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주 문공(朱文公)의 주역(周易) 오찬(五贊)에 화답하다 주자(朱子)의 운(韻)에 따라 짓다.
원상(原象)
하고 많은 만물들이 / 芸芸萬物 성쇠(盛衰)가 있고 / 有降有升 왕래(往來)가 있으매 / 有來有往 길흉(吉凶)으로 이어간다 / 吉凶以承 옛날의 복희 신농씨가 / 緬彼羲農 이 기미(幾微)를 살피어 / 是幾是察 중괘(重卦)를 만들고 / 重卦旣陳 군벽(君辟)을 설정하였네 / 君辟乃說 사시(四時)는 각각 석 달씩이나 / 四時各三 윤달은 둘뿐으로 중부(中孚)ㆍ소과(小過)는 상(象)으로 윤(閏)이 된다. / 閏月唯兩 거룩한 그 십사괘(十四卦)가 / 巍玆十四 위로 천상(天象)에 응하고 / 上應天象 대연 오십 수는 / 大衍五十 음과 양을 받아서 둔(屯)ㆍ몽(蒙) 등 모여지지 않은 괘(卦)가 50인데 연괘(衍卦)라 한다. / 於受陰陽 유로 모이고 군으로 나누어 / 類聚群分 모든 변화가 문채로 나타난다 유취(類聚)란 12벽(辟)괘와 두 윤괘(閏卦)이고 군분(群分)은 50연괘이다. / 萬化以章 높은 것은 굽혀서 낮은 데로 가게도 하고 / 屈尊趣卑 안에 것을 밀어서 밖으로 나오게 하면 / 推內達外 혹 갈라 떨어져 있게도 하고 / 或判以離 혹 모아서 만나게도 한다 / 或萃以會 보내면 맞이하되 / 有送則迎 움직인 것은 반드시 둘로 되어 / 動者必兩 벽(辟)인지 연(衍)인지를 / 維辟維衍 손바닥 보듯이 할 수 있다 이것은 추이(推移)하는 법이다. / 瞭如示掌 변화하는 근본은 / 變化之本 오직 건괘(乾卦)에 있어 / 曰惟在乾 구괘(姤卦)에서 쾌괘(夬卦)로 가서는 / 自姤而夬 한 바퀴 돌아 건괘(乾卦)로 돌아온다 구(姤)에서 곤(坤), 복(復), 쾌(夬)로 돌아 건이 된다. / 周而復焉 그리고 돈(遯)에서 대장(大壯)까지는 / 于遯大壯 불리면 이(離)가 되고 / 衍之爲離 비괘(否卦)가 불림을 받으면 / 于否受衍 택뢰(澤雷)가 수괘(隨卦)이다 대략 한두 예(例)를 열거한 것이다. / 澤雷其隨 이러한 예로 미루어 나가면 / 例玆以推 열 수를 이룬 것이 다섯이다 대연(大衍)의 괘가 무릇 50이다. / 成十者五 상(祥) 앙(殃) 회(悔) 인(吝)은 / 祥殃悔吝 정(情)을 상(象)으로 보인 것이며 / 情以象睹 태(泰)는 정월(正月)의 괘이고 / 泰建惟正 비(否)는 칠월의 괘가 된다 / 否月爲七 양(陽)은 복(復)에서 일어나고 / 陽起自復 음(陰)은 곤(坤)에 가서 끝난다 / 陰至坤畢 시초를 세는 것은 / 所以擛蓍 사상(四象)을 갖추려는 것 / 爰具四象 비유컨대 저 해와 달이 / 譬彼日月 순환하며 밝은 것과 같다네 / 循環炳朗 변치 않는 것을 정이라 하고 / 不變曰貞 움직이면 회(悔)가 된다 홍범(洪範)에 있는 말이다. / 動之爲悔 또한 정을 내괘(內卦)라 하고 / 又貞曰內 회를 외괘(外卦)라 한다《좌전》에 “고괘(蠱卦)의 정(貞)은 풍(風)이요, 회(悔)는 산(山)이다.” 