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노란머리의정령술사
<프롤로그>
내가 다섯살쯤 이었던가...
가족들과 함께 벚꽃놀이를 간 기억이 있다. 아주 우람한 벚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는데
벚꽃놀이를 일본으로 가서 그런지..어쩐지..사람들이 꽤많아 북세통을 이루었다.
난 그렇게 사람들이 많은 건 처음이였기 때문인지 내심 두려워졌다.
그런데 하필이면 꼭 잡고 있던 엄마의 손을 놓쳐버려서 길을 잃게 되었다.
어린 나는 울음 소리 조차 나지 않았다.아마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를 정도로
생각이 없는 어린아이여서 그랬을거라 생각 된다.(아니면 내가 너무 멍 해서 본능적인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는것이었을거다.)
시간은 자꾸 흘러 어둑 어둑 해져서 밤이 파랗게 빛났을 무렵..어디서 날아왔을까..바람에 결이
내 볼을 사그륵 감싸준뒤 날아갔다.처음 느끼는 묘한 기분이 든 나는 아직 하얗게 허공을
가로질러 어디론가 날아가는 바람을 뒤쫓아 가기 시작했다. 숨이 차는것조차 느껴지지
않았다.단순한 어린아이 호기심이라고는 믿기지 않을정도로 매혹적인 기운이 있는 곳에 대한
알수없는 기분이 나를 이끌었다. 이윽고 내가 정신을 차렸을때 이미 사람이라고는 찾아 볼수도
없고 낮은 새의 울음 소리 조차 들리지 않은 곳에 와있었다.정말..어디 소풍이라도 갔다 온듯한
겁이라는것이 덜컥 나버려서 눈물이 앞을 가려버렸다.나는 소리죽여 울기 시작했다.
내가 큰소리로 울어버리면 내 울음소리때문에 더 겁이 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이제..내가
뒤쫓던 '하얀 바람'도 꾸물거리는 사이 사라져 버렸다.내가 멈춘곳이 어느곳이었는지는 모르겠
다.주위는 적막한데다가 계속해서 우느라고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벚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곳에서 한참 떨어진 숲이라는것 밖에 알수 없다.그렇게 겁에질려 울고 있는데 하얗고 매끄러
운 예쁜 손이 내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왜 울고있니..가엾게도..일행을 잃어버렸니..?"
"우응..훌쩍.."
갑작스런 목소리에 놀란 나는 울음 그쳤다. 그러자 내눈앞에 '그 사람'이 보였다.
검정색 눈에 검정색 머리카락을 길고 굵게 땋고 있었고 조그마한 안경을 걸친 예쁘지만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40대 중반에 남자였다.아니..어른이였다는 느낌이 강해서 그렇게 생각
했을수도 있을것이다.그는 어른에 느낌을 가지고 있었고 하얀 피부에 잘생긴 외모는
젊은 사람보다 훨씬 젊어보이게 했다.
"하아...이제 보니 꽃의 아이로구나..그래 내가 풀어놓은 정령에 이끌린 모양이지...?이거..
미안하게 됬네..."
그는 미안한 표저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나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놀랍게도 주위는 예쁜 꽃들이 잔뜩 피어있는 꽃이었다.비록.. 숲에 빙둘러져 엄청 넓진
안긴 했어도 왠만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반 정도 되는 크기로 사람 혼을 쏙 빼놓을 정도였다.
"와아..!!!"
내가 탄성을 짓자 그가 쑥쓰러운듯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예쁘지?내가 집적 가꾼 정원이란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그는 목소리가 아주 부드러웠다.별로 상관 없겠지만 은근히 신경쓰이는 건
그가 입고있는 옷이 기억이 안 난다는거다.대충 어두운 색에 옷을 입고 있었고 내가 이상하게
생각했다는 사실만 간간히 떠오를 뿐이다.어쨌거나 이 일은 까마득히 먼 옛날에 불확실 한
어릴적 기억이니 말이다. 아무튼...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수 없게 되었다.
