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여가지 다양한 콜로카시아 품종을 심어서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한 롱우드가든 실험정원(Trial Garden)의 모습
‘정원 식물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정원용 식물 소재를 찾는데 있어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면 정원용 식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어떤 식물이든지 정원사가 그 식물의 아름다움을 잘 발견하고 보여줄 수 있으면 정원용 식물로 충분하다. 그래서 식물 그 자체보다도 식물이 가진 아름다움을 읽어내고 그 아름다움을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연출해 줄 수 있는 정원사의 눈과 창의력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정원 식물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식물들 중에도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롭게 정원에 활용되고 있는 식물들이 많다. 그런 식물들을 찾아 소개하며, 식물을 보는 눈과 창의적인 활용 능력을 함께 키워볼 수 있으면 좋겠다.
토란의 또 다른 이름, 콜로카시아
이번에 소개할 식물은 콜로카시아(Colocasia)다. 콜로카시아라고 하면 이름이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토란이라고 하면 누구라도 알지 않을까. 토란은 흔히들 토란국을 만들 때 쓰는 식용식물 정도로만 알고 있을 거다. 텃밭에 가면 많이들 심는걸 뭐 소개까지 하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콜로카시아는 정원 소재로서 아주 훌륭한 식물이고 외국의 정원들에서는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식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가드닝에 아직 다채롭게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이 콜로카시아의 매력에 대해 소개해본다.
콜로카시아는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줄기 뻗음과 커다란 이파리가 무척 아름답다. 정원 한 켠에 심어져서 잘 자란 콜로카시아는 시원하게 에너지를 분출하는 모습이고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단연 돋보이고 이목을 집중시켜주는 존재감이 있다. 흔히들 이런 식물을 두고 specimen plant, 우리나라말로 굳이 번역을 하자면 ‘표본형 화초’ 즉 표본처럼 돋보이는 화초라고 부르고 한다.
▲ 성수동의 한 커뮤니티텃밭에 심어진 토란의 모습. 돌담 위에 줄지어 심어진 모양이 좋은 경관이 된다. 우리에게 친숙한 식물이다. | ||
매우 다양한 콜로카시아 품종들
외국의 정원들에는 매우 다양한 콜로카시아 품종들이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연수를 받았던 롱우드가든에 실험정원(Trial Garden)에서는 30여가지 콜로카시아 품종들을 모아 심어서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유명한 콜로카시아 품종으로 알록달록한 잎의 무늬가 매우 아름다운 콜로카시아 ‘모히토’ (Colocasia esculenta 'Mojito'), 세련된 모양새가 인상적인 콜로카시아 ‘커피 컵’ (Colocasia esculenta 'Coffee Cup'), 형광 연두색의 잎이 화사한 콜로카시아 ‘엘레나’(Colocasia esculenta 'Elena), 커다란 식물체의 크기가 인상적인 콜로카시아 ‘타이 자이언트’(Colocasia gigantea 'Thai Giant') 등이 자주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콜로카시아 품종들은 흑토란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릴 뿐 정확한 품종명으로 유통되고 있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녹색 잎맥사이로 번지는 듯한 검은 무늬가 매우 아름다운 콜로카시아 ‘일러스트리스’(Colocasia esculenta 'Illustris')와 잎에서부터 잎맥까지 식물체 전체가 검은색으로 인상적인 콜로카시아 ‘블랙 매직’ (Colocasia esculenta 'Black Magic') 등과 같은 매우 아름다운 콜로카시아 품종들을 시중에서 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더 다양한 콜로카시아 품종들을 정확한 품종명과 함께 쉽게 구해서 정원에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좌)콜로카시아 '일러스트리스'(Colocasia esculenta 'Illustris')의 잎의 모습. 잎맥과 잎 무늬의 두드러지는 대조가 아름답다. (우)세련된 모양새가 아름다운 콜로카시아 '커피 컵'(Colocasia esculenta 'Coffee Cup')
