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토요일, 오케스트라의 전국골목길 문화 홍보대사인 피피사랑님의 특별한 초대가 있었습니다. 잊힌 비운의 화가인 원계홍(1923-1980)의 탄생100주년 기념전시회를 보고, 화가가 살았던 부암동 자택까지 찾아가는 길입니다. 처음 공지에 “성곡미술관에서 도슨트듣고 전시관람후 작가의 작품의 배경이 됐을법한 풍경따라 작가의 집이며, 컬렉터의 집이기도한 자택까지 걷는다”라는 말에 약간 놀랐습니다. 작가의 집, 현재는 컬렉터의 집까지 간다니... 궁금증은 금방 풀렸습니다.
피피사랑님 공지에 원계홍 화가, 그리고 그의 사후 작품을 수집하고 연구한 컬렉터의 인연과 만남은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라고 기사를 꼭 읽어보라고 해서 정독을 했습니다. 불운하고 잊힌 화가를 살려낸 분들은 신학대 교수와 사업가, 미술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그분들의 열정과 소장이 아니었으면 원계홍 화가는 지금 화려한 부활을 맞지 못했을 것입니다. 작품을 매개로 한 인연, 그분들의 헌신과 진정성으로 원계홍 화백은 탄생 100년 가장 성대한 전시회를 맞은 셈이죠.
원계홍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 오케스트라도 전혀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원계홍 화백의 200여 작품과 자택을 이어받은 컬렉터 중의 한분인 김태섭 전 장신대 학장이 오케스트라의 가장 유쾌한 진행자이신 기똥찬님이 매형입니다. 정말 그렇게 안봤는데(?) 기똥찬님이 새삼 달라보이더군요.
미술전시회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기똥찬님이 원계홍 기념전을 피피사랑님에게 알리고, 원계홍 화백의 부암동 자택(현 매형 집)까지 가는 길을 안내해서 이번 전시회 길이 성사된 것입니다. 새삼 인연의 소중함, 이로인한 확장을 느낍니다.
성곡미술관에서.. 원계홍 화백 100주년 기념전은 기똥찬님 가족분들의 도움으로 더 풍성하게...
성곡미술관에서 기똥찬님의 매형과 누님을 만났습니다. 기똥찬님과 나이 차가 꽤 나신다고 하는데 인상도 좋으시고 아주 젊으시더군요. 매형되시는 분은 기자 인터뷰로 바쁘셔서 누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낙화 : 1989년 부암동 원계홍 화백의 집을 산다고 하면 지금도 그렇지만 교통도 불편하고 생활편의 시설도 안좋은데 어떻게 동의를 하신건가요?
- 그때는 30대 초반인데 남편(김태섭 전 학장)을 믿었어요. 예술에 대한 이해도 많으신 분이고, 원 화백의 작품들도 참 좋았어요.
낙화 : 미술과 작품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많으셨나요?
-. 아니 그때는 없었지만, 이후에 원계홍 화백의 작품이 많아서 자연 미술에 관한 공부도 하고 이해를 넓혔습니다.
신문기사에도 나왔지만 김태섭 전 학장님이 부암동에 들려 원계홍 화백의 자택과 작품을 일괄구입할 때 부인인 기똥찬님의 누님이 크라운베이커리의 1987년 달력에 나온 원계홍 화백의 작품임을 알아보고 힘을 실어줬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언론의 관심은 컬렉터인 김태섭 전 학장님에게 집중됐지만, 낙화 개인적으로는 교통도 불편하고 강남도 아니고, 아파트도 아닌 청와대 뒤 서울 속 오지인 부암동 (오래되서) 허름한 주택을 사자는 남편의 말에 선뜻 동의한 기똥찬님 누님의 혜안과 현명함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더군요.
