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로트는 천악신자(天惡神子)1)라서 자신이 죽지 않는 이상 영원히
악한마음을 떨쳐버릴수 없다. 아스타로트는 천악신자이지만 그러면서도
악마의 대장군이기도 해서 악마들을 자신이 거느리는 부하들을 귀중히
보살펴야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어서 악마들도 무서워 하는 천악신만큼
잔인하지는 않았지만 가공할 만한 힘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래서 설령
현암이 천정개혈대법9단계를 익혔다 해도 태극기공,부적술,밀교의 주술등
을 마스터 했다면 재법 재미있게 싸울듯 한데 천정개혈대법만 마스터했다
면 그렇게 승률이 높은편은 아니다. 더구나 아스타로트는 구사신(九死神)
이라는 특이한 악마라서 9번죽었을때야 비로소 죽었다고 하는 악마다.
첫번째 죽었을때 태워버렸다 해도 재에서 다시 아스타로트가 부활하므로
9번 죽이지 않는다면 영원히 죽일방법이 없다. 아스타로트는 이제까지 적
수가 없어서 한번도 죽지 않았으며 현암이 설령 아스타로트를 간신히라도
이길 수 있다고 해도 부활한 다음 싸울때는 질게 뻔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스타로트는 현제 격노한 상태라서 현암은 도저히 이길가망이없었다.
"현암.. 많이컸구나! 하지만 너 내상대는 절대로 못돼! 넌 죽었어! 어느
누구도 널 구할수 없고 들어올수조차 없어. 설령 들어와도 널 구하기도
전에 나한테 죽을거야! 너는.. 내가... 죽는..한이..있어도.. 반!드!시!
죽!여!버!릴!거!야!!!!"
아스타로트는 마지막에 외치다시피 말하자 현암의 사자후위력보다 5배는
될것 같은 소리가 귓가에 웅웅거리고 천장에서는 몇개의 돌들이 떨어졌다
승희는 소리가 너무 괴로워서 귀를 막고 뒹굴었지만 현암은 그냥 격노한
아스타로트를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현암은 재미있다는 듯 아
스타로트에게 말을 걸었다.
"너 안죽는거 나도 아는데.. 난 너죽이러 온거 아냐. 너의 그 사악한 힘
을 죽이러 온거야. 멍청하게도.. 나는말야 너같이 잔인하지는 않아서 니
목을 원하거나 그렇지는 않아. 그냥 니 힘만 봉인시켜 버릴꺼야. 월향을
죽인 그 더러운 힘을!!"
아스타로트는 얼굴이 벌개지면서 아무말도 안하고 손에서 이상한 액채를
계속 뽑아냈다. 현암은 그 액체를 교묘하게 피하는데 그액체가 떨어진 자
리에서는 땅이 쉬쉬거리며 타들어갔다.
"더러운자식.."
현암은 그렇게 한마디를 내뱉고 승희를 한구석에다가 대려놓은다음 '발'
자결을 사용하여 이리저리 튕겨다녔다. 꽤 직업이 높은 악마라서 그런지
집도 넓고 천장도 높았기 때문에 싸우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현암이 그렇
게 소극적으로 싸우자 아스타로트는 피하기만 하는 현암때문에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했다.
"요 쥐새끼같은 자식!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보자?"
"흥"
현암은 아스타로트의 말에 콧방귀만 끼고 아무말도 안했다. 그러면서 계
속 공격은 하지않고 '발'자결을 이용해 튕겨다니기만 할뿐이었다. 아스타
로트는 계속 이상한 액채를 발사해서 이젠 천장에 구멍이 뚫려버렸다.
그래도 현암은 계속 뛰어다니자 마침내 천장은 다 녹아버리고 밤하늘만
보여주었다. 그러자 현암은 작은 공력을 쏘아보였다. 순간 엄청난 힘에
아스타로트가 날아가 버렸다. 아스타로트에게 맞도록 쏘지 않았으므로
아스타로트는 조금의 상처도 입지않았다. 아스타로트가 쓰러진 사이에
승희를 안고 '발자결을 이용해 밖으로 나가버렸다. 순간 아스타로트는 조
금이나마 가라앉은 마음이 다시 격노해서 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솨악!'
