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언장단(不言長短)
장수 황씨 황희는 고려 말 과거를 통해서 등용된 인재였는데 고려가 망하자 두문동으로 들어가 은거하였다. 두문동 선비들은, 벼슬에 입문하자마자 나라가 망하여 녹봉 한 번 받지 못한 젊은 황희에게 조정에서 일을 하도록 두문동에서 내보냈다.
두문동을 나와 강원도로 가던 젊은 황희는 소 두 마리를 몰고 밭을 가는 노인을 만났다. 황희가 어느 소가 밭을 더 잘 가는지 묻자 노인이 밭에서 나와 귓속말로 어느 소가 더 잘 간다고 말해 주었다. 황희가 밭에서 해도 될 말을 왜 나와서 하느냐고 물으니 소도 귀가 있고 잘한다고 해야 좋아하지 못한다고 하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희가 알았다고 대답하고 한 서너 발짝 걸음을 떼고 사방을 보니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신령이 황희에게 정치에 임하는 자세를 알려준 것임을 알고 황희가 불언장단(不言長短)하고 청렴결백한 재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