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들께 부끄러웠던 서울 둘레길 제14회차(제1편) 길음역 부터 우이동까지

[루수/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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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들께 부끄러웠던 서울 둘레길 제14회차 길음역 부터 우이동까지
                                                                       (제1편)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둘레길을 간다 하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간직한 사랑하는 처가 정성 들여 싸준 음식을 배낭에 담았다. 배낭 하나 메고 오늘이란 하루를 마음껏 즐기고 자연과 사랑의 대화를 나눠 보려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하늘이 심상치 않다. 먹구름은 아니지만, 미세먼지를 동반한 연회색 구름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아마도 비가 내리려는 모양이다. 거기다 재색 안개도 한몫 거둔다. 매달 한 번씩 가는 둘레길이지만 하늘의 보살핌이 없으면 그것도 마음대로 가지 못한다. 그러나 비가 아무리 온다 해도 가야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오늘은 둘레길을 시작한 지 14번째 가는 날이다. 이제 12월 한 번만 더 가면 서울 둘레길 157km를 완주한다. 가슴은 미지의 세계를 간다는 생각에 향기로운 마음이 꽉 차있다. 오늘은 어떤 세계를 보고 아름답게 수필을 쓸 것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하다.

잡다한 생각을 하며 석촌호수까지 걸어왔다. 호수는 물안개로 가득 메워 3차원의 세상을 만들어 낸다. 흰 오리떼는 아침이 즐거운 듯 꼬리를 흔들며 안개를 뚫고 물을 가른다. 호수 주변은 곱고 고운 단풍으로 둘러싸여 있고 낙엽은 바람에 한잎 두잎 떨어져 허공을 맴돌다 보도 위로 떨어진다. 호수를 돌며 운동하는 사람들은 떨어진 낙엽으로 비단길을 만들어 놓은 화려한 길을 사뿐사뿐 밟으며 밝은 표정으로 조깅한다. 이것 역시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이 주는 선물이 아닌가 싶다. 한참 동안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이렇게 자연은 아름답고 평화로운데 나라는 왜 이리도 혼란한가? 정치하는 사람은 나라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온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평화로운 조국건설에 이바지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잠실역에서 이상갑 회장을 만나 같이 가기로 했다. 플랫폼까지 내려가 열차가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시간은 불과 몇 분인데도 빨리 보고 싶은 연인처럼 마음에 조바심이 생긴다. 기다리는 것이 매우 지루한 느낌이다. 열차가 들어온다. 차에 올라 반가운 마음에 손을 덥석 잡았다. 약 일 개월 만에 만나는 반가움이 둥근 보름달보다 더 큰 것 같다. 오늘 둘레길을 가기위해 만나는 장소는 길음역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길음역까지 갔다. 김영식 대장을 비롯해 10명의 둘레길 가족이 환한 미소로 반긴다. 모든 회원의 마음이 똑같을 것이다. 비록 핏줄은 나누지 않았지만 친 형제자매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정릉까지 왔다. 정릉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하이트 아파트 앞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오손도손 재미있게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는 초입부터 새들은 우리를 반기는 듯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비가 내리나 했던 하늘은 파란색으로 구름 몇 점 띄어 수채화를 그려낸다. 또 황금 햇살을 쏟아내 우리를 포근히 감싸 안는 행복까지 준다. 아름다운 단풍잎이 떨어져 뒹군다. 바라만 보아도 아까운 낙엽을 밟으며 계단을 오른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북한산 솔샘마당 이란 표석이 보이고 북한산 자락길 만남의 장이 보인다. 북한산 자락길은 보행하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만들어 주려고 도시 숲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산림욕 등 자연치유를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길이다. 또 생태공원이 나온다. 생태공원에 앉아 시야에 보이는 서울시 일부를 감상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의 수도 서울이다.

