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 벽두를 여는 신년초 행사는 두리산행으로 테이프를 끊는다. 언제나처럼 아차산에 올라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워커힐을 휘돌아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덕담을 나누면서 건배를 하고 정해진 풀코스의 순서에 따라 사가정 뒤풀이, 묵동사무실 게임, 남선반점에서의 만찬, 포시즌에서의 입가심으로 목요일의 기나긴 여정은 끝을 맺게 된다. 이 코스는 매주 목요일 빠뜨릴 수 없는 식순으로 정착이 되고 백수의 무료함을 달래며 목 빠지게 다음 목요일을 기다리게 된다.
회원들과의 불시에 회동을 하여 사교를 다지는 행사로 소위 번개팅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2월 첫째 날 광장시장을 돌아보며 맛집 기행을 한다. 어둠이 내려앉아 찬바람이 몰아치는 저녁, 종로5가 전철역에서 만나 동대문시장의 외국인 관광객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는 맛집 명소인 ‘진옥화할매 닭한마리’식당과 광장시장의 먹거리통을 돌아다니며 회식을 하였다.
매주 목요일 산행만으로는 2%가 부족하다. 번개팅에 이어 번개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매월 1회 개최하기로 하고 2월 6일 1박 2일 코스로 8명이 자차 2대에 분승하여 태백산으로 설산산행을 떠난다.
눈꽃 핀 태백산의 주목군락지 설원을 등반하며 설산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하산후 태백시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 곳 박병두선생이 아담한 식당을 운영하면서 터를 잡은 봉화군 석포리에 들려서 1박을 한다. 박선생과 부부가 정성들인 메기매운탕, 생삼겹살, 향토음식으로 호사를 하며 한쪽에선 술잔으로 밤을 지새우고 한쪽에선 게임으로 날을 샌다. 다음날 아침 실비를 박선생 포켓에 찔러 넣어주려니까 억센 손으로 팔을 비틀어가며 극구 사양한다. 오지에 자리 잡은 동료로부터 더할 수 없는 환대를 받고 민폐만 잔뜩 끼치고 만다. 태백산 등반을 하고 다시 한 번 찾아 신세를 갚고 싶은 봉화군 석포리의 박선생이다.
춘삼월 엿새 날에는 번개팅으로 추억의 남산팔각정에서 만나 도심을 조망하고 허총무 근무지인 마포를 찾아 원조최대포집에서 시식을 마치고 허총무가 안내하는 공덕동 전통 재래시장골목에서 특식인 갈치구이로 허총무가 찾아온 동료에게 대접을 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신세를 지는 게 습관이 될까봐 걱정이 된다.
두리산악회의 시산제는 3월 여드렛 날 아차산 3보루에서 18명이 모인 가운데 치러졌다. 제수음식으로 음복과 포식을 마치고 지금은 없어진 이학면옥에서 성대한 뒤풀이를 끝내고 결국은 묵동 호프집에서 이철앙선생이 종을 흔드는 가운데 막을 내린다.
3월 20일 번개산행은 예봉산에서 운길산으로 종주하는 강행군을 한다. 예봉산, 적갑산, 운길산을 오르내리는 백두대간에 못지않은 장시간의 빡센 산행을 한다. 골짜기 양지바른 곳에 낙엽을 방석삼아 산행식과 운길산역 앞 포장마차에서의 지역 특산인 미나리전 뒤풀이가 기억에 남는다.
3월 마지막 날에 두리회의 첫 번째 정기총회를 갖는다. 학교에서 지원한 버스에 32명이 타고 포천 산정호수로 향한다.
산정호수 둘레길을 1시간 여의 트레킹을 마치고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2층에 자리를 잡고 총회를 한다. 회원들의 열의가 두리회의 번창을 가늠케 한다. 기념품도 나누어주고 경품행사도 벌인다. 2월말로 퇴직한 최종갑, 손천수선생이 신입회원으로 참여해 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포천아트밸리에 들려서 관광을 한다.
