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 - 을지문덕(乙支文德, ?~?)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주는 시
줄 여與
수장隨將 수나라 군대의 우두머리
우중문于仲文 장군 이름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그대의 신기한 계책은 천문(하늘의 이치)에 통달했고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그대의 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알았도다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전투마다 이겨 그대의 공적이 이미 높았으니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만족한 줄 알았으면 돌아가는 것이 어떠하리
한자풀이
神(신) : 귀신같은, 놀라운 策(책) : 꾀 究(구) : 통달하다, 끝 天(천) : 하늘 文(문) : 글월, 무늬
妙(묘) : 묘하다 算(산) : 세다. 계산하다 窮(궁) : 다하다 地(지) : 땅 理(리) : 이치
戰(전) : 싸우다 勝(승) : 이기다 功(공) : 공, 일 旣(기) : 이미 高(고) : 높다
知(지) : 알다 足(족) : 족하다 願(원) : 바라다 云(운) : 이르다 止(지) : 그치다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을지문덕)의 핵심 정리
[이 작품은] 살수 대첩에 앞서 을지문덕이 수나라의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5언 고시로, 적장에게 항복을 종용하는 전술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한시이다.
*갈래 : 한시, 5언 고시
*성격 : 풍자적, 반어적
*제재 : 우중문
*주제 : 적장 우중문에 대한 야유와 조롱
*특징 : 반어법, 억양법, 대구법을 사용함.
*의의 : 현전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한시
*연대 : 고구려 26대 영양왕(7세기)
*출전 : “삼국사기”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을지문덕)의 시어 풀이
*神策(신책) : 신기하고 기묘한 책략.
*究天文(구천문) : 하늘의 운수를 꿰뚫어 앎. 천문을 궁구함.
*妙算(묘산) : 신묘한 헤아림과 꾀.
*功旣高(공기고) : 공적이 이미 높음.
*願云止(원운지) : 그만두자고 하기를 바람.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을지문덕)의 짜임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을지문덕)의 역사적 배경
영양왕 23년(612)에 수나라는 30만의 군사로 고구려의 평양성을 공격하였다. 이에 을지문덕은 압록강에서 대치하고 있다가, 거짓으로 항복하여 적군의 허실을 정탐한 뒤 적진에서 탈출하였다. 적군이 추격하자, 을지문덕은 하루에 일곱 번 싸워 일곱 번 패하는 유도 작전으로, 적의 군사력을 소모시키면서 적을 평양성 30리 밖까지 유인하였다. 이때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5언 고시를 보내니, 우중문은 그제서야 속은 것을 깨닫고, 때마침 군사들이 피로하고 굶주려 싸울 기력을 잃었으므로 회군하였다. 을지문덕은 이를 추격하여 살수에서 대승을 거두니 이를 ‘살수 대첩’이라 한다.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을지문덕)의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고구려의 장수 을지문덕이 612년 살수 대첩 때 지은 5언 고시로 “삼국사기”에 수록되어 전한다. 지금까지 전해 오는 우리 문학 작품 가운데 지은 시기와 작품의 본모습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민족이 웅비했던 역사와 함께 당시 고구려인의 자주적 기상을 기개에 찬 표현으로 보여 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전쟁의 긴박한 상황에서 적장에게 항복을 종용하는 전술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을지문덕이 패배를 스스로 인정하고 우중문의 지혜와 계책을 칭찬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상대방을 조롱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지치고 굶주린 병사들을 이끌고 평양성을 공격할 수도 없고 후퇴할 명분도 없는 상황에 처한 우중문에게 이 시를 보낸 의도는 상대의 심리적 평정심을 잃게 하려는 을지문덕의 전략적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작품에는 30만 대군을 무찌른 을지문덕의 기개와 자신감이 드러나 있으며, 이를 통해 당시 고구려인의 씩씩한 기상을 엿볼 수 있다.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을지문덕)의 작품 연구실 짧은 내용에 담긴 무인의 기개
이 시는 5언 4구의 고시(古詩)로서, 짧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구와 2구는 대구를 이루며, 적장의 책략을 과장되게 칭찬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적장의 책략이 을지문덕의 의도에 의한 것임을 내세워 적장을 조롱하고 있다.
3구에서는 상대방의 책략이 ‘이미’ 높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바꾸어 말하면 적장은 더 이상 공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된다. 이러한 경고는 4구에서 위협으로 변한다. 을지문덕의 경고를 듣고도 싸움을 그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위협이 점잖은 권유형의 말투 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
반어법과 억양법의 사용
억양법이란 강조법의 하나로서, 처음에는 올렸다가 뒤에서 내리거나, 먼저 낮추었다가 나중에 올리는 수사법이다. 두 사실을 명백하게 대조시켜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 4구에서 그만 항복하라고 권한 것은 앞부분의 내용이 모두 반어적 표현이며 상대에 대한 조롱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이처럼 이 작품에서는 먼저 상대를 추켜세웠다가(반어법) 뒤에서 깎아내리는(억양법) 반전을 통해 실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즉 항복하라는 위협의 말을 강조한다.
작가 소개 - 을지문덕(乙支文德, ?~?)
고구려의 명장. 침착 · 대담하고 지략과 무용, 시문에 뛰어났다. 고구려 영양왕 23년(612년), 수나라 군이 고구려를 침범하자 적진에 가 형세를 정탐하였으며 후퇴 작전을 이용하여 적군을 지치게 만든 다음, 거짓 항복을 하여 후퇴하는 수나라군을 살수에서 공격하여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