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2일~12월13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시에서 열린
‘제28회 나고-얀바루 투데이마치’에 참가하였습니다.
나고-얀바루
투데이마치는 나고시에서 개최되는
일본 유수의 걷기행사로 이틀에 걸쳐 진행되며,
올해 행사에는 40km, 30km, 20km, 10km, 5km로 나뉜
코스에 일본 전역에서 2,236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재)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한국사무소’에서 이 행사와 연계하여
오키나와 트레킹코스
개발을 위한 초청행사를 진행하여
저도 그 일원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속의 외국 오키나와 우선 오키나와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를 드리자면,
오키나와는 일본 속 또 다른 외국이라고 불릴 만큼
일본 본토와는 모든 면에서 다른
점이 많습니다.
일본 유일의 아열대기후 지역이라는 것도 그렇고
17세기 초까지만 해도 "류큐"라는 국명을 가지고
중국과 대만, 조선과 일본 본토를 연결하는
중계무역으로 번성했던
독립된 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통일된 1609년 일본 본토의 침략을 받고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되고, 메이지 시대에는 아예
오키나와현으로 강제 편입되게 됩니다.
태평양전쟁 때는 일본 영토 내에서 일어난 최초이자 최후의 지상전인
오키나와전이 벌어진 곳이고, 이때 미군(1만)과 일본군(8만)을 합친 숫자보다도
더 많은 오키나와 주민 3분의 1인 10만명 이상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도 일본군의 주민 학살과 역사 말살 등 많은 아픔을 겪은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Sports Island OKINAWA 농업과 수축산업이
70%, 관광산업이 30%를 차지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이곳 오키나와에는 특별한 산업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는 "Sports Island Okinawa"라는 슬로건으로
해마다 ‘오키나와마라톤대회’를 비롯해 26개의
마라톤대회, 사이클대회,
걷기대회, 골프, 요트, 스노쿨링
등 섬에서 누릴 수 있는 각종 스포츠와 레져로
관광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약 3년 전부터는 한국인에게도 인기 있는 레포츠관광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나고-얀바루 투데이마치
걷기대회 참가
트레킹 첫째날
첫날은 21세이키노모리공원 체육관에서 출발하여 나고시청, 후쿠기(일명 복나무)길,
600년
가문을 자랑한다는 쿠고가문 고옥, 나고스태디움(한국 프로야구선수들의
동계훈련장)을
거쳐 21세이키노모리공원체육관까지 10km를 걸었습니다.
체육관에 도착했을 때 유치원복 차림의 어린아이부터(사실 거의 모든 어린이가 10km에 참가하는
것을 보고 놀랐답니다), 유모차를 탄 아기, 나하시, 도쿄, 북해도 등 일본 각지에서 온 다양한
연련층의 참가자들이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저희 일행도 소개되었습니다.
이 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길이긴 했으나 역시 아시아의 하와이답게
걸으면서 맹그로브와 코바데이시(슬픔을 머금은 나무란 뜻으로 주로 무덤주변에 심는다함),
타코노키(우리말로 문어나무-강한 바람을 견디기 위해 뿌리가 여러 개),
그리고 하이비스카스(하와이에서 민속춤 추는 무용수들이 머리에 꽂는
꽃)등 집안과 집밖에
잘 관리되어 있는 다양한 꽃들과 나무들로 인하여 걷는 내내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극심했던 태평양 전쟁의 피해로
옛 건물은 보기 어렵다는 것과
보통 건물과 집들은 외벽에 페인트 칠을 하게 마련인데 건물과 집 대부분이
콘크리트색 그대로였습니다. 이유는 이곳은 짧게는 동서로 길이가 4km밖에 안될 정도로
바다와 가까워 강한 소금기를 페인트가 견디지 못해 금방 벗져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페인트 칠하려면 돈이 드니까요. 오키나와는 본토보다 소득수준이 낮다고 합니다.
완주자에게는 완주증과 함께 맥주나 음료수 교환권을
주는데 오키나와는 오리온이라는 맥주가 유명하다는군요.
더운 날씨와 사진 촬영 등으로 시간이 지체되어
늦은 점심식사 후, 나머지 일정은 접고 트레킹 참가
자들을 위한 파티에 참석하여 나고시장, 상공회의소회장 등 참가자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으며,
차려진 음식을
즐기면서 추석날 조상에게 바치는 춤인 에이샤 공연도 보고 무대에 올라 인사하는
기회까지 가졌습니다. '아, 일본말을 배워뒀더라면….ㅠㅠ'
트레킹 둘째날
21세이케노모리공원체육관을 출발하여 나고시청 ,나고성공원,오리온맥주공장,
나고재래시장, 아세로라사와나무(국가지정천연기념물-김선아가
나온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 나온 나무),나고박물관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10km 코스였습니다.
얀바루란 오키나와 북부 밀림지역을 일컫는 말로 나고성공원은 이 밀림지역을 개발한 곳으로,
나고시와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처입니다. 오르기 힘든 만큼
마음과 눈이 정화되고 다음에 누군가와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입니다.
걷는 내내 마주하게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못 보는
꽃들의 향연은 사시사철 계속된다고 하니
어떤 꽃들일지 궁금하네요.
이날 안내하신 맡으신 분께서는 판노끼라는 일명
빵나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옛날 먹을 것이 많지 않은 시절에는 이 열매를 먹기도 했다는 설명과
함께.
