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일요일. 마음마저 착찹하다.
김재진 시인의 시를 정목스님이 낭독하는 "언양가는길"을 누워서 들어본다.
흐르는 음악이 저절로 고요한 산속 깊은 숲으로 빠저들게 한다.
어릴적 생각이 문득 떠올라 혼자 빙그레 웃음을 웃어본다.
"수촌"
1반 2반이 있는 용오동 서낭당을 넘으면 하니.(3반4반) 5반 6반이 있는 큰골
용오동에는 양태모퉁이가 있고 앞으로는 작은 내가 흐르고 작은내가 흐르는
공주쪽으로 쇠사물다리가 있고 신작로 좌측에는 여천이 산이있고
그골 깊은곳이 한시렁골이다. 작은내와 큰내가 만나는곳에는 수문이 있고 수문을
타고 물이 흐르는 곳에는 쌍수문이 있으며 그앞에 하천들이 개티 그앞 산 모퉁이가
큰은골이다. 서나당 고개 위에는 동내의 놀이터인 공간이 있고 회실이 있다.
하니에는 윗둠과 도장고개 넘어가는길 산지태 가는길이 있고 큰샘이 두개가 있다.
들로 처다보면 행여집을 등줄기로 뻗어 있는 용머리산이 있고 그북으로 들가운데는
정자나무가 몇백년을 버티고 서있으며 용머리산 소나무에는 왜가리들의 서식지였다.
그북으로는 새붓돌 정자고목이 있고 태실쪽으로는 예전에 물래방아간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하니에는 둥그나무밑에 양조장이 있었고 큰창고가 있어으며 예전에는 장이서던
장터가 있었다. 큰골에는 뒷산에 산지태가 있고 산신을 모셔놓는 사당도있다.
태실로 가다보며 개장굴이 있고 샘은 용오동에 하나 하니에두개 큰골에 하나가있고
새붓돌 둥그나무밑에는 김매기하던 어른들의 모습이 선하다.
農子는 天下地大本이란 깃발을 들고 풍장을 울리던 동내 어르신들 모두 거의
돌아가셨지만 일하는 사람 반 풍장울리는 사람반 쑥대 말아 불씨지펴
봉추담배 피우시던 어르신들 참때되면 졸졸 따라다니며 참 얻어 먹던 그시절
그냥 푸르름만 싱그러울뿐이다.
나이가 들어 용머리산 묘둥지에서 봄에는 진달래분홍빛에 취해봤고 찔레꽃향기에
심호흡하며 원고를 가지고 열심히 목이터저라. 소리도 질러봤다.
눈이 솔솔 녹아 내리는 잔디밭 언덕에서 마음놓고 웅아하던
그여유로움도 맛보았다.
세상에서 제일로 아늑하고 편안하며 낙원이었을것이다. 그순간이 ----------
첫댓글 햐, 온갖 것을 다 기억하고 있구나. 역사적인 자료다. 그리운 시절이여...
꿈엔들 잊으리오 .아름다운 내 고향 .../ /그림 지도 따로 없어라....이거이 수촌리 지도.../
이크 그 냄새 고약하다. 친구가 뛰놀던 고향을 한 폭의 풍경화에 담았군 . 어느 새 옛 날이 그리운 나이가 되었지. 모두가 눈에 선한 예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