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시 제수 준비에 대한 질문입니다.
저는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이렇게 3대 제사를 모시고 있습니다. 고조부모는 큰댁에서 제사를 모십니다. 기제사는 상관이 없으나 설, 추석 명절 제사 시 제수를 3세트 준비하여 명절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물론 2세트였지요. 대가 다르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손자가 한 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명절에는 친지들 각 댁에서 제수를 준비하기에 제수 음식을 다 소화할 수도 없을 뿐 이니라 제수 비용도 많이 들어 “1세트만 차리고 밥, 국, 탕 정도만 따로 놓으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 이 문제가 거론되었지만 아버지 말씀이 비용이 많이 들면 아주 조금씩 놓더라도 그렇게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 계속 이렇게 지냈습니다. 명망 있는 분들의 고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愚見을 드립니다.]
고례에는 신위마다 各設이었습니다. 그러나 貴見의 “1세트만 차리고 밥, 국, 탕 정도만 따로 놓으려는 생각”에 대하여 과거 성균관의 견해를 옮겨드립니다.
합설과 각설(우리의 생활예절 P. 335)
고례에는 考妣各設이 원칙이었으나 현대는 考妣合設을 한다. 그러려면 무엇을 따로 차리고 어떤 것을 함께 담을 것인가를 정한다.
各設; 산 사람도 따로 담아서 먹는 메(밥). 갱(국). 술. 국수. 숭늉은 신위 수대로 따로 담아야 할 것이다.
合設; 반찬과 과일은 한 접시에 담고, 수저도 匙箸居中의 원칙을 지켜 한 접시에 신위수대로 수저를 담아 신위 앞의 중앙에 놓는다.
禮도 煩多하면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제사란 “誠과 敬으로 주를 삼고 그 밖의 의식은 집안의 형편에 따라 국 한 그릇, 밥 한 그릇이라도 스스로 그 정성을 극진히 하면 되는 것이다.”이 말은 어떤 이의 물음에 朱子가 답한 말입니다.
첫댓글 "제사란 (운운)..정성을 극진히 하면 되는 것이다".라는 朱子 말씀의
原文을 올려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읍니다.
[禮泉선생님,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朱子의 이 말은 家禮輯覽 및 擊蒙要訣 등에도 보입니다.
[朱子家禮; 凡祭主於盡愛敬之誠而已 貧則稱家之有無 疾則量筋力而行之 財力可及者自當如儀]
“대체로 제사는 사랑과 공경의 성의를 다하는 것을 주로 할 뿐이다. 가난하면 집에 있고 없음을 헤아려 적합하게 할 것이요,
병이 있으면 근력을 헤아려서 행할 것이다. 재물과 힘이 미칠 수 있는 자는 스스로 마땅히 예법대로 할 것이다.”
선생님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