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16년 5월5일
누구와 : 우리부부
어디로 : 춘천 오봉산(779m)
정부에서 난데없이 어린이날(5월5일) 다음날인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는 뉴스가 전국에 퍼지니 올해는 아내와 강원도 영월지역이나 한 바퀴 돌아보고 올까
계획을 세웠습니다. 허나 회사에서는 취업규칙 개정으로 임시휴일은 노는 날이 아니랍니다.ㅠㅠ 누군가는 한번에 4일을 연속 쉬면 허리 아파서 안 된답니다. 열 받아도 어떡하겠습니까? 이제는 그런 것 연연하지 않습니다만 계획을
수정해야 하니 번거롭네요. 하여 5일날 하루만 산행하기로
하고 마침 올 가을 부천에 사는 친구가 귀농을 결심 이제 자주 볼 기회가 줄어들 것 같아 산행 같이 하자 하니 마침 5일날이 와이프 생일이라고 하네요. 할 수 없지요. 우리부부만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집 주변을 페인트 칠하기로
계획합니다. 어쩌면 놀러 가는 것보다 더 실속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산행기록 정리할 쯤엔 오히려 휴일 없이 지난 것이 더 저에게는 실속 있었습니다. 집 도색 마무리하고 비가 왔으니 말입니다.ㅋ
강원도 춘천의 북쪽 소양강 너머에 위치한 오봉산은 춘천을 보호하는 성곽처럼 용화산과 부용산을 잇는 산으로 바위산입니다. 이산은 이름 그대로 다섯 개의 봉우리(1봉:나한봉, 2봉:관음봉, 3봉:문수봉, 4봉:보현봉, 5봉:비로봉)가 길게 이어져 있어 오봉산이라고 부릅니다. 봉우리 숫자로 이름 지여진 산이 전국에 수도 없이 많지요. 그 중 평창, 임실, 보성, 함양에 위치한 오봉산들이 아름아름 산 꾼들이 찾는 산이며 서울에도 도봉산에 있는 오봉도 있지요. 그 외 여덟 팔자를 쓰는 산도…… 이산의 바위는 한반도의 대부분 바위산들처럼 은백색의 화강암의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사이사이에서 살아가는 소나무들이 볼거리지요. 그뿐 아니라 소양호의 물줄기를 조망할 수 있는 산입니다. 산행 들머리로는 배후령과 소양호 선착장이 주를 이루며 용화산-오봉산-부용산을 잇는 종주 산행도 매력적인 산행입니다. 산행시간은 배후령에서 선착장까지는 3~4시간정도면 가능하며 선착장 입구에서 부채꼴 모양으로 경운산을 경유하면 5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종주산행이야 준족들이 하는 산행으로 7시간이상 소요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저야 준족이 아니니까 10시간은 족히 걸릴 겁니다.ㅋ 소양호를 끼고 유람하듯이 배도 타보고 산행도 하고 산 언저리에 당나라 공주의 설화로 유명한 청평사도 둘러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산입니다. 수도권에서 전철 타고 다녀와도 가능한 산이기도 하며 춘천의 유명한 닭갈비와 막국수로 하산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어 웰빙 산행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도 이번에 전철로, 버스로 아날로그 산행을 할 계획으로 여유로운 출발입니다. 스마트폰을 검색한 결과 홍제 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환승 하려면 세 번 정도는 갈아타야 한다고 안내되었지만 저는 단순하게 옥수 역에서 한번에 상봉 역으로 가는 노선을 택합니다. 전철에 승차하니 오늘이 어린이 날이라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만 우리 집은 어린이가 없으니 느낌이 다르네요. 예전 생각이 떠오르며 아빠라는 자격이 있나 싶네요. 우리 애들 어릴 적에는 산에만 미쳐 어린이날엔 산에 가는 날로 알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제야 후회막급이지요. 가끔 아내와 애들에 관하여 이야기 할 때면 서운했던 그때 그 시절을 표합니다. 그 때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뭔가에 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시간을 돌이킬 수 없으니 해결방법은 자식들 결혼해서 손주 손녀가 생기면 그들에게나 생색을 낼 수밖에 없네요. 그때 가면 또 어떨지…… 하여 든 옥수 역에서 환승 하면서 춘천행 전철을 조회해보니 아슬아슬 시간이겠다 싶어 초조합니다. 