많은 회원들과 어울려 봄기운이 완연한 산정호수와 포천아트밸리를 돌아보며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모든 퇴직직원들이 격의없이 어울리며 즐거움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외대두리회의 가장 큰 자랑이며 우리 모임의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강평회는 태릉입구역 앞 장터식당에 이어서 석계역 앞 스핑크스호프집까지 달리게 된다.
개나리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는 4월 아흐렛 날에 번개산행으로 장암동계곡에서 수락산으로 올라 불암산을 찍고 하산하는 종주코스를 실행한다. 한번 뗬다하면 산 1개는 신에 차지 않고 산 2개쯤은 이제는 우습게 본다. 정선생이 헉헉대며 쫓아오다 수락산 정상을 앞둔 기차홈통바위 전 골짜기에서 중도 하산을 하게된다. 수락산과 불암산 정상의 태극기를 터치하고 이진섭두리산악회장이 기다리고 있는 불암산 기슭 무지개송어횟집에서 뒤풀이를 한다. 58도짜리 금문고량주에 맛이 가서 준기형과 내가 송어횟집 길바닥에 주저앉는다.
짜고치는 고스톱과 같이 사전에 만나기로 미리 얘기해놓고 만나는 번개팅이지만 4월 번개팅으로 스무사흘 날 인천차이나타운으로 정했다.
인천역에 내려 차이나타운 거리를 올라 자유공원의 맥아더동상이 잘 있는지 살펴보고 차이나타운 거리를 돌아본다. 곳곳에 일제시대의 적산가옥 등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을 본다. 뼈저린 역사의 상흔으로 보존해야겠다. 이색적인 차이나타운 거리를 거닐고 화교의 중화요리식당에 들어서 양장피, 류산슬에 58도짜리 대만옥산고량주 마개를 딴다. 취기가 올라 연안부두 횟집으로 자리를 옮긴다.
결국은 이번에도 58도짜리 고량주에 맛이 가서 전철칸에 선글래스가 바닥에 날아간 채 널부러진 모습을 나중에 김용진선생의 스마트폰 사진으로 확인하게 된다.
5월 댓새 날 번개산행은 지리산종주 전지훈련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4월 번개산행과 역순으로 불암산에서 수락산으로 종주하는 코스를 잡았다. 원자력병원 앞에서 능선코스로 불암산 태극기를 넘어서고 수락산으로 연결되는 당고개 통로를 넘어 수락산 정상찍고 장암계곡으로 하산을 완료한다.
역시 장암계곡에 환영 나온 두리산악회장과 만나 송산가든에서 오리 한판과 김치찌개로 산행으로 지친 허기를 채운다.
5월 번개팅은 고품격의 문화탐방이라는 타이틀로 스무이튿 날 춘천 신동면에 있는 김유정문학촌의 실레마을로 향한다.
한적한 김유정역에 내려 향토내음 짙은 길을 쫓아 ‘봄, 봄’의 작가 김유정 생가로 들어선다. 생전의 유작을 전시한 전시실을 돌아보고, 문인의 향취가 느껴지는 잘 꾸며진 정원과 고옥을 살펴본다.
문화탐방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은 뜯어내고 오늘의 주목적인 막걸리와 판때리기로 들어간다. 춘천의 별식인 닭갈비와 막국수로 배를 두드리고 판때기를 두드리기 위해 라일락꽃 아래 원두막으로 자리를 바꾼다. 고즈넉한 시골풍경에 아담한 원두막에서 감자전에 동동주에 동양화가 돌아가니 금상첨화다. 문학의 향기가 퍼지는 조용한 마을에 뻐꾸기소리와 판 두들기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6월 번개산행으로 드디어 지리산 대장정에 올랐다.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간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등정하고 중산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다. 벽소령산장에서 1박하고, 장터목산장에서 2박하고 지리산 일출맞이를 위해 천왕봉에 올랐지만 구름이 깔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천왕샘에 내려서 개선문을 빠져나오니 그때서야 구름을 뚫고 붉은 해가 솟는다. 정상 밑이지만 지리산 일출을 맞이하였다고 치부한다. 중산리로 하산해서 버스터미널에서 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원지터미널로 이동해 우두머리 곰탕식당에서 수육으로 뒤풀이 행사를 마친다.
