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아홉살이예요

[雲中]

1979년 

이젠 아주 먼 옛날이 되어 버린 그때가 있었던가

10.26이라고 우리가 기억하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이 있었던 그 해

서울공대 공릉 캠퍼스의 마지막 해이기도 했던 그해 

그러므로 그곳에서의 마지막 축제가 있었고

강당(?)에서 공연이 있었을 때

아마.. "열애"를 열창한 한 가수가 있었으니 

그러나 

가녀린 몸매의 그녀가 공연을 다 끝내고

매니저도 없이 호올로 캠퍼스를 걸어 나갈 때 

가까이서 눈이 마주친 나는 물론이거니와 

이 재미라고는 한 톨도 찾아 볼 수 없는 공돌이들

수학문제는 혹 잘 풀었는지 모르지만 

그 뜨거운 가슴의 아름다운 여인의 노래를 듣고도

쫓아가 희야까시 아니 싸인 하나 요청하는 놈들이 없었으니  

그녀는 아마 속으로 

"개새끼덜"

하지 않았을까.. 

내가 해병대를 조금 일찍 갔다왔더라면.. 

용기를 좀 냈더라면 혹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이 누님이 아직도 독신이라던데.. 

어쨌거나 어느새 세월은 흘러 

오늘은 백발이 다 되어

별빛 나그네 덕택에

오히려 사뭇 늙은이의 마음을 뒤흔드는(..) 노래  "열아홉 살이예요"를 오랜 만에 감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