20분에 한대가 배차되니 자칫 잘못하면 20분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상봉 역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춘천행 전철이 대기하고 있는 홈으로 올라가니 열차가 출발을 안 했습니다. 서둘러 승차, 다행이 자리는 앉았습니다만 저와 아내는 맞은편에서 얼굴만 바라보고 갑니다. 옆에 있는 것보다 그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지만 분명 우리 둘이 일행인줄 알면서도 옆에서 양보를 안 해주네요. 우리들은 그런 상황을 보면 양보가 미덕이라고 빠르게 행동에 임합니다만.ㅋㅋ 그렇게 마주보며 청평까지 간 다음에야 자리가 하나 둘 나기 시작하며 아내의 옆자리 젊은 처자가 일어나니 그제서야 같은 자리에서 춘천까지 갑니다. 가평, 강촌, 김유정(옛이름은 신남역)역 등 많은 추억거리가 있었던 역들을 지나 11시30분이 넘어서며 춘천역에 도착합니다. 예상보다 늦은 도착으로 버스를 이용 소양호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갈 계획을 수정하여 택시를 탑니다. (실은 전철에서 하산하여 닭갈비 먹으면 선착장까지 차량운행 한다고 호객행위를 하여 부탁했더니 2명은 안 된답니다) 20여분을 달려 배후령(해발 600m)에 도착 택시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네요. 21,000원이 나왔으니까요. 그래도 산행 출발시간 단축과 승선 값 계산하면 그리 아까운 생각이 안 드네요. 하여 든 구비구비 배후령까지 오르면서 도로가 이상하리만큼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는 광경을 보면서 개인택시 기사 분도 이해를 못합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모터사이클의 굉음소리를 듣고 이해가 갑니다. 회전하면서 속도를 줄이지 안고 달리면서 브레이크를 이용하니 그런 현상이 도로에 나있었던 겁니다.
12시부터 산행이 이루어집니다. 배후령에서의 출발은 처음입니다만 이곳은 몇 번 지나친 고개며 예전에 용화산 산행 할 때 이곳이 날머리였기에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 바로 급경사가 시작되며 등산로 양 주변에는 철쭉이 막 피기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일요일엔 만개할 것 같습니다. 은근히 걱정이 앞서네요 5월 정기산행이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으로 가는데 좀 늦은 감이 있으니 말입니다. 자료 검색해 보면 축제는 22일까지라고 되어 있는데 올해는 식물들의 개화기가 이른 것 같습니다.
『소나무 살리기는 지금부터 입니다』라는 산림청의 홍보물을 뒤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자전거 몇 대가 고갯마루에 도착 휴식을 합니다. 대단하지요, 식식거리고 이 고개에 올라왔겠지요. 스트레스 확 풀어지겠네요. 선두에선 아내가 나 몰라라 하며 급경사 통나무 계단을 올라가는 중이네요.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은 느낌 통나무 계단을 지나 밧줄이 길게 늘어져 있네요. 초반부터 헉헉거리게 만듭니다. 그렇게 300메타를 올라서니 옆으로 평탄한 길이 나오고 좀 더 진행하여 우측으로 경운산과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옵니다. 이정표에는 오봉산 정상까지 1.67Km가 남았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배후령에서 출발하니 오늘 산행 거 져 먹는 구나 싶습니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산에 인기척이 없습니다. 모두 놀이공원에 갔는지 모르지만 조용한 산에서 적막을 뒤흔드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저 아래에서 모터사이클의 엔진굉음소리가 그것이지요. 밋밋하게 지나가던 길이니 그런 소리라도 들려오니 눈동자가 그리로 돌아갑니다. 46번 도로가 푸른 숲 속에 흰 선으로 길게 줄 처진 느낌을 받으며 푸른 숲과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삼거리에서 진행한지 얼마 안되어 봉우리가 나타납니다. 이 봉우리가 1봉이지요. 봉우리 안내 표시 석이 없으니 어느 봉우리가 몇 번째 봉우리인지 알 길이 없는데요, 등산지도를 보고 확인해 봅니다. 