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SWCS 5. Berserker System - 1부 - 월화령의 전이 사건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그라티스로부터의 공격은 없었지만, 되려 그 고요함이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란 불길한 기운을 풍기며 여전히 긴장 상태가 계속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 사이, 백화신란으로 연락을 취하기 위해 차원관리국에서는 여러 가지로 고생하고 있었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이미 그라티스의 손에 떨어진 백화신란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리 없다는 것은 마테리얼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본국이 이러한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사이, 루테시아 수도로부터 남서쪽에 위치한 지역 자치구인 펠디로스에서는 그 불길한 재앙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니벨 녀석……. 일전의 작전 실패를 빌미로 날 이런 식으로 부릴 줄이야……."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형상의 위로 솟구친 주홍빛 머리카락을 가진 미형의 남자가 불만스러운 어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남자의 곁에는 연신 불꽃을 태우며 공중을 활보하고 있는 특이하게 생긴 정령 같은 존재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흥! 그 여자, 어쩐지 마음에 안 들어! 어째서 우리한텐 이런 일만 시키는 거야?] 연신 공중을 활보하던 불꽃의 정령이 기분 나쁘다는 듯이 남자에게 투덜거렸다. 그러나 남자는 피식 웃으며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대꾸했다. "훗……. 녀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머리 쓰는 일에 더 능하지. 이번 일은 분명 본국에 있을 방해꾼들을 이쪽으로 유인하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인 거지. 그리고 나머지는 니벨 녀석이 직접 본국을 공격할 심산일 테고 말이야. 그러니까 불만스러워도 얌전히 따를 수 밖에 없는 거다." 남자의 설명이 끝나자, 불꽃의 정령은 한참을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심각해진 얼굴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럼 예의 녀석도 이쪽으로 올까? 서베라스도 그 녀석하고 만나는 걸 기대하고 있었잖아?] "아아. 분명 이곳으로 올 거야. 그리고 그 힘을 시험하게 되겠지." [흐응…….] 서베라스라 불린 남자의 말에 정령은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 못 하겠다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서베라스의 미소에 같이 미소 지었다. "자, 그럼 슬슬 시작해야겠지? 그래야 녀석과 빨리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이그니, 가자." [응!] 이그니라 불린 정령은 서베라스의 말과 동시에 강렬한 불꽃으로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SWC BS, ON." [SWC BS, ON.] 발동어와 동시에 이그니는 서베라스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듯싶더니 이내 서베라스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안광의 잔상을 남기며 지켜보고 있던 도시 안으로 난입해 닥치는대로 부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서야 뒤늦게 본국에 펠디로스가 초토화 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크레아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언가 작전 구상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이번 일은 생각보다 큰 사건이 될 것 같아요. 지금 즉시 본국 내에 있는 적합자 여러분을 불러주세요." 그녀의 명령에 항상 그녀와 함께하는 아이나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지금 곧 긴급 회의를 소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나가 대답을 하고 나가려고 하자, 크레아는 망설이다가 결국 아이나를 불러 새웠다. "잠깐, 아이나 씨. 이번엔 월화령 씨도 함께 불러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고 서둘러 적합자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아이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서 국장실 쪽으로 오고 있던 페르디아스와 마주쳤지만, 두 사람 다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 지나갔다. 