하였다. / 悔之謂外 근본을 세우는 것을 체(體)라 하나 / 立本曰體 변통은 저것을 말미암는다 / 變通由彼 육효(六爻)의 용사(用事)는 / 六爻之用 정(靜)이 아니면 동이다 효(爻)란 변통(變通)을 말한다. / 匪靜伊動 아 거룩하신 문왕께서 / 於赫文王 비로소 하상(夏商)을 바꾸시니 / 載革夏商 주공이 그 뜻을 계술하여 / 周公是繼 깊은 뜻을 끝끝내 밝혀 놓았네 / 扃奧畢彰 단(彖)은 정(貞)을 게시(揭示)한 것이며 / 彖揭惟貞 상(象)은 효(爻)를 해석한 것이다 / 象釋其爻 기수(奇數)와 우수(偶數)가 마주 대해 기다림을 / 奇偶對待 반(反)이라 하고 교(交)라 한다 교역(交易)과 반역(反易)은 주사(繇辭)의 대의(大義)가 아니다. / 曰反曰交 오직 벽은 황극(皇極)이라 / 維辟其皇 여러 연(衍)의 모체라네 / 衆衍之母 무엇이 오재(五再)를 생하는가 / 孰生五再 감의 양과 이의 음이라네 중부(中孚)ㆍ소과(小過)가 감(坎)ㆍ이(离)를 생한다. / 坎男离女 뇌천(雷天) 대장(大壯) 괘는 동방이고 / 雷天維東 관괘의 위치는 정서방이며 / 觀位正西 구괘는 남방 복괘는 북방으로 / 姤南復北 강유(綱維)가 정돈된다네 자(子)ㆍ오(午)ㆍ묘(卯)ㆍ유(酉)로 배치하였다. / 爰整綱維 변화하여 가는 것을 / 唯變所適 이름하여 역(易)이라 한다 / 是名爲易 천 가지 이치를 하나로 통괄한 것은 / 千門一鑰 아름답다 저 공자의 십익(十翼)일레 / 猗此孔翼 오직 익(翼)을 연구해야 / 唯翼是硏 희씨(姬氏)의 뜻이 밝혀진다 / 姬旨乃明 연괘(衍卦)를 위(緯)라 하면 / 衍者爲緯 벽괘(辟卦)는 경(經)과 같다 / 辟則如經 효(爻)는 변통을 주도하니 / 爻之主變 점사를 구경하면 알 수가 있다 / 玩詞斯得 위대한 저 세 분 성인(聖人)을 / 倬彼三聖 의표(儀表)와 긍식(矜式)으로 삼아야 하네 / 可儀可式
술지(述旨)
임금이 백성을 부릴 때는 / 維皇馭衆 선만으로 순박하게 하려는 것이나 / 善之斯淳 일이 시작되려면 / 事之將作 선과 악이 갈리게 된다 / 唯善惡分 악을 물리치고 선으로 가야 하니 / 辟惡趣善 그것을 아는 것은 사람뿐이지 / 知者夫人 선(善)이란 모두 균일한 것이나 / 善或均矣 의심하는 자는 그 백성들이다 / 乃疑厥群 우(禹)를 제위(帝位)에 올리려 할 때 / 將禹使陟 고요(皐陶)의 덕(德)이 그와 맞섰고 / 皐德其耦 반경(盤庚)이 도읍을 은(殷)으로 옮길 때는 / 庚遷厥邑 누구는 이롭고 누구는 해로우리요마는 / 孰利孰否 백성들이 혼미하여 깨닫지 못하므로 / 民迷弗悟 임금이 주로 이해로 일깨워 준 것이다 / 皇職思牖 제사나 혼인 / 或祭或婚 전쟁이나 수비를 / 或戰或守 제멋대로 방자하게 행하면 / 肆志放行 천명은 그 즉시 옮겨가는 법 / 天命乃移 지혜만 믿고 헤아려 가면 / 任智推度 그 의혹은 더욱 불어나게만 된다 / 厥惑彌滋 하늘의 밝음을 이어받아 / 乃紹天明 재난을 물리치고 / 用辟災難 천명만을 따라야 / 唯命是遵 영세토록 걱정이 없게 된다 / 永世無患 시(蓍)로 그 상(象)을 점치고 / 蓍占厥象 서(筮)로써 그 사(辭)를 점친다 / 簭占厥辭 그리하여 미리 성패를 보아서 / 逆賭成敗 대유(大猷)에 자뢰한다 / 大猷時資 하늘이 그 율법을 세우고 / 天立其律 신이 그 기밀(機密)을 끌므로 / 神洩其密 악이 아니면 흉하지 않고 / 靡惡不凶 선이 아니면 길하지 않다 / 靡善不吉 저(杼)에겐 험난할 것을 경계하고 / 戒杼惟險 괴(蒯)에겐 충으로 고하였다모두 《춘추(春秋)》에 보인다. / 告蒯以忠 두려워하고 따르되 / 克畏克循 움직였다 하면 중에 맞아야 한다 / 動罔不中 왕의 자취가 이미 없어지자 / 王跡旣熄 술수가 성하였다 / 乃淫術數 경방(京房)은 위서(緯書)로 역(易)을 어지럽게 했으며 / 京以緯亂 곽박(郭璞)은 마(魔) 때문에 잘못되었다 / 郭因魔誤 구사가 각기 자기 분야를 주장하여 / 