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금, viernes) Cancún 깐꾼- Valladolid 바야돌릳
간꾼 Cancún 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
미국인을 비롯한 캐나다 유럽인까지 선망의 휴가지로 꼽히는 곳이다.
비싸지 않은 여행비, 에메랄드 빛 카리브해 caribe 바다, 때 묻지 않은 자연..
복잡한 내전과 갈등을 거쳐 1930년대에서야 멕시코에 편입되고,
1970년대 개발을 시작해서 오늘날 유명한 휴양지가 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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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 스타일의 여행은 내 타입이 아닌데도 이곳에 온 이유는
유까딴 반도가 마야 문명의 중심지이고,
멕시코를 여행했다고 하려면 마야 문명을 빼고는 뭔가 빠진 것 같아..
거기에 멕시코시티 외에 유일하게 쿠바행 비행기가 뜨기 때문이다.
유까딴 반도는 3개의 주 estado,
유까딴 Yucatan, 낀따나 로오 Quintana Roo, 깜뻬체 Campeche 로 이루어졌고,
하나 하나가 오늘날 멕시코의 시작과 끝이라 할만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다.
어제 도착해 머문 깐꾼은 낀따나로오 주의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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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는 내륙으로 들어와있어 바다를 느끼기에는 너무 멀다.
Caribe Internacional Centro 호텔..
450뻬소 (40,000원)에 빠쯔꾸아로 Pátzcuaro에서 예약을 하고 왔는데,
원주민인 듯 한 주인은 금융위기 이후 장사가 너무 안돼 죽을 지경이라고 아침부터 한숨을 푹푹 쉰다. 뒷편으로는 말끔한 수영장이 있는데 사람이 많지 않아 일하는 사람들이 안스러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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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55년만의 추위라서 전국이 냉동고라는데,
저녁 내내 에어컨을 틀고 자야 할만큼 더운 이곳 카리브 해..
호텔 방에서 내려다 본 경치는 평평한 평지에 조그만 소도시 같다.
호텔 앞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지나 시장으로 밥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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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아직 문을 안열어 아쉽게(¿) 와이프는 윈도우 쇼핑만..
미국에 살면서 한국인에게 한국말을 배웠다는 현지인 친구가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
깐꾼 자랑을 늘어놓는다.
메뉴는 화려하게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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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아침 식사.. 따스꼬 Tasco에 매운소스, 리몬..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아..
닭고기 수프 sopa de pollo는 하나만 주문해서 나눠 먹는데 하나만 주문하면 항상 고개를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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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나눠 먹는게 관습야..’ 그가 웃는다.
위생문제를 떠나 뭐든지 같이 나눈다는 정情의 문화를 니들이 알겠냐,
니들 조상도 오래 전에는 아마 그랬을 걸?
호텔 1층에 마련된 여행사에서 쿠바행 비행기 표를 산다.
Cancún-Habana-Mexico City 일인당 620불.
며칠 전 빠쯔꾸아로에서 조회를 할 때와 비슷한 가격이네..
왕복 티켓이 아니라서 훨씬 비싸다고 알려준다.
서울에서 쿠바항공 사이트 cubana.cu 에서 알아볼 때는 500불이 채 안되었던 기억.
역시 일찍 사면 확실히 더 싸..
LA에서 직접 Cancún으로 왔으면, 깐꾼-아바나 왕복은 300불 미만였으니
그 놈의 나비 본다고 멕시코 시티를 경유지로 택한 게 엉망이 된 꼴이다.
나비도 못보고.. %^&*(@!!
쿠바 입국할 때 보험 증명이 없으면 입국이 거절된다고,
여행자 보험을 들었느냐고 직원이 물어본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보험은 들었지만, 증서는 안 가지고 왔네..
그런데 쿠바 여행기나 이런 거 보면서, 전혀 그런 내용은 없었는데..
내가 너무 준비를 안했나봐..
이메일로 받든지 해서 프린트해가라면서 자기들은 기본 보험 25,000원 내외로 판다고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여기서 산다. (사실은 보험증서 확인 전혀 없었다. 아, 짜증 나...)
화가 나는 건 카드도 안되고, 달러가 아닌 뻬소만 받는단다.
국내법이 그렇단다.
ATM에 가서 현금을 인출하면 매입율 (12.30)로 빠지고,
매도율 (12.89)로 환산한 뻬소를 지급하니 앉은 자리에서 4.8% 차이..
정확히 말하면 실제로는 2% 내외 손해지만..
한국에서는 스프레드가 기껏해야 3.5% 내외인데..
직원에게 짜증을 내보지만, 씨익 웃고만 있는 여자..
하이고 이러다가 여행 기분 다 망치겠다.
역시 확정된 스케줄 없는 flexible한 자유여행,
장점도 많지만 단기여행에서는 가끔 이렇게 피곤하게 해..
이번에는 렌터카..
