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기초적인 겁니다만, 그만큼 안지켜지는 것들입니다. 늘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구요 ㅋ
중주라는건 여러사람이 모여서 이루는 화음이 사실상 시작이자 끝입니다.
뭔말이냐면..
화음이란 놈은 워낙 예민해서 여러 음 중에 한놈이 약간만 비틀거려도 도망가버리기 때문에
중주 멤버 중에 한 사람만 틀려도 속칭 '베린 곡(버린 곡)'이 된다는 겁니다.
틀리면 안됩니다. 립씽크도 안됩니다. 파트당 1명일 때는 화음이 비니까 당연히 안될뿐더러,
각 파트가 여러명으로 구성될때도 소리 안내는 사람이 있으면 음량의 차이가 생겨버리기 때문에
본인 몫의 소리를 내주어야 합니다. 포기해서도 안됩니다. 중간에 못하겠다고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멤버들이 불안해집니다.
자 이제 이해가 가시죠? 중주곡에 참여한 여러분은 무조건 '잘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독주나 듀엣은 틀리면 티 확나니까 중주는 조금 긴장 풀어도 되는게 아니라, 물귀신 소리를 듣기 싫으면
중주를 먼저 맞춰놔야 하는 겁니다. 중주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어야 다른 곡 연습할 여유가 생긴다는게 맞는거죠
다행히 NWC나 midi음원을 활용하면 중주 연습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민폐 안끼치구요 ㅋ
어떻게 하냐면요, 아래 순서와 같습니다. 어려운거 없어요. 당연한 얘기입니다 ㅎ
1. 우선은 곡이 귀에 익을때까지 모든 트랙을 켜놓고 듣습니다. 그냥 곡이 귀에 익을 정도가 아니라,
곡의 전체적인 반복 부분(도돌이표나 to coda 등), 셈/여림 및 강조되는 부분/깔아주는 부분 정도는
꿰고 있어야 합니다. (그냥 많이 들으면 다 이렇게 됩니다. 근데 생각없이 듣지 말고 좀 분석적으로 들으라는 거죠)
NWC나 midi 음원 외에 원곡이 있다면 원곡을 듣는게 제일 좋습니다. midi는 셈여림이 표시 안된 버전이 많거든요.
2. 곡이 좀 익었으면 본인이 맡은 파트만 듣습니다. 당연히 외워야 합니다. 그것도 달달달. 최소한 허밍으로
본인의 파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틀리고 부를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고, 그게 어느 정도 되면 그대로
연주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그래야 본인이 제대로 부는지 틀리게 부는지 알 수 있습니다.
3. 반대로, 본인 파트만 꺼놓고 듣습니다. 당연히 본인의 파트를 마음속으로 연주하면서 들어야 합니다.
제대로 외우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고, 다른 파트의 진행까지 귀에 익숙해지면 연주할 때 마음에 여유가 생기거든요.
연주할때 마음의 여유는 정말x100 중요한겁니다. 여유가 없으면 셈여림 신경쓸 수도 없고, 음표 따라가기
바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주를 틀어놓고도)
다른 파트의 연주를 들을 정신이 없는건 당연한 거구요.
3단계까지 되면 비로소 중주할 준비가 된겁니다. 2단계까지 되었다면 일단 '맞춰본다'라는 행위는 가능합니다.
1단계밖에 못끝냈다면 솔까말 민폐를 끼치고 있는겁니다.
일반적으로는 3단계를 직접 중주 연습하면서 맞춰나가야 합니다만, NWC나 midi 음원이 있을 때에는 훨씬 더
완성에 가까운 단계에서 중주 연습을 하는게 가능합니다.
학교다닐때 음악시간에 연습한거 생각해 보세요. 음악선생님이 먼저 어떤 곡인지 쭉 한번 연주해 주고,
소프라노 쭉 연습하고 테너 쭉 연습하고 그 다음에서야 다같이 합창했던거 기억 나시나요? 똑같은 겁니다 ㅋ
(중주라고 썼지만, 사실 독주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 파트가 멜로디이고 다른 파트는 반주가 되겠죠.
독주 연습할때는 2단계를 따로 듣지 않고 조금 다릅니다. 어차피 원곡 들으면 멜로디만 들리니까요)
중주는 개인 연습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개인 연습 없이 다같이 모여서 백날 연습해봐야 시간낭비밖에 안됩니다.
다같이 모여서 하는 중주 연습은 각 파트간의 음량 및 셈여림 조율 정도만 하는게 맞는겁니다. 현실적으로는 잘 안됩니다만..^^::
중주하려고 모였는데 개인 연습이 부족해서 전체 연습 진행이 안되는 일이 있으면 안되겠죠?
집에서 연습 못하는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NWC나 midi가 있는 상황에서 본인 파트 멜로디를 외우지도 못하는건
반성을 해야 합니다.
일단 MP3를 세개를 만드세요. 전체, 본인파트만, 본인파트만 뺀거. 그리고 죽도록 들으세요. 거침없이 허밍이 나올때까지요.
이렇게 글로 쓰는건, 추석 전이기 때문입니다. 추석때 1주일동안 연습 모임 없죠?
제가 보기에 추석 끝나고도 본인파트 멜로디를 못외운다면 사실상 중주 어렵다고 봅니다.
일단 허밍을 하세요. 허밍이 된다 싶으면 계이름으로 부르세요.
참고로, 의외로 많은 분들이 모르는 계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에서부터 반음씩 올라갔을 때 순서대로 "도 - 디 - 레 - 리 - 미 - 파 - 피 - 솔 - 실 - 라 - 리 - 시 - 도" 입니다.
도# = 디, 레# = 리, 파# = 피, 솔# = 솔, 라# = 리 입니다. 기억 안날 수도 있지만 초등학교인가 중학교때 배운겁니다. ㅋ
계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데 팬플룻으로 못부는건 100% 팬플룻 스킬문제입니다. 그건 뭐, NWC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죠 ^^::
첫댓글 너무나 훌륭한 방법인데... 허밍으로 연습하는걸 부끄러워 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잘 안하는게 안타깝지요. 절대 부끄러워 할게 아닌데...
큰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정빈옵이 연습하라는 방법과 비슷함ㅋㅋ 나름 노력중인데.. 주위에 누가 있으면 쉽게 안되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 해줬네 ㅋㅋㅋ 땡큐~~~
좋은 글입니다...잘 따라가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