九師爭門 분야마다 서책(書冊)을 남겼으므로 / 門各一書 범람히 말로 흘러서 / 氾濫流末 그 독을 제거할 수 없게 되었다 / 毒罔克袪 그런데 어두운 거리에 하나의 등불이 된 것은 / 昏衢一燭 익(翼) 십 편이 있을 뿐이다 / 惟翼十篇 글자마다 담긴 훈(訓)은 / 隻字之訓 크게 미언을 밝혀 놓았으므로 / 丕闡微言 거할 때는 그 사(詞)를 음미하고 / 居玩其詞 움직일 때는 그 점(占)을 관찰하면 / 動察其占 화(禍)와 복(福)의 기미가 / 禍福之幾 숨어 있을 수 없게 된다 / 靡有隱潛 수많은 잡설(雜說)들이 다투어 떠들어댔으나 / 萬喙爭鳴 공자만은 잘못되지 않았으니 / 唯孔不謬 공자만을 의지해야 / 唯孔是依 나에게 허물이 없을 것을 알 수 있다 / 諒余無咎 가을 달과 맑은 물에 / 秋月寒水 이 한 마음 비추어 보면 / 照此一心 아 혁혁하신 세 분 성인이 / 放赫三聖 언제나 와 계신 듯하다 / 常若來臨 대연의 뜻으로 말하면 / 大衍之義 거의 그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요 / 庶復厥初 육효의 변역으로 말하면 / 六爻之變 곧 그 구속을 푸는 것이다 / 爰解厥拘 공손히 묵(墨)의 대답을 인용하고 / 恭援墨對 통렬히 필(弼)의 고루함을 씻어버린다 채묵(蔡墨)과 왕필(王弼)을 가리킨다. / 痛滌弼陋 마음이 혹시라도 거칠면 / 心之或麤 어떻게 역을 연구하리요 / 曷其硏究 정미(精微)한 이치를 조금인들 소홀히 여겨 / 精微毫忽 감히 누설을 뜻하겠는가 / 敢意滲漏 나를 알아주고 죄주는 일은 / 知我罪我 뒤에 오는 학자들이 할 일이다 / 以俊來後
명서(明筮)
사시(四時)가 번갈아서 / 四序迭遷 천지를 돕고 / 承佐天地 다섯 해에 두 윤달을 두어야 / 五歲再閏 역기(曆紀)가 갖춰진다 / 曆紀乃備 백성은 그 사이에서 / 民於其間 생활을 해가는 데 / 動靜云爲 성인만을 본받으니 / 唯聖是傚 성인이 곧 시(蓍)를 만들어 / 爰立厥蓍 삼라만상을 / 森羅萬象 책상 위에 벌여 놓으니 / 列之案几 사백 오십 괘가 / 四百五十 오직 신령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다 건(乾)ㆍ곤(坤)이 각각 8주(繇)요, 나머지 괘가 각 7주, 합 4백 50괘이다. / 唯神所指 연괘가 의지하는 것은 / 衍卦是倚 이 오십 책(策)일 뿐이다 / 斯五十策 사시(四時)를 세었으면 / 四時旣揲 양윤(兩閏)은 바로 늑(扐)을 한다 / 兩閏斯扐 이러므로 십사벽(十四辟)이 / 十四之辟 환하게 이 사이에서 펴진다 / 昭布此間 사영과 삼변이 / 四營三變 쉬지 않고 주류(周流)하여 / 周流不安 천은 일이요 지는 이의 / 天一地二 기(奇)와 우(偶)를 곱하면 / 奇偶積算 삼오(參伍)가 순잡(純雜)되어 / 參伍純雜 그 변역을 이루게 된다 / 乃成其變 일효(一爻)의 회(悔)에 / 一爻之悔 그 책(策)은 만이나 되지만 / 有萬其策 효는 두 가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 爻不兩動 주(周) 나라의 법이 있으므로 / 維周有式 하(夏) 상(商)의 제도를 종합해야 / 雜以夏商 곧 간팔(艮八)이 있게 된다 《좌전》에 보인다. / 乃有艮八 건(乾)과 곤(坤)에서 / 唯乾唯坤 순(純)과 변(變)을 살펴야 하니 / 純變是察 괘가 이미 순일하지 못하면 / 卦旣不純 변역(變易)한들 무엇하리 / 變之柰何 