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932)... 손가락골절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골절(骨折, Fracture)
필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두 번 골절(骨折) 사고를 당했다. 지난 1997년 봄에 왼쪽 다리에 골절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왼쪽 손가락에 골절을 당했다. 1997년에는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한국청소년자원봉사센터 초대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아침에는 녹번역에서 지하철 3호선으로 양재역에 하차하여 도보로 출근했다.
양재역에서 인근 야산(野山)을 넘어 한국교총회관에 위치한 사무실로 출근했다. 안전사고가 일어난 아침에도 산을 내려오면서 미끄러져 왼쪽 다리에 골절이 생겨 등산객들의 도움을 받아 하산하여 택시로 불광동 소재 정승기정형외과의원에 가서 치료를 했다. 왼발에 통깁스(cast)를 하고 한 달 이상 목발을 짚고 출퇴근을 했다.
지난 12월 26일에는 아침 10시 신촌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Radiation Oncology) 전문의 조재호 교수의 진료를 받았다. 필자는 전립선암(prostate cancer) 방사선치료를 28회를 마친 후 2020년 2월부터 매 6개월 마다 진료를 받고 있다. 혈액검사 결과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계속 제로(0)가 나와서 기쁜 마음으로 병원을 나와 버스를 탔다.
우리 아파트 인근 버스정거장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버스가 급정거를 하여 왼손으로 의자손잡이를 급히 잡았다. 처음에는 약간의 통증만 있어 파스를 손등에 붙이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그러나 저녁에 통증이 심하여 이튿날 아침 일찍 불광동 소재 정승기정형외과로 가서 X-ray를 찍은 결과 새끼손가락(소지, baby finger)에 골절이 생겨 핀(wire, 길이 3cm)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고 깁스를 했다.
전치 5주 진단을 받고 왼손에 깁스(gips, splint)를 해서 컴퓨터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어 매주 연재하던 칼럼(청송건강칼럼과 박명윤칼럼)을 당분간 중단했다. 약 5주가 되던 1월 29일 아침에 정형외과에서 손가락에 삽입한 와이어를 제거하고 드레싱을 했다. 감염예방을 위하여 약을 3일분 처방해 주었다. 주치의 정승기 원장은 필자가 창립한 한국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 산하 광주파인트리클럽 회장과 이사장을 역임한 의학박사(고려대)이며, 현재 서울시은평구의사회 회장이다.
골절(骨折, fracture)이란 뼈나 골단판(骨端板, 뼈끝판) 또는 관절면의 연속성이 완전 혹은 불완전하게 소실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뼈의 주변에 있는 연부 조직이나 장기들의 손상도 동반된다. 골절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크게 사지(四肢)골절, 척추(脊椎)골절 그리고 늑골, 두개골, 안와(眼窩) 등과 같은 기타 골절로 나눌 수 있다. 또한 골절편의 수에 따라 단순골절과 분쇄골절로 나눌 수 있다.
골절의 원인은 대개의 경우 뼈에 강한 외력이 가해지는 외상(外傷) 후에 발생하며, 직접적인 외상과 간접적인 외상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로 구분된다. 직접적인 외상에 의한 골절은 작용한 외력의 크기나 외력이 작용된 뼈의 범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며, 교통사고, 총상(銃傷) 등이 원인이 된다. 간접적인 외상에 의한 골절은 뼈에 붙은 근육이나 인대(靭帶)가 갑작이 힘이 가해지면서 뼈를 잡아당겨 골절이 생기거나 뼈에 회전력 등이 가해져 골절이 발생한다.
골다공증(骨多孔症), 종양, 감염 등으로 약해진 부위에 정상적인 뼈에서 골절이 유발하기에 약한 힘에 의해 일어난 골절을 병적골절(pathologic fracture)이라 한다. 피로골절(fatigue/stress fracture)이란 뼈의 일정한 부위에 반복되는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 점차적으로 생긴 골절로 군인이나 운동선수들에게서 장거리 행군이나 반복된 훈련 후 발생한다.
골절의 증상은 발생한 부위 주변으로 통증과 압통이 발생한다. 통증은 근육의 경직, 골편의 중복, 주위 연부조직 손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골절 부위를 움직이거나 압력을 가하면 더욱 심해진다. 골절 부위에 체액이 중가하고 출혈로 인하여 부종(浮腫)과 종창(腫脹)이 나타나고, 점상 출혈이 발생한다. 신경 손상이 동반되면 감각 이상과 저린 느낌이 발생한다.