콜로카시아 (Colocasia) 와 알로카시아 (Alocasia) 구분하는 법
콜로카시아와 비슷한 식물로 알로카시아를 실내에서 기르시는 분들이 많다. 둘이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리기도 한다. 둘 다 영어 이름도 Elephant Ear 즉, 코끼리 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두 식물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분류학적으로 둘은 암꽃의 모양이 다르다고 하는데, 이 지면에서는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형태적인 차이점 몇 가지를 확인해본다. 우선 잎을 보면 알로카시아는 잎에 광택이 나고 빛이 반사가 된다. 그리고 잎 끝이 뾰족하게 하늘을 향한다. 반면 콜로카시아는 잎에 광택이 나지 않고 마치 연잎처럼 잎의 표면에 돌기가 있어 물이 뭍지 않는 연잎효과(Lotus effect)를 낸다. 또 잎이 아래를 향한다. 하지만 모든 콜로카시아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콜로카시아의 일부 품종들은 잎에 광택이 나기도 하고 유명한 품종 중 하나인 타이자이언트는 잎 끝이 위를 향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그것보다 쉽게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로카시아는 줄기를 만들어 그 위에서 잎을 만드는 반면 콜로카시아는 땅에서 바로 잎줄기를 낸다는 차이점이 있다.
▲ 콜로카시아 잎에는 연잎과 같이 잎에 소수성의 작은 돌기가 많이 있어서 물이 뭍지않는다. 알로카시아와 다른 점이다. | ||
▲ 싱가포르 텔록 블랑가 힐 공원(Telok Blangah Hill Park)에 있는 습지에 콜로카시아(좌)와 알로카시아(우)가 군락을 이루어 자란 모습. | ||
화분 연출에 돋보이는 콜로카시아
콜로카시아 가드닝에 활용될 때 가장 돋보이는 경우 중 하나는 무엇보다 화분에 연출한 경우다. 콜로카시아의 큰 키와 시원한 볼륨감이 화분에 높이와 입체감을 더해줘서 연출의 효과를 매우 높여주기 때문이다. 화분 연출을 할 때 가운데 키가 크고 존재감이 도드라지는 식물을 꼭 심어주는 것이 좋은데 콜로카시아는 여름 화분 연출에서 그런 효과를 내는데 가장 적합한 식물 중 하나다. 더불어서 칸나나 관상용 그라스 종류, 파피루스 같은 식물 등도 그런 효과를 내는데 아주 좋은 식물들이다.
▲ (왼쪽부터)콜로카시아 '모히토', 콜로카시아 '엘레나', '일러스트리스', 콜로카시아 종류를 화분에 연출한 모습. | ||
토란을 기르는 기쁨
일본의 시인이자 농부인 * 야마오 산세이 선생은 그의 책 ‘여기에 사는 즐거움’에서 토란을 기르는 기쁨에 대해서 노래를 한 적이 있다. 동남아시아 열대지방 원산으로 오랜 옛날부터 인류의 식량으로 이용되었을 고마운 식량식물 토란을 기르며 시인은 토란이 인간과 함께 해온 그 오랜 시간을 생각한다. 또 연약할 것 같은 잎과 줄기에도 강한 태풍에도 꺾이지 않고 새 줄기를 내어 자라고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예찬한다. 토란은 그렇게 원시적인 만큼이나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식물이랄까. 정원과도 참 잘 어울리는 식물이다.
출처 : http://www.la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19898
김장훈 서울그린트러스트 정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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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야마오 산세이가 쓴 <여기에 사는 즐거움>
내가 사는 이곳이 다른 곳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며, 내가 사는 지금이 다른 때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개 사람들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보다 더 좋은 집에 살기 위해 노력하고, 내가 살고 있는 동네보다 더 좋은 동네로 가려고 애쓰면서 살아갑니다.
