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저녁 식탁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1학년 큰아들이 묻습니다. " 엄마, 엄마는 한달에 얼마벌어?"
마침 시어머님이 개수대 앞에서 그릇을 정리하고 계십니다.
" 엉... 아들, 그런 건 아직 몰라도 된다..."
눈치없는 이 녀석, 계속 묻습니다. " 한 백만원 벌어?"
ㅎㅎ, 미소로 때우고 넘어가려는데, "그럼 한 오백만원?"
헐~~~ " 오백만원 벌면 당장 그만둔다...ㅎㅎ"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
시어머님 들으셨나봅니다. 울아들과 나눈 대화...
당신 아들이 돈을 못 벌어와서 며느리가 억지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다닌다는 뜻으로 들으셨나봅니다.
조용히 그러시네요. 누구네 집은 남편 혼자 벌어도 규모있게 잘 살고 있다고...
너도 직장 그만 두고, 적게 벌면 적은대로... 맞춰서 살으라고...
"어머님,,, 이건 아시나요? 그 집은 시댁이며, 친정이며 돈 한 푼 안드리면서.... 오히려 시댁서 용돈 받으면서
매주 놀러다니고... 가전제품 신제품 나오면 바로 바꾸고... 저축도 안 하고 생활하는 집이예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차마 입이 안 떨어져서.... 걍 있었어요. 그 집이 신랑의 사촌누나집이거든요.
네,,, 저 직장 그만두라는 소리, 한 두번 들은 거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는 너무 듣기 싫어서 그랬습니다.
" 어머님, 직장 그만 두라는 말씀, 애아빠한테 해보세요"
" 그이는 제가 직장 다니는게 든든하대요. 항상 제가 그만두느니 자기가 그만두고 사업을 하겠다나...그러네요"
그랬더니... " 못난 자식,,, 어쩌고 저쩌고... 지가 그만 두면 살림한 거야? 이것들이 힘들게 와서 살림해주니깐
살림하는 게 쉬운 줄 알아? 아, 열받아..." 그러시더니...
" 지들 고생하니깐 도와주는 거 고마운 줄 알아야지... 직장이 있는거 감사히 생각해야지... 애이, 열 받아"
이러시고는 가셨어요. 저는 엘리베이터까지 쫒아가서 화나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구... 계속... 사과드리고...
사실 우리 어머님은 이런 막말 하시는 분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기 드물게 좋은신 분이시죠...
이런 분이 조금 까칠해지신데는 근본적으로 종교의 문제가 깔려있습니다.
저희 시댁은 독실한 크리스찬... 저희신랑이 성가대에 빠지고 나서부터.... 시누이두... 어머님도 까칠해지셨어요.
성가대를 빠진 이유는 순전히 신랑의 결정인데, 놀러다니려고 제가 못가게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계셔요.
신랑이 본인 입으로 " 성가대 연습시간에는 참석 안하면서, 꼭 예배시간에 성가대석에 서서 소리 다 망치고...
그런 사람들 때문에 하고 싶지 않다" 말했음에도.... 이거 1년전부터 신랑이 생각하던 일이었어요.
암튼.... 시어머님 그렇게 가시고... 맘이 불편해서 둘째형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이래이래해서 어머님 화나셨다구...어찌 풀어드려야할까요...
그리고 사실, 귀국해서는 한동안 직장 다니기 힘들기도 하고,
애들 제가 키우고 싶은 욕심에 애아빠랑 상의해 봤다구...
신랑 왈 그럼 우리부모님은 어떻하냐고.... 자기 혼자 벌면 지금처럼 70만원씩 드릴 수 있냐구.....
아, 그 말 들었을 때... 참으로 서운했지만... 그만 두고 싶은 마음 접었다구...
그런데 어머님이 그만두라고 하시니, 나도 모르게 말이 그렇게 나왔다구...
집에서 살림만 하시는 형님, 따끔하게 혼을 내시네요.
그럼 너는 신랑이 그만두지 말라고 해서 못 그만 두냐고.... 왜 신랑을 핑게 삼냐...
