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656
천자문245
동봉
0889뼈 해骸Shin Bone
0890때 구垢Dirt
0891생각 상想Think
0892목욕 욕浴Bathe
하이꺼우씨앙위骸垢想浴haigouxiangyu
-때가끼면 목욕물을 덥혀드리고-
(무더우면 시원토록 마음을쓰라)
0889뼈 해骸Shin Bone
뼈 해骸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뜻을 나타내는 뼈 골骨 부와
소릿값 돼지 해亥가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우리가 해나 달을 얘기할 경우는
무슨 해 무슨 달이냐고 묻지 않고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별'을 얘기할 때는 문제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별'은 별의 총칭이지
구체적인 이름은 다른 까닭입니다
가령, 항성恒星은 항상 항恒에 별 성星으로
그 자리에 늘 붙박여 있는 별이지요
보통 스타Star라고 붙일 때는 항성입니다
그리고 행성行星은 플라넷Planet으로
끊임없이 움직이行는 별星입니다
한자로 움직일 행行 자에 별 성星 자니까요
그리고 행성을 중심으로 도는 별이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위성衛星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 새틀라이트Satellite 라 발음하는
위성은 지킬 위衛 자에 별 성星 자입니다
모행성母行星을 수호하는 별이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달이 지구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지구는 지구로서의 가치조차 없을 것입니다
이 밖에도 혜성彗星Comet이 있고
유성流星Shooting star이 있습니다
혜성이란 살별 혜彗 자에 별 성星 자로서
우리말로 옮기면 그대로 살별입니다
혜彗 자는 살별 수/살별세 로도 읽지요
이 때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입니다
이처럼 뼈 골骨 자가 뼈의 통칭이라면
뼈 해骸 자는 뼈의 구체적인 고유명사입니다
따라서 Bone이 아니라 Shin bone이지요
뼈Bone에서도 정강이Shin 뼈Bone입니다
정강이는 무릎에서부터 발목까지이지요
앞의 골격 부분은 정강이라 하고
뒤의 살이 많은 부분은 장딴지라 하는데
정강이뼈라면 무릎에서 발목까지의 뼈입니다
1. 뼈, 백골
2. 정강이뼈
3. 몸뚱이, 신체 등
뼈 해骸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䠹 : 뼈 해
䯐 : 뼈 해
胲 : 엄지발가락 해/뺨 개
冎 : 뼈 발라낼 과
骨 : 뼈 골
骼 : 뼈 격/뼈 가
歺 : 살 바른 뼈 알
牼 : 정강이뼈 경
䶤 : 뼈 씹는 소리 할
㻃 : 뼈 구불퉁구불통할 곡
䫱 : 귀밑 뼈 유 자 등 70여 자가 넘습니다
이《천자문》에서는 뼈에 때가 낀답니다
정말 뼈에 때가 낄까?
나는 오랫동안 이 생각을 해 왔습니다
그러려면 피부처럼 밖으로 드러나야 하는데
밖으로 드러난 뼈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우리 몸에는 그런 곳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우선 손톱과 발톱을 합하여 20곳이고
아랫니 윗니를 합해 28개가 있습니다
손톱과 발톱, 그리고 아랫니 윗니를
정확하게 뼈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뼈의 사촌뻘은 된다 할 것입니다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부분이 칼슘 성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기질이라 하지요)
전체 뼈의 약 3분의 1은 유기질이고
3분의 2가 무기질입니다
무기질의 성분 중 약 85%는
인산칼슘calcium phosphate이고
10%는 탄산칼슘calciumcarbonate이라
칼슘을 떠나 뼈를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유기질은 뼈의 탄력성과 강인성을 나타내며
무기질은 견고성을 나타내는데
어린이나 청소년처럼 성장기의 뼈는
성인이나 나이 드신 어르신들보다
유기질 비율이 더 높고 탄력성이 좋습니다
아무튼 손톱 발톱 치아를 제외한 뼈에
과연 때가 낄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나같은 망상가에게 있어서는