곽박(郭璞)의 서(筮)와 초연수(焦延壽)의 연(演)은 / 郭筮焦演 난언(亂言)이 더욱 많다 / 亂言孔多 건괘의 초구(初九)에서부터 / 自乾初九 음(陰)이 양(陽)이 된 것으로 알고 / 認陰爲陽 효가 변하지 않으면 / 謂爻匪變 효주(爻繇)가 맞을 데 없다고 하였다 / 則繇無當 일본이 여섯 번 변화하고 / 一本六變 희주는 칠수(七數)인데 / 姬繇斯七 누가 감히 그 숫자에서 / 孰敢於此 하나를 더하거나 뺄 것인가 / 添一減一 이훈을 그대로 따라 / 式循彝訓 삼가 설시(揲蓍)할 일이고 / 敬揲吾蓍 동효(動爻)만을 찾기 위하여 / 苟求其動 전철(前轍)을 밟지 말아야 한다 / 毋蹈前爲 양이 사슴이 될지언정 / 羊可爲鹿 어떻게 여우로야 변하겠는가 태괘(兌卦)의 한 효(爻)가 변하여 진괘(震卦)가 되기는 하지만, 세 효가 모조리 변하여 장호(長狐)가 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 曷狐其變 주사(繇辭)가 이미 맞지 않으면 / 繇旣不合 상이 어디에 나타날 것인가 / 象於何見 육십사(六十四)로 변화한다는 것은 / 六十四變 참으로 천상을 어지럽히는 말이다 초씨(焦氏)가 저술한 《역림(易林)》을 가리킨 것이다. / 寔亂天常 사백 오십 그것이 / 四百五十 어디나 맞지 않은 데 없고 / 氾應曲當 짜임새가 정밀하여 / 結構精嚴 철두철미한데 / 徹頭徹尾 허튼 말들을 모조리 없애버려야 / 芟除莠言 본체를 볼 수 있다 / 乃睹本體 구서의 법이 / 九簭之法 지금은 없지만 / 於今無存 옛날에는 한 사람에게 두 직책을 맡기지 않고 / 古不貳官 한 가지 일에만 정진하게 하였는데 / 職壹精專 집집마다 점대로 점치던 법마저도 / 家筳戶篿 지금은 오히려 훼담하여 / 法赤隨毁 주사(繇辭)면 다 통할 수 있는데 / 謂繇可通 그 법은 써서 무얼 하느냐고 하며 / 將焉用彼 깊은 뜻을 엿보지 못하고서 / 曾莫窺牆 구(九)니 육(六)이니 하고 있으니 / 曰九曰六 뉘라서 그 고질적 기풍을 탕척하여 / 孰盪其汨 고훈을 다시 정립시키랴 / 古訓是復
계류(稽類)
역상에 관한 훈고(訓詁)가 / 易象之詁 설괘에 나타나 있으니 / 說卦存焉 사(辭)를 음미하고 이치를 살피려면 / 玩辭察理 여기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 於斯宜專 왜 틀림이 있는 것을 / 夫豈有誤 공자(孔子)가 말하였겠는가 / 夫子攸告 효가 변하지 않는다고 한 말이 / 謂爻匪變 바로 요점을 잃은 말로서 / 乃失其要 물상이 어그러졌을 때 / 物象以舛 그것을 버리고 따르지 않으려든다 설괘(說卦)를 버린다는 말이다. / 乃棄弗從 이미 간(艮)이 석(石)으로 변했는데도 / 旣變艮石 아직 손(巽)의 풍(風)윽로 찾고 있으며 / 尙求巽風 시냇물이 이미 막혔는데도 / 川之旣壅 아직 비를 기약하고 있다 / 尙期以雨 천둥 벼락이 천지를 진동하는데 / 震雷轟轟 불이 아닌 것을 괴이하게 여기고 / 怪非其火 얼음이 이미 얼었는데도 / 氷之旣凝 의아하여 택(澤)을 말하지 않는다 / 疑不言澤 더구나 호괘(互卦)까지 버리고 있으니 / 矧棄其互 상을 찾으려도 되지 않는다 호괘(互卦)와 체괘(體卦)를 버리고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 求象不得 어리석은 사람이 역을 말하면서 / 愚夫談易 재(才)와 위(位)만을 따지고 / 惟才與位 일찍이 