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전지희, 북한 꺾고 21년 만에 탁구 금메달
신유빈(19)-전지희(31) 조(세계 랭킹 1위)가 남북 대결에서 승리하고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정상에 올랐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23)-박수경(21) 조(랭킹 없음)를 4-1(11-6 11-4 10-12 12-10 11-3)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과 북한이 아시안게임 여자 탁구 결승에서 맞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986 서울 아시안게임부터 2002 부산 대회까지 5회 연속 탁구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후 늘 은·동에 머물며 금맥이 끊겼다.
여자 복식은 2002 대회 이은실-석은미 조의 금메달 이후 입상에 전부 실패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지난 5월 남아공 더반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강호 쑨잉사(23)-왕만위(24) 조(중국)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 결승에 진출, 최종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단·복식을 통틀어 세계선수권 은메달 이상 성적을 낸 건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회 현정화(단식 우승) 이후 30년 만이었다. 그리고 6월 복식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에서도 순항했다. 태국(32강), 북한(16강), 대만(8강), 일본(4강) 조를 차례로 눌렀다. 준결승에서 인도를 꺾고 올라온 북한 조와의 결승을 앞두고 둘은 “(동메달에서) 메달 색을 바꿔서 좋다”면서도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처음으로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포함, 출전 4종목 모두 입상했다.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신유빈은 ‘국민 동생’이라고도 불린다. 5살에 TV 예능에 나와 천재적인 실력을 뽐낸 후, 병아리 우는 소리 같은 기합에 ‘삐약이’ 별명이 붙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지희는 귀화 선수다. 중국 허베이성 랑팡 출신으로 중국 청소년 대표를 거쳤다. 하지만 ‘탁구 대국’ 중국에서의 국가대표 벽은 너무 높았다. 탁구를 계속 하고 싶던 전지희는 2008년 한국으로 건너와 3년 뒤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