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내 도서관
변정임씨가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그 작품과 심사평을 아래에 게재한다.
▣그리움 스며든 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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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부딪히며
쏜살 같이 흐르던 물
오던 길 다시가려
발버둥치지만
덩치 큰 물 덩이에 휩쓸려
포기한 채 흐르고
조약돌 뒤집으면 추억이 생각나고
또 하나 뒤집으면 세월의 덧없음에
공허한 마음 달래느라
돌팔매만 연달아 해본다
어둠은 이슬과 부대끼며 내려와
마음까지 차분히 적시고
뽀얗게 보이는 잔잔한 들꽃들
행복한 웃음으로 달래준다
밉상스러운 구름은 비라도 부추길까
찡그렸다 웃는 척
사랑하기에 다시 찾은 개울가
그리움 쌓이어 남겨지고 싶지만
공깃돌 모래 속에 묻고 고귀告歸한다
▣행복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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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지팡이 앞세우고
다정스레 손잡으니
화사한 옷차림 더 화사하고
아들네가 보내준 용돈 찾으러
파뿌리 두 분 행차 하신다
자연스레 표 뽑고
비밀번호 공책에서
돋보기 또박또박
도장 꽉 눌러 찍고
차례 기다리는 모습
쌍꺼풀 수술새댁 보다
엄청스레 곱기도 하여라
흰머리소녀
최고의 대접인 냥
백 원짜리 동전커피
정겹게 건네자
한 방울도 아까워라
휘휘 돌려 마시 네
차례가 오니 똑같이 일어나
서로 의지하고 걸어 나오는 그림
한 폭의 동양화
▣넝쿨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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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넘어 울타리 장식
풀어놓은 붉은 실타래가
시나브로
가슴 깊숙한 곳 자리 잡아
스산한 밤중에 길을 나서 네
가파른 난간에 자리를 잡고
사랑높이 키 재기하는 걸까
소담스런 모양
살그머니 꽃냄새 풍기며
나래를 치고 있다
떨어질 줄 모르는 인연
부둥켜안고 있지만
길고 긴 아름드리가
붉은 눈물 흘리기 전
요염한 자태 고스란히 담으려고
살그머니 사진기를 누르니
요염한 척
표정관리 못하여
부끄러워 고개 숙인 꽃 이파리
가는 발길 잡는다
<당선소감>
가을 하늘은 금방이라도 푸른 눈물을 쏟아버릴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모든 자연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시사문단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항상 열정을 가지시고 이끌어 주신 문천文川선생님을 비롯하여,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고 도와준 ‘작은 글도 소중히’ 문우들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아직 정신을 놓지 않으시고 병석에 계신 친정아버지께 생일 선물을 드리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남아 있는 가을이란 이름하에 때 묻지 않고 부끄럽지 않을 글을 쓰도록 다짐을 해 봅니다.
-변정임
*강원도 강릉출생
*<행복한 책읽기와 글쓰기>회원
*별내도서관 <문예창작교실>3학기 수학중.
<심사평>
『월간 시사문단』2009년 10월호. 시 부문 신인상에 ‘변정임’의「그리움 스며든 강가」「행복한 외출」「넝쿨장미」을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시는 인간의 가장 완벽한 발언이라고 말한다. 발레리 역시 시란 ‘외침의 소리를 발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은 시를 통하여 외치기도 하고 침잠하기도 하며, 독자에게 무엇인가를 주고자 끊임없이 추구한다. 그래서 한 편의 시를 쓰면서 고뇌하고, 그런 흔적들 때문에 시의 참맛을 느낀다.
어떤 시는 한 폭의 좋은 그림처럼 가까이서 볼 때 더 감동적이고, 어떤 것은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어두운 장소가 더 좋아 보이기도 하고, 밝은 장소가 눈을 멀게 하여서 시감상의 어려움을 내포한다.
‘변정임의 작품「그리움 스며든 강가」는 허구 속에서 자아를 찾으려는 시심을 담고 있다.
「행복한 외출」은 노부부의 일상적 외출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려고 한 작품이다. 반면에「넝쿨장미」는 화려함 속에 숨어 있는 부끄러움과 낯설음을 담고 있다. 서정성이 높고 리드미컬한 시는 음미의 폭이 약한 흠을 가지게 된다. 앞으로 더 많은 습작훈련을 통해서, 좋은 작품을 많이 쓰는 작가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
심사위원: 황금찬. 조남두. 김후란. 박효석. 홍윤기. 오세영. 손근호. 조성연.
첫댓글 이 좋은 소식에 제일 먼저 댓글을 올리는 영광을 누립니다. 아낙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만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4.gif)
서경. 서정을 넘나들며 가슴 뭉클한 감동이 전해지는 작품을 기대해도 되겠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진심으로 ![축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8.gif)
드리면서 문운을 빕니다 아낙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화이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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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8.gif)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항상 좋은 글 남기시고 열정을 가지신 님, 예쁘게 봐 주시고 이 기분 그대로 간직하여 선배님처럼 좋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시골아낙님, 앞으로 더욱 정진하시어 문단에 거목으로 서십시요.
선배님처럼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고우시고 단아한 모습도 닮아도 될까요? 고맙습니다.
아낙님.쏜살같이 내달려 큰 물줄기에 드디어 도달하셨네요. 수확의 계절에 걸맞은 반가운 소식,축하드립니다. 쉼없이 내달리던 끊임없는 노력과 정성의 결과로 넓은 강에 닿으셨으니 이제 다시 힘을 내어 바다로 나아가야겠지요. 바위들이 때론 갈 길을 막겠지만 아낙님 저력으로 끝끝내 짙푸른 바다로 나아가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큰 장애물이 나타나면 미력하나마 뒤에서 힘을 보탤께요. 우린 한 식구니까요 ㅎㅎ. 선선한 가을 밤, 행복한 소식에 기분좋은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아낙님의 등단을 다시 한번 "왕" 축하드립니다
처음 느낌 그대로인신 님을 따라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낙님~축하합니다...열심히 하신 보람을 거두시는군요..이제 시작이다 생각하시고 열심히 공부하셔서 좋은 시, 보여주세요..^^
고맙습니다. 선배님.
시골아낙님 아까 축하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고 또 축하드립니다.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이번 일요일, 시간이 되면 교회에 가고 싶습니다. 늘 옆에 계시어 든든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낙님![축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8.gif)
드려요.우리 꾸준히 함께가요.심성이 고운 분이시라 좋은 글 고운 글 많이 쓰시리라고 저는 믿는답니다.거듭 ![축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8.gif)
드려요.
가을 비슷하게 닮으신 , 당신을 닮을게요. 고맙습니다.
시골아낙님 등당축하드립니다.이제 좀더 책임의식을 가지고 더욱정진하기를 바랍니다.
님처럼 열심히 하는 아낙이 되겠습니다. 고마습니다.
시골아낙님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수줍은 듯 그러나 시 창작에 열정을 보이시는 모습 참 보기 좋더라구요*^^* 수업에 열심히 임하시는 모습을 닮고 싶답니다^^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서 머잖아 숲향기 어우러지는 그날이 보입니다. 향기님의 힘을 받아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