그러다 ‘요기도 빵나무가 있네’ 하시며 가르키시길래 봤더니
정말로 빵과 비슷하게 생긴 열매가 열려 있더라구요.
해서 ‘와~ 정말 빵같이 생겼다’ 하며 다들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는데
자세히
보니 끈이 보이더라구요. 진짜 빵이었던거에요.
사실인즉슨, 자원봉사자
아저씨께서 아침 6시에 일부러 오셔서
진짜빵을 매달아놓으셨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온 6명밖에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서요.
그분의 정성과 유머러스함에 하루종일
행복했습니다.
이날도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이틀간의 트레킹 일정 외에 둘러본 오키나와의 명소를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코우리지마섬에서 바다 빛깔에 마음을 빼앗기다
코우리지마대교는 야가지지마와 코우리지마를 잇는
1,950m의 오키나와에서 가장 긴 다리입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에머럴드 빛깔의 바다, 다리위를 걷는 내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다 밑바닥의 산호와 멸치떼를 비롯한 고기들.
조인성과 공효진이 이곳에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찍었다고 하지요.
코우리지마 오션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코우리지마대교와 어우러진 바다풍광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전시되어
있는 하트모양의 조개와 싯가 몇 천만원한다는 조개들
그리고 그곳에서 맛본 레몬맛 슈크림빵도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만좌모 드라마와 광고에 자주 등장한다는 ‘만좌모’는 ‘만
명이 앉을 수 있는 잔디밭’이라는
이름처럼 침식된 단애절벽 위에 푸른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특히
침식에 의해 만들어진 코끼리 코 모양의 바위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산책하며 맞게 되는 푸르다
못해 신비하기까지 한
천연색의 바다가 마음을 물들이는 곳입니다.
나키진성터 류큐왕국으로 통일되기 전까지 세 개의 나라로 이루어져
있던 오키나와에서
온갖 전쟁에도 무너지지 않은 바다와 강으로 둘러싸인 난공불락의 성이라고 합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1-2월의 벚꽃이 절경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
슈리성 1879년
최후의 국왕이 국권을 메이지 정부에 내어줄 때까지 약 500년에 걸쳐
류큐왕국의 정치,외교,문화의 중심이었다고 합니다.
1945년
오키나와 전투에서 흔적도 없이 다 타버린 슈리조 정전은
1992년 오키나와 본토 복귀 20주년 기념으로 복원되었으나, 본토에서 복원하였다 하여
입장료 수입을
본토에서 가져간다고 하는......
시키나엔 류큐왕국 최대의 별저로 국왕 일가의 보양과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데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1941년 나라의 명승지로 지정되었으나 태평양전쟁 때 괴멸적으로
파괴를 당해
1975년부터 정비작업이 추진되어 1976년1월30일에 다시 명승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입구부터 나무들이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못 주위를 걸으며 사계절 경치의 변화를
즐길 수 있도록 잘 꾸며진 정원입니다.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여유롭게 머물고 싶었던 장소였습니다.
오키나와를 떠나며 저는 섬으로 여행을 떠날 때는 어쩐지 “자유”라는 느낌을 더욱 크게 가집니다.
그 자유에 더하여 일본인데 일본 같지 않은 이국적인 풍광과 다양한 꽃들,
깨끗하고
막힘없는 푸르름 그리고 맛난 음식에 행복한 4박5일을(11일~15일) 보낸 오키나와였습니다.
다음에 인도행 길벗들과 함께 오키나와로 트레킹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희망해봅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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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나라 도보카페를 대표하는 인도행 운영자 자격으로 , 건강이 좋지않은 상태에서도 참여해주시고 후기까지 올려주신 꽃송이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유럽에서 시작된 트래킹 문화가 우리 동양권에서는 일본이 매우 일찍부터 걷기에 대한 인식과 참여도가 높아
걷기대회에 남녀노소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교류차원에서 조선통신사가 걸었던 코스 그대로 매년 한일 도보인들이 함께 걷는 행사에 짧은구간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대로 일본 동경까지 걷고싶은맘이 굴뚝 같었었습니다
걷기라는 테마로 국제간 교류가 이뤄진다면... 정말 도보인들에게는 꿈같은 행사가 될듯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걷기축제 참여자들의 모습과 오끼나와의 아름다운 명소 풍광~ 설레이는 마음으로 감사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
꽃송이님!
다양한 길위에 서 계시는군요. 좋아요!
내년에도 씩씩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바랍니다. ^^
멋진길 좋은곳 그곳새겨진추억의 길들을
다음 인도행도 그런멋지고아름다운 길 . 인도하시는 날이 있기를~~~^~^~
좋은곳 잘 다녀오셨네요 저도 봄에 애들과 오키나와 자유여행을 다녀왔어요 사진을 보며 그때의 즐거움이 다시 생각나네요 ㅎ즐감합니다 ~~~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름다운 오키나와가 여행리스트속에 잠들고 있었는데 후기를 보니 부럽고 빨리 가고픕니다
자세한 역사적 배경과 트래킹의 뒷 소식까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곳인데 꽃송이님의 후기로 다시 그마음이 뜨거워지네요
감사히 감상하였습니다~^^
내가여행하는것처럼 생생하고자세한후기 감사합니다~ 빠른시일내에 갈수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