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신 글을 보고 제가 아는 것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다행이(?) 희망하시는 세 기종 모두를 제가 타봤네요...
일단 일제 바이크가 아닌 스포스터, 엔필드, 본네빌을 희망하시는 것으로 봐서는 적어도 손에 기름을 묻히는 것을 두려워하시지 않는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잔고장...이라는 정의부터 좀 새롭게 생각하실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잔고장이라고 하는 것은 클래식 바이크가 한창 돌아다닐 때는 잔고장도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일제바이크가 워낙 기존 제품들의 단점들만 파고 들어서 해결하다보니 이제는 오일만 갈아주는 일제 바이크가 마치 표준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집에서 손수 자동차 세차를 하면서 여기 기스난데 없나 저기 찌그러든데 없나 살펴보는 사람을 보고 운전만 할 줄 아는 사람이, '그냥 주유소 가서 기름 넣고 세차하면 되는거지 뭐 저렇게 귀찮게 사나?'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물건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그 물건을 과연 오래 쓸 수 있을까요?
아무튼, 잔고장...이라는 단어 자체에 불안해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설령 주행하다가 고장이 나더라도 클래식 바이크는 왠만하면 조금만 만져주면 바로 수리가 가능합니다.
어찌보면 클래식 바이크에 대한 편견(?)은 각 부품들의 기능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기에 문제가 발생시 어떻게 하는지 몰라 생기는 두려움과 손에 기름 묻히기 싫어하는 귀찮니즘이 같이 만든 합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스포스터, 엔필드, 본네빌.....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그냥 클래식한 디자인을 지닌 일제 바이크들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마니아 층에서는 카피본이라고 그닥 달가와하지 않지만, 이미 짧게는 십수년 혹은 길게는 수십년 내공을 쌓아온 바이크들이기도 합니다. 본네빌을 카피한 가와사키 w650, bsa를 카피한 sr400을 비롯하여 CB400, CB400ss 등 여러 클래식 계열의 일제 바이크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일제'라는 말을 내세울 수 있을만큼 '잔고장'이 없는 편입니다. 물론 각자 지닌 단점들도 있으니 혹여나 관심있으신 경우에는 이것들에 대해서도 유념하셔야 합니다.
아무튼.... 지금부터 작성되는 내용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판단이므로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미국에 계신다고 하셨으니
정비의 용이성(정비소의 숫자): 스포스터>본네빌,>엔필드
라이딩 감성을 중시: 엔필드>스포스터>본네빌
유지비(연비)를 중시: 엔필드>본네빌>스포스터
라이딩시 편안함: 본네빌>스포스터>엔필드 (장시간 주행시 진동이 심한 엔필드는 피로도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속도를 중시: 본네빌>스포스터>엔필드
순간 토크: 엔필드>스포스터>본네빌
짧은 제동거리: 스포스터>본네빌>엔필드
모든 클래식 바이크는 정비 메뉴얼을 보시고 따라하면 왠만한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엔필드의 경우에는 정비 메뉴얼을 쉽게 온라인 북샵에서 구매하실 있습니다.
또한 미국내 엔필드 동호회도 나름 꽤 열성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엔필드나 스포스터 고장(?)률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비슷하게 만져주면 부품 가격면에서는 스포스터가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ㅠㅠ;
엔진오일 누유에 대해서 염려하셨는데, 진동이 심할수록 틈새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엔필드는 오일 새는 것이 정상이다 라는 말이 돌 정도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유념하셔야 하는 것은 틈새를 막아주는 개스켓이 존재하기에 설령 새더라도 극히 적은 양만 새어 나오게 됩니다.
엔진 부분을 확실히 세차하고 닦아주신 다음 주행해 보십시오. 돌아온 후 엔진에 오일이 여기저기 묻어있으면 개스켓이 터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멀쩡한 상태라면, 엔진에 살짝 오일의 광택이 보일 정도 혹은 아예 안 보이는 상황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처음 바이크를 인수하실 때 확실한 점검을 받고 나오는 것이 중요하며, 메뉴얼상 적산거리에 맞춰서 부품들을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메뉴얼에는 엔진상 모든 볼트에 대해서 토크가 다 명시되어 있습니다.
참... 클래식 바이크이므로 엔필드는 필히 예열을 해 주어야 합니다. 반면 스포스터는 보다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한지라 굳이 안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또한, 엔필드의 경우, 온도변화가 큰 곳에서 보관할 경우, 오일이 굳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굳은 오일이 관을 막아 흐르지 못하게 된 액체 오일들이 여기저기 뱉어져 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간단히
엔진 쪽에서 나오는 관을 분리하여 청소해주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다만, 다들 귀찮아서 잘 안 하는 것 뿐입니다.