[참고] 부암동 풍경... ‘백사실 코드’, 백석동천의 주인은 누구인가? (낙화 잡문중에서)
https://cafe.daum.net/orchestraro/hLxN/1481
사실 1989년 부암동은 영화 ’기생충‘에서 중요한 배경이 됐던 자하문터널이 1986년 개통으로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만, 아주 외진 곳입니다. 남편의 결정으로 원계홍 화백의 작품을 관리하고 손보면서 미술공부를 하셨다는 말에, 자택 바로 밑 환기미술관의 수화 김환기와 김향안 여사가 떠오르더군요. 김환기 화백은 당시 홍익대 학장, 이미 유명한 화가이지만 프랑스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 김향안 여사가 먼저 프랑스로 가서 프랑스어를 읽히고 모든 준비과정을 마련한 다음 김환기 화백을 불렀죠. 김환기 화백을 세계적인 작가로 만든 김향안 여사가 얼핏 오버랩 되더군요.
성곡미술관에서 기념전을 잘보고 작품의 산실인 부암동 원계홍 화백의 저택까지 찾아갑니다.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보고 나와서일까요? 가는 길마다 전시장이 있으면 들르고 갑니다. 사직공원 맞은 편, 예전 내수동 지역, 풍림과 쌍용 등에 의해 아파트촌으로 바뀐지 오래된 곳에서도 전시장이 있어 구경만 하고 갑니다.
드디어 부암동, 자하문을 통해 백사실 가는 길에서 바로 위쪽, 북악스카이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 긴 골목 안쪽으로 원계홍 화백의 저택, 기똥찬님 누님집이 나오더군요. 대문 앞방향으로는 북악산 성곽이, 누님과 매형 모두 성곡미술관 전시장에 계셔서 닫힌 집 안쪽과 주위를 둘러보니 신문기사에 나온대로 거실의 큰 남향 창으로는 한양도성이, 북쪽 창으로는 북한산이, 서쪽 안방 창으로는 인왕산이 보이는 명당 집이기도 합니다. 낙화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기가 좋은 집 같기도 합니다.
토요일 피피사랑님의 원계홍 탄생100주년 기념전은 잊힌 비운의 화가를 두 분의 열정적인 컬렉터가 살려낸 의미깊은 전시회, 두 분의 인연 뒤에 기똥찬님이 가족으로 연결된 인연으로 성사된 길이기도 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예술에 대한 이해, 예술품에 대한 안목과 가치를 되새겨 보는 기회였습니다. 너무 멋진 전시회에 초대해주고 친절한 설명을 해준 피피사랑님, 원계홍 화백에 대한 가족의 인연을 오케스트라까지 연결해준 기똥찬님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
* 원계홍 화백의 작품 뿐 아니라 미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낙화이지만, 원계홍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는 따로 정리를 합니다. 작품사진도 많은데 한번에 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많고, 낙화에게 ’파리미술관-역사로 걷다‘라는 좋은 책을 주신 고마운 지인에게 답례라도 하기 위해서 지금 그 책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성곡미술관 원계홍 화백 기념전 포스터가 크게...
작품설명문에 열공하는 단아한 자태의 이 단원은 누구?
기똥찬님 누님과 함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기똥찬님, 누님이 기똥찬님과 많이 닮았다고 하면 실례(?), 김태섭 전 학장님
성곡미술관은 쌍용그룹이 운영하는 미술관이죠. 성곡 김성곤은 대구 옆 성주 출신으로 쌍용시멘트 등으로 부를 이룬 기업인이면서 대구 출신 박정희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권력 실세로 진입하는 등 3공시절 승승장구 합니다. 그러다 1971년 이른바 김종필 관련 항명파동으로 정치적으로 거세당하고 말년을 분노와 울분속에 술로 폭음하다 63세의 나이로 죽습니다. 성곡은 죽기 직전 아들인 김석원에게 “정치에는 절대 관여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립니다. 그러나 이후 성곡미술관은 전시 기획쪽에 나름 성과도 올렸지만 큐레이터였던 신정아씨가 2007년 학력위조 및 참여정부 고위관료와 스캔들에 휘말리고, 김석원 회장은 1996년 전두환 비자금 은닉으로 구설에 휘말리는 등 정치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쌍용이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성곡은 지하에서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합니다.