끊임없이 따라붙는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허리가 아프다면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분이었지요
내가 허리 어디가 아프냐고 했더니
허리뼈 뼛속까지 아프다는 것입니다
나는 의사도 아니면서 아는 체를 했지요
뼈가 아픈 게 아니라 뼈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 아프고 인대가 아프고
신경이 아플 뿐 뼈는 통증을 못 느낀다고요
나는 이 말을 해 놓고 아차! 했습니다
실제로는 잘 모르고 한 말입니다
정말 내 말이 맞는 것인지
언제 아는 의사에게 한번 물어볼 참입니다
0890때 구垢Dirt
때 구垢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때 구坸 자와 같은 자로서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부와
소릿값 뒤 후后 자가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1. 때, 먼지
2. 수치, 부끄러움
3. 때 묻다
4. 더럽다
5. 나쁘다
때 구垢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坸 : 때 구
黕 : 때 담
䁫 : 때 홀
淟 : 때 낄 전
圿 : 때 낄 갈 자 등이 있고
참조로 먼지와 관련된 글자로는
坌 : 먼지 분
坱 : 먼지 앙
堨 : 먼지 애/보 알
塚 : 먼지 일 봉/무덤 총
堁 : 먼지 일 과
埄 : 먼지 일어날 봉
塳 : 먼지 일 봉
卹 : 먼지 떨 솔/진휼할 휼
䘏 : 먼지 떨 솔/걱정할 휼 자 등이 있습니다
때垢가 뭘까요
다름 아닌 먼지입니다
그럼 먼지는 어디서 왔을까요
바로 이 지구 이 땅 이 흙土에서 옵니다
때 구垢를 비롯하여 때 구坸, 때 낄 갈圿 자에는
앞에 흙 토土 자가 떡하니 붙어 있습니다
더욱이 먼지와 관련된 한자를 찾으니
9개 글자 중 7자에 흙 토土가 붙었습니다
그럼 때가 죽은 세포란 말은 틀렸을까요
때는 으레 죽은 세포이기도 합니다
죽은 세포가 밖으로부터 온 먼지와 만나고
거기에 기름기脂膀와 뒤섞이면서
찐득하고 시커먼 때가 된 것입니다
불구부정不垢不淨의 원리를 설파한
부처님의 경지가 아니고서는
세포가 죽으면서 때가 된 것을 몰랐겠지요
오직 먼지만이 쌓여 때가 되었다면
사람의 때에서 DNA를 찾아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때에서는 분명 DNA가 검출됩니다
얘기가 어려워지니까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0891생각 상想Think
생각 상想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소릿값을 나타내는 모양 상/서로 상相 자와
마음에 상대相를 그리워함心이 만나
'생각想'을 뜻하는 글자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서로 상/모양 상相 자는
상대방과 마주보는 일이고
또한 생각 상/생각할 상想 자는
상대에게 뭔가 바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생각이 되고 그리워함이 되었지만요
생각할 상想 자에 담긴 의미는
1. 생각, 생각컨대
2. 생각하다, 사색하다
3. 상상想像하다
4.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생각
5. 원하다, 바라다
6. 닮다, 비슷하다 따위가 있습니다
생각 상想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惟 : 생각할 유
憶 : 기억할 억
念 : 생각 념
思 : 생각 사/수염이 많을 새
恁 : 생각할 임/너 님
慮 : 생각할 려/사실할 록
考 : 생각할 고/살필 고 자 등이 있습니다
생각할 고/살필 고考 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심방변忄이거나 마음心이 함께 합니다
늙을로엄耂에 공교할 교丂를 놓은 게
살필 고/생각할 고考 자라 한다면
비록 마음忄心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노년耂에 이르도록 경험으로 얻고 터득한
솜씨와 예술과 재치丂로 넉넉하지 않겠는지요
상대相를 그리워함心이 생각想이요
짝을 찾는忄비둘기隹는 오로지惟일뿐입니다
의식意과 마음忄에 담아 둠이 기억憶이고
이미 지나過간去 시간도 아니요
아직 오지來 않은未 시간도 아닙니다
바로 지금 여기今에 마음心을 매어 둠이
이른바 현재念라는 시간입니다
두뇌田와 마음心이 하나됨이 사색思이고
내 마음心 맡길任만한 사람이 곧 님恁입니다
먹잇감을 놓고 끊임없이 기다리는 고양이虍처럼
두뇌田와 마음心을 집중함이 사려慮입니다