어린 나는 그저 꽃밭에 취해 5분이고 10분이고 멍하니 꽃을 바라볼 뿐이다.지루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지 그렇게 서 있을 뿐이다.내 옆에 있는 이 상냥한 사람이 나와 같이 멍하니 서
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심이 됬다.어린아이란 그런것이다...
오랜 침묵을 깨고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정말 달빛에 빛나는꽃들은.."
그 말에 뜻은..무엇이었을까....?
"아차!이제 너를 부모님께 데려다 줘야겠구나!내가 꽃을 바라보느라 너무 시간이 지나게
해서..부모님께서 걱정하실거다.자!네 부모님이 계신곳은 어디니?"
"에....?!"
그제서야 자신이 길을 잃고 헤메고 있었다는걸 자각한 나는 생각없이 멍해졌다.
앞으로 뭘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은 들지도 않고 그저 질문에 답하지 못한 것에 당황할 뿐이었
다.그도 그런 나에 생각을 반쯤 눈치챘는지 곤란한듯 말했다.
"그렇지..너는 일행과 떨어지게 되었으니까..부모님이 어디에 계신지 알턱이 없을거다..흐음.."
".....휴....."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는 필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을 터였다.
"나..돌아가면 만날수 있어요...!"
"응?"
알아듣기 힘든 말이지만 뜻은 대강 눈치챈듯한 그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벚꽃축제 하는
곳으로 돌아가서 헤메다 보면 언젠간 엄마가 풀어놓으신 경호원들에게 발각 될거다.문제는
그와 같이 갔다간 혹시나 유괴범으로 오인 될수도 있다는 거다.(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까지
하다니 나도 참 신통하다..)그도 그걸 염려해 두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고 보면
정말 신비한 사람이었다.어린아이에 말도 안되는 말을 듣고 저 정도 까지 생각해 내다니 말이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더 곤란해 할까봐 서둘러 빠져 나오기로 작정했다.그가 다급하게 소리치던 소리가
아직까지 머릿속에 맴돈다..
"잠깐..!!!"
그러나 이미 나는 숲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토츠양!!!어서 일어나세요!!!"
"아씨..한참 자고 있었는데...!"
짜증이 올라온다..날카로운 이목소리..어디서 많이 듣던...?
"토..토츠..! 선생님이잖아..;;"
아아...담임선생님이로군..맞아..그랬지..나 수업도중에 너무너무 졸려서 잠자고 있었어..
그치만 어떻게..책상이 창문쪽에 있는데..이제 막 여름이 되서 따뜻하게 내려오는 태양에
유혹을 뿌리칠수 없잖어..하암..졸리다..머리가 띵 하네..
"수업 끝나고 반성문 제출하도록 하세요..! 저번처럼 그냥 가면 점수를 깎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반장!"
정말 시끄럽군..
"선생님께 모두 차렷! 경례!"
"감사합니다"
내 이름 타카모리 토츠.이름답게 아버지가 일본인 혼혈 이셨다.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건
징그러운것,벌레,나보다 잘난 녀석,나보다 잘나지도 않았으면서 잘난척 하는 녀석 이고
좋아하는 음식은 빵,단것,피자 등등.현재 중학교 3학년이고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엄마와 나
단둘이 살고 있다.엄마는 40세 정도에 젊은 분이속 대기업 사장님이시다.회사는 원래 아빠껀데
돌아가시면서 경영권을 엄마가 잡으셨나 보다.어머닌 한국 분이시고 아버지는 일본인+외국인
혼혈 이시다.그러니까 나는 혼혈아 라고 할수 있을려나..?어쨋든 아버진 머리색이 일본인
혼혈이라 금발이셨는데 나는 금발도 아닌..뭐랄까..희한한 노란색이라고 하나..?
아주 찬란하게도 빛나는 노란형광색같다..허허..절대 불가사의지..
그래도 눈은 검정색이어서 다행!아..쓰잘데기 없는 말을 늘어 놓아버렸다...
