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을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작년 50세 이상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자는 처음 9만명을 돌파했다. 5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무려 86.1% 늘어난 수치다. 가장 선호하는 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연봉이 4000만~9000만원까지 오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중년뿐 아니라 청년도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이 극심해지면서 작업 현장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단순노무직 청년은 59만9000명으로 4년 전보다 12만명 가까이 늘었다. 유튜브에는 20대 청년들이 자신의 일상을 담은 ‘노가다 브이로그’, ‘월 600 이상 버는 굴삭기 브이로그’, ‘월 1000 버는 지게차 청년’ 등의 제목을 단 영상이 올라와있다. 청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 관계 없이 응시자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 지게차와 굴삭기운전기능사에 대해 알아봤다.
◇지게차운전기능사
지게차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기계 차량이다. 창고형 대형마트나 공사현장에서 큰 짐들을 실어 나르는 차량이 지게차다. 지게차운전기능사는 그 기계 차량을 운전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이다. 건설현장이나 공장, 물류창고 등에서 화물 자재를 운반·하역·적재하는 등의 직무 수행능력을 본다.
건설기계조종사면허증 취득한 유튜버 아씨. /유튜브 채널 ‘아씨’
배우 성훈이 지게차를 운전하는 모습. /MBC ‘나혼자산다’ 방송화면
건설과 유통구조가 기계·대형화되면서 건설 공사와 항만, 생산 작업 현장에서 지게차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자격증 취득 시 진출 분야가 넓고 다양하다는 이야기다. 건설업체, 건설기계 대여업체, 건설기계 제조업체, 금속제품 제조업체, 항만하역업체, 운송과 창고업체, 시·도 건설사업소 등에 취업할 수 있다. 개인 지게차를 소유한 경우 대여 업체 창업도 가능하고, 직접 일을 대행할 수 있다. 현장에선 이를 ‘지입’이라 부른다. 해당 업체와 계약을 맺고 본인 소유의 지게차를 이용해 일하는 것이다.
자격증 취득 후 취업을 하게 되면 월급은 평균 200만~350만원선이다. 자차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일하는 숙련자는 월 최대 800만원까지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 시험은 응시 연령과 자격에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시니어들에게 인기 있는 자격증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전문계 고등학교의 건설기계과나 중기과, 중기정비과, 중장비과 등을 전공하면 자격증 취득에 유리하다. 시험은 기술계 학원을 통해서도 준비할 수 있다.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속있는 자격증이기도 하다.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 취득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3만3339명, 2018년 3만1758명, 2019년 5만1156명이 자격을 취득할 정도다. 응시목적을 보면 ‘취업·창업·이직’이 45%로 가장 많았고, ‘업무능력’과 ‘자기계발’이 42%로 뒤를 이었다.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구분된다. 필기는 지게차 주행, 화물적재, 운반, 하역, 안전관리 분야가 객관식 60문항으로 출제되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 운전면허시험보다 어렵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없이 응시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공부하면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기시험은 지게차 운전 작업 및 도로주행을 4분 동안 평가한다. 실기도 60점 이상 받아야 자격증을 딸 수 있다. 필기시험을 합격한 사람은 2년간 필기 시험이 면제된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 관계자는 시험 대비 전략에 대해 “CBT시험(컴퓨터 시험) 형식으로 기출문제가 변형돼 재출제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론 위주 학습보다 기출문제와 정답을 위주로 한 반복적인 학습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굴삭기운전기능사
굴삭기(포크레인)는 땅을 파거나 깎을 때 사용하는 건설 기계다. 주로 도로나 주택, 농지 정리 등 각종 건설 공사나 광산 작업에 쓰인다. 건설 기계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계이기도 하다. 굴삭기운전기능사 자격은 건설 토목 공사 현장에서 장비를 조종해 터를 파고, 깎고, 쌓고 메우는 작업 능력을 평가한다. 굴삭기 일상 점검, 예방 정비 업무도 포함이다.
굴착기 운전하는 유튜버 ‘아씨’ /SBS ‘모닝와이드’ 방송화면
자격증을 취득하면 건설업체나 건설기계 대여업체, 광산·항만, 시·도 건설사업소 등에 취업이 가능하다. 지게차와 마찬가지로 개인 굴삭기를 소유하면 창업도 할 수 있다. 대여 업체 등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지입 형태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굴삭기를 이용해 작업해도 된다.
에듀윌 관계자는 “건설공사 현장이 기계화되면서 숙련된 건설기계기사가 현장에서 많이 필요한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굴삭기운전기능사 자격 응시 인원도 해마다 늘고 있고, 현장에서의 자격증 수요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수 방민아가 굴삭기 면허를 취득했다. / JTBC ‘아는형님’ 방송화면
굴삭기운전기능사를 취득하고 취업을 하게 되면 첫 월급은 평균 150만원 수준이다. 경력과 연차가 쌓이면 400만원대 월급을 가져갈 수도 있다. 자차를 소유한 경력자의 경우 그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굴삭기운전기능사 자격증은 응시자격에 제한이 없다.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뉜다. 필기는 건설기계기관, 전기 및 작업 장치, 유압 일반, 건설기계관리법규 및 도로통합방법, 안전관리 분야 등이 객관식 60문항으로 출제된다. 실기는 작업형으로 굴삭기 운전 작업, 도로 주행을 통해 평가한다. 필기와 실기 모두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으면 합격이다.
굴삭기운전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우대사항이 있다. 6급 이하 및 기술직 공무원 채용 시험 시 공업 직렬의 운전 직렬에서 3%의 가산점이 부여되고, 공공기관 및 일반기업 채용 시 보수·승진 등에 있어 우대를 받을 수 있다.
글 jobsN 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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