마치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 후, 아이나와는 반대로 국장실로 들어온 페르디아스는 다짜고짜 크레아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크레아, 얘기는 들었다만……. 어쩔 생각이지? 보고가 확실하다면 내 생각엔……." 페르디아스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크레아가 그의 말을 자르고 설명했다. "네, 페르디아스 님이 생각하고 계신대로에요. 10년 전 유실된 초기 기체들 중 가장 위험하다는 '버서커 시스템'을 탑재한 생체형 기체, 이그니 일 거에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 기체는 SWCS 프로젝트에서 이레귤러로서 취급된 폐기 직전의 기체였어요." "하지만 그런 기체가 제 기량을 다 발휘한다는 것은 역시 개조 당했다……, 라는 건가? 내가 했던 것처럼?" "네, 바로 그거에요. 하지만 어떤 자가, 어떤 기술로 그 기체를 개조했는지는 몰라요.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큰 거에요." 크레아가 설명을 끝내자, 페르디아스는 잠시 그녀의 눈을 바라보다가 분위기를 바꾸어 물었다. "그래서 월화령, 그 녀석을 부른 건가? 그 녀석의 힘이라면 버서커 시스템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네. 그녀의 힘은 확실히 우리 세계의 힘하고는 달라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의지해보겠다, 이건가? 한심하군." "……." "문제는 그 녀석이 어찌하느냐에 달려 있겠지. 난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는 녀석은 막지 않아. 그리고 분명 이 상황을 전달하면 그 녀석은 가겠다고 하겠지. 한심하지만, 그걸 막을 이유는 없지." 그의 말에 크레아는 다행이라는 듯 표정이 바뀌었다. "그럼 동의해 주신 거죠?" "물론. 게다가 나 역시 버서커 시스템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으니 이번 일에 참가해도 불만은 없겠지?" "물론이에요. 실은 페르디아스 님께도 부탁 드리고 싶었으니까요." "그렇겠지. 그럼 선약이 있으니 난 따로 움직이겠다. 월화령 녀석은 네가 보낼 녀석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좋을 거야." "알겠어요. 그럼 그렇게 전달해둘게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페르디아스는 문을 나서서 어디론가로 가버렸다. 그와 동시에 적합자들을 부르러 갔던 아이나가 돌아왔다. "명령하신 대로 적합자들과 월화령 씨를 불렀습니다. 회의실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그리고 또 한가지 수고해 주셔야겠어요, 아이나 씨." "네, 뭐든지." 그렇게 크레아는 아이나에게 비밀 임무를 맡기고 회의실에선 이노의 제 1 전투대를 원정대로 조직해 월화령을 포함해 베르제나스, 쥬시아를 함께 펠디로스로 보내는 것으로 결정했다. 페르디아스에 대한 것도 전달했지만, 워낙에 제멋대로인지라 언제 나타날지는 알 수 없었기에 일단 파견된 인원으로 해결을 하자는 걸로 결론을 짓고 출동했다. 그리고 원정대가 떠난 바로 직후, 크레아는 이클라스 지역에서 활동하다 지금 막 도착한 특수 기동대를 원정대의 뒤를 따라 가도록 지시해 두었다. 그리고 크로스에게는 아이나와 마찬가지로 비밀 임무를 전달하고 본국에 남도록 했다. 이것으로 모든 준비는 끝을 맺었다. 한편, 선약을 핑계로 혼자 나온 페르디아스는 아직까지 본국 내부에 있었다. 그것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다는 지하 비밀 연구소에 있었다. 지난 번 바이러스들의 침입으로 대부분이 파괴당했지만, 유독 멀쩡했던 이곳을 의심스럽게 생각하던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곳에서 무언가 일어나려 한다는 것을 감지하고 펠디로스보다도 이곳을 먼저 와본 것이었다. '흠……. 이쯤 오면 무언가 나타날 법도 한데…….' 그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몸은 성하지 않았지만, 비틀대며 그를 맞이하는 병약한 연구원 하나가 물어왔다. "아, 아니……, 여, 여긴 추, 출입 금지……구, 구역……." 그러나 페르디아스는 그 연구원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가 마드라스를 착용하고 있는 팔을 올리며 말했다. "마드라스, 시스템 온." [SWCS ON.] 갑자기 마드라스를 발동시킨 페르디아스를 향해 연구원은 덜덜 떨며 공포에 질려버렸다. 하지만 그 뿐이 아니었다. "크르르륵!" 여기저기서 짐승이 울부짓는 듯한 소리가 울리더니 곳곳에서 바이러스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역시 본거지는 여기였나?" "크르르!!" 인간의 말은 할 줄 모르는 하급 바이러스들이었지만, 그 수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페르디아스에게 숫자는 별 거 아니었다. 문제는 그들을 지휘하는 지휘관이 어디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지난 번처럼 조직적으로 바이러스들을 움직인다면 제 아무리 페르디아스라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알아내보도록 할까? 