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손대면 원형 되찾을 광암廣巖돈대
소재지 : 강화군 양사면 인하리 산32
양사면 인화리 최북단에 있는 광암돈대는 숙종 5년(1679) 축조된 48돈대 중 하나로, 강화도의 북서해안의 요충에 자리잡고 있다.
부근의 작성-구등곶-무태-인화돈대와 함께 인화보에 속했던 광암돈대는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다. 기록에는 둘레가 42보, 치첩(성가퀴)가 38개로 나와 있는데, 다른 자료에는 둘레 121m로 나온 것을 보면 42보는 오기인 듯하다. 여기는 보는 약 1.1m로 환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10보쯤 된다. 이 정도면 제법 큰 돈대 축에 든다.
그러나 현재 군 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출입구 철문은 자물쇠로 채워져 있고 둘레는 철조망을 뒤집어쓴 상태라 내부로 들어가 살펴볼 수가 없다. 따라서 기록에 나와 있는 3개의 포좌는 확인 불가다. 이 포좌들은 모두 북벽에 설치되어 있고, 좌우측으로는 포좌를 앉히지 않았다. 이것은 전면 방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돈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강화 북쪽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 건너편으로 북한의 연안과 마주하고 있으며, 좌측으로는 교동이, 우측으로는 예성강과 개풍군이 보인다.
돈대 문은 남벽의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는데, 문 앞에 차폐물이 서 있어 정면으로는 안을 살펴볼 수가 없다. 다행히 돈문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입구로는 사용하지 않고, 군인들은 다른 출입구로 드나드는 듯하다. 그 출입구를 통해 안쪽을 들여다보니 군 시설물로 인해 내부가 변형된 상태다. 하지만 상태를 살펴보니 이미 용도폐기되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시설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자연적으로 붕괴된 몇몇 구간을 제외하고는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비록 돈대 상단부의 여장(성첩)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돈대의 석재들은 거의 유실된 것이 없는 듯하다. 군에서 돈대를 관할한 덕분에 원형을 잘 보존한 것으로 사료된다.
군 당국과 협의하여 주변정리를 하고 탐방객들이 자유로이 답사, 관람할 수 있도록 손써준다면 퍽 고맙겠다. 군에서도 이제 자랑스런 우리 관방 문화유산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욕심을 좀 더 낸다면, 돈대 상태가 양호한 만큼 조금만 손을 대면 원형을 완전 회복할 수 있을 듯하니, 관계당국이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 하나를 되찾는 기회가 될 것이다. B등급.(강화뉴스 게재)
강화도 돈대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