무리를 살피지도 않으며 / 曾莫察群 또 무리를 상고해 보지도 않으며 / 而不稽類 벽(辟)의 연(衍)이 깜깜속이고 / 辟衍以晦 모두 의심에 잠기기 마련이다 / 衆疑堵中 진(震)이 시작임을 모르는데 / 不揆震始 간(艮)이 끝임을 어떻게 알 것인가 복괘(復卦)는 시작이고 박괘(剝卦)는 끝임을 말한 것이다. / 焉知艮終 조박과 피모를 / 糟粕皮毛 이오(二五)로 대응하느니 / 曰二五應 성인이 나타나지 않는데 / 聖人不作 그릇됨을 누가 바로잡을 것인가 / 孰詿是正 유독 회(會)와 필(弼)이 / 唯會與弼 더욱 진리를 이탈하고 망쳐버렸다 종회(鍾會)가 호괘론(互卦論)를 저술하였고, 왕필(王弼)은 설괘(說卦)를 모두 무시하였다. / 汨之塗之 천 년 동안의 큰 꿈을 / 千載大夢 뉘라서 깨우쳐줄 것인가 / 孰提醒爲 해우에 태어난 나야말로 / 余生海隅 미미한 존재로 소견도 부족하지만 / 藐爾蠡測 삼가 공자가 / 恭惟魯叟 우리에게 남겨준 법칙을 생각할 뿐이다 / 詒我柯則
경학(警學)
성인이 《주역(周易)》을 연역(演繹)한 것은 / 唯聖演易 마음을 깨끗이 씻기 위함이니 / 于以洗心 하늘의 큰 명을 대하여 / 對越景命 얇은 얼음을 밟듯 깊은 못을 대한 듯이 하라 / 冰履淵臨 조촐하고 고요하고 정미하여야 / 潔靜精微 비로소 마음에 얻음이 있느니라 / 乃有心得 전례가 행해지는 것이 / 典禮攸行 민이요 물칙이니 / 民彛物則 주사를 고요히 음미하고 / 靜味繇辭 성정을 묵묵히 살펴보라 / 黙覩聖情 착하면 길하고 악하면 흉한 것이 / 臧吉否凶 공평한 천리이니 / 天理公平 승침과 굴신의 모든 이치에 / 升沈屈伸 독특한 견해를 남달리 가져보라 / 超悟獨見 사(詞)를 점(占)으로 인정하여 / 視詞爲占 힘써 그대로 실천하였다 《춘추전(春秋傳)》에 서(筮)로 하지 않고 점(占)으로 한 곳이 많다. / 躬行力踐 험난에 처하여도 평지처럼 여기고 / 履險如坦 영달하여도 궁한 것처럼 하라 / 處達如窮 자연을 즐기고 제 위치에 편안하면 / 樂天安土 어디를 가도 막히지 않으니 / 靡適不通 먼지 낀 네 눈을 세척하여 / 滌汝塵翳 표리를 속속들이 꿰뚫어 보라 / 洞徹表裏 한 근원을 맑혀 놓으면 / 澄定一源 오만 이치가 소명해지느니라 / 呈昭萬理 한대(漢代)에는 참위를 숭상했고 / 漢崇讖緯 진대(晉代)에는 현허를 높였으며 / 晉祖玄虛 비복이니 진묘니 하는 것들이 / 飛伏眞妙 고훈에는 없는 바이다 / 古訓所無 아 선성들은 / 吁嗟先聖 백성의 필요한 것부터 앞을 세워 / 唯前民用 모든 일은 반드시 천명을 따르고 / 行必由命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 / 俾勿妄動 험난과 위태로움을 점탐(占探)하는 것이 / 占險探危 어찌 바로 역(易)이라 하겠는가 / 豈云是易 오직 사리를 따라 행할 뿐 / 唯求理順 주사(繇辭)의 길함만을 믿지 마라 험난한 것을 점치는 자는 주사는 비록 길하더라도 그 결과는 흉하다. / 毌恃繇吉 공자를 통해서 문왕(文王) 주공(周公)을 알고 / 由孔達姬 주자(朱子)로 인하여 공자의 학설을 찾아 / 因朱遡孔 그 좋은 말들을 깊이 간직하되 / 佩持徽音 구슬을 갖듯 소중히 다루어서 / 如璧斯拱 전철을 뒤쫓아 돕기도 하고 / 追補前哲 후인들을 맞아 깨우치기도 하라 / 迎牖後人 뭇 사람이 내 뜻을 모르기에 / 衆莫余察 이렇게 거듭거듭 당부하는 바이다 / 敷告申申