하압!" 대검형의 마드라스를 휘둘러 가볍게 바이러스들을 베어나가며 여유 있게 더욱 더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자, 어디냐?" 페르디아스의 이 행동으로 니벨의 계획이 무산된 것은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같은 시각, 펠디로스에 거의 다 다다른 원정대는 먼저 보낸 선발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되돌아온 소식은 참담했다. 펠디로스 안으로 들어가 조사를 진행하던 선발대는 누군가에게 기습을 당해 전멸 당했다고 겨우 살아남은 한 명의 대원이 보고해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노가 이끄는 제 1 전투대는 차원관리국 안에서도 상당한 실력을 가진 전투대 였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더욱 컸다. 이노는 일단 펠디로스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펠디로스로부터 10km 밖에 진영을 새우고 일단 상태를 지켜보는 것으로 결정하고 혹시라도 나타날 적에 대해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혹여 라도 기습을 당한다면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것은 적합자들 뿐이었기에 한 사람씩 사방에 배치하고 대기하도록 해두었다. 물론, 그 속에는 월화령 역시 작전에 참가해 있었다. "적이 어떤 녀석인지 모르는 한, 섣불리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지. 암~" 그러나 이미 멀리서 이들의 움직임을 훤히 내려다보고 있던 서베라스는 이노의 원정대와는 달리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니벨이 페르디아스의 난입으로 작전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그럼 일단 가볍게 바이러스들부터 공격 시켜 볼까?" 그렇게 공격 명령을 내리려던 찰나, 어디선가 날아온 비행형 바이러스가 그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뭐, 뭐 이런……! 니벨 녀석, 결국은 그 녀석에게 깨진 건가? 아니, 그보다 왜 이쪽이 아니고 그쪽으로 간 거지? 그럼 저쪽을 공격해도 그다지 소득은 없는 건가? 쳇!" 니벨로부터의 전문이었지만, 서베라스는 작전 실패보다는 페르디아스와 만나지 못했다는 것에 더 아쉬움을 가진 듯 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나기에는 무언가 허전하고 분하다. 그렇기에 그는 결국 니벨과는 반대로 작전을 그대로 이어나가기로 했다. 물론, 처음과는 달리 자신이 직접 저 아래 진을 친 놈들을 쓸어버리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버서커 시스템이 있는 한은 자신에게 이길 자는 아직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적의 주 전력을 전멸 시켜버리면 그나마 분풀이는 되는 것이다. "이그니! 학살의 시간이다. SWC BS ON!" [SWC BS, ON.] 버서커 시스템을 가동시킨 서베라스는 그대로 펠디로스 자체를 바이러스의 숙주로 삼아 얻은 엄청난 양의 군대와 함께 이노의 진영으로 공격해 들어갔다. "적이다!" 경계는 하고 있었지만,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은 이노 측에서는 반갑기 않은 대군의 기습이었다. 게다가 클락 업의 속도를 뛰어넘는 속도로 움직이는 서베라스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살육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브레이크를 건 것은 다름아닌 월화령이었다. "……!" 클락 업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자신의 움직임을 봉쇄한 것은 월화령의 참야도에 장비된 3개의 수리검이었다. 단순하게 던진 것처럼 보였지만, 정확히 서베라스의 움직임에 따라 던져져 그의 움직임을 유도해 월화령 자신의 눈 앞으로 유인해 낸 것이었다. "흥! 꼬마 계집 주제에 제법 하는구나. 내 움직임을 읽다니……." 서베라스는 페르디아스 말고도 자신과 대등하게 싸우게 될 상대를 만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 유감이라면 상대가 여자라는 점이었다. 아무리 살인을 익숙하게 한다고 해도 여자와 싸우는 것만큼은 별로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던 것이다. "여기서 멈춰드리겠어요." 월화령은 천천히 검을 중단으로 잡으며 검의 등쪽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달려들어 찔렀다. 그러나 움직임이 큰 만큼 허점이 많아 당연하게 그녀의 검은 상대에게 닿지 않았다. 대신 언제부터 들고 있었던 것인지 팔목에서 튀어나온 긴 검 날에 닿아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후훗……. 겨우 이 정도인가? 내 움직임을 막아낸 것은 우연이었던 모양이군." 월화령을 비웃는 서베라스였지만, 곧 그것이 큰 착각임을 깨달았다. 쩌적! 