그냥 올캐가 직장 다니고 싶어서 다닌다고 말씀드려. 그리고 우리부모님이 자기네가 돈 안드리면
못 사는 거 아니니깐 올캐가 그만두고 싶으면 과감하게 그만 둬... 딸인 우리도 있고,
자기네 애들 안 봐도... 다른 일 하셔서 돈 버시면 되니깐... 그런 걱정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해...그러시네요... ㅠㅠ
헐~~ 직장인 중 다니고 싶어서 다니는 사람,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두 분다 연세가 환갑지난지 꽤 되었는데 무슨 일을 하셔서 돈을 버신다는건지...
시부모님이 서울에 아파트에, 건물에... 재산이 좀 있으셔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수입이 없으신 상황....
작년에 재산세 내지 못해... 저희들이 대신 내 드렸어요. 그런데.... 계속 가지고 있으면 오른다고... 처분을 안 하십니다.
아침에 제가 애들 밥 먹여 챙겨서... 학교, 유치원 보냅니다.
그러면 3시 이후부터 제가 퇴근할 때까지 돌봐주셔요. 식사도 준비해주시죠...
돈 70만원.... 받는 입장에서는 적을 수 있지만, 드리는 입장에선,,, 살림하는 입장에선 적지 않은 금액이지요.
제가 직장을 그만 두어도... 드릴 수 밖에 없는 돈... 당근 살림은 더 빡빡해지겠지요...
불보듯이 뻔히 보이는데,,,, 과감히 그만둔다라....
제가 시어머님께 직장다니기 싫다고 하소연을 한 것도 아니고...
애하고 얘기하다.... 엉겹결에 뱉은 말이... 이렇게 커져버렸어요.
시어머님도 직장 그만 두라... 시누이도 그만 두라... 남편도 그렇게 자기엄마 화나게 했다고... 그럴거면...
직장 다닌다고 그렇게 유세 떨거면 그만 두라...
남편아, 나 그만두면 얼마전 아파트 갈아타느라... 대출 이빠이... 그건 누가 갚아준다니...
당신은 나 직장 다니는거 놀러다닌다고 생각 안한다. 집안일 소홀히 하는 핑게로 생각하지 않는다...
고생하는 거 안다, 고맙게 생각하다... 어머님께는 내가 잘 말씀드리겠다... 해야 되는거 아니니?
이래저래 "시"자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날입니다.
첫댓글 시댁에...용돈을 드리지 마세요..... 넉넉하니깐 용돈 주는 줄 아시나봐욤..
헉.. 님 참 맥빠지는 하루였겠어요... 현실은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본인들이 더 잘 알텐데.... 신랑분 참 이기적이시네요.. 자기 엄마가 살림도 해주니까 그 70만원 당연하다 생각하는듯....참 씁쓸하네요.. 결국 여자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말....
네... 직장 그만두라는 세 사람 중... 남편이 젤 서운하네요.
그만 못둘거 뻔히 아니깐 그런 소리를 하는 거죠.....전 무엇보다도 남편이 어이없네요...어찌 자기 엄마 화나게 했다고 직장 다닌다고 유세 떤다는 소리나 하다니.....저 같은 대출 이자고 뭐고 당장 그만두고 시댁 용돈 끊습니다....남편한테도, 이젠 직장 다닌다고 유세 떤다는 소리는 안나오겠네~ 라고 말하고.......어이없음이네요...
근데 사실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휴직기간에 애들이랑 너무 재밌고, 행복했거든요. 살림도 손에 익어서 재미 붙을만 할 때... 복직했어요. 아무래도 맞벌이를 했으니, 빈 손으로 결혼해서 지금까지 이루게 된건데...
그만두라고 해놓구 막상 그만두면....분위기 더 싸해지는거 아니에요? ^^;; 전 지금 임신 10개월차 들어갔는데..(아직 직장다니고있음..) 임신했을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네요...맞벌이 해야한다는....대놓구 얘기하심
그...그...그렇겠죠. 분위기 싸~~~
속상하시겠네요~ 울 시어머니는 여자도 직장 생활 해야 한다고.. 요즘은 혼자벌어서 애놓고 못산다고.. 저희 결혼전부터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애 낳으면 키워주신다고..계속 일해야한다고ㅡ,.ㅡ 말씀은 고맙지만.. 애 봐주시려면 어머님도 지금 하시는 일 그만둬야 하니까.. 당신 보험료랑 용돈 다 주시면 그렇게 하신답니다. 그래서 전..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어머님들은 둘이 벌기때문에 자식들이 여유로운 줄 아십니다. 한번쯤은 현실을 직접 말씀드려야 해요~
ㅎㅎ 울시어머니는 결혼전 애는 절대 못봐주신다 하면서 저 임신했을때 "느그 회사 출산휴가는 있지?" 했던 분입니다... 애기 둘인 우리가 돈 쓰는거(어머님한테) 보다 아직 미혼이고 돈도 우리 둘 버는것보다 많이 버는 아주버님이 (본인에게) 돈 쓰시는걸 더 안타까워 하시구요..