벽소령산장과 장터목산장 야외마당에서의 삼겹살 파티가 잊혀 질 수 없다.
6월 열여드렛 날 번개팅은 태릉입구역 앞 장터식당에서 열렸다. 김진섭선생이 안면도에서 낚아 온 냉동 우럭을 매운탕으로 끓여 회식을 하는 자리였다. 이수광고문님이 미리 손질해 놓아 끓여 논 우럭매운탕을 현직까지 포함해 13명이 모여 실컷 회식을 하고 윤성묵선생의 고향 동생뻘되는 식당 여사장한테 저렴하게 재료값만 지불하고 나온다. 석계역 앞 월릉교 한성슈퍼 야외에서 테이블을 펼치고 입가심을 하고 석계역 앞 스핑크스 호프집에서 부족한 나머지를 보충한다.
2012년 하계총회는 6월 스무사흩 날 아차산 산행 후 단골 뒤풀이 식당이 된 이학면옥에서 열렸다. 총회원 58명 중 30명이 모였다. 이날은 회원 자제 결혼식과도 겹쳤고, 사회활동하는 회원이 많은데 시간을 좀 빨리 잡아 많이 모이지 못한 것 같다.
처음으로 외대두리회기를 제작해서 깃발을 행사장에 세워놓고 로고 문양도 플래카드에 넣으니 모양새가 그럴 듯해진다.
일사천리로 안건을 통과시키고 술잔 부딪는 소리와 웃음소리로 실내가 열기로 가득찬다. 목회자의 길을 걷는 이재정선생은 사이다로 끝까지 잘도 버틴다. 아마도 사이다잔에 소주를 붰는지 모르겠지만 맞은 편 2차 모임자리로 이동한 로데오호프집에서 몇십만원짜리 몽블랑만년필이 행방불명된 것 같다. 이선생으로부터 분실했다는 말을 듣고 다음 다음날 찾아가서 주인한테 확인해보니 당연히 없다고 한다.
축령산자연휴양림을 찾아 7월 10일 숲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축령산관리사무소에 산행 후 뒤풀이할 캠핑데크를 예약해 놓고 회식거리들을 맡겨놓고 축령산 옆산인 서리산으로 오른다. 능선에 올라서니 광활한 철쭉군락지가 펼쳐진다. 서리산 정상 밑에서 산행간식자리를 마치고 축령산을 다시 오르고 하산하여 예약한 캠핑데크에 불을 지핀다. 전나무 숲이 하늘을 가린 휴양림에서의 삼겹살 캠핑이 7월의 더위를 말끔히 씻어 내린다. 축령산 종점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한적한 슈퍼 앞 파라솔에서의 맥주 한잔도 빠뜨릴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 현직 서종수선생이 동행하였다가 하산하면서 돌길에 넘어지고 벌에 쏘이면서 혼쭐이 났다.
지난 6월 장터식당에서의 매운탕 번개팅에 이어 7월 24일 다시 장터식당에 자리를 잡는다. 이번에도 김진섭선생이 낚아서 포천별장 개인저수지에 담가두었던 민물고기들을 가지고와 모인 9명에게 회식거리로 제공한다. 회식이 끝난 후 역시 2차 자리는 월릉교 앞 한성슈퍼에서 갖게 되며 현직 류재화선생이 비용을 부담한다.
외대두리회에서 고 김흥배이사장님 25주기 추도식을 거행하기 위해 8월 2일 용인캠퍼스 이사장님 묘소에 회원 20명과 현직직원 5명이 경건한 자세로 도열한다. 현지에 거주하는 김창호회원이 준비한 제수를 진설하고 생전의 이사장님께서 즐겨 들으시던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식순에 따라 추도식을 진행한다. 외대두리회가 만들어 진 것은 온전히 고 이사장님의 은덕일 수밖에 없음을 깊게 느끼며 한사람 한사람 잔을 올리며 이사장님의 공덕을 기린다.