오늘 소개하는 <여기에 사는 즐거움>은 일본 큐슈 최남단 가고시마에서 100km 정도 더 남쪽에 있는 야쿠시마라는 섬에 산 농부이자 시인인 야마오 산세이가 쓴 책입니다. 그는 제주도 면적의 1/6쯤 되는 야쿠시마에서 살면서 경험하고 느낀 크고 작은 즐거움과 깨달음을 독자에게 들려줍니다.
1977년에 가족을 모두 데리고 야쿠시마로 이사 간 야마오 산세이는 하루 중 오후 반나절은 농사일을 하고, 오전 반나절은 '지구는 곧 지역, 지역은 곧 지구'라는 관점에서 명상하고 연구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사는 삶이라고 해서 늘 즐거운 일로만 가득하지는 않았겠지만, 어쨌든 그는 오전에는 공부를 하거나 시를 쓰고 오후에는 농사를 짓는 삶을 살면서 산과 숲과 바다와 벗하여 사는 삶에서 무궁무진한 즐거움을 발견하면서 살았더군요.
1977년 도쿄에서 야쿠시마로 귀농하다
오랫동안 살다보면 늘 보아 새로운 것이라곤 없을 것 같은 작은 섬에서 그는 늘 새로운 것을 만나고 감동하고 배우고 우주의 섭리와 자연의 이치를 깨달으며 삽니다. 마당에 핀 목련이나 나팔꽃 그리고 밭에 핀 들꽃 한송이를 보면서 우주의 섭리를 이야기하고, 맑은 하늘의 별을 보면서 자신의 영혼이 돌아갈 별자리를 찾고, 울안의 자두를 따면서 석기시대부터 사람에게 체화된 수렵채취의 기쁨을 깨우칩니다.
몸을 움직여 일하는 노동에서 얻는 즐거움과 기쁨에는 가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재미와 행복 위에서 인간과 자연의 영성을 이야기합니다. 야쿠시마 여기저기를 여행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바닷가에서 조개를 딸 때나 가릴 것 없이 그의 삶에는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만남'이 넘쳐납니다.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만남은 인간이 본디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깊이 자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야마오 산세이는 여러 차례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를 살았던 자연철학자들의 사유에 깊이 공감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간은 본래 물과 빛, 흙과 공기에 속해 있는 생물이다. 인간이 아무리 인류 문명과 문화를 뽐내며 독립된 개인임을 자랑하고 의식을 가진 존재인 점을 내세워도 그 생명의 본질은 물과 빛에 속하고, 흙과 공기에 속해 있다는 사실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 본문 중에서
"인간은 제멋대로 인류는 만물의 영장이라 부르며 뻐기고 있지만 지금 와서 분명해진 것은 돌도 또한 영장류이고, 풀이나 나비도, 원숭이나 사슴 또한 영장류라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예컨대 야쿠시마의 깊은 숲 속에 조몬시대로부터 시작해서 7200년을 살아온 삼나무 '조몬스기'와 비교해보면 제아무리 잘난 인간도 오히려 삼나무 한 그루보다 하잘 것 없는 존재인지 모르는 일입니다.
삼나무 한 그루보다 하잘 것 없는 인생일지도 모른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고 나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었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일 수도 있겠네요. 음식쓰레기를 밭에 묻고, 똥오줌과 아궁이 재를 모아 밭에 뿌렸으며, 밭에서 베어낸 잡초를 다시 밭에 덮어 거름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야쿠시마는 사슴 2만, 원숭이 2만, 사람 2만이 어울려 살아가는 섬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는 사슴과 원숭이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새싹부터 열매까지 싹쓸이하는 사슴과 원숭이 때문에 변변한 수확물을 거두지 못할 때가 부지기수라고 하더군요.