Walkswagen 수동 차량을 4,300뻬소(39만원)에 일주일간 계약한다.
별 일거리도 없는 여행사,
어벙한 여행자 만나서 오늘 일거리 제대로 물었네.. ㅎㅎ
복잡한 비행기 스케줄 알아보랴, 현금인출 하랴, 두 시간 넘게 이러고 있으니 지겨워져..
와이프는 로비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고..
다 됐다, 이제 떠나자!!
오늘 목적지는 치첸이싸 Chichen Itza를 가기 위한 도시 바야돌릳 Valladolid.
깐꾼에서 150킬로 정도 된다.
메리다와 깐꾼 중간 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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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를 빠져 나오면서 국도 쪽 길이 너무 안 좋아 보여 고속도로를 타지만,
풍경은 전혀 안보이고, 중간에 빠져나갈 길도 없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어울리지 않게 어쩌다 나오는 이정표, 속도 준수하라고 respete.. ㅎㅎ
아, 유까딴 뭐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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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km 정도 후에 톨게이트가 나오니 오히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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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가 악명 높기로 유명한 유까딴 고속도로,
150여킬로에 271뻬소 (25,000원)는 너무 심하네..
관광안내소가 있어 들어갔더니 2시까지만 오픈한다고 알려준다.
이제 톨게이트를 지나 Quintana Roo주를 넘어서 Mérida 주로 넘어가니 검문소가 있고,
무장한 군인 (경찰인가?)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65km 정도 더 가니 바야돌릳 valladolid.
도시 입구부터 깨끗한 거리, 세련된 사람들, 아기자기한 집들이 깐꾼 시내,
오면서 본 풍경과는 전혀 다르다. 스페인 냄새가 나..
공원 Parque Francisco 이 있는 광장,
제법 좋다는 호텔 Mesón del Marqués 앞에 차를 대는데 경찰이 와서 빼라고..
나 잠깐 호텔에 물어보고 나올게, 10분!! 대신 와이프 여기 있을게..
뭔가 께름찍한 표정이지만 외국인이니 더 뭐라고 할 수도 없겠고..
Mesón은 스페인어로 원래 ‘간단한 음식점’ 또는 ‘여관’ 정도의 뜻인데
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면 꽤 화려한 식당도 이런 간판이 붙어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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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텔도 식당을 겸하고 있고, 꽤 고급스러워 약간 부담스럽네..
호텔은 식당을 지나 뒷마당에 로비가 있어 식당 종업원이 한참을 걸어 안내해준다.
정원이 넓고 건물에 기둥이 많아 안달루시아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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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마나 너무 비싼 데를 찍은 거 같아.. 역시 1,000 뻬소(9만원)가 훨씬 넘네..
그렇다고 다른 호텔 찾아가기도 뭣하고..
리셉션 직원 중 고참으로 보이는 여직원에게 할인 descuento를 부탁해 본다.
한국에서 이 멀리까지 휴가 왔다는 말과 함께..
- 한국? 어디?
- 서울..
- 정말? 서울? 꺄아아아!!!
- (얘가 왜 이래??)
샤이니! 투피엠! 나도 잘 모르는 한류 가수들 이름을 쫘악 나열하면서 춤추는 흉내를 낸다.
한국말 몇 마디, '아주 좋아요' '사랑해요'..
순식간에 리셉션이 흥겨운 분위기..
그런데 그녀에게 ‘한국’과 ‘서울’은 감이 다른 것일까?
‘한국’이란 말에는 별로더니, ‘서울’이란 단어에는 열광하는 그 녀.
그녀에게 이 곳 유까딴과 멕시코시티가 전혀 다른 곳이듯,
아마도 한국은 그리 심하게 어필하지 않나봐..
전화기를 드는 엘비 Elvi, 매니저에게 전화하더니 15% 할인해준단다.
그래도 980 뻬소 (88,000원)로 비싸긴 하지만 역시 깎는 맛이 있으니..
뒷쪽으로 차를 가지고 돌아와 체킨을 하는데,
한 등급 올려 넓직하고 고급스러운 방 키를 넘겨준다.
이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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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킨 후, 와이프가 준비해 온 선물을 챙겨 Elvi에게 전해준다.
서울에서 선물을 준비할 때 한류와 관련된 가수들 티셔츠나 CD를 사려했는데
적당한 게 없어서 비싸지 않은 한국 화장품 몇 개를 특별 선물로 골랐다는 와이프.
사내애들한테는 손톱깎이, 엘비한테는 화장품 하나.
그래서 그렇게 사내들 표정이 엉성한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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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서 고장난 확성기를 켜 놓은 듯 중국말이 들린다.
중국인 단체 여행객들..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담배를 피고 있다.
째려보는 내 눈길에 고개를 푹 숙이고..
이런 놈들이 어떻게 이 곳 유까딴까지 왔는지..
많은 인구와 저임금으로 세계경제를 휩쓸고 있는 그들의 미래는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