집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간식을 간단하게 먹고 걷기 시작했다. 이름도 아름다운 흰 구름길 3구간을 거처 빨래골 공원 지킴터란 얄궂은 간판도 보았다. 구름전망대라고 쓴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잠시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목도 축이려고 쉬었다. 구름전망대에서 바라본 칼바위 능선의 모습이 굽이굽이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다. 성북구와 중랑구 노원구 강북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역시 우리의 서울은 세계의 자랑거리다. 빌딩 숲과 아기자기한 건축물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을 만들어냈다. 뒷산을 바라보니 여기 역시 울퉁불퉁 자연 그대로의 바위가 솟아오르고 나무들은 자기 몸을 불살라 마지막 가을을 장식하고 있다. 곱게 옷을 갈아입고 서있는 나무는 나 예쁘지 하며 자랑하기 바쁘다. 아름답게 보이는 자연과 예술적인 서울시가 조화를 이뤄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구름전망대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손길이 얼마나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미풍이 불어 낙엽을 날리며 이마의 땀까지 시원하게 거두어 간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조금 걷다 보니 삼각산 화게사(三角山 華溪寺)라고 적혀 있는 대궐 문 같은 일주문이 보인다. 북한산에 있는 화계사는 1522년 중종 17년에 신월이 창건했다. 1618년에는 화재로 전소하자 흥덕 대군의 시주로 도월이 중창했다. 삼각산 화계사는 한국불교 세계화와 참선 수행에 앞장서고 있으며 합창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심포교에 힘쓰고 있다. 화계사는 온화하고 자비로운 인상이 돋보이는 "목조관음보살좌상"외 유물 8종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이 절의 주지 스님은 "수암"이시다.

북한산 둘레길은 잘 설치해 놓은 목조 계단 오르막이 꽤 많다. 오늘의 목표는 약 12km를 걸어야 한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걷고 또 걸어야만 했다. 시계를 보니 1시가 막 넘었다. 시장기가 배로부터 뇌까지 전달된다. 배가 몹시 고프다. 그때 마치 우리의 배고픔을 달래주려는 듯 청화 가든이란 식당이 보인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들어가 메뉴를 보니 소머리 국밥과 소머리 우거지 국밥이 있어 우리는 우거지 국밥을 시켰다. 잠시 앉아있으니 손님이 연실 들어온다. 주인의 인상이 후덕해 보인다. 관상을 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느낌으로 보아 부자 될 상이다. 배고파서였는지 담백하면서 구수산 국물맛이 일품이다. 가격도 상상외로 저렴하고 고기도 듬뿍 넣어준다. 맛있는 국밥과 막걸리가 한데 어우러지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잠시 명상에 잠겨본다. 가을이 남아있는 듯 올해의 마지막 만추의 화려한 단풍으로 자태를 보기 위해 산을 오르는 사람이 꽤 많다. 우리는 이들 대열과는 달리 우리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하고 감상하기 위해 모인 일행이다. 무엇보다 건강을 단련 시키고 자연으로부터 사랑을 배우기 위해서 모이기도 했다. 또 가고 있는 아름다운 가을이 아쉬워 가을을 노래하며 조금이라도 그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싶어서 모였다. 오늘이란 고귀한 하루를 마음껏 불살라 보려고 둘레길을 도는지도 모른다. 회원들은 가는 곳마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사가 쏟아져 나온다.

조금 걷다 보니 순국선열 묘역이 있는 순례길 구간이 나온다. 입구서부터 독립운동에 대한 안내문을 전시해 놓았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영령들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첫 번째 애국선열 성산 김도연 선생의 프로필을 보았다. 선생께서는 김포 출신으로 독립운동가이며 정치가였다.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다. 일본에서 1919년 1월 1일 비밀리에 조선독립 청년 당을 조직하고 2월 8일 선생을 포함한 11명의 대표는 독립선언을 주도하여 옥살이를 하였다. 1942년에는 일본이 조선어학회를 해체시키려는 사건으로 인해 다시 2년간 옥살이를 하였다. 이 어른은 일본이 우리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피를 흘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광복 후에는 입법의원과 제헌 국회의원을 거처 초대 재무부 장관을 역임하셨다.

이상갑 회장과 한발짝 한발짝 걸으며 부끄럽게도 까맣게 있고 살았던 훌륭하신 순국선열들을 다시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둘레길을 돌지 않았으면 순국선열들께 죄를 짓고 살았을 것이다. 다행히 둘레길을 돌며 잠시나마 묵념도 올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그분들께 인사도 올렸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둘레길을 만들어주신 지자체 의원님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이번 기행 수필은 1, 2, 3부로 나눠 쓴다.

                                                      2016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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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

감사합니다

[루수/김상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운 밤 되세요

[산촌 나그네]

순례길 구간 은 자주 산책 하는 구간 이네요 !!!

[루수/김상화]

네 그렇습니다
누구나 쉽게가서 즐길수 있는 공간이지요
지자체에서 너무도 아름답게 꾸며 놓았습니다
산촌 나그네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