결국 많은 사람들이 전기 울타기를 만드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야마오 산세이의 방식은 다릅니다. 어부들이 사용하던 낡은 그물로 울타리를 치거나 사슴과 원숭이가 좋아하지 않는 작물을 심는 것으로 공생의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그는 농사로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전업농이 아니기에 이런 선택이 가능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농사가 생계의 전부가 아니라 그저 가족의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였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전업농으로 살았다고 하더라도 자연을 대하는 마음자세는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한편 야마오 산세이가 자연을 대하는 삶의 자세, 마음가짐은 세상 만물에는 신성이 깃들어 있는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를 '가미'라고 부릅니다. 그는 신을 천국에만 가둬 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삼라만상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강조합니다. 야마오 산세이의 자연철학은 '가미'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나는 교회나 사원 안에 있는 신에 아직 얼이 빠져 있지 않기 때문에(거기에 있는 것도 신이지만) 그런 하나로서의 신과 구별하기 위해 삼라만상으로서 나타나는 오래되지만 새로운 신을 그냥 가미라고 표기한다." - 본문 중에서
"이 가미는 지배하지 않고 강제하지 않고 조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신과는 다르다. 하지만 소중하게 취급되고 존경을 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이제까지의 신과 같다." - 본문 중에서
"우리가 만나서 진심으로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풀이든, 나무이든, 바위나 돌이든, 바다이든, 사람이든, 곤충이든 다 가미다. 왜냐하면 가미란 오랜 옛날부터 인간이 진심으로 좋았다고 느끼는 것을 통틀어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실제로 야마오 산세이는 야쿠시마의 숲과 바다에서 만나는 풀, 나무, 바위, 돌, 이끼, 곤충들에게서 가미를 찾아냅니다. 풀과 나무와 바위와 돌과 곤충들에게 가미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과도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뛰어난 영성의 소유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직선의 시간과 회귀하는 시간의 교차점
한편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시간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배웠습니다. 그는 시간을 직선의 시간, 회귀의 시간 그리고 무의 시간으로 구분합니다. 아울러 사람들은 주로 직선의 시간에만 주목하며 회귀의 시간을 자각하지 못하는 때가 많다는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그 하나는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곧바로 나아가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결코 뒤로 돌아설 수 없는, 불가역적인 '직선의 시간'으로 우리 문명의 시간은 이 시간에 지배되고 있다. 문명 특히 과학 기술 문명이 결코 뒤로 돌아가는 일 없이 앞으로 진보해 가는 것은 문명이란 처음부터 진보하는 것을 숙명으로 하는 직진하는 시간 안에 있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 직진하는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주 그 존재를 망각하지만 바로 회귀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자전에 따라, 아침과 낮과 밤이 만복되듯이 지구의 공전에 따라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의 일 년이 된다. 아침과 낮과 밤으로 회귀하고,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로 회귀하는 시간은 태양계가 안정돼 있는 한 영원히 반복될 자연 시간으로 우리 개개인의 생명이나 가족이라는 집단도 태어나서 성장하고 죽어가는 순환을 한다는 점에서 이 회귀하는 시간 안에 있다." - 본문 중에서
예컨대 인간의 삶을 놓고 보면 태어나서 죽음으로 향해 가는 혹은 끝없이 발전하고 진보하는 직선의 시간이 지배하는 듯 보이지만, 아버지의 삶이 아들로 이어지고, 어머니의 삶이 딸로 이어지는 인간의 삶은 세대를 이어가며 마치 아침과 낮과 밤이 반복되듯이 회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제 아침이 오늘 아침이 아니듯이 아들이 아버지와 같을 수 없지만, 인간에게는 직선의 시간과 동시에 회귀하는 시간이 함께 존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사가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하는 것도 인간의 역사가 직선의 시간과 회귀의 시간에 똑같이 속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선의 시간에만 시선과 마음을 빼앗기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자연에 깃들어 있는 '가미'를 발견하기 어려우며,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정복이나 이용가치만 두고 생각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바닷가 어부를 위해서 산속의 숲을 가꾸는 사람들
