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istudy.com/physics/chaos/nature_kim.htm
번개 강줄기 나무 고사리 산, 구름 인간의 몸은 프랙탈 컴퓨터 그래픽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계에는 복잡하고 불규칙한 모양이나 현상들이 가득하다. 구름이나 번개, 유리 파편, 겨울철 유리창에 서리는 성에, 비바람에 시달려서 꼬부라진 소나무, 바다 속의 아름다운 산호 등등, 이렇게 다양한 모양들 안에서 어떤 공통성을 찾아낼 수 없을까? 이들은 모두가 우연히 또는 순간적으로 이루어졌는가 하면,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있다. 이제까지의 기하학은 이러한 것들에서 어떠한 법칙성이나 공통점을 찾아내지 못했으며, 아예 연구의 대상으로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들을 하나의 통일적인 관점에서 설명해 낸 수학자가 있다. 그렇다면 그는 천재 중의 천재이다 (천재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 천재가 바로 앞에서 소개한 만델브로인 것이다.
그의 천재성은 프랙탈의 개념을 활용해서 자연을 해석했다는 점이다. 알고 보면 만델브로가 사용한 방법이란, 자연의 아름다움을 수치로서 표시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 위대한 발견이란 으레 그런 법이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현실의 물질은 어떤 일정한 크기의 원자나 분자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 한편, 수학에서 다루어지는 무한의 미세구조는 한없이 계속되는 상상의 산물이다. 수학과 현실의 이같은 불합치 때문에 자연을 프랙탈로 볼 수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자나 분자의 크기 역시 상상의 세계에서만 가능하리만큼 충분히 작으며, 얼마든지 프랙탈 구조로 근사적으로 흉내낼 수 있다. 사실 그대로를 프랙탈 도형으로 간주해도 좋을 정도이다.
번개
예부터 신비와 공포의 대상이었던 번개는 번쩍이면서 공중을 가르며 땅으로 떨어진다. 1752 년 5 월 미국에서 비오는 어느 날 프랭클린 (B. Franklin, 1706~1790) 은 비 속으로 연을 날려 번개가 전기의 현상임을 증명하였다. 그 후로 번개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어 독일의 B. 발터는 회전하는 카메라로 번개를 촬영하였는데, 번개는 한 번에 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을 반복해서 계단을 이루듯이 방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중에서의 번개의 전파는 습도, 기압, 온도, 이온화의 경향 등, 여러 조건이 복잡하게 얽혀서 그 경로가 결정되기 때문에 일직선이 아니고 구불구불 진행하며 가지치기를 한다. 그 모습은 불규칙하지만 전체와 가지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 즉, 자기닮음이며 프랙탈 구조인 것이다. 더구나 방전이 일어나면 그 주위는 1만 °C 이상의 열을 받으며, 이 때문에 공기가 급팽창해서 충격파가 발생하고, 이 충격파가 우르르 쾅쾅 하는 천둥소리로 들린다.
과학이 발달한 이즘에도 번개와 천둥은 신비한 현상이며, 그 신비성은 프랙탈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같다.
강줄기
강은 프랙탈이다. 큰 강줄기나 그 지류는 서로 비슷한 분기 상태를 하고 있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모양도 같다. 한강의 일부 지류를 큰 강줄기와 비교하면, 금방 닮음의 관계(통계적으로)임을 알 수 있다.
