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폐지가 되고 실외에서 마스크도 벗을 수 있게 되면서 오랜만에 찾은 동묘 구제시장은 한층 더 활기가 도는 분위기였다. 아직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다소 들뜬 느낌으로 물건을 판매하거나 구매하고 있었다.
동묘앞역을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동묘 구제시장. 여기서 동묘(東廟)는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오늘은 동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동묘의 정식명칭은 동관왕묘(東關王廟)이다. 동관왕묘를 짧게 줄여서 동묘가 된 건데, 이곳은 중국의 장수인 관우(關羽)의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건립된 사당이다. 중국 역사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장수 관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 역사를 토대로 작성한 중국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나관중의 역사 소설 삼국지연의를 통해 삼국지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굉장히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인물이다.
뛰어난 무예 실력과 더불어 충의로 대표되는 유명한 장수이긴 하지만 중국도 아닌 대한민국, 그것도 서울 동대문 종로구 숭인동에 관우에 사당이 있다니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관왕묘는 조선 시대 선조(宣祖) 31년(1598)에 중국의 관우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워진 묘로 서울 남대문 밖에 처음으로 건립되었다.
<증보문헌비고> 예고(禮考)에 따르면, 임진•정유재란 때 관우의 혼이 나타나 때때로 조선과 명나라 군사를 도왔다고 하여,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관왕묘를 건립한 것으로 보인다.
임진왜란 당시 지원병을 이끌고 명나라 장수 진인(陳寅)이 참전했는데 그는 관우의 숭배자였다고 한다. 선조 30년(1597) 진인이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이끄는 왜군을 공격하다 다쳤지만 완쾌했고, 그는 관우의 음덕이 있었다 하며 관우의 소상(塑像)을 개인적으로 봉안하여 받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확대되어 함께 참전했던 명의 여러 장수가 돈을 내고 우리 조정에서도 건립 비용을 보태 1598년 5월에 사당이 완공되었다.
해당 사당은 진인이 한양에 머물던 거처의 후원에 건립했는데, 남쪽에 있다 하여 남관왕묘(南關王廟)라고 하였고, 남묘(南廟)라 부르기도 했다.
그 후 전쟁이 끝난 뒤 선조 32년(1599)에 명나라 신종(神宗) 황제는 조서(詔書)와 건립 기금을 보내 설립을 강력하게 종용하고, 경리장수 양호의 후임으로 와 있던 명 장수 만세덕(萬世德)도 이를 권유했다. 결국, 2년 뒤에 관우를 제사하는 사당 동묘가 준공되었고, 고종(高宗) 20년(1883)에는 북묘가 그리고 광무 6년(1902)에는 서묘가 각각 건립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동묘만이 남아있다.
외삼문(外三門). 동묘(東廟) 현판이 걸려있다.
동묘 구제시장에는 물건을 사고팔고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동묘공원으로 한 발짝 들어서니 구제시장 안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한적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해 들리는 사람들도 가끔 있긴 했지만, 번잡한 시장을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몇 분의 어르신들만 삼삼오오 모여 조용히 앉아 계실 뿐이었다. 동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외삼문 너머로 물건을 사고파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전혀 다른 공간에 있는 것만 같았다.
담장 안에 한국의 전통 건축과는 사뭇 다른 이색적인 건물이었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건축들이 자아내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함께 방문한 친구는 마치 중국에 놀러 온 것만 같다고 할 정도였다.
내삼문(內三門). 금잡인(禁雜人)과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貟皆下馬) 비석이 놓여 있다.
동묘는 구제시장과 구분 지어지듯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다. 동묘라고 크게 적힌 현판이 걸려 있는 외삼문(外三門) 너머 내삼문(內三門)을 지나면 동무(東廡)와 서무(西廡)를 만나게 되고 그를 지나쳐 걸어가면 정전(正殿)으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내삼문 앞에는 금잡인(禁雜人)과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貟皆下馬)라고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다. 금잡인은 관계가 없는 사람은 드나들지 말라는 뜻이며, 대소인원개하마는 신분과 계급에 상관없이 이곳을 지나갈 때는 말에서 내리라는 의미이다.
좌우 양쪽으로 배치된 동무와 서무에는 각각 대고와 비석이 놓여있었는데, 살대로 되어있어 대고가 있는 내부를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다.
동묘(東廟) 정전(正殿). 정면 5칸 측면 4칸의 단층 건물로 한국의 건축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는 않은 느낌이 들었는데, 특히 중국식 건물 정전으로 들어서면 다소 방치된듯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정전의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가서 내부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전 중앙에는 현령소덕무안왕묘(顯靈昭德武安王廟)라고 적힌 편액이 걸려 있었는데 이는 앞서 설명한 남관왕묘에 걸려 있던 것이라고. 남관왕묘가 소실되면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현령은 신령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의미이며, 소덕은 미덕, 무안왕은 관우를 뜻한다.
그리고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한 동관왕묘 금동관우좌상(東關王廟 金銅關羽坐像)이 있었다. 보통 관우는 신장이 매우 크고 수염 길이가 긴 외모로 묘사되고는 하는데, 금빛의 동묘의 관우의 상도 멀리서 봐도 매우 긴 수염의 길이가 인상적이었다.
쇼핑을 즐기기 위해 동묘 구제시장을 방문한다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보물 제142호 동묘도 함께 들려보자. 북적이는 동묘시장과 대비되는 한적함이 인상적이다.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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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관왕묘(東關王廟)
- 주소 : 서울 종로구 난계로27길 84 (숭인동 238-1)
<해당 기사는 2022년 5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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