좀전에 그 꿈은 애가 가끔 꾸는 것인데 기억이 흐릿해서 거기까지 밖에 기억을 못한다.정말로
그저 '꿈'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진실..실제로 난 다섯살때 일본으로
벚꽃놀이를 갔었고 길을 잃었고 아침에 쓰러진채로 숲속에서 경호원들에게 발견되었으니까..
완전히 꿈이라고도 할수 없다.무엇보다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한 기억..너무너무 소중해서
그렇게 부모님을 찾은날 아빠가 다그쳐도 절대 말씀드리지 않았다.
"하늘아 가자!"
"토츠..반성문 안써?"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이 검정색 단발머리 조영남 안경은 내 친구 정하늘.공부도 잘해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항상 자타에 모범생이지만 사교성이 영..꽝인 내 3년 친구.
다리까지 오는 노란색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이것저것 코디하는걸 좋아하는 나하곤
영 상극..그래도 어쩌겠는가..?착한것을..(아참참 우리학교는 머리길이가 자유다. 물론 염색은
안되지만..)
"그런거 왜쓰냐?귀찮게..빨리 가자!"
"그치만..."
아..또 이런다..이럴땐 무턱대고 가는게 제일 좋지
"자!자!갑시다 가요!"
"으앙..토츠 기다려!"
내가 휙 돌아서서 가방을 매고 걷기 시작하자 하늘이가 부리나케 달려온다.
에...저 자신감 없는것...휴우..저래서 사회 생활 어떻게 하니?(내 걱정은 신경도 안쓰지만..)
학교 밖으로 나가자 아까와는 달리 엄청난 햇볕이 쏟아져온다.더워...
"우우..덥다 더워..정말 불쾌지수 100%야.."
"그러게 말이야.."
학교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자 6월에 더운 기운이 훅훅 올라온다.내 몸매를 한껏
과시하는건 좋은데 끈적 거려서 싫단 말이야..어떻게 이렇게나 짧은 교복치마로도 감당이
안되니...그치만 그래도..
"그래도 여름이 좋지?"
"허억..!!!"
뜨끔했다.. 아니 얘가 독심술이라도 배웠나..왜 이래...
"왜..그렇게 생각 하는데..?"
흠..조금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늘이는 아주 가끔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한단 말이다..마음을
꽤 뚫어 보는듯한 맹한 눈동자에..긴장할수밖에 없다니깐..
"흐음..뭐랄까..여름엔 활기차고..또..그때가 가장 예쁜것같고..그래!마치 개나리꽃이 활짝 피는
것처럼!그런데 가을겨울엔 기운이 없으니까..무슨 '동면'하는것 처럼..음...그러니까...음.."
말끝을 흐리는 하늘이에게 한마디 몰아붙였다.
"내가 무슨 곰이냐?겨울잠자게?그리고 여름에 왠 개나리.."
"헤..그런가..?"
베시시 웃는 하늘이..웃을때가 가장 예쁜 하늘이다.뭐..웃는 모습이'예쁘다'는건 미인에게만
쓰는 예긴데..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하늘이에 말을 떠올렸다.그래..하늘이에 말이 틀린건
아니다.난 정말 추운게 싫다.추우면 졸리고 힘이 없어진다.가을엔 비교적 나은데 겨울은
죽을 맛이다.그러다 봄이 되면서 나아지고 여름엔 완전히 날라다닌다. 왜 그런진 의사도 모른다
하니 특이체질인거 밖엔 설명할게 없다.
"타카모리!우리 서점 들렸다 가자"
갑자기 밝은 목소리로 살짝 들떠있는 하늘이에 말에 왠지 불안감이 엄습했다..
"서점..?"
설마..설마..또...
"으응!그 할머니가 계신곳 말이야!"
혹시가 역시되는군..
"으윽..."
3년동안 빼먹지 않고 두달에 한두번은 들렸던 그곳..내가 제일 싫어하는곳...절대 가기 싫은데..
