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균 감독이 지휘하는 춘천 우리은행은 11일 천안 KB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0-2011 여자프로농구 천안 KB국민은행과의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배혜윤(25점 8리바운드)의 맹활약에 힘입어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80-73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 전까지 우리은행이 거둔 2승은 모두 KDB생명을 상대로 거둔 것이었고, 그 이외의 팀과 경기에서는 처음 맛보는 승리였다. 과연 무엇이 있었기에 우리은행의 승리가 가능했는지 분석을 통하여 알아보자.
결과론적으로 인사이드 플레이어들을 잘 이용해 확률 높은 득점을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리바운드(43-40)와 2점슛 성공률(50.8%)-46.4%)에서 상대보다 다소 우위를 점했고, 페인트존에서의 득점도 47-38로 KB국민은행에 비해 많았다.
그러나 단순히 수치적인 것만을 두고 단정짓는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은 경기 초반 양지희와 배혜윤이 미들라인 쪽으로 나와서 공을 잡아준 뒤, 스크린이나 골밑으로의 볼 투입을 시도하는 장면을 자주 보였다. 포스트업을 막기 위해 상대가 협력을 들어오며 공간을 좁혀줄 때 중거리 슈팅 찬스를 보거나, 스크린 상황에서 미스매치가 되어 더블팀이 들어올 때 코너에서 외곽슛 기회를 보기 위한 포석인 듯했다.
물론 11일 경기에서 우리은행의 3점슛 성공률은 단 8.3%(1/12)에 그쳤고, 양지희도 12개의 2점슛을 던져 3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배혜윤이 무려 70%(12/17)가 넘는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포스트에서 대등한 싸움을 가능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상대가 인사이드로 볼 투입을 할 때 기습적으로 스틸을 나오다 수비를 놓쳤고, 이로 인해 미들라인이나 반대 방향의 포스트에 있던 선수가 그 자리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은행 빅맨들의 활약은 국민은행 정선화의 5반칙 퇴장을 유도했고, 팀이 승리하는 것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에 국민은행은 박세미, 김영옥을 비롯한 발 빠른 가드들이 센터들과의 콤비플레이 과정에서 베이스라인을 돌파해 반대 윙으로 패스를 내줬는데, 상대의 수비가 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코너에서 볼을 잡아 3점슛을 시도하려는 것인 듯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3점슛 성공률은 이 경기에서 23.8 %(5/21)에 불과했고, 승부처의 상황에서 인사이드의 한 축인 정선화가 빠지면서 김영옥에 의존한 플레이를 하다가 결국 패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 리바운드에서 경기당 29.6개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지만, 골밑에서 비슷하게 맞서며 연패를 탈출한 춘천 우리은행. 매번 고비를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던 이들에게, 4라운드 마지막 경기의 연장 승리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