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밀도지구 아파트 재건축 사업승인이 일단락됨에 따라 두번째 승인 단지는 어디일까 궁금해진다. 먼저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승인이난 곳은 이미 값이 많이 올라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7일 현재 사업승인이 난 재건축 단지는 △동서울(암사ㆍ명일지구) △도곡 주공(청담ㆍ도곡지구) △주공4단지(잠실지구) △내발산 주공(화곡지구) 등 4곳.
강서구가 7일 내발산 주공 등으로 구성된 화곡1주구(住區ㆍ주거지역)재건축을 승인해 반포를 뺀 모든 저밀도지구에서 첫 사업단지가 결정된 셈.
◇재건축 1순위 단지 "수익성 낮다"=사업승인이 났는데 가격은 오히려 떨어진 단지가 많다.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수익성이 낮다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 퍼졌기 때문.
화곡지구 내발산 주공 13평형 시세는 1억7000만~1억7500만원. 지난 3월 1억7800만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매물은 간혹 있지만 매수세가 뜸하다.
이 곳 금탑공인 관계자는 "무상지분율이 낮고 추가부담금이 만만찮을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래가 끊겼다"고 전했다.
강남권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3월 말 사업승인을 받은 잠실 주공4단지 17평형은 한때 4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한 달 새 가격이 4억원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매수자와 집주인간 가격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청담ㆍ도곡지구 도곡 주공아파트도 13평형 기준 5억3500만원대 가격이 2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저밀도지구 첫 사업승인 단지인 암사동 동서울아파트는 지난달 재건축 착공과 함께 분양됐다. 현재 25평형 분양권값이 2억~2억2500만원선. 2000만원 안팎의 웃돈(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2순위 단지 어딜까=투자자들은 2순위 단지의 가격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들은 일선 구청과 중개업소 등을 통해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린다. 일부 중개업소는 구청 주택과에 줄을 대며 로비에 나서기도 한다.
구청도 2순위 단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승인시점도 오리무중이다. 전세난을 고려한 서울시의 단지별 재건축 시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
강남구는 청담ㆍ도곡지구 2순위 재건축 아파트로 영동 주공1~3차 단지를 꼽고 있다. 개나리 해청 등 나머지 단지는 시기조정작업을 거쳐 순위가 결정된다. 전철휴 강남구 주택과장은 "오는 9일 서울시 시기조정위원회 논의 결과에 따라 영동 주공이 연내 사업승인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암사ㆍ명일지구에선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강동 시영2단지가 유력하다. 최근 조합설립 인가가 나는 등 경합단지인 시영1단지보다 사업속도가 빠르다. 사업승인권자인 강동구청 관계자는 "시영1단지는 개발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등 걸림돌이 있다"고 말했다.
잠실지구는 주공1~3단지와 시영단지가 차순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두 곳 모두 구청에 사업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값은 주택경기에 민감한 만큼 투자시점을 늦추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저밀도지구란 5층 이하 저층에다 용적률(건물수직밀도)이 낮은 아파트가 밀집한 곳을 말한다. 서울 잠실, 청담ㆍ도곡, 반포, 화곡,암사ㆍ명일 등 5곳이 저밀도지구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