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중층 재건축 단지 잇단 사업 재시동 |
삼성동 홍실ㆍ대치동 국제ㆍ청실 등 "다시 시작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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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들어 규제가 집중돼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서울 강남권 중층(대개 10~15층) 아파트. 규제 완화를 기다리며 사업에 손을 놓고 있던 단지들이 하나 둘씩 다시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올 대통령선거 이후 정권이 바뀐다고 정책이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고 시설은 하루가 다르게 낡아지기 때문이다. 주민들 사이에 사업이 늦어질수록 수익성만 악화될 것이란 불안감이 커져 재건축을 서두르는 단지들은 늘어날 전망이다. J&K 백준 사장은 “중층 재건축은 자기 돈 들여 자기 집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지은 지 26년 된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384가구). 일찌감치 2002년 재건축조합을 설립해 사업승인을 준비하다 지난해 5월 주민총회에서 사업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었다. 중소형의무비율ㆍ개발이익환수제ㆍ초과이익환수제ㆍ용적률 제한 등 잇단 규제로 사업성이 나빠졌다고 판단돼서였다.
중층 단지들은 재건축으로 높일 수 있는 용적률 여유가 많지 않고 크기를 키우면 일부 주민들은 기존 집보다 작은 집을 배정받아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이전 크기 그대로 지어야 한다. 일반분양 분이 많지 않아 주민들의 공사비 부담이 크다. 여기다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재건축 사업기간 동안 오른 집값의 일부를 완공 후 부담금으로 물어야 한다. 홍실뿐 아니라 강남권 상당수 중층 단지들의 사업이 중단된 이유다. 이런 홍실이 지난달 말 주민총회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의했다. 주민 동의를 구하고 설계용역을 줘 사업승인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홍실 서우석 조합장은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집값 불안감 때문에 쉽게 재건축 규제를 풀어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국제와 청실은 최근 잇따라 대략적인 재건축계획을 세워 구청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했다. 국제는 2003년 12월 추진위 구성 이후, 청실은 같은 해 5월 조합설립 이후 사업이 멈춰 있었다. 정비구역 지정은 공식적으로 재건축 대상지로 인정 받는 것으로, 안전진단 등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청실 조합 관계자는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고 건물이 낡아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전했다. 국제 추진위 관계자는 “10대의 낡은 승강기를 교체하는 데만 4억~5억원이 들 정도로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 재건축을 빨리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는 2003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지난해 5월 추진위를 만든 뒤 정부 정책을 지켜보다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지난해 착공 전인 관리처분 단계에서 조합원간 갈등 등으로 사업이 멈춰 있는 서초구 일대 중층단지들도 사업을 계속 미루기 힘들다. 9월 일반분양분의 가격을 규제하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12월 전 관리처분을 신청해야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 일반분양분이 100가구가 넘는 단지가 적지 않다. 반포동 한신 1차(198가구)·서초한양(168가구), 잠원동 반포우성(106가구)·한신6차(120가구) 등이다.이들 조합 관계자는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추가부담금이 상당히 늘 것으로 보여 반대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합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투자 신중해야 택지부족으로 강남권에 새 아파트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 재개는 투자자나 주택수요자들이 관심을 끌 만하다. 하지만 겹겹이 처져 있는 규제에 주의해야 한다. 조합원 명의변경 제한 때문에 2003년 말 이전에 조합이 설립된 단지를 구입하면 완공 후 입주 때까지 팔지 못한다. 현재 조합설립 이전 단지는 조합설립 이전까지만 자유롭게 거래되고 그 이후 에는 아예 팔 수 없다. 용적률 규제 등으로 지금보다 더 큰 집을 배정받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일반분양분이 많지 않은 단지에선 공사비의 대부분을 부담할 각오를 해야 한다. 올 12월 이전 관리처분을 신청하지 못하면 일반분양 수입이 20% 정도 줄어 추가부담금이 늘어난다. 서초구 양지공인 안용준 사장은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확실한 단지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고 주민들간 이견이 없어야 사업이 순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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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기자[ahnjw@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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