하여 든 우회하여 바위에 파이프 박아 로프를 연결해 놓은 길을 내려가 숲 속으로 들어가니 바닥에 흙의 유실을 막기 위하여 볏짚(?)으로 역어 길게 바닥에 깔아 놓았네요. 재작년 모악산 산행에서 본 것처럼 보호가 잘되어 있습니다. 모악산에는 소나무 뿌리가 바닥을 다 들어내놓고 있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만, 하여 든 등산로 환경이 좋으네요. 철쭉이 연분홍색으로 곱게 피어 있는 꽃 터널을 지나 벤치가 나옵니다. 잠시 휴식하며 과일로 갈증을 해소합니다. 짧은 휴식 후 통나무 계단을 지나며 식생복원 중이라 등산로를 폐쇄하고 우측으로 새로운 산길을 만들어 놓았네요. 새로운 길 따라 지나며 참나무가 며칠 전 강풍으로 쓰러져 있습니다. 그것도 몇 십 년 되어 보이는데 늙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하여 든 가로 놓여 있으니 우회해야 되겠지요. 우회하여 공터가 나옵니다. 여기에도 벤치가 있으니 모처럼 등산객을 만납니다. 반가워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다시 통나무 계단을 내려갑니다. 그리고 다시 오르고 소나무와 참나무가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니 그늘도 안성맞춤으로 공생의 묘를 즐기는지 싱싱한 잎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국가지점번호 라사 오봉산 2지점을 통과 바로 옆 2봉을 지납니다. 거기에는 등산객들이 한 무리가 조망과 사진 찍기에 신나고 있네요. 우리부부가 비집고 들어갈 수 없으니 포기하고 정상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바위와 바위가 몇 메타 안 되는 곳에 철판구름다리(?ㅋ)가 놓여져 있습니다. 그곳을 지나서 발걸음을 멈춤니다. 우측으로 소양호가 주변 산세에 둘러싸여 조그만 호수처럼 보이네요. 잠깐의 휴식이 주는 달콤함을 뒤로 급경사의 바위 구간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안전 손잡이가 있으니 다행이지만 조금은 낑낑거리며 올라야 오를 수 있는 곳이고 등산객들이 많으면 정체현상이 나타나는 곳입니다. 힘들게 오르면 그만한 대가를 선사해줍니다. 청솔바위라 하여 바위 꼭대기에 소나무 한 그루가 의연하게 살아가는 바위가 반깁니다. 주변 조망도 으뜸이고요.
사진 몇 장 찍고 뒤에서 2봉에 있던 등산객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왁자지껄하게 들려오니 정상에서 혼잡스러울까 봐 바로 출발 제 3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어느 등산객의 진혼비가 세워져 있네요. 조용히 묵념 후 지납니다. 위험구간이라 그런지 바위 양쪽으로 파이프를 박아 안전휀스를 설치 그길 따라 제 3봉을 지나 오르고 내립니다. 그리고 고사목과 바위와 또는 바위와 소나무가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겨울철에 저 소나무에 저 바위에 흰 눈이 올라 앉아 있으면 문명 동양화 한 폭이 되겠구나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4봉을 지나 잠깐 육산의 등산로를 올라 정상에 도착합니다. 아마도 작년 이맘때인가 세덕이가 혼자 정상에 올라 셀카로 사진을 찍어 100산 인증 신청을 했는데 뭔지는 모르데 인증 불가 판정이 나왔습니다. 블랙야크 인증 담당의 댓글에는 스마트폰에 사진 찍은 정보가 없다고 한답니다. 뭔 소리인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산에 올라 그 시간에 찍어서 다음날 올린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웃음이 나더라고요. 아마 사진에 정보가 없다는 이유만이 아닌 듯…… 하여 목포달성을 위해 전국의 산을 찾아 다니던 열정이 모두 식어 버린 듯합니다. 저도 몇 산만 더 다니면 백 산이 완료되지만 별로 관심이 없어졌네요. 하지만 아내의 성화로 우리부부는 정상에서 사진을 1인당 7장씩이나 찍었습니다. 역광이라 얼굴이 잘 안 나왔다며.ㅋ 하여 든 등산객이 주변에 몇 명 있었는데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을 겁니다. 아님 더 찍었을 건데 뒤에서 등산객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아내는 포기하고 내려갑니다.
