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소비자물가(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하여, 예상에 부합하였다. 그러나, 핵심 CPI는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0.4% 상승하여, 당사 및 시장 예상 0.3%를 상회하였다. 이에 따라, 핵심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도 1월의 3.9%에서 3.8%(vs. 예상 3.7%)로 예상에 못 미치는 둔화 속도를 보여주었다.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가 전월 대비 2.3% 상승한 가운데, 1월에 0.6% 급등했던 주거비는 +0.4%로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지난해 4Q의 추세로 정상화되었다. 또한, Fed가 주목하는 소위 슈퍼코어(주거비 제외 핵심서비스) 물가도 0.47% 상승하여, 1월의 0.85% 급등에서 벗어나 지난해 하반기의 둔화 추세로 복귀하였다.
미국 2월 핵심 CPI 결과는 첫째, 당사의 예상대로 지난 1월의 주거비 및 서비스물가 급등이 소위 “1월 효과”를 반영한 일시적 현상이었으며, 2월 이후 지난해 하반기의 둔화 추세로 정상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둘째, disinflation 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당초 당사가 연초에 예상했던 속도보다는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CPI 결과를 근거로 추정한 2월 핵심 PCE 물가(3월 29일 발표)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5%로, 당사의 기존 예상 0.20%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Fed의 첫 금리 인하 조건으로 생각되는 핵심 PCE 물가의 12개월 상승률이 2.5%에 도달하는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3월(4월 26일 발표)에서 4월(5월 31일 발표)로 지연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번 2월 핵심 CPI와 지난주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보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사는 Fed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5월에서 6월로 수정하며, 이후 9월과 12월에 분기별 1회의 속도로 인하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오는 7월과 10월, 11월에 연내 총 3회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국 2월 고용 지표에서 확인된 것처럼, 향후 실업률이 4.0%를 상회하여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하반기 중 Fed가 insurance cuts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오는 6월 이후 분기별 1회의 인하를 예상하는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보다 금리 인하 횟수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가장 긍정적인 점은 지난 한 달간의 기대 조정을 통해, 현재 미 국채선물시장은 6월 첫 인하(확률 65%) 이후 분기별 약 1회씩 인하(연내 총 3.3회 인하)로 이미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장의 기대는 파월 의장 및 주요 FOMC 참여자들의 최근 발언을 통해 확인된 FOMC내 컨센서스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향후 FOMC의 이벤트 리스크가 상당히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삼성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