저렇게 들떠있는데 안간다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고..어허..기운이 쭉 빠져 어기적 어기적
하늘이를 따라 나섰다.인가에서 조금 떨어진곳..숲과 도시 사이에 있는..그...마녀 서점..!
나무로된 2층에 작은 집..다 낡아 빠진 빛바랜 <서점>이라는 간판..오고야 말았구나..
..서점..
"꼭 저런델 가야 겠니...?"
"차암..토츠도..자주 오면서 왜 세삼스럽게..자자 빨리 들어가자!랄라라라랄~"
흥겹게 콧노래까지 부르며 나무문을 여는 하늘이..쟤는 왜 여기올때만 저럴때 신나하는지..
[끼익-끼익-]
기분나쁘게 끼익 거리는 흔들의자 소리..
"와옹-"
"안녕하세요 할머니"
흔들의자에 검은망토를 두르고 걸터 앉아 충혈된 눈을 내리깔고 매부리코에 작은 안경을
걸쳐놓은 늙은 마녀..절대 보기 싫었던 얼굴..으윽..그녀에 허벅지위에 잿빛고양이가 웅크려
그 노오란 눈으로 우리를 지켜 본다.매번 올때마다 저런다니까..기분나쁘게..
"토츠..나 책고르고 있을게 잠깐 기다려줘"
"아..알았어.."
인사해도 대답없는 마녀를 뒤로한채 하늘이는 책을 고르려고 책꽂이 사이로 사라졌다.
작은 방에 왜이렇게도 책꽂이들은 많은지..게다가 전부 거무틔틔한 오래된 책들..
2층과 지하로 갈라져 있는 이 작은 서점안은 모두 나무로 되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거미줄 외엔 벌레도 없었다.창문이 하나도 없어 어두컴컴한 이곳은 위험하기 짝이 없게도
양초를 유리병속에 넣은 것으로 조명을 다하였고 묘하게도 시원한 온도로 약간 추웠다.
[끼익-끼익-]
기분나쁘게 삐꺽거리는 흔들의자소리..이거 완전 공포영화 잖아..?
"하늘이는..."
침묵을 깨고 마녀가 처음으로 말을한 그 순간 나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
조용히 다음 말을 기다려야된다..
"그 아인..또 마녀요리 서적을 가지러 갔나.."
"마녀..요리..?"
뭔가 오래되고 낡고 굵은 책을 몇권 가져 온다는것만 알았지 그 책에 종류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나였다.마녀요리 서적이라니..처음들어본단 말이야 그런 책..
"이런 시대엔..재료구하는게 힘들텐데..꿋꿋하군..인간이면서도..."
늙은이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그녀는 고양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하늘이 얘는..왜 안나 오는거야.."
이상해진 공기를 바꿔보기위해 일부러 큰소리로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하늘이는 아마
2층에 올라갔나..(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책장으로 가려져
한눈에 안보인다)멋쩍어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리 봐도 양피지 종이들로 이루어진 두꺼운
책들 뿐이었다.더이상 기다릴수없다고 판단한 나는 하늘이를 찾기로 결정했다.
아주 조금이지만..저 늙은마녀와 같이 있는것 죽어도 싫단 말이다.
"...하늘아.."
"..."
불러도 대답없는 그녀~♪(알았다.트로트는 안부르도록 하겠다..)2층으로 간거 맞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무로 만든 낡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기분 나쁘게 삐꺽이는
소리가 정말 소름끼친다.이런대엔 쥐나 바퀴벌레같은게 있을것 같단 말이다.2층으로 올라오니
나무 냄새가 훅하고 올라왔다.기온은 훨씬 내려간듯해서 겨울을 방불케 했다.밖은 여름인데
어떻게 이 허름한 나무집은 겨울이란 말인가..점점 더 미스테리 해졌다.에어컨이 있는것도
아니고 기계라곤 찾아볼수 없는 이 낡은 집에..(물론 전구도..전화기도 없었다.)