칼로 몸을 배는듯한 소리가 나면서 아스타로트는 다시 떨어졌다. 미리숨
어있던 현암이 9단계가 되면서 새로 생긴 기술인 '검(劍)2)'자결을 사용
한 것이다. 9단계의 엄청난 힘을 상당량 이용했지만 공력으로 검을 만들
은 것이라서 폭발같은것은 일어나지 않고 엄청난 양의 기만 느껴질 뿐이
었다. 현암은 '발'자결을 다시 이용했다. 그리고는 그 '검'자결을 아스타
로트에게 집어던지고 엄청난 높이로 뛰어올랐다. 순간 아래에서는 핵폭탄
이 터진것 처럼 굉음과 파편이 튀어올랐다. 그러나 금방 그 폭발은 꺼졌
고 주위에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이곳은 저승이 아닐까..
"현암군! 어..어떻게한거야?"
"말해줄 시간없어."
현암은 승희에게 차갑게 대꾸하자 승희는 조금 화가 났다. 하지만 지금
현암과 싸우게 되면 자신은 이 엄청난 높이에서 떨어지게 될것같아 꾸욱
참았다. '발'자결의 탄력으로 인해 엄청난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떨
어졌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보니 엄청난 구덩이와 함께 조그마해진 '검
자결이 가슴에 박힌 아스타로트를 볼수 있었다.
"이..이자식!"
아스타로트가 분노해서 말했다. 그러나 다친상태라 말을 더듬었다.
"이제 그 사악한 기운이 좀 진정된것 같군.. 그 검은 계속 심장에 박아
두고 살거라. 그러지 않으면 사악한 기운이 다시 재발할것 같아서말야.
이제는 다시는 나쁜짓 못하겠지. 월향의 복수도 했어."
"제..제길.."
아스타로트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러자 블랙엔젤이 나타났다.
"고집불통이 꽤 쌔졌군.. 아스타로트는 내 친구이기도 한데.. 이렇게 때
려 눕혀 놓으면 난 앞으로 얘랑 어떻게 노냐? 좌우간 너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 아마 너도 만나고 싶어 할걸?"
현암은 뭔가 말을 하려했으나 블랙엔젤은 현암을 어딘가로 이동시켜버렸
다. 어쨌든 그곳에서 현암은 기쁨을 느낄수 있었다.
악마계의 혼란
"월향!!"
"현암씨.."
월향이 어느때보다 더 건강해 보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있었다. 현암
은 달려가서 월향을 끌어안으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현암이 놀라서 눈
을 크게 떴는데 월향이 슬픈듯이 말했다.
"난.. 당신의 수호령이에요. 사람이 아니니까 현암씨는 날 만질 수 없어
요..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기쁘군요. 해밀튼씨가 당신과 내가 영원히
같이있게 해주셨어요. 전 이제 당신의 수호령이니까 언제든지 불러요.
난 언제나 현암씨 곁에 있어요. 더이상 할말이 없어요. 사람에게 보이게
하는 주술이 풀릴시간이 됬군요. 그러면 잘있어요."
현암은 월향을 붙잡고 싶어 손을 뻗었으나 월향은 슬픈미소와 함게 사라
졌다. 그러자 마음속에서 누군가의 말이 울렸다.
'하루만 더있으면 난 당신의 수호령으로 임명받아요. 아.. 당신과 함께
있을수 있어서 정말 기쁘군요..'
현암은 더이상 아무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월향의 말이 오는 느낌도
승희가 가자고 재촉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블랙엔젤은 그런 현암을
안된듯이 바라보다가 승희와 현암을 다시 퇴마사들의 집으로 대려다 주었
다.
'현암씨.. 일어나요.'
"응?"
현암은 누군가 부르는소리에 눈을 떴다. 순간 머리가 너무 아팠다. 순식
간에 모든 기억이 다시 머리속을 지나가 너무 어지러웠다. 그 마음속에
울리는 목소리는 계속되었다.
'현암씨.. 저 월향이에요. 이제 현암씨의 수호령이 되었어요. 2틀됬는데
.. 현암씨는 3일동안 계속 잠만 잤고 승희씨는 하룻밤도 자지 않고 현암
씨를 간호하고 있었어요.'
"정말?"