이제는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아야지요. 정상에서 50메터쯤 내려오면 좌측으로 부용산 방향 이정표가 있습니다. 종주코스죠 아님 백치고개에서 출발하여 오봉산 오르는 코스도 되겠습니다. 마침 이곳에 넓은(?) 자리가 있으니 둘이 앉을 자리가 안성맞춤이라 자리를 펼치고 대충 점심을 해결합니다. 청평사 근방 음식점이 있으니 하산하여 거기서 맛난 식사하자며 간단하게 준비해 왔으니 약간은 부족한 듯합니다. 오후 1시50분 약 30분간의 점심식사와 휴식 후 좌우로 철쭉 꽃을 보면서 라사 오봉산 제 3지점을 지나 급경사를 내려갑니다. 안전로프를 설치해 놓았으니 조금은 위안이 되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며 엉거주춤한 자세라 배낭의 무게 감이 등에 전해집니다. 약 4분정도 그렇게 내려서니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소양호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좌측으로는 부용산이며 봉화산이 소양호를 감싸고 그 너머에는 정상 건너편 봉우리에 기상관측소를 얼마 전에 설치한 가리산도 눈에 들어 옵니다. 그리고 구멍바위가 나타나네요. 몇 년 전 정기산행에서 이곳을 지나면서 고향에서 온 산악회 회원이 있어 서로 인사를 하다 시골 큰 형님의 안부까지 알게 되었던 적도 있어 기억이 납니다만 세상 참 넓고도 좁습니다. 서산에서 이 먼 곳까지…… 하여 든 고향 사람들을 만나니 기분이 묘했습니다.ㅋ 산에서 그렇게 많은 고향사람들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가 않느니 말이죠. 안전시설을 해 놓았는데도 좁은 틈새를 통과하려면 몸 부피도 생각해야 되는 곳이라 산행 전 사전 정보가 필수일 듯하네요.ㅋ 우리부부는 그런대로 무사 통과 한동안 바위 따라 하산이 이루어지다 배후령에서 3Km지점 삼거리 이정표 앞에서 저는 기로에 섭니다.
우측으로 하산을 하면 완경사이고 직진을 하면 급경사에 볼거리가 몇 가지 있지만 아내는 이미 완경사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있는 상태네요.ㅋ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하지만 완경사는 거짓말입니다. 급경사에다가 낙엽이 포진해있어 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 더 위험합니다. 저희 앞에서 두 명이 내려가다 낙엽 속에 있는 돌에 넘어지는 광경을 목격했으니까요. 하여 더욱 조심성 있게 내려갑니다. 계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비 오는 날이면 더 더욱 이곳으로 하산은 피해야 될 듯하네요. 차라리 소오대 및 천단이 있는 급경사라고 안내되어 있는 곳으로 하산할 것을 후회합니다. 근 20분을 그렇게 엉거주춤 넘어지지 않으려고 다리에 온 신경을 쓰다 보니 등산보다 더 땀이 비오 듯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되니 하산이 거의 다 되어 갑니다. 고려 중기 세도가였던 진락공(이자현)이 이 주변에 터를 잡고 생활했던 흔적들이 계곡을 끼고 내로옵니다. 물 내려가는 바위에 네모나게 파놓은 곳이 세수터라며, 번뇌와 망상이 사라진다 하여 척번대라는 넓은 바위가 있으며, 계곡을 끼고 나한전터가 있었다고 합니다. 정상 주변보다는 철쭉도 만개 후 어느덧 바닥에 수를 놓고 있어 세월무상이 떠오릅니다. 계곡을 지나 오솔길로 바뀌며 부도탑도 지나 드디어 당나라 공주의 전설들이 살아나는 장소가 나타납니다. 계곡 아래 소가 하나 나타나며 공주탕이라고 안내되어 있으며 바로 청평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이 사찰은 고려 광종24년(973년) 백암선원이란 이름으로 창건되었으며 호반을 끼고 있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시문과 설화가 어우러진 곳입니다. 고려 중기 이자현(진락공)이 37년간 은둔하면서 중흥시켰으며 청평사라 이름도 바꿔다 고 하네요. 하늘에 제를 올리던 천단과 제석단 터, 공주설화가 전해오는 회전문 등이 있어 청평사에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오봉산의 봉우리들을 등에 업은 것처럼 아늑해 보이는 대웅전을 한 바퀴 돌아보고 상사 뱀이 윤회를 벗어났다는 회전문을지나 가을에 오면 환상적일 것 같은 녹음이 우거진 길 따라 오고 가는 관광객들 특히 어린이들과 동행한 가족들이 많이 지나갑니다. 다정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들을 지나치며 좌측으로 시원스럽게 흰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물줄기가 있으니 이 폭포가 구송폭포 또는 구성폭포라고 합니다. 