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이렇게 멋진
눈꽃을 볼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운두령(1,089m)은 평창군
용평면과 홍천군 내면을 잇는
고갯마루로 함백산 만항재
다음으로 차로 오를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다.
어느 웬만한 산보다도 이미
높은 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계방산 정상까지는 표고차가
높지 않아 초보자도 오를 수
있는 조금은 편안한 산이라
볼수 있겠다.
그렇다고 만만히 보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참
썰렁했던 운두령이 이제
매점이며 화장실 등 새로운
건물들이 생겨나,
겨울산행지로 유명한 이곳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계방산이라 하면 그저
눈꽃산행지로만 생각하겠지만
시계 좋은날 이곳에 서면
가까운 강원도 명산들은
기본이고
화악산, 백덕산, 태백산,
치악산 그리고 28일 가야할
소백산까지,
그 너울이 가히 환상인
곳이다.
오늘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꽃,
메마른 가지에 피어나는
눈꽃, 상고대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시인들은 상고대를 매서운
찬바람을 맨몸으로 맞던
앙상한 나뭇가지가 하얀
솜옷을 걸쳤다는 표현을 쓴다.
하늘을 보면 너무나 맑은
하늘이다. 어디서도 눈은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나무의 솜옷은
커져만 간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되어 나뭇가지에
들러붙기 때문이다.
상고대의 가장 대표적인
서리상고대의 모습이다.
서리상고대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기온이 낮아야
한다. 바람이 약하게 불어야
한다.
공기가 안정하고 안개가
발생해야 한다.
특히 안개가 끼면 상고대가
생길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안개가 자주 끼고 산의
기온이 뚝 떨어지는
늦가을에 상고대가 잘 피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온이 크게 낮지 않을 때는
한밤에 상고대가 피었다가
해가 떠 기온이 올라가면
바로 녹아버린다.
이런 기상현상이
생기는 조건은
이동성고기압권내에서이다.
상고대는 영하 6도 이하의
기온과 90% 이상의 충분한
상대습도, 여기에 초속 3m
정도의 바람이 불어주어야
한다.
서리상고대는 모양이 눈과
비슷하다.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만들어지는 원리는 전혀
다르다.
상고대는 이런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항상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상고대를
보기는 쉽지 않다.
상고대가 내리는 시기는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
그리고 이른 봄이다.
통상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낮에는 따뜻했다 밤에
기온이 급강하하는 지역이
이 정도 높이의 산이다.
따라서 아름다운 상고대를
보기 위해서는 산에 오르는
수고를 마다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상고대가
유명한 산으로 계방산,
소백산과 덕유산이 있다.
그리고 1월 28일 가야할
소백산은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어
소백산이라고 불린다.
산의 나무에 하얀 꽃이 핀다고
다 상고대는 아니다.
눈이 쌓인 것은 설화(雪花),
쌓였던 눈이 얼면서 얼음
알갱이가 줄기에 매달리는
것은 빙화(氷花)로 부른다.
가끔 한겨울 눈이 내린
뒤에는 설화, 상고대, 빙화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산에 오르지 않고도
상고대를 볼 수 있는
곳들이 있다.
바로 댐 주변이다. 습기가
많이 공급되면서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댐 주변에는
아침에 환상적인 상고대를
만날 수 있다.
마른 나뭇가지와 말라가던
들풀들에 맺힌 하얀 눈꽃,
겨울에만 피어나는 꽃이다.
그것도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주어야 피어나는 꽃,
햇살이 비추면 이내 뚝뚝
녹아버리는 꽃이 눈꽃이다.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 그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하나 둘
발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이다.
결국 '겨울산'이 그리운 것은
지금 내가 그 곳과는 너무
먼 곳에 있기 때문에 그리움이
더 큰 것일 수 있다.
산을 지척에 두고 살아갈 때,
겨울산에 서있다가는 살을
엘 것 같은 바람에 몇 걸음
오르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곤
하지 않았던가?
1월에는 ‘새해의 결심’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기회가 되면
눈꽃이라는 멋진 선물도
받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박노해의 겨울사랑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내일 계방산에서
만납시다~
첫댓글 아 상고대는 영하6도 이하 90%이상의 상대 습도에 바람까지 갖춰져야 생기는 거군요.웬만한 추위면 으레껏 생기는게 상고대인지 알았습니다
소백산의 상고대는 특히 철쭉 단지와 민간인들이 잘 안다니는 곳(지금은 없습니다만)에서 원없이 봤습니다 예전엔 눈도 그리 올까요?죽령 고개가 해발600인데 거길 차가 못올라와 부식이 4.5일 끊기기도 했으니까요 추위도 대단했고요
누리장님 덕분에 멋진 겨울을 만나 봤네요.낼 근무라 이걸로 산행 대신합니다 잘 다녀오세요.직업을 바꿔야 산행도 자주 갈텐데 ㅎㅎ
거사님 안녕
반가웠습니다
누리장님 안녕하세요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작년 계방산에서 나홀로 산행길에
누리장님 부부를 보며
상고대만큼 아름다워보였어요
내일도 계방산 상고대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계방산갑니다.
우연히 계방산에서 마주칠수도~~~
늘 안산.즐산 화이팅 하시길 ~~~^^
들꽃한아름
많이 반가워요~
내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누리장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조만간 웰빙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오이지 아저씨
happy new year
늘 건강하고~
형님 글보고 실제로 계방산 보고오니
귀에 속속들어 옵니다
역쉬 멋진 형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