전 형님이라기에 같은 며느린줄 알았더니 시누이네요 님 속상한 건 알겠는데 말할 상대를 잘못 고르셨어요 ㅜ ㅜ 어찌 시누이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소연이라고 하십니까... 그리고 다음에 또 시댁에서 그만두라 말나오면 사촌형님네처럼 시댁에서 돈주고 그런 형편이면 당장 그만둔다 그러세요 할 말을 왜 못합니까
아이고... 그럼 노인네 맘에 못 박지요...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어요. 울시어머님 좋으신 분이라 그렇게까지는 못 하겠어요. 돈이건 마음이건... 자식들에게 아낌없이 주시는 분들이세요. 순간적으로 며느리가 아들 깎아내리는 거 같으니깐... 화가 나신 모양이지요... 전 신랑한테 젤 서운해요. 그리고... 시누이는 매일 시어머님이랑 통화하는 사이라서... 상황 말씀드리고.... 조언을 구하려고 했던건데... 님, 말씀대로 잘 못 판단한거 같아요.ㅠㅠ
결론은 님이 안벌면 집안 안돌아 가는게 뻔히 보이는데 돈번다는 유세하는꼴은 남편도 시누도 시어머니도 못본다 이거네요.이러니까 시짜는 시짜다 하는 소리 나고 남편은 남의 편이구나 하는소리가 나는거네요.
오, 맞아요... 정확한 표현에 맘이 싸해지네요...
읽는 저도 화나네요...속상하시겠어요..제가 경험한 시댁 사람들은 내가 힘들때 보니 남보다 다들 못하더라구요
님이 드리는 70만원이 그냥 용돈이 아니죠? 애 봐주시고 살림 도와주셔서 드리는 돈 아닌가요?
22 솔직히 도치맘 심정도 이해는 하지만, 지금 상태로 시댁에서 공짜로 돈 받아가시는 것도 아닌데, 시댁 탓(??)하며 일 그만 못둔다는 하소연을 시누이한테 할얘기는 아닌거 같아요,,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애 봐주셔서 감사한 점도 있는 거잖아요,, 어차피 베이비 시터 쓰더라도 그 돈은 들어갈돈 같은데,,
그리고 솔직히 남편이 돈을 적게 버니까 내가 고생하며 돈번다 이런 마인드 자체도 약간 이해는 안되요,, 남편은 그 돈버느라고 고생안하나요,, 물론 맞벌이 맘 고충은 알지만 남편이 그냥 노는 사람도 아니고,,맞벌이 하니 나만 손해다 하는 피해의식은 아닌거 같아요,,
333 공감도 가고 이해도 갑니다만,,,그래도 너무 피해의식 가지신 듯 보여요..정말 가난하셔서 생활비 보태드려야 하는 시댁도 아니고(세금은 내주셨지만..그건 병원비나 생활비에 비하면 정말 행복한 비용이 아닌지...) 어르신들 좋으신 분이라고 누누이 말씀하셨잖아요..그런데 그러시면 안돼요..사실 님 좋으라고만 맞벌이 하는 것도, 시댁 용돈 드리려고만 맞벌이하는 것도 아니잖아요..그게 다 두루 두루 섞인 거지요..또 어르신도 가족이라고 생각해서 님을 이뻐하고 직장나간 사이에 아이돌보는 것도 도와주시는 것 같은데....나만 억울하게 희생한다는 생각은 빨리 버리시는게 좋을 듯..