폭포주변에 아홉 그루의 소나무가 있다고 하여 구송폭포 또는 떨어지는 물소리가 아홉 가지로 들린다 하여 구성폭포라고도 합니다. 그 아래 공주 굴을 지나 청평사가 흥한다는 거북바위도 지나 공주 설화에 나오는 동상이 계곡 바위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안내되어 있는 내용인즉 중국 당나라 태종의 딸 평양공주를 사랑하는 청년이 있었는데요 그 청년을 태종이 죽였답니다. 하여 그 청년이 상사 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서 살았는데 당나라 궁궐에서는 그 상사 뱀을 떠어 내려고 온갖 치료를 찾아보아도 효험이 없자 공주는 궁궐을 나와 방랑을 하며 살았답니다. 그러다 한국의 청평사에 이르러 공주 굴에서 하룻밤을 자고 공주 탕에서 몸을 씻은 공주는 스님의 가사를 만들어 공덕을 쌓았답니다. 그 공덕으로 상사 뱀은 공주와 인연을 끊고 해탈했다고 합니다. 하여 당나라 황제가 이 사실을 알고 청평사를 고쳐 짓고 탑을 건립하였다고 하는데 이 때 세운 탑을 공주 탑이라고 하며 상사 뱀이 윤회를 벗어난 곳을 회전문이라고 전해 내려 온다고 합니다. 현 시대에서는 이해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전설은 전설로만 해석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로 앞에 매표소가 있네요. 1인당 2천원의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지불해야 입장이 가능한데 오늘 청평사를 찾은 이들이 무척이나 많은 것은 그만큼 명승고지 또는 볼거리가 많다고 생각이 드네요. 상가가 막 시작되는 곳에서 청평교를 지나 길 우측에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어 호객행위를 합니다. 아내는 막걸리 한잔하고 가라고 하지만 저는 배편이 궁금하여 재촉하다시피 하여 길 옆 슈퍼에서 선표를 구입합니다. 먼 발치 선착장에 배 한대가 대기하고 있으니 부랴부랴 발걸음을 재촉하여 탑승합니다. 소양호 수위가 많이 낮아졌지만 출발시간이 되며 물보라를 일으키며 서서히 소양호수 한가운데로 질주합니다. 간혹 쾌속정이라고 모터보트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있으니 물보라를 가르며 속도를 내는 모습도 안전만 보장된다면 이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네요. 우리가 승선한 배는 정원이 90명이며 청평사에서 소양 댐 선착장까지 약 4Km을 15분 정도 배를 타야 하고요, 요금은 왕복 6천원입니다. 작년보다는 담수가 조금은 좋아진 것도 같지만 아직도 더 채워야 된다고 하네요.
이 댐은 흙과 돌로 만들어진 사력(砂礫) 댐으로 댐의 길이는 530m 높이는 123m입니다. 1962년부터 타당성 조사 및 1967년4월 공사를 착공하여
1972년11월 다목적 댐으로 담수를 시작 그 다음해
10월에 완공하여 우리나라의 최고 담수능력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댐의 1차 공사 관련하여 한 일화가 있어 몇 자 적어 봅니다. 처음 설계는
도쿄대 출신으로 이루어진 세계유수의 댐 건설을 해 온 일본공영의 공법은 콘크리트중력 식으로 되어있었답니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비용을 3분의1로 낮추면서도 훨씬 튼튼한 사력식
공법을 제안했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를 들은 일본공영에서는 정회장을 무식쟁이라는 소리까지 했지만 공사비
절감, 전쟁위협 등을 염두에 둔 박정희 전대통령은 정주영회장에게 공사를 맡겼다고 하네요. 정주영회장의 밀어붙이지 식이 통했겠지요. 지금도 아무 이상 없이
소양 댐은 잘 버티고 있습니다. 삽교천 방조제 마지막 물 막이 공사에 폐유조선을 이용한 것도 한 일화이지요. 선착장을 지나 담수비를 지나고 소양강처녀 상도 지나 육영수여사가 초어를 방생한 기념비를 지납니다. 그리고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정거장에 탑승 춘천역으로 이동 중 지난 4월
초 강원도 여행길에서 들린 춘천 수목원 직원이 이곳에서 닭갈비 유명한 집이라고 소개해준 곳에 가서 손님이 너무 기다려 다시 돌아온 식당을 지나며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저곳을 찾는지 알아보니 모 요리사가 다녀간 후부터라는 말이 사실인 듯합니다. 오늘도
주차장에는 만원입니다. 얼마나 맛있게 하는지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을 뒤로 춘천 역에 도착 역 근방에
있는 원조 닭갈비로 소맥 한잔하고 6시 넘어 전철에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