후원 같은 조각정원, 낙화가 93년도 광화문에서 근무할 때는 무료개방으로 점심시간 산책도 즐긴 곳인데, 이제는 전시티켓이 있어야만 관람하는 곳으로...
오상욱 작가의 '4차원드로잉-보행자'(1996) 작품
구본주(1967-2003) 작가의 작품. 민중미술계열의 작가로 30대에 현실주의 작가로 날선 작품을 많이 만들었죠. 37살 나이로 불의의 교통사고로 운명, 이분을 알게 된 것은 보험회사에서 이분을 단순한 노동자로 보상, 젊은 예술가들이 집단항의 운동에 나서기도.
성곡미술관은 예전 김성곤 회장의 개인저택. 광장히 큰 공간을 미술관으로 휴식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풍림 아파트 뒤에 숨어있는 공간. 루프탑에서 풍경이 좋은 곳. 전시장도 두군데나...
곰이네님과 오월이님
루프탑에서...
개인집과 차고 등을 전시장으로.,..
신제현 작가의 작품인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수학공식이 많이 나오니 기똥찬님이 아주 좋아하고 감명을 받더군요.
베르사체 핸드백아닌 작품인데....
니키타님 들고 있는 백하고 비슷해서...
명품에 관심없는 분들, 그런데 명품이신분들로...
오월이님과 그륜님은 작품인 의자에 앉아보시기도...
배화여대 앞 어느 분이 배고프시다고 해서...
청전 이상범 가옥 근처... 누하동 골목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피피사랑님이 알려준 곳... 매국노 이완용의 자택이라고 하더군요. 엄청난 규모와 크기인데...
마침 발코니 부분 집들이 철거되서 앞 부분을...
운니동 덕성여대 안에 있는 고종의 조카 이준용의 양관. 일제는 왕족과 매국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서양식 권위적인 집을 지어줬죠.
이완용 저택도, 이준용의 양관도, 박노수 화백이 기증한 박노수 구립미술관도 원래는 친일파 윤덕영이 딸을 위해 지은 집, 자신은 그 위 벽수산장이라고 초호화 고딕양식으로 지은 집이 있었죠. 후에 한국전쟁으로 소실
자하문에서...
기똥찬님의 안내로 부암동 백사실 가는 길 들어서자 마자 오른쪽 북악스카이 방향 올라오면
골목길에서 보면 북악산 성곽이 보이고...
전면이 인왕산, 사진 왼쪽이 창의문 위 성곽길
원계홍 화백의 자택, 지금은 기똥찬님 매형과 누님이 사시는 곳에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기똥찬님 매형과 누님, 원계홍 화가와의
영화같은 인연이야기를 접하면서
매형도 멋진 분이시지만 누님이 더 대단하신 분이라고
피피사랑님과 이야기 했었지요.
낙화님과 누님의 대화 내용을 보니 역시나~
기똥찬님이 참 멋지고 아름다운 누님을 두셨더군요.^^
기똥찬님과 지난번 어느길을 같이 걷다가,
아무 설명도 없이 금요일 오후 성곡미술관
관람 진행을 한다길래 만류했었는데,
알고보니 설명하기엔 너무 깊이 있는
스토리가 있었던거였더라구요~ㅎ
피피사랑님, 기똥찬님 덕분에 화가의 작품과 연결된
이야기로 참 흥미롭고 감성 충만한 하루였어요!.
원계홍 작가의 전시에 관한 많은 기사들이 있는데
오케스트라에 올라온 낙화님의 리얼 기사가 단연 탑이네요.^^
따로 정리중이신 '원계홍 작가의 작품세계'도
기다리고 기대합니다.^^
공부는 복습이 중요하지요.