학교측에서 마련한 용인캠퍼스 앞 식당에서 고 이사장님의 학교발전에 대한 의지, 직원들을 배려하는 자상함 등에 대해 뒷얘기를 나누며 생전의 고인 모습을 회산하는 자리를 갖는다. 못 다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강동에 거주하는 양, 박, 재정회원과 손회장, 허총무와 합류해 둔촌주공아파트단지 앞 호프집에서 다시 외대야사를 쓴다.
역사문화탐방 번개팅으로 8월 14일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인다. 외국인관광객, 학생관람단들과 뒤섞여 전시관을 돌아본다. 하나하나 시간여유를 갖고 자세히 살펴볼 가치있는 전시물들이지만 정해진 스케줄에 쫓겨 건성으로 흝어 보고 나서 을지로 3가 맛집을 찾아간다. 골목에 숨어있는 코다리찜으로 입소문 평판이 나있는 우화식당 문을 두드리지만 점심시간이 끝났다고 저녁시간에 맞춰 다시 오라고 한다. 빈정 상해서 옆집 전주식당에 들어가 오리로스로 레벨을 높인다.
하계수련회로 학교의 지원을 받아 대천수련원 숙소를 8월 29, 30일 1박 2일 이용한다.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지나간 다음 날 분당에서는 준기형이 분당파 4명을 태우고, 묵동에서는 내가 묵동파 4명을 싣고 8명이 대천수련원에 도착해 짐을 푼다. 내년 2월말에 퇴직할 이준우선생이 반갑게 맞이한다. 태풍이 지나간 해변은 여파로 백사장이 해안산책로까지 뒤덮혀 있다. 해변을 거닐며 한껏 여유로움을 가진 뒤 대천어항으로 차를 몰아 농어, 광어, 놀래미 횟감을 뜬다. 만찬에 이은 여흥으로 노래방을 찾아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볼라벤에 뒤이어 달려온 태풍 덴빈이 굵은 비와 바람을 몰아친다. 옆방에서는 밤새 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우리방에서는 밤새 술잔 돌리고, 준기형은 다음날 아침 해장을 위한 요리를 밤새 만든다. 1박 2일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귀경하는 길에 끝까지 덴빈이 동행한다.
9월 번개산행으로 지리산 칠선계곡 탐방을 하게 된다. 칠선계곡 탐방을 위해서는 옵션으로 장터목대피소에서 전날 숙박을 해야 한다. 어렵게 24일자 장터목대피소 예약과 칠선계곡 예약자 명단에 올리는데 성공한다.
손회장, 박점열, 김용진, 손천수선생 그리고 내가 칠선계곡 탐방대원이 되어 백무동에서 장터목산장으로 오른다. 장터목산장에 도착해 여유있게 장터목마당 한쪽에 버너를 지피고 저녁취사를 마친다.
다음날 25일 새벽 지리산 일출을 보기위해 일출시간에 맞춰서 천왕봉에 오른다. 저 먼발치 아래 광양제철소와 광양만 지역이 불야성을 이루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며 천왕봉 일출을 잔뜩 기대하게 만든다.
천왕봉에서 환상의 일출쇼를 마치고 가이드의 길잡이에 따라 칠선계곡에 빠져든다. 때 묻지 않은 칠선계곡의 비경을 거닐며 발을 딛는 게 속세의 더러움을 남기는 것 같은 부담이 된다. 굽이굽이 계곡을 빠져나와 추성리 칠선계곡 입구 계곡을 낀 식당에서의 향토음식의 별미에 빠져든다. 결단을 하고 지리산산행에 나선 월남전우 손회장님과 박선생님은 거친 산길과 장시간의 등산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산행을 마치었고 소감으로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손회장의 배낭 멜빵에 항상 부착되어 있는 지리산칠선계곡탐방 기념뱃지가 자랑스럽게 아차산에서 빛을 발한다.
