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 미니를 갖고 있습니다.
1.5톤 정도?
농사를 짓거나 임야를 관리하다 보면 굴삭기 만큼 유용한 물건이 없습니다.
저는 누가 굴삭기를 구입하고 싶다면 적극 찬성하는 편입니다.
열심히 중고매매 관련 게시글을 검색하다가 눈에 띄는 물건이 나오면
즉각 잽싸게 권해 보기는 하지만....
미니굴삭기로 장난하는 것을 기억했던 아줌씨가 알바자리를 소개해 줬습니다.
제 일을 처리하는 것이야 어떻게 하든 제 맘이니까 문제될 일은 없지만
남의 일은 그게 아닙니다.
혹여 실수할까봐 여기저기를 뒤집고 까보고 건드려 보는데
냉각수가 조금 새고 엔진오일이 비칩니다.
그래서 오늘도 밥값을 하려고 공구함을 들고 굴삭기 주기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육칠년 전인가 제가 굴삭기를 분해해서
위의 벨트 옆에 보이는 ......짚어드리고 찾아봐야 의미없는 일이지만
워터펌프를 분해했는데 당시 부품이 없기에 제가 직접 가공한 후
다시 재조립한 적이 있습니다만....
어떻게 해서 분해가 가능했는지를 도통 모르겠습니다.
냉각수 누수여부를 확인하려면 라디에이터 분해가 필수이잖아요?
라디에이터 분해한답시고 함께 붙어 있는 조그만 라디에이터(사진 상의 왼쪽 아래에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에 달린 호스를 분해했더니
주르르 뿜어져 나오는 것이 유압유입니다.
아차차차차....얼른 호스를 막고 재 조립합니다.
세월이 가면 우리는 익어간다굽셔?? 익어가기는 뇌부터 익어가는 것 같습니다.
퐉삭 너무 익어 버려서 뇌회전이 안되요.
몇 년 전만 해도 분명히 라디에이터를 통째로 들어 냈었는데......ㅡ,.ㅡ;;
아하....발견했습니다. 라디에이터 밑에 두 개의 볼트가 체결되어 있었네요.
맞아요. 당시에 아래에 있는 볼트 두 개를 해체해서 라디에이터를 들어 냈었지요.
이제는 별 것이 사람 늙어 버린 것을 확인시켜 줍니다. 확인 안시켜줘도 돼!!!!
굴삭기는 구보다 기종입니다.
기기에 붙어 있던 오일필터를 해체해서 보니 안에 있는 고무 링이 찌그러져 있습니다.
이상합니다.
처음부터 고무링은 찌그러져 있었을 터인데 왜 그동안은 오일이 새지 않았을까요?
구보다 순정 오일필터를 준비하지 못해 두산굴삭기용 오일필터가 있기에 혹시 몰라 챙겨왔는데
안성맞춤!!! 찰떡 궁합으로 잘 연결됩니다.
기기 정비는 어느 정도 된 듯 합니다.
이제 알바뛰고 번 돈으로 형제들 불러 모아 소고기 파티할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소개해 준 아줌씨에게는 무엇을 선물해야 하나???
어느 카페에서는 라오스로 봉사여행을 가고 어느 카페에서는 회원들끼리 뭉쳐 시모노세키를 간다는데
저는 지지리 궁상맞게 혼자서 농장으로 산으로 혼자 바쁩니다.
산에 어느 님이 수동 분무기 몸체를 버리고 갔습니다.
쓰레기로 버리려고 치워 둔지 3~4년이 되었는데 문득 눈에 띄길래 들여다 봤더니
고쳐서 쓸만 한 것 같습니다.
사무실로 가져와 통 속에 물을 부어 넣고 펌프질을 했더니
압력이 작동되고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아....저는 또 지지리 궁상작품을 또 하나 만듭니다.
물뿌리는 관과 멜빵 부품을 구입해서 부착하려고 합니다.
저도 라오스도 가고 베트남도 가고 시모노세키도 따라 관광해 보기 하려면
요래요래 아껴서 여행경비를 마련해얄랑가 봅니다.
형제들하고 소고기 한 점 덜 먹으면 더 빨리 모아진다굽셔?
먹을 것은 먹어야지요.
게시글 읽는 분들도 좋은 분들과 좋은 곳을 찾아 다니시면서
이 멋지고 매력적인 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글이 참 재밌어서 읽게 됩니다 중독?되었나봅니다 ㅋㅋ
제가 하동님 관심받고 싶어서 빌었습니다
중독되게 해주세요~
기도빨 짱입니다!!!
손재주 눈썰미가 좋으신것 같습니다
마님은 좋으시겠어요
굴삭기 땜에 제가 좋습니다
보기좋 습니다.
당 당 하시고
능력자 이시고
멋 찜. 멋찌십니다.
감사합니다^^
삶이 모두 헤지고 낡아도 멋지고 싶은데 거울 속의 영감은 그러지를 못해서 애가 타고 속이 상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