아울러 이 책에는 생명의 순환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놀라운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어부의 숲'입니다. 어부의 숲은 바다 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숲을 인공숲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은 바닷속에 인공 어초를 넣거나 인공으로 산란한 치어를 방류하는 것이 바다 생물 자원을 늘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야쿠시마에서는 바다 자원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어부의 숲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공조림된 삼나무만 가득한 숲이 아니라 넓은 잎나무로 이루어진 자연림에 가까운 숲을 되살리면, 그 숲에서 부엽균이 생기고 그 부엽균이 강을 지나 바다로 옮겨지면 프랑크톤의 양이 늘어나고 어패류를 증식시킨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본에는 옛날부터 '어부의 숲'이라는 말이 있어 해안지대 수목은 함부로 베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고 합니다. 해안 숲, 해안에서 가까운 숲,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숲도 바다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바로 '숲은 바다의 연인'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심은 나무가 언제 자라나서 바다의 프랑크톤 증식에 영향을 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것은 직선의 시간만 바라보는 것입니다. 회귀의 시간으로 보면 지금 심은 나무가 결국은 바다의 프랑크톤을 증식시키고 어족자원을 풍부하게 할 것이며 나무를 심은 사람들을 풍요롭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1997년부터 야쿠시마에 산 야마오 산세이는 2001년 8월에 생을 마감하였습니다만, 그가 남긴 시와 글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버킷 리스트에 올려놓은 야쿠시마 여행을 앞두고 그의 책을 찾아 읽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가 남긴 책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읽는 내내 오래전부터 마음의 스승으로 삼고 있는 두 분이 자주 생각났습니다. 한 분은 장일순 선생님, 다른 한 분은 권정생 선생님입니다. 야마오 산세이가 쓴 이 책에서 장일순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의 생각과 삶이 수 없이 많이 겹쳐졌기 때문입니다.
사회운동가이자 농부이면서 철학자이자 구도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야마오 산세이가 품고 산 삶의 원칙, 생활의 원칙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리고 집중한다"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도 서두르지 않으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쉽게 지치지 않고 그 길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http://ymca.pe.kr/2181
첫댓글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 복효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되나
복효근님의 이 시를 읽었을때 감동받아 토란을 키워보고 싶었는데
여긴 암만해도 기후가 안될 듯 싶네요
혹시 기후조건이 되는 곳에 사시는 분들은 한번 키워보시길..
어릴때 토란잎을 우산 대용으로,
뒤집어서 삿갓처럼 쓰기도 했네요,
혼자 먹자고 사다 해먹기도 그렇고해서,
잔치집에서 사다 먹네요,
추석 즈음에만 팔지요,
저는 서울태생이라 그런 낭만적인 추억이 없어요 ㅠ
아,,경주에 잠시 살때 인근 시골집에서 무화과 나무와 잎을 처음 보고 놀랬었고요
아이가 정말 우산처럼 가지고 놀았네요
김지애씨가 부른 그대여 무화과나무 그늘아래서~
이 노래 가사가 실감! ㅎ
암튼 토란과 무화과는 잎이나 구근 열매 매력이 많은 작물이네요
http://durl.me/kdqr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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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토란 참 좋아 합니다. 그 보다는 야마이 산세이 '여기 사는 즐거움'에 눈과 귀가 갑니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 같지는 않아도, 삶을 작고, 단순하고, 소박하게 사는 이들에게는 늘 관심이 갑니다. 좋은 펌글 고맙습니다.
네 좋은 책인듯 해요
제주 도서관에서 검색하셔서 읽어보세요^^
.....
고요하게 흘러가는 강물
바람결에 흩날리는 나뭇잎
지저귀는 새소리
소의 울음소리
풀밭의 감촉
부드럽게 밟히는 강둑의 진흙
이 조용한 평화속에서
갑자기 문득
우린 뭔가를 느낀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모든 걸 잊고 살았군
- 숲 / 야마오 산세이
토란 하면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아주어릴때 엄마따라 멀리 걸어 토란밭에 토란 캐러 가서 엄마 머리에 이고 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토란을 어릴때 먹을때는 맛을 몰랐는데 크면서 맛을 알게 되더라고요. 그어린시절 그토란이라도 먹어 배를 불릴려고 하던 기억 있습니다. 그때도 서울 살았는데 토란 밭이 아마 지금 창동 쪽이 아닌지 생각이 납니다.