가을총회는 회원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강동구청역 앞 화로구이로 10월 4일 정하고 시간도 오후 6시로 한시간 늦춰 잡았다. 성원을 헤아려보니 60명의 회원 중 39명이 모였다. 메뉴도 괜찮은 것 같고 장소도 별실로 회의진행하기도 좋았다. 회의는 특별한 안건 없이 부담 없는 대화를 나누는 진행이었다. 8월말로 정년퇴직한 이웅로, 김형래선생이 신입회원으로 참여해 반가움을 더했다. 퇴직직원들이 속속 입회해 명실공히 전체퇴직직원협의체로서 체력도 튼튼해지고 몸집도 불어나는 외대두리회가 되는 것 같다. 정선생이 이벤트가 없어 조금은 심심한 행사였다고 다소 아쉬어 하는 것 같았다.
10월 번개산행으로 12일 남한산성을 올랐다. 이철앙선생의 가이드에 의해 한적한 등산로를 찾아 능선에 올라서고 아늑한 계곡 평지에서 휴식을 취한다. 이번 산행은 다음주 호주에 사는 아들내외 하우스키퍼로 가서 내년 1월 4일 돌아오는 박점열선생님의 환송 산행이기도 하였다. 산성 안에 손두부집에서의 손수 빚은 순두부가 일미였다. 남한산성입구역 월선네집에서의 파전에 곁들인 막걸리도 뒤풀이로 좋았다. 월선네 집에서 얼마나 퍼먹었는지 전철칸에서 깜박 졸고 난 뒤 방향감각을 잃고 8호선에서 5호선, 7호선을 왔다리 갔다리하다가 어디까지 갔다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겨우 딸과 통화해 도움을 받아 40분이면 들어갈 집을 2시간이 넘게 헤매다가 들어가게 되었다.
가을철 몸보신을 위해 10월 번개팅으로 22일 마장동 우시장거리 찾았다. 우시장골목상가 2층에 이진섭부회장 친구분이 알려준 식당을 찾아 자리를 잡는다. 뒤늦게 허총무가 참석해 7명이 모여서 한우 한 마리를 불판에 올려놓는다. 특등급 한우라고 해서인지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판을 해치우고 값싼 수입육으로 대체한다. 술에 입맛이 가서인지 그 맛이 그 맛인 것 같다. 시장통도 새로운 건물로 정비되어서 인지 예전의 전통적인 우시장의 향수를 찾을 수 없다. 옛날의 기억과 달리 부위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골라서 시식을 하지 못하는 게 흡족하지 못했다. 마무리는 양선배님이 마장동거리 호프집에서의 비용을 부담했다.
가을철 단풍이 처음 시작되는 곳 설악산을 찾아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는 10월 22일, 23일 1박 2일 코스로 한계령에서 대청봉으로 오른다. 산능선에는 이미 단풍이 지고 잎새를 떨군 나뭇가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대청봉에 가까워지면서 준기형과 휴가를 내고 온 서선생이 무릎 컨디션이 좋지 않아져 조금씩 처지기 시작한다. 대청봉을 찍고 골짜기로 떨어져 희운각산장에서 1박을 한다. 계곡에 파묻힌 희운각산장에서의 저녁취사는 매년 설악산을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김용진, 손천수선생과 내가 취사준비를 마치니 뒤늦게 준기형과 서선생이 소청봉에서 내려와 머리를 내민다.
다음날 아침 가느다란 가을비가 뿌린다. 희운각에서 천불동계곡으로 빠지니 찾지 못햇던 단풍군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계곡에 빠져들수록 채색된 단풍이 수직 단애와 어우러져 비경을 이룬다. 지리산 칠선계곡은 칠선계곡대로 설악산 천불동계곡은 천불동계곡대로 비경을 다툰다.
천불동계곡을 빠져나와 비선대에서의 갈증해소와 곧바로 속초중앙시장으로 달려간다. 설악산과 속초중앙시장의 산오징어, 고등어, 방어회식은 앙상블을 이루는 셋트 프로그램이 된다.