[주D-001]대연(大衍) : 대연수(大衍數). 천지(天地)의 수(數)를 최대한으로 불린 수치. 즉 하도(河圖) 중궁(中宮)의 천수(天數) 5를 지수(地數) 10으로 곱한 수를 말한다. [주D-002]십익(十翼) : 공자(孔子)가 만든 《주역》가운데 단(彖)ㆍ상(象)ㆍ계사(繫辭)ㆍ문언(文言)ㆍ서괘(序卦) 등편을 말한다. [주D-003]저(杼)에겐 …… 경계하고 : 최저(崔杼)가 당공(棠公)을 조문갔던 길에 당공의 아내 당강(棠姜)의 미모에 현혹되어 그를 아내로 맞이할 양으로 길흉(吉凶)을 점쳤는데, 곤괘(困卦) 삼효(三爻)가 동하여 대과괘(大過卦)로 변하였다. 그때 좌우에서는 모두 다 길하다고 하였으나 진 문자(陳文子)는 그를 아내로 맞을 경우 큰 험난이 닥치리라고 경고하였었다.《左傳 襄公25年》 [주D-004]괴(蒯)에겐 …… 고하였다 : 위후(衛侯)인 괴외(蒯聵)가 북궁에서 이상한 꿈을 꾸고 길흉을 점쳤을 때 만약 진(晉)과의 맹약(盟約)을 어기고 무도(無道)를 계속할 경우 대국(大國)에게 멸망을 당하리라는 주사(繇辭)가 있었다.《左傳 哀公十七年》 [주D-005]구사(九師) : 《주역(周易)》에 밝은 아홉 사람. 한(漢)의 회남왕(淮南王) 안(安)이 당시 《주역》에 밝은 자 9명을 초빙하여 놓고 그들을 일러 구사(九師)라고 하였다. [주D-006]사영(四營) : 네 번 경영(經營)하는 것. 괘(卦)를 지을 때 시초[蓍] 50개비에서 하나를 제한 49개비를 좌ㆍ우 두 손으로 갈라 각기 좌우에다 놓는 것이 1영(營), 그 다음 왼손으로 왼쪽에 있는 시초 개비를 집은 다음 바른손으로 바른쪽에 있는 시초 한 개비를 집어 왼손의 새끼손까락 사이에다 끼는 것이 제2영, 그 다음 바른손으로 왼손에 있는 시초개비를 네 번 뽑고, 또 바른쪽에 있는 시초를 바른손으로 쥐고 왼손으로 네 번 뽑는 것이 제3영, 끝으로 뽑고 남은 시초개비를 무명지 또는 장지 사이에다 끼웠다가 합쳐서 작효(作爻)하는 것이 제4영이다. 따라서 이상의 동작을 세 번 되풀이함으로써 비로소 한 효(爻)가 정해진다. [주D-007]삼변(三變) : 사영(四營)을 세 번 되풀이하는 것. 괘(卦) 하나를 짓기 위해서는 사영이 18번 되풀이된다. [주D-008]곽박(郭璞)의 …… 연(演) : 곽박의 복서술(卜筮術)과 초연수(焦延壽)의 《역림(易林)》을 말한다. [주D-009]구서(九簭) : 점을 치는 아홉 가지의 법. 그 명칭은 1. 서경(簭更), 2. 서함(簭咸), 3. 서식(簭式), 4. 서목(簭目), 5. 서역(簭易), 6. 서비(簭比), 7. 서사(簭祠), 8. 서삼(簭參), 9. 서환(簭環)이다.《周禮 春宮 簭人》 [주D-010]간(艮)이 …… 변했는데도 : 간괘(艮卦)가 물상(物象)에 있어 산도 되고 지름길도 되고 돌[石]도 된다는 것이다.《周禮 說卦傳》 [주D-011]호괘(互卦) : 한 괘에 있어 제1효(爻)와 제6효를 제한 중간 4개의 효를 아래에서 위로 붙여 한 괘를 만들고 또 위에서 아래로 붙여 한 괘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주D-012]비복(飛伏) : 경방(京房)의 학설로서 괘가 나타나는 것을 비(飛),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복(伏)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