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지 20여년이 지난건데 수리가 필요한 부위는 8년전정도부터 나타났습니다. 저는 물건은 깨끗하게 쓰지만 피우치에 넣어서 다니는 그런 정성은 없는 편입니다. 아무리 비싼 만년필도 재킷에 꽂고 다니거나 아니면 지갑사이에 꽂고 다니는 스타일입니다. 자동차도 새로 뽑아도 첨부터 자동세차기에 집어넣어서 주변에서 뭐라고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제가 갖고 있는 물건들이 제일 상태가 좋더라구요. (죽을때 갖고 갈것도 아닌데 왜그리 유난을 떨어? 평소에 깨끗하게 사용하면 그게 최고야)하는 심정으로요. ㅎㅎ
이만년필은 제일 많이 갖고 다니던 만년필입니다. 물론 필기를 그리 많이 했던건 아니지만 항상 휴대를 했던것이라서 그만큼 애착이 가는 만년필입니다. 두군데 수리가 필요했는데요. 첫번째는 닙의 윗부분에 있는 링부분이고 또하나는 컨버터가 있는 배럴의 갈라짐이었습니다. 링부분은 오래되서 절반정도가 부식이 되서 볼품이 없었고 배럴부분은 미세한 금이 생기더니 조금씩 커지더군요. 그동안 몇군데 몽블랑 매장을 방문해서 수리를 의뢰했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이 “단종이 되서 수리가 어렵다” 였습니다. 화가 치밀어 오른게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서비스가 무책임했었나? 이럴거면 왜케 비싸게 팔고 난리래’ ㅠㅠ 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3주전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렸다가 핫트랙스쪽으로 발길을 돌려 만년필 매장들을 둘러보던중 몽블랑 매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브랜드는 편집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몽블랑은 단독 매장으로 있더군요. 순간 속으로 드는 마음이 “확 불지를까보다” ㅋㅋ 속는셈 치고 한번 더 문의를 해봤습니다. 여성 매니저가 제의견을 듣고 만년필을 들여다보더니 수리가 가능하다고 말씀을 하네요. 이런 행운이 있나. ㅎㅎㅎ 몇일전에 버건디 제품을 어떤 고객이 수리를 해서 받아갔다고 하면서 맡기고 가래요. 물론 수리 비용은 발생한다고요. 수리비용이 문제이겠습니까? 3주후에 연락이 와서 어제 찾으러 갔었습니다. 매니저는 안계시고 남자 직원이 응대를 해주더군요. 수리 부분을 들여다 보니 부식이 된 링 부분과 갈라진 배럴이 하나로 연결된 몸체라서 통채로 교체를 했답니다. 싸지 않은 비용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지불하고 기분좋게 나왔습니다. 이럴걸 그동안 백화점 매장에서는 왜 안된다고 닭발부터 찍었지? 라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여기서 이매장을 추천합니다. 서울 시내 면세점과 백화점등 모든 몽블랑 매장들중 광화문 교보매장이 가장 고객 응대가 뛰어났습니다. 매니저와 직원분 모두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더군요. 담부터 본인은 여기만 갈래요. ㅋㅋ
오랜 시간을 거쳐 완전한 상태의 만년필로 돌아와 제손에 잡힌 만년필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IMF때 구입을 한것이니 저의 3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세월이 20년이군요. 다른 만년필들도 많고 더 오래된것도 많은데 그래도 이걸 제일 많이 들고 다녀서 “언제까지나 제옆에 있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을 주는 만년필입니다.
첫댓글 반드시 국내 공식딜러에게서 산, 그리고 자신들이 판 것만 받아주는 게 아니군요.
정보 고맙습니다. 촛불 때, 겸사 겸사 둘러보던 광화문 교보 몽블랑, 기억해두겠습니다.
매장 불 지를려고 했던 버건디 수리해갔던 남자가 추천해줬다고 하시면 단번에 알것입니다. ㅎㅎ
수리후기 게시판은 연구소에서 수리된 만년필의 수리후기를 적는 곳이라 자유게시판으로 이동시켜드렸습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