자신이 들고 있던 팔목의 검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진동이 느껴짐과 동시에 검날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월화령의 검이 그대로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러나 간신히 월화령의 검에서 벗어나 어느새 거리를 벌린 서베라스는 놀란 듯 그녀의 검 끝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검 끝에는 마치 드릴을 연상시키는 검 날이 달린 기계처럼 생긴 굵은 침이 달려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정말 기계식인지 뒤쪽에 달린 배기구처럼 생긴 것에선 회갈색의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뭐, 뭐냐……그건! 그런 검은……." "참야도 제 1 식, 금파살[金破殺]." "뭐, 뭐라고?" 월화령은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했지만, 얼굴에선 괴로운 듯한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페르디아스에 의해 정신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그 전에 어떤 일을 당했는지 몰라도 전투에 임할 때면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강제로 떠올라져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이른 바 몸 따로 마음 따로 식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투술은 상당하지만, 움직임의 빈틈이라든지 허점이 상당히 많았고, 망설임 또한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마치 싸움은 전혀 못해본 사람처럼 말이다. 그런 월화령의 상태를 읽은 것일까? 서베라스는 이내 웃기 시작하더니 미치기라도 한 것처럼 웃어댔다. 그런 상대의 모습에 당황한 월화령은 마음을 다잡아 가며 싸움에 집중하려 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베라스는 그녀의 가장 약한 부분을 조롱했다. "강제로 익힌 전투술이었구만. 어쩐지 움직임에 빈틈이 너무 많다 했어. 네가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불쌍하구나. 자신의 의지로는 싸울 수 없는 몸이라니 말이야. 푸하하하하!!" "윽……." "확실히 전투술 면에서는 내가 밀리지만, 너의 그 망설임이 내가 이길 수 있는 요인이구나. 그나마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지. 역시 그 녀석이 아니면 안되겠어. 넌 그 녀석을 자극하는 자극제가 되어줘야겠다. 네 그 목으로 말이야!!" 다시 한번 빠른 움직임으로 월화령에게 접근해 그녀의 목을 노린 서베라스 였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몸에 상처를 입히지는 못했다. [Time Clock Over.] "조금 늦었나 보군." 어느 새인가 나타나 월화령을 구한 페르디아스의 모습에 월화령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페르디아스의 등장에 서베라스는 희열의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크크큭! 기다렸다고, 페르디아스 크라이드!!" 다시 거리를 벌리며 페르디아스의 등장을 반갑게 맞아준 서베라스 였지만, 페르디아스는 별로 그의 인사를 받을 기분은 아닌 것 같았다. "니벨의 연구소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던데……. 정말이지 신출귀몰한 녀석이구나, 너란 녀석." "……그렇게 대단한 존재는 아니다." 짧게 대답한 페르디아스는 양손에 들고 있던 마드라스를 바닥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는 서베라스의 공격을 기다리듯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은 내가 보호자라서 말이지. 뭐, 네 녀석도 날 원하는 것 같지만……. 별로 상관없겠지. 와라. 버서커 시스템이라는 것에 대해 알려줘야겠다." "큭! 크하하하하!!! 좋다, 좋아! 그럼 어디 그 실력, 보여봐라!" 페르디아스는 전투 전, 월화령에게 피하라고 눈짓한 뒤 곧바로 달려든 서베라스의 공격을 제자리에서 피했다. 서베라스는 놀랄 겨를도 없이 계속 공격을 퍼부었지만, 페르디아스는 그 자리에서 거의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뭐, 뭐냐 네 녀석!"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챈 서베라스가 거리를 벌리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그 틈을 노린 것인지 페르디아스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꽂아두었던 두 자루의 마드라스를 뽑아 들며 말했다. "겨우 이 정도 밖에 안되나? 버서커 시스템이라는 것도 별 것 아닌 모양이군." "큭!" 두 자루의 검을 다시 본래 형태로 만들 듯 칼등을 겹쳐 다시 하나의 검으로 만든 페르디아스는 짧게 시스템 발동어를 외쳤다. "트랜스 폼, 미드나이트." [Trans Form, Midnig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