원계홍 화가님 이름을 기억할게요 ~^^
고맙습니다.피피사랑님.낙화님.기똥찬님.수화님.
기똥찬님 덕분에
생소했던 화가 원계홍님을 알게된
귀한 시간이였어요
1970년대 부터 골목을
당신만의 화법으로 독창성이 빛났던
매력적인 그림들이였어요^^
그림속 풍경과 색감은
제목을 보지않으면
요기가 한국맞나? 싶을정도로
유럽풍경을 보는듯 신기했네요!
기똥찬님 누님께서
그 당시 프랑스에서 보내준
물감을 사용하셨다는 말씀에
끄덕~~끄덕~~~ㅎ
비온 뒤 청명한 날씨의
성곡미술관 야외조각공원 단체컷
이렇게 싱그러워도 되는 거예요~~~♡
그림의 배경이 될법한 풍경따라
작가님댁까지 걷는 동안 설렜답니다ㅎ
이 전시회를 있게 만든 진념의 두 콜렉터
정성가득 세세한 후기 낙화님
이 도보를 할 수 있게 이끌어주신 기똥찬님
함께한 모든분들게
감사의 맘 전합니다*^^*
360도 뷰를 자랑하는 루프탑!
선베드에 앉아 있는 모습이
바캉스 오신듯~~~^^
@피피사랑 퍼플우산과 진의 조화
이뽀요~~~♡
@피피사랑 감사드려요.피피사랑님 ~^^
@피피사랑
찐한감동으로 남았어요...
낙화님의 총정리가 복습의효과를 확연하게~~
늘 사진과함께 덕분에 저 눈높이도~
감사드립니다 ^^
선듯 진행해주신 피피사랑님, 후기 써주신 낙화님, 산꼭대기 집까지 걸어 올라오느라 애쓰신 오케스트라 단원분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감상하면서도 참 좋은 전시였는데 낙화님의 후기를 찬찬히 읽어보니 앞으로는 좋은 전시도 한호흡 가다듬고 기다려야겠어요^^
긴 에세이 후기글
잘~~읽고 갑니다
피피님과 기똥찬님의 콜라보가 멋지게 어우러진 뜻 깊은 전시회 관람이었어요.
예전에 늘상 가까이 봐 온 듯한 골목들,
원계홍 화백 부인이 열심히도 사다 주었다던 꽃 연작들도 인상 깊었구요.
낙화님의 세세한 후기로 그날의 감흥을 다시 되살려 봅니다. 수고많으셨어요~
70년대 서울의 뒷골목들이
이렇게 이국적이었나 싶을정도로 멋진 풍경들
두 분의 콜렉터 덕분에 지켜지고 세상에 알려져 문외한인 저에게까지 닿아 즐겁게 미술관 나들이했네요
비 갠 후 성곡미술관 산책은
또 얼마나 상콤하고 운치가 있던지 즐겁게 걸었습니다
기똥찬님의 인연으로 길 기획해주시고 멋지게 리딩해 주신 피피님
후기로 풍성한 하루를 되돌아볼수 있게 후기 써주신 낙화님
그리고 즐겁게 함께해 주신 올케님들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
길잡이 피피사랑님, 기획자이신 기똥찬님, 공감백배 후기 낙화님~~
감사합니다
성곡미술관 정원도 '좋은거 여기 가득' 이여
여러곳의 전시를 보면서 골목을 누빈 날이었지요
함께한 님들 덕분에 좋은 추억 또 쌓였어요
건강하게 담 길에서도 만나요^^
함께하진 못했지만 저도 따로 전시 잘 보고 왔어요.
요즘 워낙 핫한 큰 전시들이 많아 관심이 그쪽으로 쏠려있어
하마터면 못 보고 지나칠 뻔했네요.
기똥찬님, 피피사랑님 감사합니다!
낙화님이 정리하고 계시다는 글도 기대만빵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