준기형은 설악산 산행 후유증으로 2달간의 무릎치료 요양가료를 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겨울비가 기온을 끌어내리는 12월 3일 번개팅으로 경복궁 고궁답사를 계획하였지만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고 바람이 강해지면서 계획을 취소하고 전철을 종3으로 돌려 피마거리에 들어선다.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에 주막에서의 막걸리 한잔이 제격이다. 토속주막집에 자리를 잡고 안철수가 대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보면서 내 그럴줄 알았다고 하며 이진섭선배와 준기형과 김치전에다가 술잔을 돌린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나왔다는 무릎 요양가료중이어서 막걸리 한잔으로 끝을 낸 준기형과 악수를 나누고 묵동으로 돌아와 집 앞에서 길 잃을 일없으니 방심하고 맘껏 퍼질렀더니 이번에는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에서 엎어져서 코밑이 까져 우스운 꼴이 되고 만다.
2012년도를 마감하는 겨울총회는 지난번 가을총회와 마찬가지로 교통 편리하고 장소도 적당한 그 장소로 다시 잡고 12월 17일 송년회의 들뜬 분위기에 회원들이 모인다. 총 60명의 회원 중 45명이 참석했으니 연말의 개인사정으로 부득이 불참한 회원을 감안한다면 대성황이다. 집행부와 임원과 회원들의 연말총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협찬이 봇물을 이룬다. 그동안 개인 일로 참석치 못했던 회원도 반갑게 나타난다. 경품도 가득하고 이벤트도 다양하게 벌어진다. 연말기념품도 받아들고 경품도 받아들고 모두들 희색이 만연한다. 내일 모레가 대선이라 빨간 머플러를 두르고 간접 홍보하는 회원도 눈에 띈다. 허총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단독으로 마주서서 촬영한 사람으로 두리회 총무는 보통 이정도다.
웃음이 넘쳐흐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총회는 폐회를 하고 인근 사바사바호프집에서 유기찬회원이 미처 발전기금을 못 냈다고 하면서 강평회 술값을 부담한다. 이철앙회원이 기회를 놓치고 만다.
회의를 정리하고 참석 못한 회원의 연말기념품을 헤아려보니 13개가 남아있다. 신년이 되기전에 기념품을 보내기 위해 묵동우체국에서 우체국 여소장과 같이 박스포장과 봉투에 풀칠을 해서 택배로 처리한다. 우체국 여소장이 우리는 보통 이정도로 서비스한다고 자화자찬한다. 우리 두리회도 부득이 불참한 회원에게 조금이라도 소원하지 않게 서비스한다.
두리산악회는 2012년도 송년산행으로 도봉산 무수골 계곡을 통해 보문능선으로 하산하는 산행을 12월 27일 가졌다.
싸늘한 날씨에 무장을 단단히 하고 잔설 깔린 무수골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골짜기에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만이 산골의 적막을 깬다. 늑골을 부상당했던 산악회장도 이제는 아물어 꾸준히 뒤를 쫓는다. 준기형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 산행에 별 문제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원통사를 직전에 바라보고 보문능선으로 치고 올라 하산을 하니 김진섭선생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합류해 총 8명이 산악회 송년회를 갖게 된다. 올 한해 무사고 산행에 대해 산신님께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무탈 산행이 되도록 기원하며 오리구이로 회식을 한다.
약속한 대로 이진섭 산악회장이 오늘의 회식경비를 부담한다. 덕분에 회원들이 갹출한 일만원은 산악회기금으로 적립된다. 무사산행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도봉산역 앞 먹거리 포장마차에서 호프잔을 치켜들며 건배를 외친다. 묵동까지 쫓아와 한잔 더하겠다는 김선생을 뿌리치고 전철에 오른다.
묵동사무실에서 맥주병과 마주앉아 꾸벅거리다가 깜짝 놀라서 일어선다.
첫댓글 이선생님 그많은 지난 일정을 기억하시고 재미있게 엮어주시니 참으로 대단하십니다,내가 그곳에 그장소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하는군요,지난일정중 제일아쉬움이 있다면 태백산 산행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것은 님 덕분에천왕봉 일출과 칠선계곡탐방 입니다,다시는 그런기회가 내평생엔 다시없는![행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54.gif)
이 였습니다.단 한번산행으로 일출까지....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