"으으 추워...하늘아~~~"
가끔 하늘이 때문에 여기에 오긴 했어도 2층에 올라온지는 처음인지라 이런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견디기 힘들었다.살짝 떨리기 시작한 피부는 점점 차가워
져서 양팔을 꼭 잡고 걸어갔다.1층과는 상상도 안될만큼 엄청나게 넓은 2층.밖에서 볼땐
그렇게도 작아 보이던 이 서점이 어떻게 월드컵 경기장 만한 크기란 말이더냐..소리치는 소리도
울릴 정도다.말도안된다.말도 안돼...꺼림칙해..빨리 여기를 떠야지..
"정하느을-!!!!!"
슬슬 기운이 없어졌다. 난 지금 하복을 입고 있는데 겨울 기온을 어떻게 견디냔 말이다..
가뜩이나 추위도 많이 타는 특이체질인데..
"지하로 내려갔나..."
그럴거야..그럴거야..이렇게 불렀는데 대답을 안할리도 없지..그렇게 다시 1층으로 내려 가려고
하다가 나는 곧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허억...."
이 넓은 2층은 두꺼운 책장만도 엄청나게 들어차 있다. 나는 1층처럼 생각 없이 걸어온 것이다.
그래..결국 나는 길을 잃었다..
"아...어떻게 하지.."
우아앙-!!!난 여기가 싫다.. 병속에서 도마뱀이 나오지 않나..멀쩡한 문이 끼익 거리지 않나..
그런데도 나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털썩
나는 그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잘 생각해봐 토츠..내가 걸어온 길이 어디야.."
그래 여기까지 오는데 2분도 채 안걸렸어.아니 1분도 안됬을거야..나는 그저 이름을 부르면서
조금 걸어왔을 뿐이라고..잘생각하면 알수있어..원래는 이 짧은 거리를 생각해보고 간다는게
이상한 거고 우수운 거지만..어디까진 이 마녀서점은 헤메기 쉽상일테니까..복잡하게
얽혀잇는 책장들사이로 길을 찾는 다는건 꽤나 어려운 일이다. 특히 나같은 방향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길이 떠로르지 않자 나는 그저 내가 아무생각없이 앞으로만 걸어왔다는걸
깨닫게 되었다.
"이럴땐 한곳으로 직진해서 가는게 상책인가.."
나는 내가 걸어온 방향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걸음을 떼면 뗄수록 헷갈리는것이 길인지라 가도
가도 '계단'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무슨 마녀소굴이 먼지 하나 쌓여있지 않는지 내가 걸은
발자국 하나 남겨져 있지도 낳고..
"추워..추워..추워..추워..추워!!!!"
추워서 서서히 몸이 수면상태로 빠져 들었기 때문에 일부러 짜증을 내며 걸었다. 그러나 상황은
가면 갈수록 심각해져서 어째 내가 걸으면 걸을수록 더 추워지는 거였다.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한 30분쯤 걸어왔을때 갑자기 파밧 하고 추운 기운이 올라왔다. 그리고....
주위가 온통 눈이 되버렸다!
"어..어...?!"
어떻게 된건지도 모르겠다.묘하게 푸른 빛을 내는 눈 위론 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계다가
푸른색에 눈은 아직도 엄청나게 내리고 있어서 앞을 잘 볼수 없었다.
"나..마녀 서점에 있었는데.."
이거 참..뭐가 뭔지..
"책?"
푸르른 눈 위로 파랗게 빛을 내며 떠있는 책.
"말도 안돼.."
자기가 무슨 중력에 이단아라도 되는 양 허공에 떠있는 책은 눈때문에 잘 볼수 없었다.그래서
나는 책을 가까이 보고자 무릎까지 찬 눈을 헤쳐가며 앞으로 나갔다. 차가운 눈때문에 내 무릎이
얼것같은 끔찍한 느낌이였다.