강마다 그 모양은 다르지만 같은 유역의 강줄기는 거의 같은 프랙탈 차원을 갖는다. 어디라고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한강 유역과 같다', 또는 '나일강 유역의 풍경'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직관적으로 프랙탈 차원이 표시하는 그 유역 특유의 형태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아무리 축적을 바꾸어도 그 모습이 닮았다. 즉 부분이 전체와 '같은' 자기닮음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간단히 말하면, 일정 지형이「 통계적으로 자기닮음」임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한강은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난다. 또 북한강, 남한강은 상류로 거슬러 올라갈 수록 수많은 지류를 만난다. 이들 지류에는 더 작은 지류가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지리학에서는 하천의 지류와 본류의 관계에 관한 법칙을 세우려는 시도가 있다. 미국의 R. E. 호턴 (Horton) 이 주장하고, A.N. 스트렐러가 확립한 수류차수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수원에서 시작하여 지류를 갖지 않는 수류를 1 차 수류라 하고, 1 차 수류 두 개가 합해지면 2 차, 2 차 수류 두 개가 합해지면 3 차, 그리고 4 차 ... 라는 식으로 구분한다. 1 차와 2 차 수류가 합해지면 그대로 2 차 수류이다. 이렇게 유로에 차수를 붙이면, 각 차수의 수로의 수는 고차일수록 적어진다. 최고차 수류는 항상 하나이며, 그 다음 차수의 수류는 적어도 2 개 이상, 그 다음은 4 개 이상, 그 다음 차수는 8 개 이상 ... 등등, 차수가 낮아지면 수류의 수효가 증가해 간다. 이 증가의 양상은 거의 등비급수로 되어 있다. 여기서 Y축을 수류의 수, X축을 차수로 잡으면, 대수 (log) 그래프가 만들어진다. 이 그래프는 1 차에서 4 차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호턴의 수류법칙' 이라고 한다.
분기의 치수가 1 차씩 줄어들 때마다 지류의 수는 일정한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 이 사실은 곧 분기하면서 사방으로 뻗어가는 지류들이 형성한 흐름의 구조 어느 부분도 전체와 닮아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림 45 는 지도상의 하천의 합류 구조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45
해안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도의 축도에 따라 지도상에 나타나는 지류의 규모는 달라진다. 즉, 분기구조와 지류의 개수는 지도의 축도마다 다르다. 하지만 대체로(통계적) 등비급수로 되어 있다.
당연한 것이지만, 수로와 지형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산맥의 분기구조, 즉 프랙탈 (자기닮음) 구조에 따라 강의 프랙탈 구조가 결정된다.
넓은 산자락에는 여러 형태의 사면이 있고, 사면에는 여러 작은 요철이 있다. 그곳에 비가 내린다. 빗물은 좌우로 갈라지면서 사면을 따라 흘러내린다.
이와 같은 과정은 산의 사면의 모든 점에 내린 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다. 이때 수없이 많은 분기점이 생긴다. 이 하나 하나가 작은 강이다. 그 구조는 선거 때의 여론 전파의 구조, 또는 먼지가 모아지는 비평형개방계 구조와도 같다.
카지노에는 그림 46 처럼 생긴 게임판이 있다. 구슬을 맨 위에서 떨어뜨리면, 구슬은 좌측으로 내려가면서 두 번째 단의 바늘에 걸린다. 두 바늘 사이의 거리가 일정하다면 좌측 또는 우측으로 가는데, 좌우에 맞을 확률은 같다. 다음 단에서 좌우 어느 하나의 핀에 맞을 확률도 역시 같다. 이와 같이 해서 마지막 바늘까지 내려간다.
그림 46
뉴튼 역학 (결정론) 에 의하면, 초기조건, 즉 맨 위에서 구슬을 떨어뜨리기 시작한 조건에 따라 모든 일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렇지 않다. 오로지 확률론적인 것만도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초기 조건에 관련되면서 전단계의 현상이 다음 단계에 영향을 준다.」즉, 카오스적인 것이다. 하천의 흐름이나 게임판도 전단계의 상황이 다음 단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같은 구조이다.
이 밖에 하천에 관한 수학적 모델로는 하크 (Hack) 가 연구한 유역 면적과 하천의 길이와의 관계가 있다. 이 관계는 지질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거의 비례관계를 이룬다.
버트런드 럿셀은 「돌멩이 2 개와 염소 2 마리에서 아무런 공통점도 발견하지 못하다가 여기서 '2' 라는 공통점을 깨달았을 때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만델브로는 강줄기와 카지노 게임에서 공통적인 수치를 추상해 내어서 인류 역사를 또 한번 바꾸어 놓은 것이다.
원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