마찬가지로 정강이뼈에 때가 끼었다면
목욕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환경이 다양합니다
그러면서 좋은 것을 더 좋아하게 되고
싫은 것은 더 싫어가는 게 상정常情입니다
만나면 만날수록 편해지는 사람이 있고
만나면 만날수록 불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편한 사람은 더 만나고 싶고
불편한 사람은 그만 만나고 싶습니다
이를 후광효과後光效果라 하면 지나칠까요
가령 어떤 대상을 평가할 때
그 대상의 어느 한 측면의 특질이
다른 특질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후광효과/광배효과光背效果라 합니다
광배는 불보살과 예수, 성모 따위의 두상 뒤에
밝고 둥근 원을 그려 장엄을 표시함입니다
광배가 앞의 상象을 더욱 돋보이게 하니까요
0892목욕 욕浴Bathe
목욕 욕浴 자는 꼴소리 문자입니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부와
소릿값 골 곡谷 자가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물을 끼얹어 씻는다는 뜻이 나중에는
'목욕하다'로 넓혀지게 되었습니다
이 목욕할 목沐 자에 담긴 뜻은
1. 목욕하다, 몸을 씻다
2. 목욕을 시키다
3. 수양하다
4. 목욕
5. 새가 날아가는 모양 등이 있습니다
목욕 욕浴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沐 : 머리 감을 목/목욕 욕
湢 : 목욕간 벽
渜 : 목욕물 난
洗 : 씻을 세/깨끗할 선 자 등이 있습니다
위의 후광효과Halo Effect에서 이어갑니다
후광효과는 좋은 쪽으로만이 아니라
좋지 않은 쪽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쯩찬쌰렌曾参杀人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우리말 성어에는 '증삼살인曾參殺人'이지요
나는 33년 전, 1983년 여름이었습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뒷골목에 있던
타이완 대사관에서 현지인에게 실시하는
중국어 초급과정을 이수했습니다
그때 옆사람에게 얻어본 교재가 있었는데
'증삼살인曾參殺人'이란 글이 있었습니다
고사성어라면 워낙에 유명하니까요
쯩찬은 콩즈孔子의 손자가 되는 분입니다
이 쯩찬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지요
거짓말도 되풀이해 듣고 계속 생각하다 보면
믿어버리게 된다는 말인데 후광효과입니다
쯩찬은 사람을 죽인 적이 없습니다
이른바 후광효과일 뿐이었지요
이웃이 그렇게 상황을 만들어 간 것입니다
내 눈으로 상황을 직접 보지 않고
직접 보았더라도 전깃줄을 뱀으로 인식하는
'변계소집성'의 생각으로 오인하다 보면
그것이 점점 생각을 그쪽으로 몰아
마음에서 그렇게 믿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얘기를 듣고 믿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정작 그렇지 않은 당사자 입장에서라면
정신적으로 얼마나 큰 충격이겠습니까
아니면 말고 식으로
"생각해 봐! 뻔한 거 아니야?!"
생각을 사실로 만들어 이야기하고
듣는 사람은 이를 다시 부풀려 듣습니다
목욕탕의 온탕 안에 오래 있다보면 살이 불듯이
후광효과/광배효과는 계속 불어납니다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을 수 있지요
특히 억울한 스캔들로 인하여
목숨을 끊은 사람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한 가지 오해가 두 가지 오해를 낳고
두 가지 오해는 숱한 오해로 번져갑니다
갈수록 커져가는 효과가 곧 후광효과입니다
생각할수록 깊이가 깊어감도 후광효과입니다
후광효과의 법칙은 마냥 불어남입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마냥 불어나지요
때와 먼지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몸身으로 짓는 업業이고
말口로 짓는 업業이며
생각意으로 짓는 업業입니다
특히 구업은 귓속말로, 속삭임으로 짓습니다
몸으로 지은 업은 몸으로 풀고
말로 지은 업은 말로 풀고
생각으로 지은 업은 생각으로 풉니다
뼛 속에 들어있는 악업의 때는
선업으로 바꾸어갈 때 씻길 것입니다
"알고 보니 쯩찬은 그런 사람이 아니더라고!"
"그렇겠지. 그가 살인을 했겠어?"
10/25/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