어느 정도 대답이 되어 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본 카페 메인 화면 우측에 미국 엔필드가 링크되어 있으니 방문하시어 확인하시고
미국 엔필드 클럽도 가입하시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캬~ 이 어찌 용총무님을 빼고 우리나라 엔필드 역사를 이야기 할수 있을까 싶은 답변입니다요~ ㅎㅎㅎ
와...감동했습니다 이런 장문의 답글을 ^^;;;; 우선 w650이나 sr400은 관심밖입니다. 클래식해 보일려고 하는 느낌이라서요.. 사실 기름때 묻히기 귀찮기 보다는 기본지식이 짧아서 두려운 점이 더 큰거 같습니다... 정말로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그냥 엔필드를 질러야겠습니다 +_+ 한가지만 더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면요.. 저는 바이크경력이 거의 전무한 사람인데요 체격도 작은 편이고요.. 엔필드 주행하기 무리가 없을까요? 당분간 고속도로등은 타지 않을 생각입니다.. 스포스터는 주행이 만만한 바디가 아니라고 해서요...
고속도로... ㅜㅠ.. 듣기만 해도 부럽습니다..... 한국에서는 언제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려나?.... 전 미국에 63년식 인디언 있습니다. 사놓고 오른 환율 땜에 한국에 가져올 엄두를 못 내고 있지요.... 언제 미국 갈지 모르겠지만, 같이 함 달려보아요 ㅎㅎ... 제 바이크는 뉴저지 쪽 지인이 현재 보관 중입니다...... 국내에서도 엔필드의 외관상 이쁨 땜에 일단 지르고 보는 오너들이 많은게 사실입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면허도 나중에 취득하시지요... 일단 동네에서 1~3단 사이로 천천히 몇 바퀴 연습하시어 전체적인 무게중심이나 코너링 각도 등을 익히시면 무난하리라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1500mile은 타셔야 나름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으니, 고속도로 주행은 그 이후로 미루심이 좋을 듯 싶습니다. 또.. 제일 중요한 제동거리의 파악을 하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자신감이 붙으시면 좀 긴 직선도로에 가셔서 속도별로 급브레이크를 잡으시어 제동거리를 알아두심이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 본인이 아는 제동거리보다 앞에 장애물이 가까울 경우는 과감히 바이크를 버리고 탈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는 전륜부터 잡아주시고 후륜을 잡아주시는 게 좋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ㅎㅎㅎ 뉴저지에 보관중이시군요. 전 캘리중부에 살고 있습니다. 바이크에 가장 완벽한 도시중 하나라고 하죠 시골에 비는 일년에 두세번 오는 곳이니 =_=;;;; 1500마일을 고속도로 진입 안하고 탈려면 상당히 오래 걸릴거 같아요 ㅋ 우선 주행도 그렇고 정비 공부도 많이 해야 할듯 합니다.. 위에 나열한 글들을 보니 되려 무난한 녀석이 스포스터네요 하핫. 일단 엔필드로 마음 굳혔는데,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몰아보지도 않고 사는 경우는 처음이라서 킁. 제가 감당하기 쉬울지 모르겠어요. 용총무님이 이 글을 보실지 모르지만 엔필드 오너시죠?
엔필드 밀리터리로 주말에 구매하는데요 혹 타이어 교체하면 좀 나을까요? 너무 얍상한 느낌이라서 좀 굵직한 느낌으로 가고 싶어서요..바디는 가능한 있는 그대로 쭉 가져갈 예정인데, 타이어와 휠은 좀 갈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얇은 바퀴의 좋은점이라도 있을까요?
얇은 바퀴의 장점이라면 역시 연비와 속도.. 겠죠 ㅎㅎ 바퀴가 넓어지면 접지력이 올라가며 터닝이나 브레이킹시에 좀더 안정적인 지지력을 보이겠죠 대신 그만큼 마찰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속도도 좀더 느려지고 연비도 낮아지는게 정석입니다~ ^^
네.. 전 엔필드 오너이기도 합니다. 기존 차대를 유지하고자 할 경우, 폭이 4.1인치까지는 무난하게 교체하실 수 있으며, 그 이상의 경우 차대를 벌려주고, 엔진 쪽 체인 부분을 보정해 주는 등 작업량이 늘어납니다. 너무 얍상한 느낌이 싫으신 경우, mud flap을 뒤 mud guard에 설치하시면 타이어를 거의 가려주므로 시각적 보정이 가능합니다.
아 답변 감사합니다 흐흐. 일단 그냥 유지하면서 타다가 타이어 갈아줄때쯤 한방에 휠까지 다 해서 갈아야겠네요.. 사실 속도는 전혀 신경 안쓰고 내 멋대로 주행을 위한 구매라서 브레이킹이나 터닝등에 중점을 두는게 좋을거 같아요. 암튼 조만간 인증샷 올릴께요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