"화..화려하군.."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눈에 결정들을 얼음으로 크거나(제일 큰건 내 손바닥 만했다.)작게
얼리거나 조각한듯하게 만들어 책에 붙여 놓았는데(어떻게 얼음을 붙였는지 알수 없다.)푸른색
에 반짝이는 천으로 된 바탕과 아주 잘 어울렸다. 책에 내용을 보기 위해 그것을 잡는 순간
-파밧!!!!
뭔가 번쩍 하는 바람에 책을 꼭 쥐고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사그라--。
"으응..?"
먼지 떨어지는 소리에 감았던 눈을 살포시 떠 보았다.그런데 나는 이미 눈밭에 있지 않았다.
"서점으로 돌아왔잖아?"
내가 뭔가 잘못보았나 생각하고 있을때 손에 느껴지는 묵직함에 그건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먼지도 꽤 많이 쌓여있는 이책은 책꽂이에 꽂혀있지도 않고 책더미에 쌓여있었나 보다.책이
쌓여있는 더미가 내 눈앞에 보였기 때문에..
난 손을 뻗어 책에 있는 먼지를 쓱쓱 쓸었다.그러자 이상한 문자가 나왔다.
"필기체로 쓰여진 영어인가...?"
그것도 아닌듯 했다.잘 알아보기 힘들어서 다시 한번 더 꺼끌거리는 표지를 조심스럽게
쓸었다.멋지게 휘갈겨 쓴 은색 글씨가 내 눈에 힘겹게 들어왔다.처음조는 문자로 되어있으나
아름다운 문자라는 느낌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을 정도로 예뻤다.
'정령술에 대해서
레베이 료'
"어어...?!"
이상했다..처음보는 글자인데..내가 어떻게 읽을 수 있지..?
"알께뭐냐..집에나 가자!"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이상한 답을 내놓고는 나는 다시 출구를 찾아해맸다.사실 아까부터 계속
추웠기때문에 피부가 살짝 언것같은 느낌이 들어 시간을 보낼 틈이 없었다.
"하아..."
출구는 바로 옆에 있었다..드디어 찾은거다-!!!희미하게 올라오는 빛을 봐서 2층이 1층보다
어두운것 같았다.아무렴어때..!!!나는 잽싸게 계단을 내려갔다.
"토츠!어디갔었어..?찾았잖아.."
정하느을...
"야!내가 너찾으러 갔었어!얼마나 죽을 고생을 했는데!!!춥지!헛게 막 보이지!!!몸은 얼겠지!!!
이씨..너어..!!!"
난 아까 그 눈보라 비스므리(?)한걸 본것을 아예 헛것이라고 간주하기 시작했나 보다..아무튼
내가 성질을 내고 소리를 지르자 하늘이가 잔뜩 겁을 집어먹어서는 우물거렸다.
"우응..미안.."
사과까지 받았으니 이제 더 화내봤자 쓸모 없고 애만 더잡겠다는 생각이 든 나는 분을 가라
앉혔다.
"살거 골랐으면 가자"
"응"
쭈욱 훑어보니 어디서 뒤집어 썼는지(분명히 서점안엔 책빼고는 먼지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먼지 투성이 였다.게다가 손에 들고 있는 거무 튀튀한 책은 한눈에도 많이 낡았다는걸
알수있고 말이다.
"네가 뭐 미운 오리 새끼라도 되니?"
"응?"
"아니야..됐다.."
쟤 왜저러니..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하늘이가 고개를 돌렸다.
"할머니!여기요.."
늙은 마녀는 느리적 느리적 돈을 세고는 눈을 게슴츠레 떳다. 뭐야..
"너도 책을 살거냐..?"
응?이 할머니가 왜이래..책이 어딧다고..아님 장삿속이야..? 설마아..
"무슨 소..어..?!"
그제서야 나는 아직까지도 얼음결정체가 달린 예쁘게 생긴 책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출구가 보여 급하게 뛰어오느라 책을 놓고 오는 걸 깜박 한것 같다.
"어..어...그 책..어디서 찾았어?세상에..레베이 료가 쓴 책이잖아?엄청 귀한건데!!!사려고?"
