에서 언제 어디서나 가시는 발걸음에 축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안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다니엘 큰 형님께서 군 대령출신이시군요.. 오래전 돌아가신 저의 부친이 중령 출신으로 지금 대전 현충원에 모셔저 있습니다. 지금 생존해 계시면 93세
입니다. 우리 막내가 지금59세 입니다. 제가 많이 업어 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동생들과 격없이 고스톱도 치고 자주 놀러 다닙니다. 그 추억을 되새기면 우리 동생들도 나의 사후에 애틋한
마음에 울려나요? ㅎㅎ재산 싸움하며 아옹다옹
하는 사람들보며 우리는 그런것 문제없어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관계 계속 유지 하십시오.
네,맞습니다.큰 형님 육군 대령 출신이고 저는 참고로 학군 사관 공군 대위 예편 했습니다.
귀하고 소중한 댓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 오랫만에 삶의 이야기 게시글 올렸습니다.
이렇게 생생한 체험 살아오신 지난 발자취 올려 주시고 귀하고 소중한 댓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가한님,행복한 주말 되십시오.
훈훈한 가족애를 봅니다
우리 형제들도 정선의 리조트에서 일년에 한 번씩 만났는데
요즈음은 조카들이 외국에 나가 있어서 연휴가 되면
자식들 있는데 가는 바람에 행사가 몇년을 못했네요
함께 하는 형제간의 훈훈한 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삶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올려진 글을 읽어 주는 것도 감사한데 댓글까지 주시고 여간 정성이 아닙니다.
옛 어르신들 말씀대로 흐르는 물도 떠 주면 공덕이랍니다.
주말도 좋은 하루 되십시요.^^-
글을 읽으며 형제간의 행복하신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무향님 안녕하세요.
글이 있는 누각에 벗이 찾아 든 듯 그 기쁨이 배가 큽니다.
소중한 댓글에 감사 드립니다.
언제나 건강 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선물같은 오늘 !
감사ㆍ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