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날에도 산책하기 좋은 가로수길의 레스토랑 추천해드려요!
제가 좋아하는 곳인데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 함께 나누기 좋은 곳이랍니다!
영화 ‘노팅힐’은 런던의 작은 서점 주인과 세계적인 배우의 동화 같은 러브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유명 인사와의 러브 스토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죠.
특히 이 영화가 더 동화 러브 스토리로 느껴졌던 이유는 바로 런던의 ‘포토벨로 마켓’을 배경으로 찍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런던 최대의 앤티크 시장 ‘포토벨로 마켓’(아래)과 영화 '노팅힐' 속 모습(위)
런던 최대 앤티크 시장인 포토벨로 마켓은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마치 과거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안겨 주기도 합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크게 열리는 포토벨로 마켓을 천천히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새 하루가 지나가 버립니다.
마치 ‘느림의 미학’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특히 이 곳은 런던 시내 다른 건물들과 달리 시멘트 벽에 파스텔 컬러의 페인트로 칠한 건물들이라든지
노점에서 판매하는 앤티크한 소품들이 모두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영화 '노팅힐' 중 태커의 집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주인공인 윌리엄 태커와 스파이크가 함께 살던 집이었습니다.
그 집은 온통 흰색으로 칠한 실내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는데요,
특히 앤티크한 가구들이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습니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유럽식 인테리어의 특징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더군요.
앤티크한 가구로 꾸며진 ‘알로’ 페이퍼가든 실내
가로수 길에서 레스토랑 알로 페이퍼가든을 가면 저는 항상 영화 ‘노팅 힐’ 속 태커의 집이 생각납니다.
태커의 집에 배치돼 있던 세련되고 깔끔한 새하얀 벽과 앤티크한 원목 가구들,
그리고 꾸미지 않은 듯한 자유스러움이 꼭 닮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은 압구정에 위치한 알로 페이퍼가든 역시 마찬가지죠.
이 날도 평소 알던 지인과 이른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알로’ 페이퍼가든이 떠올랐습니다.
모처럼 지인과 만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때에는 편안한 ‘알로’ 페이퍼가든이 제격이거든요.
손 때 묻은 테이블과 의자마저도 정겹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트렌디하고 어디에 놓아도 잘 어우러지는 것이 앤티크한 가구의 특징이라고나 할까요.
언젠가 가로수길에 있는 ‘단스크’라는 가구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곳에는 만들어진 지 50년도 넘은 책상과 의자, 서랍장들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 중 저의 눈길을 끌었던 건 1950년대에 덴마크에서 제작됐다고 하는 책상입니다.
지금 봐도 세련된 디자인과 흠잡을 데 없는 품질은 놀라울 정도였죠.
요즘처럼 너무 쉽게 바뀌는 유행을 떠올려보니,
‘훗날 이처럼 멋지고 클래식한 물건들이 얼마나 만들어질까?’하는 생각에 왠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향수 역시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것이 있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향수병 디자인이 클래식한 제품인 것이죠.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 가치가 올라간 향수병.
하지만 가구가 많은 ‘알로’ 페이퍼가든에는 왠지 클래식한 것 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클래식함과 세련됨을 모두 갖춘 아닉 구딸의 스와 우 자메가 가장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스와 우 자메
스와 우 자메는 출시된 지 12년째로 비교적 최신 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향을 맡아보면 ‘장미향을 가장 클래식하게 표현한 향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야생에서 핀 장미에 코끝을 대고 향을 맡으면 바로 이런 향이 날 것 같은 느낌이죠.
탑노트의 달콤한 향도 인위적이기보다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꿀처럼 달콤합니다.
인위적으로 꾸미려고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장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유럽의 클래식한 면모와 가장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담백한 버섯의 영양이 가득한 버섯 파스타 (오일&올리브)
이날 음식은 스프가 함께 곁들여 나오는 알로의 특별메뉴와 버섯 크림 파스타, 해산물 토마토 리조또였습니다.
특히 알로 페이퍼가든은 크림 파스타와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죠.
전혀 느끼하지 않고 먹을수록 입안에서 맴도는 풍부한 크림 향이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또 크고 통통한 해산물들로 만들어진 리조또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알로 페이퍼가든의 해산물 토마토 리조또는 풍부한 토마토 향과 해산물의 육질이 완벽한 조화를 어우러졌습니다.
이처럼 꾸밈없이 원재료의 맛을 살려내는 알로 페이퍼가든의 요리는 앤티크한 인테리어와도 잘 어우러졌습니다.
어쩌면 ‘음식과 인테리어가 조화롭다는 점이 음식을 더 맛있게 느껴지게 만들고
인테리어도 더 근사해 보였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해산물 토마토 리조또
저는 가끔 집에서도 리조또를 해먹을 때가 있는데요,
조리할 때 리조또는 파스타보다 모든 면에서 다소 느슨하고 구속력이 덜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리조또는 요리를 할 때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기 때문이죠.
쌀은 그다지 정확하지 않아도 되고, 약간의 실수를 해도 용납이 됩니다.
반면 파스타는 모든 시간을 엄수 해야 하는 요리죠.
또 요리하고 남은 파스타는 두 번 요리해서 먹을 수 없지만 리조또는 이와 다르다는 점도 이런 이유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 리조또는 ‘허심탄회한 요리’라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서양에서 리조또는 익힌 쌀로 요리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생쌀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요리되는데,
이때 사람들은 보통 화덕 앞에 모여 앉아 음식을 기다리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주인은 화덕에서 끊는 리조또를 45분간 쉬지 않고 저으면서 그 안에 3분마다 진한 혼합 브로도를 넣어 주어주는데,
이 작업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만 단조롭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요리 도중에 손님과 이런 저런 말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조또를 끊이는 시간은 주인과 초대된 손님들이 소소한 일상을 풀어놓는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리조또의 느림의 미학은 유럽에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물건을 감상했던 포토벨로 마켓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에스프레소와 다비도프 리치블루
만족스런 식사를 마치고 진한 에스프레소와 다비도프를 즐겼습니다.
풍부한 맛을 즐기느라 지친 미각을 달래주는 에스프레소와 다비도프 담배의 깊고 진한 향은 최고의 디저트 조합 아닐까요?
디저트에도 클래식한 면모가 있다면, 그건 화려하고 달콤한 디저트가 아닌 진하고 담백한 커피와 담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담배를 피우니, 시간이 더욱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자주 이런 여유를 즐겨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가로수길 알로 페이퍼가든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브런치를 즐겨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첫댓글 여기 분위기 괜찮던데..^^
저두 여기 자주 갔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