흥분해서 떠드는 하늘이 대문에 내가 어리둥절해하자 마녀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흥미있다는듯
눈을 빛내며 내게 물었다.
"살테냐..?"
"그..그게..."
고민이 됐다. 이 책 굉장히 귀한것 같았고 이렇게 예쁘게 생긴 책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살테냐..?"
마녀가 다시한번 물었다..모르겠다 귀한거라니까 나중에 재미없음 팔아버리면 되지 뭐!
"사..살게!!!"
이런 것이 충동 구매인가..?!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마녀가 손바닥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5000원"
"칫.."
그 길로 나는 주머니에 있는 엽기적이면서도 깜찍한 지갑을 열어 호랑이껍데기 하나를
꺼내서 건내주었다.(알아서 해독바람..)
"이제 됐지?하늘아 가자!"
"으응...;;"
이제 더 이상 썰렁한 마녀 서점에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어정쩡해 하는 하늘이를 이끌고
서둘러 그 마녀서점에서 나가 버렸다.밖에 나가자 기분좋은 바람이 나를 감싸줬다.
마녀서점은 다시 적막해졌다.간간히 들리는 늙은이의 거친숨소리와 그녀와같이 늙어온
고양이의 숨소리가 들릴뿐이다.마녀라 불리우는 늙은 그 여자는 자신에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곧..정령계가 발칵 뒤집어 질것 같지 않나?노베리안"
그러자 그녀에 고양이가 그녀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그렇겠지요.책을 잡는 것 만으로도 레베이 료에 모든 능력을 계승받을 자격이 있다는거니까..
그나저나 책이 선택한 자가 저런 여자아이라니 의외군요.뭐..별로 상관은 없지만.."
마녀는 다시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재밌을거야..책에 결계를 뚫는데 드는 엄청난 마력과 책을 잡는데드는 어마어마한 양에
화(花)속성 마나를 잔뜩 뺏기고도 지친 기색없이 멀정한 아이는 처음 본다니까..보통 인간은
다가서기도전 죽었을텐데..이번 락타이는 관람하러가야겠는걸..큭큭.."
"그 아이가 본선에 오를지 말지도 모르는일 아닙니까..사키안님"
마녀가 조금 걱정된다는 투로 얼굴을 찡그리며 입을열었다.
"그렇지..혹시나 예선에서 마도로키 가문을 만난다면 살아남기 힘들테니까..하지만 그 애가
어떤 정령을 소환하느냐에 따라 예기는 달라지겠지..어쩌면 그 아이가 레베이 료의 '그녀석'을
소환할지도.."
마녀가 입가에 웃음 띄웠다.
"노베리안 당장 스쿤벤에 있는 루민 할망구에게 가서 이걸 전해줘!"
마녀가 양피지에 잉크를 듬뻑 묻혀 뭐라고 갈겨썼다.
"조심하고.."
휘갈겨쓴 종이를 잘접어 고양이에게 건내주자 종이를 조심스럽게 문 고양이는 까닥 인사를 하고
재빠르게 서점에서 나갔다.마녀는 고양이가 나간 곳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다시 흔들의자에
앉았다.
"대마법사이자 대정령술사이며 존경스러우신 레베이 료 여..그대에 힘을 받아들일 만한 인재가
그 여자아이인가..?아니면 단순한실수..?내 오랜 친구여..아직까지 난 그대에 속마음을
알수없구료.."
다시금 늙은이의 숨소리와 흔들의자끼익거리는 소리만 들리게 되자 잿빛고양이가 급하게
나가느라 미처닫지못한 낡은 나무문을 통해 희미하고 따스한 꽃바람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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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판타지라 하기에 옮겼습니다 ^_^;;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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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루모-[1]노란머리의정령술사<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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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봤습니다^^ 앞으로 기대할께요^^~~
건필하세요.... /덧 기대되니 빨리 ㅋ-ㅋ
잘봤어요^-^ 재미있었습니다[ 빙긋 - ]
재밌다 근디 좀 줄여라// 친구야-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