아 그런 기억이 있으시군요
예전에는 서울에도 밭이 많았다는 자료는 읽어봐서 충분히 추측은 되요
제 친정엄마는 바느질이나 음식하는 것은 잘하시는데 뭘 키우고 기르는 것은 별로..
아마 시간이 없으셔서 그러셨는지 모르겠고요
외려 친정아버지가 동물이나 꽃 나무들을 좋아하셨고요^^
참 좋은 정보 많이 올려주셔서 항상 감사드려요.
토란을 많이 드셔서 에너지가 넘치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
제가 주기적으로 가보는 즐겨찾기 사이트가 좀 있는데 희안하게 관심사가 겹쳐요
콜로카시아.. 한국에선 실내에서 화분으로 키워볼만 한듯 싶고요
암튼 요즘은 콘님처럼 너나없이 '살림' 살이에 관심들이 많은 것 같아요 ㅎ
@라 로바 나이가 들면서 아무래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더군요.
건강도 그렇지만 환경문제도 신경쓰게 되구요.
사는 동안에는 건강하게 사는게 희망입니다.
@실콘짱 제가 한국서 관심이 많았었고 가끔 펌글도 하지만,
콘님께서 한국에 사시니.. 혹시 도움이 되실 것 같아 권해 드립니다^^
'살림이야기' 한살림 생활문화월간지
[햇살을 먹는다, 가을 갈무리]
http://salimstory.net/renewal/sub/view.php?post_id=106
@라 로바 들려볼께요. 감사합니다.
어려선 미끌미끌해서 먹고 싶지 않았는데..........
로라님 덕분에 토란국 한번 끓여 달라고 마눌하한테 얘기해야 겠네요 ^^
직접 끓여서 마눌님에게 대접도 하세요,ㅎㅎ
한국산보다 덜 아리고 덜 미끌거려요
그냥 쌀뜨물에 담갔다가만 해도 괜찮던데요 ㅎ
감사합니다.난 미국사람인지 한국사람인지23살에 떠나와 뭘먹고살앗엇는지 엄마는 일로 바쁘셧고 아줌마가 뭔가 먹엿으니 살앗겟지만 기억도 별루없고 학교 시험
미팅 봄축제 그정도밖에 특별한 음식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음식도 국적불명에것을 만들고 ㅎㅎ
토란국 꼭한번 끓여보겟습니다.
아 아 그리운 권정생님... 좋은 글, 정보감사합니다.
저 위에 링크 블러그에 가시면 좋은 책 소개들이 더 있답니다
특히 책안의 주요 내용을 부분적이지만 그대로 옮겨줘서 제 입장에선 좋더군요
글도 차분하고요
이오덕, 권정생,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만남
http://durl.me/a35h53
PLAY
육계장에 들어 있는 토란대 나물 여태 모르고 먹었는데 얼마전에 알았네요. 언급이 없어 혹 다른 분들도 모르실 것 같아~~
조박님은 사시는 곳에서 한번 재배해 보세요
한국보니 의외로 많이들 키워 먹네요
잎도 감상하고 토란대도 잘라 감자칼로 겉껍질도 쓱쓱 벗겨서 말리고..
토란도 먹고..버릴게 없네요!
흐음... 장 다보고 왔는데 토란 사러 또 시장통엘 가야겠습니다.
다음 장보러 올때는 로바님 추천식품부터 먼저 찾아보고 가야지. ㅋ
건강히 잘 지내시죠?
그새 김치가 떨어질려해서 이밤에 후딱 한통..
사실 제 특기가 포기김치 담그기^^
그러나 한달후면 김장 하니깐 오늘은 그냥 막김치! ㅎ
지리산님은 김치도 시장에서 사 드시겠네요?
좀 드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김치 담글때 맨날 생각해요
배추 무 파 이런거 뜰에 키워서 바로바로 뽑아 김치담그면 얼마나 후레쉬하고 더 맛날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