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붕신문]<2011' 부처님 오신 날 봉축시>서지월 시-'흰 코끼리 한 마리와 그 위의 뻐꾸기 한 마리'
<봉축시>
흰 코끼리 한 마리와 그 위의 뻐꾸기 한 마리
서 지 월
푸른 보리밭길로 흰 코끼리 한 마리가 뻐꾸기를 불러 걸어오고 있습니다
뻐꾸기는 흰 코끼리 등 위에서 세상의 모든 하늘의 소리들을 태우고 흰 코끼리는 세상의 모든 땅위에 맞닿은 소리들을 데불고 걸어오고 있습니다
엄마 등에 입힌 아기도 길 가던 코흘리게 아이도 골목길에 나와 서 있는 동네 아주머니도 갓끈 졸라맨 흰 수염의 할아버지도 걸음을 멈추고 흰 코끼리와 흰 코끼리 등위에 올라앉은 뻐꾸기 소리에 귀 기울이며 신기한 듯 신기한 듯 눈을 떼지 않습니다
넘엇산의 구름친구들도 나들이를 잊은 듯 내려다 보며 조심조심 둥근 해를 비끼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아래 연꽃을 손위에 받쳐든 낭자가 맞은 편에서 걸어와 두 손으로 펼쳐든 연꽃 한 송이를 키만큼한 높이로 받들며 걸어오고 있는 흰 코끼리를 향해 經을 외웁니다
세상의 모든 물상과 소리들이 연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입니다 지옥에서 극락에서 혹은 이승에서 가난한 자 고통받는 자 가릴 것 없이 오늘은 모두가 환한 얼굴들입니다
부처님은 지금 흰 코끼리 한 마리와 그 위의 뻐꾸기 한 마리 불러와 이 세상을 환히 불 밝히는 새 길을 열고 있는 것입니다
푸른 보리밭 사잇길로 흰 코끼리 한 마리 뻐꾸기를 불러 걸어오고 있습니다
●● 시작노트 ●●
- 알다시피 흰 코끼리는 석모니부처님이 이 땅에 왕림하실 때 타고 오신 코끼리다.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눈부시게 흰 코끼리 한 마리가 꿈속에서 마야왕비의 옆구리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석가모니 부처님을 잉태해 낳았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벽화는 설악산 봉정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에도 전하는데 마야왕비의 꿈에 흰 코끼리를 탄 호명보살 즉 석가모니 부처님(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인도 카필라라는 나라에 탄생하시기 전에 도솔천에 계셨는데 이름을 호명보살(護明菩薩)이라고 했다)이 나타나 마야왕비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해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이고 보면 흰 코키리는 굉장한 의미와 상징성을 띤다 하겠다. 나는 그 내용의 흰 코키리를 시작품 속에 등장시켜 본 것이다. '푸른 보리밭길로 / 흰 코끼리 한 마리가 / 뻐꾸기를 불러 걸어오고 있'다고 했으니 부처님 탄신을 맞은 계절인 만큼 뻐꾸기도 울고 푸른 보리밭도 펼쳐진 인간세상으로 본 것이다. 또한, '엄마 등에 입힌 아기도, 길 가던 코흘리게 아이도, 골목길에 나와 서 있는 동네 아주머니도, 갓끈 졸라맨 흰 수염의 할아버지도, 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신기한 듯 / 눈을 떼지 않'는다고 했으니 이 땅에 자비를 베풀기 위해 왕림하는 광경 다름아닌 것이다. 시적 상상력이란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닌 만큼 '넘엇산의 구름친구들도, 나들이를 잊은 듯 내려다 보며. 조심조심 둥근 해를 비끼며 바라보고 있'다고 표현 한 것이며, '그 아래 연꽃을 손위에 받쳐든 낭자가 / 맞은 편에서 걸어와 / 두 손으로 펼쳐든 연꽃 한 송이를 / 키만큼한 높이로 받들며 / 걸어오고 있는 흰 코끼리를 향해 / 經을 외'운다는 건 경건한 마음가짐을 표현해 본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물상과 소리들이 / 연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이라 함은 이 땅이 부처님 가피의 세상임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 되며, '지옥에서 극락에서 혹은 이승에서, 가난한 자 고통받는 자 가릴 것 없이, 오늘은 모두가 환한 얼굴들' 이라 함은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님의 원력을 표현해 본 것이다. 뻐꾸기 또한 '이 세상을 환히 불 밝히는 새 길을 / 열고 있'다고 했는데, 영원세계의 상징으로 이승과 저승을 아우러는 영혼의 노래 다름아니니, 흰 코키리 한 마리와 뻐꾸기의 동행은 순전히 나의 상상력에서 재구성되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서지월 시인/記)
<서지월시인 약력>
▲시인. 아동문학가.. ▲1955년, 대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과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 371번지에서 태어남. 아호 아미산(峨眉山月). ▲1985년, 제2회『전국교원예술상』문예부문에 시<꽃잎이여>로 大賞 당선, 문교부장관상 수상. ▲1985년,『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각각 시가 당선 되어 등단. ▲1986년,『아동문예』 동시 당선, 신인문학상 수상. ▲1993년, 제3회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세계문학 부문) 수상. ▲1999년,「전업작가 대한민국 정부특별문예창작지원금 1천만원 수혜시인」으로 선정됨. ▲2006년, 한국전원생활운동본부 주관, 詩碑「신 귀거래사」가 영천 보현산자연수련원에 세워짐. ▲2007년, 달성군 주관, 한국시인협회 KBS MBC 매일신문 영남일보 대구문화예술총연합회 등 후원으로 詩碑「비슬산 참꽃」이 비슬산자연휴양림에 세워짐. ▲2008년, 서울특별시「시가 흐르는 서울」에 시 <내 사랑>, <인생을 묻는 그대에게>가 선정됨. ▲백담사 만해마을 <세계평화의 시벽>에 육필詩「강물에서」가 동판으로 새겨져 있음. ▲ 중앙일보사『한국을 움직인 인물들』,조선일보사『국내 주요인사 인물정보 BD』,문화일보사『문화예술인 BD』, 연합뉴스 '한국 주요인물'에 선정됨. ▲시집으로『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시와시학사. 민족서정시집),『팔조령에서의 별보기』,(한국문화예술진흥원 우수시집으로 선정됨).『백도라지꽃의 노래』(중국 요녕민족출판사. 중국 '장백산문학상' 수상시집.『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천년의 시작,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시집으로 선정됨).『한국아동문학선집.권42』에 동시 <우리 나무들>, <별, 나무 하늘>, <그날밤>이 수록됨(계몽사). ▲현재,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대구문인협회 외국문학분과위원장.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공동의장. ▲한중문예창작대학,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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