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Sunhae Im 임선혜님의
20주년 기념 콘서트는
원래 10월10일 인천아트센터에서 열리게 되어있었다. 유럽데뷔 20주년 단독콘서트 제목은 'Morgen' 독일어로 내일을 뜻한다.
응원해준 팬과 동료들에게 행복한 내일을 선물하고 내일이 기대되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으시다는 취지셨는데... 그만 코로나로 취소되었다. 딸 수시입시로 10월10일에 한다는 걸 알면서도 티켓팅도 못한 상황이었지만 취소되었다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20주년인데... 평생 한번일텐데...
임선혜님은 그시간을 물리적 휴식을 강요당하시면서도 머리는 음악가로서 어떻게 살아야하나를 생각하는 전환점으로 여기셨다고 한다. 그리고 평생 한번 있을 20주년 콘서트는 'Song on Breeze'바람에 실려온 노래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다시 20년의 시간을 걸어온 노래들을 들려주셨다.
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 홀은 특별하다.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절 많은 순교자들이 처형받고 버려진 곳. 그리고 특히 이 홀은 4명의 유해가 있고 그 유해가 자연광을 받도록 설계된 곳이다. 그 곳에 무대를 펼치고 그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시면서 시작한 첫곡... 무대 뒤 내자리와 직선 3m쯤 거리에서 첫곡을 부르시고 무대에 오르셨다. 그렇게 가까이 듣긴 처음 숨이 멎는줄... 시험이 얼마남지 않아 함께 못한 딸 생각에 ㅠㅠ.
그녀는 독일유학중 23세에 고음악의 거장인 지휘자 '필립헤레베헤'에게 발탁되어 20년을 고음악 전문소프라노로 지금까지 활동하시며 고음악전도사가 되셨다.
콘서트중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고음악을 접하며 본인으로 인해 300년이나 잠든 이 음악이 알려질지 다시 고이 들어갈지를 생각하셨다고~ 덕분에 우린 이 아름다운 노래들을 듣고 있다.
고음악 그리고 우리가곡등등
창을 편곡해 가곡으로 부른 '화초장타령'은
그녀의 재치와 리듬감을 잘 살려준 재미있는 곡이었다. 이 날의 게스트는 비밀이었다~
서울대재학시절 은사이신 박노경선생님의 손자 클라리네티스트 '김한'님과의 가곡
주거니 받거니 아름다웠다~.
The master의 인연으로 만난 작곡가 '김형석'씨가 나오셔서 그의 처녀작 '사랑이라는 이유로'를 부르셨고,
역시 그의 작곡인 드라마 눈이부시게 ost를 선혜님의 모음창과 휘파람소리로 감상하였다. 눈물이 주르륵 나오는 순간...
다음무대는 내눈을 의심했다 . 깜짝게스트~
피아니스트 '조성진'님 ~다른 피아노를 갖다놓은 듯 피아노 소리 자체가 달라졌다.
귀는 너무 바뻤다 노래와 피아노 소리까지 다 빠져들었으니~ 이런 조화를 죽을 때 까지 또 볼 순 없겠지~
2008년 첫 귀국독주회때 부르신 '바위위의 목동'곡을 조성진 피아노, 김한 클라, 선혜님 노래로 듣고
앵콩곡은 우리의 가곡을 끝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20년을 선혜님과 함께하지 못했지만 바람에 이렇게 실려오셔서 앞으로의 20년을 함께 할 여운과 감동을 주시고
이 어려운 시기에 선물같은 내일도 주셨다.
그녀의 10년차 '나 기쁘고 나 위로하라고 하는 노래'라고 깨달으셨다는 선혜님.
지금 20년차 '당신 노래 듣고 숨이 멎을 거 같은 행복한 우리를 위해 노래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축복속에 30주년 40주년 50주년 콘서트도
꼭 같이 하고 싶다~
성악하는 딸도 그땐 꼭 함께~
곡들은 공연이 끝나고 큐알코드로 공개되었다는 ㅎㅎ
1.Georg Friedrich Händel: Tu del ciel ministro eletto from Il trionfo del Tempo e del Disinganno, HWV71
2.Francesco Cavalli: Dunque, Giove immortale… Verginella io morir vo from La Calisto
3.Francesco Cavalli: Sien mortali o divini… Non è maggior piacere from La Calisto
4.Johann Adolf Hasse: Ombra Cara, ombra tradita from Didone abbandonata
5.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詩, 김주원 曲)
6.화초장 타령 - 흥부가 중에서 (전인평 曲)
7.이화우 (매창 詩, 이원주 曲)
8.사랑이라는 이유로 (김형석 曲)
9.눈이부시게 (김형석 曲)
10.Richard Strauss: 4 Lieder, Op.27, TrV170 – 4. Morgen!
11.Franz Peter Schubert: Der Hirt auf dem Felsen, D.965, Op.posth.129
#임선혜#20주년#종달새둥지
첫댓글 애정과 감동이 글에 푹~젖어들어있어요~
성악하시는 따님은 어머님 감성을 받아 훌륭한 음악가가 될겁니다~^^
후기 넘 생생하고도 따뜻하네요!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