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중학생 아들의 무기력증
중1아들입니다. 원래 아침잠이 많은 편이고,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아닌 경우 행동이 느린 편입니다. 아이가 5학년 4월부터 제가 일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늘 아침마다 깨우는 게 힘든 아이였는데 6학년 올라가서는 지각을 자주했고, 2학기때는 정도가 심해져서 2,3교시 끝나서 가거나 점심시간에 가고 11월 접어들면서는 일주일에 3번 학교를 결석하기도 했습니다. 건강문제로 12월부터는 제가 집에 있었는데 그래도 학교를 가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6학년 2학기 내내 상담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그냥 사춘기라고 기다려 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급적 아이 의견을 반영해주고 대화로 설득하려 노력했습니다. 학교는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가길 거부합니다. 그래도 막상 학교를 가면 아이들과 잘 지내고 왔습니다.
중학교에 가더니 첨엔 잘 다닌다 싶다가 4월 중순부터 지각을 하기 시작하더니 매일 지각이고, 그 시간이 7교시에 가는 적도 있습니다. 지각과 결석이 많아 선도위원회가 열리고 교내봉사 3일을 받았지만 별로 겁내 하지도 않습니다. 계속되는 지각과 간간이 결석을 하면서 아침마다 출근해서 전화로 아이를 깨웁니다. 태권도 국가대표가 꿈인 아이라 태권도를 목숨처럼 여겼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시들해졌고, 본인이 요즘 슬럼프인 것 같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그래서 자꾸 재미있는걸 찾는데 핸드폰으로 동영상만 보고 있습니다. 우울증인 것도 같아서 혹시 죽고 싶고 자신에게 실망하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아니라고 합니다.
아이가 오후에는 멀쩡한데 아침엔 미친 사람 같습니다. 깨우면 화를 내고 겨우 달래서 깨워도 밥 먹고, 화장실 가고 등등 시간을 질질 끌며 늦게 갑니다. 가기 싫어하는 게 느껴집니다. 늦게 자는 게 이유인 것 같아 일찍 재우려 해도 습관이 들어서 고치기 힘들고, 어떤 날은 밥 먹고 7시에 잠들었는데도 아침 8시 못 일어났습니다. 사춘기 때 잠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정말 이 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몸이 피곤하고 자도 졸려 합니다. 집에서 인터넷을 막아 놓으니 일주일에 3번정도 PC방을 갑니다. 혹시 인터넷 중독인가 의심도 해봤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좋아하는 것이 동영상을 보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만화, 영화, 드라마 이런 거 보는걸 좋아했는데 5학년때 스마트폰으로 바꾸고부터 짱구를 다운받아서 봤고, 요즘엔 원피스, 짱구를 보고 있습니다.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다운받았다가 집에서 보는 것 같습니다.
대충 말씀 드렸는데요, 공부를 떠나서 학교를 가지 않으니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담임 쌤도 도우려고 애쓰시지만 아이가 학교를 안 오니 방법이 없고, 저도 노력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중학교 상담선생님 말씀으로는 무기력증이 있고, 그로 인해 작년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이 몸에 배서 그렇다고 하십니다. 우리 아들 어떻게 해야 할지… 좋은 답변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입니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중1은 본격적인 사춘기입니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시기입니다. 신체적인 발달은 급격한데 정서발달은 아동과 같으며, 이와 같은 부조화로 인하여 주위의 가족들도 청소년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본인 내부의 갈등이 가장 심할 수 있습니다. 초5부터 2년 이상 이어져 온 지각과 등교거부는 "학교부적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아침엔 "미친 사람"같다고 하셨는데 등교를 피하기 위하여 백만 가지 이유를 대는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등교거부의 이유는 면밀히 탐색하고 관찰해 보아야 하나 또래관계 맺기의 실패 즉, 또래 소속감의 결여일 수 있습니다. 친구가 없으니까 학교 가기 싫고 결석하다 보니까 친구와 안정적인 관계 맺기가 안 되는 악순환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예의주시할 것은 친구관계의 본질에는 정서교감의 어려움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아동기나 그 이전부터 기질이 순하여 자기주장이 없어서 관계에서 일방통행의 경험이 우세했거나 동생양육이나 직장생활의 분주함 등등의 이유로 정서적 나눔과 교류가 빈곤했던 환경일 수 있습니다. 상담치료를 권유합니다. 두 번째로, 오랜 무기력. 우울일 수 있습니다. Maslow는 사람은 욕구(needs)의 동물이라고 했는데 자기수용감, 자아강도가 낮다 보니 기계의 부속같이 움직여지며 스케줄에 따라 사람을 맞추어지는 것으로 느끼며 의욕상실의 상태일 수 있겠다는 가정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근본적인 원인은 종합적 심리평가를 통하여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지만 자녀 훈육하실 때 등교거부까지 수용하는 것보다는 학교등교의 마지노선을 정확히 의사전달하고 등교할 수 있도록 달래고 도와줌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칫 청소년이 원하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청소년을 돕는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등교거부불가의 명확한 논리가 서있고 그것이 미성숙한 자녀에게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다만 강압적으로 등교를 시키라는 말은 아닙니다. 주관을 뚜렷이 가지고 청소년을 도와줄 때 부모의 안정감이 아동에게 전이될 수 있습니다. 정서를 공감해주고 수용해주는 것과 등교거부행동을 수용해 주는 것은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관계의 어려움과 정서적 공감을 해주며 등교를 돕기 위한 모든 노력을 발로 뛰어다니며 하시길 바랍니다.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하여 청소년의 학교생활을 이해함도 필요합니다.
무기력한 우리아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1. 작은 단계로 시작하기
아이가 성취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 위해 하고자 하는 목표를 작은 단계로 나눠보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성취감을 느끼면 무기력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일정을 나눠보는 연습도 되고, 점차 학업, 휴식, 취미, 사회활동 등 모든 활동을 포함시켜 계획으로 늘려 봅니다. 이렇게 하나씩 성취하며 목표를 세우면 더 큰 의미와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습니다.
2. 안정감 제공과 이해와 지지 표현하기
무기력한 아이들은 불안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아이가 작은 단계라도 무엇인가 시도하기를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첫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세요. 사랑과 지지가 느껴지는 환경에서 자라는 것은 아이의 자신감과 학업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자녀와 열린대화하기
아이와 열린 대화를 나누어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보세요.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무기력해지고 학업에 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해 듣고 이해하는데 아이와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아이의 노력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세요. 성취한 점이나 발전한 점에 주목하여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4. 전문가 상담 고려하여 도움 받기
만약 아이의 무기력함이 부모님께서 도와주시기 어려운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심리상담사나 교육 전문가의 조언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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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4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29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참고문헌
박경연. "학습된 무기력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이 자아개념 및 학업성취에 미치는 효과." 국내석사학위논문 동아대학교, 2002. 부산
이성림. "초등학생의 학습된 무기력과 자아개념의 관계분석." 국내석사학위논문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2004. 부산
이병식. "현실요법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고등학교 남학생의 학습된 무기력 및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2014. 충청북도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전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