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판매 1년새 2배 늘어
`포터2` 8천대·`봉고3` 5천대
보조금 덕에 구입비 차이 없고
유지비는 디젤차 절반 그쳐
물류업체도 전기차 적극 도입
[사진제공 = 기아차]
전기차(EV)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승용차뿐만 아니라 영업용 전기 화물차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2배 넘게 늘었다.
4일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자동차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한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이었다. 포터2 일렉트릭은 6월 판매량 1554대를 포함해 상반기 8554대가 팔려 작년 상반기 3452대보다 147.8% 증가했다. 포터2 일렉트릭은 2019년 12월 처음 판매를 시작해 124대가 팔린 이후 지난 한 해 동안 9037대가 판매됐다. 해가 지날수록 인기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현대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생산된 아이오닉5는 올 상반기 5700대가 팔렸다. 4월 말 고객에게 인도를 시작한 아이오닉5는 6월 3667대가 판매되며 점차 판매량이 늘고 있다. 아이오닉5는 사전 예약만 4만여 대를 넘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켜 국내 자동차 시장 고객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였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난과 PE(Power Electric) 모듈 수급 차질로 생산 차질이 빚어져 출시 초반 현대차의 목표만큼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기아의 봉고3 EV는 상반기 5250대가 팔려 지난해 상반기 1570대보다 234.4% 늘었다. 6월에는 921대가 판매됐다. 그 외에 '니로EV'가 상반기 동안 3586대, 국내 시장에서 단종된 현대차 '코나EV'가 1429대 판매됐다. 한국GM '볼트EV'는 상반기에 942대가 팔렸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7% 줄어든 것이다. 르노삼성은 '조에'와 '트위지'를 각각 419대와 234대 판매했다.
상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 등 전기 화물차가 돌풍을 일으킨 배경으로 저렴한 유지비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포터2 일렉트릭은 유지비가 기존 디젤 차량 대비 50%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터2 일렉트릭 전비를 동급 디젤 연비와 비교하면 1년 70만원, 3년 210만원까지 유지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혜택 등으로 구매 비용이 디젤 차량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 출시가는 4000만원대 중반으로 2000만원대 중반인 기존 디젤 차량보다 월등히 비싸다. 하지만 올해 기준으로 국고보조금(16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서울시 기준 800만원)을 수령하면 모두 24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디젤 차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공영주차장 주차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등 각종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올해 전기차 특수에는 물류업체들이 운반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영향도 적지 않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SSG닷컴은 포터2 일렉트릭을, CJ대한통운은 기아 봉고 EV를 배송 차량으로 선택해 전환하고 있다.
올해 전기 화물차 특수에는 내년 4월부터 전기트럭의 화물 영업용 면허가 새로 발급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연내 번호판 발급 수요가 몰린 영향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화물차 운수업 허가를 제한해 왔지만 2018년 1.5t 미만 전기트럭에 한해 발급을 허용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전기 화물차에 대한 영업용 번호판 신규 발급을 금지하는 화물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면서 내년 4월부터 제도가 폐지될 예정이다.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 인기는 높아지고 있지만 하반기 구매는 쉽지 않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보조금이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