네... 맞는 말씀이예요. 그래서 시어머님께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랑으로 키워주셨거든요. 지금 큰 애 초1이고... 방과 후 수업 보내고 있어요. 작은 애 유치원 종일반이예요. 어머님 힘드시다고 종일반 넣었지요... 베이비 시터 쓸 상황은 아닙니다. 흐흐흐... 리미님... 저희신랑 돈 못 벌지 않아요. 500은 아니지만... 결혼을 일찍해서 나이에 비해 아이도 빠르고,,,, 외국계 회사라 급여가 좀 되는 편이에요.. 오해마셔요.
44444444444444444...직장 그만두라면 속상하겠지만.솔직히 저는 시어머니 입장도 이해되네요...님 부부가 아쉬워서 그만 못 두는 거지, 시어머니때문에 그만 못 두는 건 아니지요.어디 가서 일하셔도 70은 버시겠지요..애 봐주고 살림해주고 정말 힘듭니다.
리미님말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제가 아쉬운건 없구요... 수입이 없는 부모님 걱정하는 신랑이 아쉬워하지요. 늘 공무원마누라 든든해서 회사에서도 눈치보지 않고 소신있게 일한다고... 절대 그만 두지말라고... 한답니다. 전 사실 휴직해서 3년정도 애들 어릴 때 키웠어요. 그때 정말~~~ 좋았고, 그래서 복직한 뒤에 그만둘까... 고민했었구요. 제 마음이 속상한건... 시댁때문에 어쩔수 없이 일해서가.. 나만 힘들다... 아니구요, 왜 멀쩡히 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라고 하는지...에 대한 거예요. 아들과 같이 버는 며느리, 결혼할 때 달랑 돈 천만원 주셨어도... 둘이 벌어 25평, 35평 집 두채에...대출 있지만, 이정도 모았으면 대견하고,고마워야 되는거 아닌지... ㅠ
에궁 답답하실듯 싶네요...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이고.. 전 저희시어머니만 그런줄 알았는데.. 적게 벌어오면 거기에 맞춰서 절약하면서 살아라고.. 결혼4달차..회사 관둔지 5개월만에.. 실업급여 끝나자마자 재취업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시누 더 ... 아니 다니고 싶어서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우리 시어머니도 지난주에 적게 월급 받더라도 시댁 근처로 이사오는게 어떠냐고 하시더라구요.. 아껴쓰면 된다구요.. 근데 시댁에 들어가는 돈이 최소 한달에 200 입니다. 기막혀서 말이 안나와요.. 누군 시골에서 고생하고 싶어서 이러고 있나 싶구요...
저도 맞벌이인데... 아내한테 잘해야겠군요. ㅎ
다음부터도 그런 소리 나오면...정말 그럴까봐요. 힘도 들고 살림해 주시느라 어머님도 고생이시구. 어머님 용돈은 못드리게 되겠지만 집 팔고 대출금 상환하고 작은 전세집 알아봐서 살림하면서 검소하게 살아야할라나봐요~ 떠보세요...
저희 시어머니도 그러십니다.아들보다 제가 더 안정된 직장인데 지금 돌쟁이 하나에 뱃속에 하나더...하나 뱃속에 넣고 돌쟁이 돌보느라 퇴근하면 정말 죽겠는데...힘든티내면..힘들면 회사관두라 하십니다...없으면 없는대로 살라고...저희...집한칸 없고 임대아파트사는데...그것도 결혼해서 우리가 돈모아가며 얻은건데...참 답답한 소리같아서...과연 본인 딸이면 회사관두고 살림하라할까...약간 섭섭했네요...
시누이한테 괜히 전화하신것 같아요.. 아 제 가슴이다 먹먹하네요. 아 열받아 그냥 확 관둬 버리세요..... 전 제발 남편이나 시어머님이 그만 두라고 했음 좋겠어요.... 연봉이 남편보다 많다보니...아무도 그만 두란 소리를 안 하네요.....그냥 집에서 아들하고 지내고 싶어요.....ㅠㅠ
근데, 다른상황은 다 제쳐두더라도, 제발 "직장 다닌다고 그렇게 유세 떨거면 그만 두라"...이런말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아..직장다니는 애엄마로서 정말 짜증나요.-_-
참..집집마다 다른가봐요..저희 시어머님도 참 좋으신 분인대...맞벌이 이야기는 자주 하세요... 혼자 벌어서 어떻게 사냐공... 애 이제 낳은지 한달도 안된 형님 앞에서도 그런소리 하세요... 근데 정말 좋은분이시거든요.....아이러니 한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