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아도, 바쁘고 시간이 없다고 느끼면 운동부터 생략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8~64세 성인에 대해 일주일에 150분 이상 중등도 운동(땀이 조금 나고 숨이 약간 가쁜 정도의 운동)을 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매일 운동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20분 정도는 운동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너무 바쁘면 20분을 내는 것도 벅차다.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을 하는 등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20분을 운동하기 위해 20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적정운동시간
시간이 없다면 5분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효과적
잠깐의 운동은 불안을 줄여주고 숙면할 수 있게 해주어 정신건강에 좋다.
정말 운동을 20분 이상을 해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최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바쁜 현대인들이 운동에 대한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운동 시간과 강도 및 효과의 관계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정리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바빠서 시간이 없을 때는 20분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시간이 5분밖에 없으면 5분이라도 움직이라는 얘기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의 캐럴 가버는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몸에선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잠깐이라도 운동하면 정신건강에도 좋다. 운동은 불안을 줄여주고 숙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정운동강도
심장을 약간 더 빨리 뛰게 만드는 운동이라면 충분
심박수는 스마트워치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다면, 강도를 낮춰도 괜찮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거나, 스피닝 수업에 참여해야만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심장을 약간 더 빨리 뛰게 만드는 모든 움직임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최대 심박수 대비 50~70%의 심박수가 나오게 하는 강도의 운동이면 충분하다. 심박수는 스마트워치 등 손목에 착용하는 전자기기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만약 만성질환 등 건강 문제가 있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강도의 운동을 찾는 게 좋다.
체중감량운동
근력 운동으로 체중이 늘기로 해
체중계 숫자보다는 건강에 중점을 두도록 하자
체중 감량에만 중점을 두고 운동하다 보면 동기를 잃고 지칠 수 있다. 2011년 한 연구팀이 운동과 체중 감량의 관계에 관한 논문 14편을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최소 2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한 사람들은 6개월 동안 1.6㎏을 감량하는 데 그쳤다. 식단 관리 없이 운동만으로 살을 빼는 게 쉽지 않고,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면 근육이 증가해 체중이 되레 늘 수도 있다. 2018년 실시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일주일에 3번 고강도 근력 운동을 한 여성들은 8주 후 근육을 얻었고, 체중은 변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체중계 숫자에 집중하기보다 전반적인 건강에 중점을 두는 게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심장병, 우울증, 제2형 당뇨병, 불안 및 불면증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기대수명을 증가시킨다.
운동 계획 짜는 법
시간이 없다면 주말에 모아서 하는 것도 좋아
몰아서 운동해도 같은 시간을 운동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일에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주말에 몰아서 150분을 채워도 매일 운동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7월 한 연구팀은 약 10년간 건강한 미국 성인 35만 명을 추적해 운동 습관과 건강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하루 이틀에 몰아서 150분 이상 운동한 사람들이 일주일에 걸쳐 150분을 달성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이 더 크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운동전스트레칭
꼭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길게 할 필요 없어
스트레칭을 할 여유가 없다면 가벼운 몸풀기로 대체해도 좋다.
스트레칭은 근육의 유연성을 키워주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는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게 권장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너무 시간이 없다면 스트레칭을 생략해도 좋다고 말한다. 스트레칭을 할 여유가 없어서 운동을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 약간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게 건강에 더 낫기 때문이다.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천천히 근육을 이완할 시간이 없다면 운동하기 전에 가볍게 팔, 다리를 털거나 흔드는 정도로만 몸을 풀어도 괜찮다.
경향신문 최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