골절이 의심되면 반드시 X선 촬영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부위별로 방향과 각도를 달리하여 여러 장의 X선 촬영을 하여 골절 유무를 확인한다. 필자의 경우 왼쪽 손을 각도를 달리하여 X선 촬영을 3번 했다. 골절 양상을 보다 정확히 관찰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특수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골절 치료는 응급 치료, 본 치료, 재활 치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응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부목(副木) 고정으로 추가적인 연부 조직 손상을 예방하고 통증을 경감시키며, 지방 색전증(脂肪塞栓症)과 쇼크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환자 이동과 방사선학적 검사를 용이하게 해주는 목적이 있다. 본 치료는 환자의 전신 상태가 안정된 후에 시행되어야 한다.
골절이 되어 어긋나 있는 뼈를 바로 맞추는 것을 정복(整復)이라 한다. 도수 정복(closed reduction)이란 수술 없이 골절된 뼈를 바로 맞추는 시술이다. 골절 후 6시간 내지 12시간이 경과하면 부종(浮腫, edema)이 증가하기 때문에 정복은 조기에 시행할수록 좋다. 고정(固定, fixation)의 가장 단순한 방법은 팔걸이나 목발을 이용한 보호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는 외고정과 내고정이 있다. 외고정(external fixation)이란 골절부 상하에 핀을 삽입한 후 외부에서 석고 붕대(통기브스) 고정이나 금속 기기를 이용하여 골절을 고정하는 방법이다. 내고정(internal fixation)은 골절 부위를 정복하고 여러 가지 내고정 기구를 이용하여 골절의 고정을 이루는 방법이다.
골절 환자의 재활(再活)치료의 목적은 관절 운동의 유지 및 회복, 근력(筋力)의 유지, 활동에 의한 골절 치유의 향상, 일상생활로의 조기 복귀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골절의 본 치료는 손상된 정도와 치료의 적절성에 따라 결과가 결정되지만, 재활 치료는 환자 자신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흡연은 골(骨) 형성을 억제하므로 금연(禁煙)을 해야 한다.
어린 아이가 골절 사고를 당했을 때에 골단판(骨端板)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의 경우 성장하기 위해 성장판에서 계속 뼈를 만들어야 하는데 사고로 인해 골단판이 손상을 받았을 경우 뼈가 짧아지거나 휘어질 수 있다. 소아골절의 약 15% 정도 이와 같은 합병증을 겪는다.
<손가락>은 신체 부위 중 뼈가 작고 약하기 때문에 골절이 생길 위험이 많다. 손은 27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엄지 손가락은 두 개의 수지골(phalanx)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머지 손가락(검지, 중지, 약지, 소지)는 각각 세 개의 수지골로 이루어져 있다. 이 수지의 뼈나 골단판, 관절면의 연속성이 소실된 상태를 손가락 골절(finger fracture)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손가락 골절은 손에 대한 외력(外力)이 심하게 가해진 후 발생할 수 있다. 단단한 곳에 손을 세게 부딪치거나, 손을 뻗친 상태에서 넘어지거나, 손가락이 끼인 상태에서 충격을 받는 등의 상황에서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작업 중 기계에 끼이거나 톱이나 망치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으면서 연부(軟部)조직 결손 및 신경, 혈관 손상과 함께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손가락 골절의 치료 목표는 부정 유합(不整癒合)이나 불안정성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조기에 수부 운동을 시행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뼈가 어긋난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도수정복술을 시행해볼 수 있으며, 손가락을 고정하고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하여 부목 고정을 한다. 이 때 고정이 필요한 최소한의 관절만을 포함하여야 한다. 수부 골절은 적절히 치료되지 않을 경우 변형 및 강직 등이 생겨 일상생활에 불편감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다. 대퇴(大腿, 넓적다리) 부위는 골반뼈와 넓적다리뼈를 잇는 관절로서 하반신 움직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엉덩관절(hip joint)이라고도 하는 고관절(股關節, coxa) 둘레는 섬유성 연골의 관절순(關節脣)이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고관절이 골절되면, 서고 걷는 것 등의 기본적인 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50세 이상 성인 남녀의 대퇴 골절(fracture of femur)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도시화에 따른 생활 습관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도시화로 인해 운동량이 감소하고 바깥 생활을 덜 하게 되어 비타민D의 생성이 부족해져 뼈의 강도 자체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관절 골절 치료는 골절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골절 부위가 서로 심하게 박혀 있는 감입 골절의 경우 나사를 이용한 고정술을 시행한다. 골절 부위가 심하게 전위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수술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인공 관절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로 인해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면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폐렴, 혈전에 의한 뇌졸중, 욕창, 영양실조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사진> (1) 손가락 관절, (2) 고관절, (3) 골절의 분류.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이코노믹포스트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932) 2024.1.31.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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