현암은 월향이 말하자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승희가 눈에 들어왔고 승희
는 다시 현암을 눕히면서 말했다.
"드디어 일어났구나!! 얼마나 걱정했는데.. 일어났으니까 배고프겠다.
밥줄게 기다리고 있어."
승희는 방에서 뛰쳐나갔다. 그 때 현암은 승희가 눈물을 한방울 흘리는걸
보았으나 곧 잊어버렸고 자신의 수호령인 월향과 밥이 올때까지 대화했다
방문이 열리면서 박신부가 승희와 같이 들어왔다. 박신부가 말했다.
"현암군.. 나랑 예기좀 할수 있을까?"
"아..예그럼요.. 얼마든지요."
"그런가? 그러면 우선 밥부터 먹게.."
승희가 쟁반을 현암에게 내밀었고 현암이 밥한그릇을 비우자 박신부가 승
희에게 말했다.
"승희야. 잠깐 나가있어줄래?"
"예."
승희가 문을 닫고 나가자 박신부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몸은 어떤가?"
"아주 좋아요."
"그렇군.. 자네는 여기에 도착했을때 엄청난 피를 쏟아냈다네.. 천정개
혈대법9단계를 익히자마자 그런 엄청난 공력을 소비해서 잘못했으면 자
네는 주화입마로 죽을뻔 했네.."
"그렇군요.."
"자네의 수호령이 월향이 된거 알고있겠지?"
"네."
"음.. 그럼 일단은 해밀튼의 주술이 성공적으로 된것 같군. 좌우간 내가
할예기는.."
"예.."
"자네의 공력에 관한걸세."
"말씀해 보세요."
"자네는 양의지체라는 특이체질이라는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그리고 자
네는 언젠가 나에게 자기가 동자공이라며 승희와 사귈수 없다고 했었지?
그때 공항에 갈때말일세.."
"그랬죠."
"오늘 특이한걸 알아냈다네."
"뭐말이에요?"
현암은 박신부가 하는말이 왠지모르게 중요해서 한마디도 안놓치고 듣고
있었다. 그러자 박신부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양의지체는 동자공을 익힐수 없네.."
"정말이에요?"
"더군다나 동자공은 주화입마라는 현상이 절때 나타날수 없네."
"아닐거에요. 저는 불교의 공력을 익혔어요. 불교에서는 여자를 접하지
못하게 되있고 제 공력은 동자공과 너무도 흡사해요."
"그렇겠지.. 왜냐하면 양의지체는 공력을 익힐수 없는 체질이지만 익히
면 동자공의 장점만 가지게 되거든."
"장점이라고요?"
"보통 공력보다강하다는것이 장점이고.. 자네는 그장점을 가지고 있네."
"예..."
"그러나 여자를 접하면 깨지는 단점은 없다는 말일세.."
"설마..?"
"나도 어제 알아낸 것일세.."
"잘못 아셨겠죠.. 그럴리가 없어요."
"사실일세.."
박신부는 진지한 표정으로 조금의 떨림도 없이 현암을 바라보았고 현암은
박신부가 거짓말을 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박신부를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너무 황당한 말에 잠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註...............................
1)천악신자(天惡神子):천악신자는 천악신의 아들인데 천악신은 하늘과 맞
먹는 힘을 가진 악마라는 뜻이다. 천악신은 자신이 악마면서도 다른 악마
를 싫어했고 심지어는 자신의 아들인 아스타로트까지도 싫어했다. 그러나
그는 하늘의 신들이 총동원 되어 결국에는 그힘을 봉인하고 지금은 하늘
의 감옥에 같혀있다고 한다. 천악신자는 그의 힘을 다가지고 있으나 절때
로 악마들을 혹사시키지 않아서 리더십이 강한 악마라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2)'검'자결:천정개혈대법9단계에서 익힐수 있는 공력으로 이루어진 검을
소환한다. 휘두르는것 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지니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심장에 꽂히게 되면 그의 힘은 완전히 봉인되고 1일이상이 지나면 다시는
뽑을수 없게 된다. 또한 심장에 박히면서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게 되므
로 힘이 봉인되기 전에 죽는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단점은 공력이 상당
량 필요함으로 지친상태에서 사용하면 주화입마에 들어가게 된다.